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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는 시간 줄여서 일을 하겠다고요? 효율성 떨어지는 방법을 택하셨군요

한근태 | 225호 (2017년 5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1950년 미국암협회가 무려 10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사망률과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은 바로 수면이었다. 역사 속에서 ‘큰일’을 한 위인들은 대개 수면 관리에 능했다. 윈스턴 처칠은 각료회의를 반드시 자신의 낮잠 시간 이후로 잡았고 아인슈타인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도 바로 수면이었다. 역사상 시간관리를 가장 잘한 사람은 구소련의 수학자 알렉산드로비치 류비셰프였다. 그는 왕성한 연구 활동으로 1만2000편의 논문과 70여 권의 저서를 남겼지만 당시로선 드물게 82세까지 건강하게 장수했고, 그 비결은 역시 하루 10시간 이상을 할애한 수면이었다.



“안녕히 주무셨습니까?” 우리가 흔히 쓰는 인사말이다. 별생각 없이 건네는 말이지만 이게 인사로 정착했다는 사실은 그만큼 안녕히 주무시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는 반증일 수 있다. 잘 자는 것이 생각처럼 쉽지 않고 잘 자지 못하면 부작용이 있을 수도 있다. 잠이란 무엇일까? 잠을 많이 자는 것은 게으름의 반증일까? 잠은 자도 그만, 안 자도 그만인 그저 그런 인간의 행위 중 하나일까? 잠을 줄여가면서 일을 하는 것이 가치가 있는 일일까? 이번 호에서는 잠에 관한 책 <밤을 경영하라>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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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은 건강에 필수다. 낮에 힘든 일을 겪고 고달프게 살아도 잠을 잘 자면 자는 동안 모든 피곤이 사라진다. 반대로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면 그 다음날의 생산성은 확 떨어진다. 1950년 미국암협회는 흥미로운 조사를 실시했다. 10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영양, 운동, 수면 등에 대한 기초 조사를 실시하고 6년 뒤 이들의 건강상태를 추적 조사한 것이다. 생활습관과 사망률의 관계는 기대와 달랐다. 사망률과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이 바로 수면이었다. 적정수면이라 알려진 8시간을 숙면하는 사람이 건강하게 장수하고 있었던 것이다.



잠의 역할

그렇다면 잠은 어떤 역할을 할까? 잠이 부족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우린 낮 동안 엄청난 정보에 노출된다. 잠은 피로를 없애고 최고의 상태를 회복하게 한다. 이를 위해서는 머리는 차게, 발은 따뜻하게 해야 한다. 이른바 두한족열(頭寒足熱)이다. 과열된 컴퓨터를 식히듯 잠을 자는 동안 체온이 떨어지고 뇌에 차가운 피가 흘러 머리를 식힌다. 수면이 부족하면 잘못된 결정을 하게 된다. 중독에 저항하는 힘도 약해진다. 즉 도박, 과소비, 게임 같은 유혹에 쉽게 넘어가는 것이다. 수면은 지친 몸을 회복하는 역할도 하지만 감정을 조절하는 등 정신적으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렘수면 동안 기억이 정리되고 감정이 조절되거나 회복되는 과정을 겪게 된다.

잠이 부족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이 사례를 보면 가슴을 쓸어내리게 될 것이다.

과로와 스트레스에 지친 남자는 겨우 눈을 떴다. 그는 며칠간 계속 잠이 부족했다. 세수를 하는 둥 마는 둥 허겁지겁 차를 몰고 회사에 도착했다. 졸린 눈을 비비고 일을 하는데 아내에게서 전화가 왔다. 아이를 유치원에 맡겼냐는 것이다. 그때 비로소 차 뒷좌석에 아이들 두고 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픽사에 다니는 한 직원에게 실제 일어난 일이다. 이처럼 잠이 부족하면 정신이 혼미해진다. 정신이 없고 잘못된 결정을 내리기 쉽다.

식욕과 더불어 수면욕은 인간의 기본 욕구다. 기네스북에 따르면 인간이 잠을 자지 않고 깨어 있었던 최고 기록은 264시간12분(11일), 먹지 않고 버틴 기록은 17일이다. 수면욕이 식욕보다 강한 것이다. 무수면과 관련한 기록은 1965년,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랜디 가드너가 세운 기록이다. 잠을 자지 않고 깨어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정서적으로 불안해 하다 9일째는 환각과 망상의 증상을 보였다. 11일째에는 손가락이 심하게 떨렸고 사고력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 그 다음은 어떻게 됐을까? 2, 3일은 이어서 잘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그는 정확히 14시간40분 만에 깊은 잠에서 깨어났고 곧바로 정상 생활을 시작했다. 이를 보면 잠은 몰아서 잘 수 없다.

실제 수면 부족은 사고로도 이어졌다. 1995년 12월20일, 미국 마이애미에서 콜롬비아 칼리로 가던 보잉757 965편이 추락했다. 탑승객 163명 중 네 명만이 생존한 최악의 참사였다. 이유는 바로 잠 부족이었다. 사고 당시 기장은 열악한 근무환경으로 며칠째 잠을 자지 못해 부기장에게 이렇게 하소연했다. “이 국제선, 정말 힘들어 죽겠어. 새벽 5시에 도착해 집으로 차를 몰고 가는 건 고문이나 다름없어. 회사에 몇 번 얘기했지만 묵묵부답이야. 이러다간 쓰러질 것 같아….”

기장은 칼리공항 근처 19번 활주로에 직선 착륙하기 위해 착륙 지점인 로소(Rozo)를 컴퓨터에 입력하고자 키보드의 ‘R’을 눌렀다. 연관 단어가 나열되자 비몽사몽 상태였던 그는 로소 위의 ‘로메오(Romeo)’를 선택했다. 로메오는 칼리로부터 북동쪽으로 200㎞나 떨어진 곳이다. 갑작스런 항로 변경에 비행기는 중심을 잃고 그대로 엘델루비오산에 충돌하고 말았다. 잠이 부족해 집중력이 떨어졌고, 장소 입력을 잘못했지만 이를 알아차리지 못했고, 그 결과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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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근태kthan@assist.ac.kr

    - (현) 한스컨설팅 대표
    -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겸임 교수
    - 대우자동차 이사 IBS 컨설팅 그룹 상무
    - 한국리더십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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