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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한 상황에서 직관을 믿어야 할까? 外

류주한 | 190호 (2015년 12월 Issue 1)

세계적 학술지에 실린 연구성과 가운데 경영자에게 도움을 주는 새로운 지식을 소개합니다

 

Strategy

 

불확실한 상황에서 직관을 믿어야 할까?

 

 Managing the unknowable: The effectiveness of early stage investor gut feel in entrepreneurial investment decisions” by Laura Huang and Jone L. Pearce in the Administrative Science Quarterly, 2015, 60(4), pp.634-670.

 

무엇을 왜 연구했나?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가속화되고 있다. 무엇이 불확실한지도 불확실한 극단적 불확실성(Risk of unknowable) 속에서 매순간 결단을 내려야 하는 경영자들의 고민은 깊어만 간다. 과연 투자를 늘여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곧 출시될 신상품은 성공적일지, 신생기업의 기술력은 정말 믿을 만한 것인지, 자금은 더 지원해 줘야 할지 등 무엇 하나 확신할 수 있는 게 없다. 각종 시장분석자료와 재무적 추정치가 범람하고 있으나 전략적 판단이나 투자결정에 크게 도움이 안 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그러다보니 책임이 뒤따르는 경영진의 입장에서는 유사한 다른 사례들을 참조하거나, 명망 높은 다른 기업과 공동으로 대처한다거나, 성공사례들을 적극적으로 벤치마킹하든가, 자신만의 경험과 직관에 의존하는 등 양적분석(quantitative analysis)의 한계를 채워줄 수 있는 나름의 질적(qualitative)인 접근을 꽤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방법도 늘 좋은 결과를 장담해 주지 않는다.

 

학계의 의견도 분분하다. 극한의 불확실한 상황에서 직관에 의존한 의사결정은 빠르고 오히려 더 정확한 판단력을 제공한다는 주장이 있는 반면에 여전히 과학적 분석에 기초한 의사결정이 더 합리적이고 바른 전략적 판단으로 연결된다는 주장이 있다. 일부 연구자들은 과학적 분석기법이 발달할수록 경영진이 직관과 본능(gut feeling)에 의존하는 경향이 두드러지는 경향을 제시하고 있으며 다른 한편에서는 완벽히 직관과 본능에만 충실한 경영자는 없다고 단언한다. 최근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연구진은 경영진이 의사결정에 점점 더 직관과 본능에 의존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이 사실인지,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지, 과연 직관에 따른 의사결정들이 과학적 분석에 기반한 의사결정보다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오는지 직접 확인하는 작업을 실시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연구진은 의사결정 시 불확실성을 가장 크게 느끼고 있는 직업군으로 엔젤투자자들을 선정했고 이들을 대상으로 의사결정 과정과 그 행태의 근거를 관찰했다. 근거이론적 방법론(Grounded theory approach)을 활용해 연구를 진행했다. 5개의 엔젤투자그룹을 설정해 2009년에서 2011년에 이르기까지 약 17개월에 걸쳐 다양한 분야의 엔젤투자자와의 약 100여 회의 심층면담을 실시해 결론을 도출했다.

 

엔젤투자자들은 아무리 상황이 불확실하더라도 감성적 의사결정은 분명 리스크가 뒤따르며 실패로 귀결될 수 있다는 인식을 분명히 갖고 있었다. 오롯이 직관과 본능에 의존하는 경영적 혹은 투자판단을 하지도 않았다. 특히 산업환경 분석이나 전망, 투자회사의 성장가능성이나 투자수익률 등에 관해서 직관에 기초해서는 정확히 예측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투자회사 경영진의 자질이나 역량 등을 판단할 때에는 이들에 대한 객관적 자료보다는 투자자의 직관과 본능에 크게 의존하는 경향을 보였다.

 

결론적으로 예상과 달리 엔젤투자자들은 경영진의 자질을 판단하는 것을 제외하고 대부분 객관적 자료와 분석, 자신의 직관, 과거 경험과 주관적 판단을 복합적으로 활용하는 신중함을 극한적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견지하며 균형된 판단력을 유지하고자 애쓰고 있었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이 연구는 몇 가지 흥미로운 시사점을 제시한다. 극한의 불확실한 산업 환경에서는 경영진은 결국 자신의 직관이 이끄는 대로 결정하며 객관적 자료는 이를 합리화하는 수단으로 활용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관찰 결과, 직관이라고 믿는 것들은 과거 겪었던 다양한 경험과 검토했던 자료들이 복합적으로 누적돼 나타나는 인식의 일부일 뿐 잠재의식 속의 추상적 개념이 아니라는 것이다. 기존 학계의 논리와 달리 날카로운 통찰력과 직관도 좋은 경험들과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분석력의 결과물들이다. 많은 경험, 과학적 분석력, 이를 토대로 형성된 통찰력과 직관은 어느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불확실성을 헤쳐 가게 할 경영진의 덕목이라고 할 수 있다.

 

류주한 한양대 국제학부 교수 jhryoo@hanyang.ac.kr

 

필자는 미국 뉴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런던대에서 석사(국제경영학), 런던정경대에서 박사(경영전략) 학위를 각각 취득했다. United M&A, 삼성전자, 외교통상부에서 해외 M&A 및 투자유치, 해외직접투자실무 및 IR, 정책홍보 등의 업무를 수행한 바 있으며 국내외 학술저널 등에 기술벤처, 해외진출 전략, 전략적 제휴, PMI 관련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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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류주한

    류주한jhryoo@hanyang.ac.kr

    한양대 국제학부 교수

    필자는 미국 뉴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런던대에서 석사(국제경영학), 런던정경대에서 박사(경영전략) 학위를 취득했다. United M&A, 삼성전자, 외교통상부에서 해외 M&A 및 투자 유치, 해외 직접투자 실무 및 IR, 정책 홍보 등의 업무를 수행했으며 국내외 학술 저널 등에 기술 벤처, 해외 진출 전략, 전략적 제휴, 비시장 전략, PMI, 그린 공급망 관련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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