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부문 모집단 규모 엄청 나 규제없인 효율적 평가 불가능 外

174호 (2015년 4월 Issue 1)

세계적 경영 학술지에 실린 연구성과 가운데 실무에 도움을 주는 새로운 지식을 소개합니다

 

Sociology

 

민간부문 모집단 규모 엄청 나

규제없인 효율적 평가 불가능

Can Ratings Have Indirect Effects? Evidence from the Organizational Response to Peers’ Environmental Ratings”, by Amanda J. Sharkey and Ratricia Bromley, in American Sociological Review, 2014, 80(1), pp. 63∼91.

 

무엇을 왜 연구했나?

‘착한 기업’ ‘우수 대학’ ‘맛집’ ‘인증기업. 이른바평가사회의 단면을 보여주는 용어들이다. 어느새 조직이 수행하는 활동의 대부분은 언론, 시민단체, 협회, 컨설팅사 등 민간기관이 주도하는 평가시스템의 영향을 받고 있다. 평가사회로의 진전을 가져온 대표적인 요인은 아마도 정부의 직접적 규제에 대한 불신과 그 효과성에 대한 불만일 것이다. 처벌적인 형태로 이뤄지는 직접 규제는 기업의 자발적 노력을 유도하는 데 한계가 있다. 규제에서 제시하는 최소한의 기준을 충족시키면 그 이상으로 노력할 유인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한편 소비자를 위시한 이해관계자의 영향력은 날로 증가하고 있다. 이를 활용해 기업이 자발적으로 바람직한 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유도하자는 것이 각종 평가시스템의 기본 논리다. 예컨대, ‘착한 기업으로 선정된 기업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좋은 이미지를 구축해 매출을 높일 수 있고, 기업의 평판에 민감한 투자자의 투자를 유도할 수 있다. 따라서 기업들은 (직접 평가받는 기업이 아니더라도) ‘착한 기업으로 선정되기 위해최소한의 기준이상으로 노력하게 된다는 것이다. 즉 민간기관에 의한 평가시스템의 효과성을 판단하려면 평가 대상 기업에 미치는 직접적인 효과뿐 아니라 평가에서 제외된 기업까지 포함해 기업군 전체에 미치는 간접적 효과도 감안해야 한다. 이 연구에서는 이러한 간접적 효과를 제고하는 조건이나 상황이 무엇인지를 밝히고자 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연구자들은 한 투자자문회사(KLD)가 주도하는 환경경영 관련 기업평가시스템을 연구의 대상으로 삼고, 이 시스템이 기업의 환경성과를 개선하는 데 어떤 역할을 하는지 살펴봤다. 이 연구의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평가에서 제외된 기업이나 나쁜 평가를 받은 기업보다는 좋은 평가를 받은 기업의 환경성과가 향후 크게 개선됐다. 둘째, 평가 대상 기업의 수가 증가할수록, 나쁜 평가를 받은 기업도 환경성과 개선 활동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가받은 기업이 많아지면 나쁜 평가를 받은 기업들이 학습과 모방을 통해 환경성과를 개선할 여지가 커지기 때문이다. 셋째, 평가에서 제외된 기업에 미치는 간접적인 효과는 없는 것으로 분석됐지만 정부의 직접적인 환경규제와 민간주도의 평가시스템이 상호보완적으로 활용될 때에는 평가 제외 기업의 환경성과도 크게 개선됐다. 환경평가시스템이당근으로서의 효과를 적절히 발휘하기 위해서는 강제적 규제라는채찍이 병행돼야 한다는 의미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민간기관 및 단체에 의한 평가시스템이 정부의 공적 규제시스템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모든 기업이 긍정적 평가를 받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부정적 평가를 받은 기업은 시장에서 퇴출될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신자유주의 확산에 따른 규제 철폐 움직임, 규제 비용 절감, 작은 정부에 대한 신념과 같은 요인들이 이러한 기대와 궤를 같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연구결과에 따르면 모집단 대부분을 평가의 대상으로 하지 않는 한 평가시스템이 노리는 간접적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물론 모집단이 작은 경우는 그것이 가능할지 모르나 대부분의 경우 수천, 수만 개의 기업을 평가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평가기관에 엄청난 비용 부담이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은 민간기관의 평가시스템과 정부의 강력한 규제를 동시에 활용하는 것이다. 민간 영역에 의한 조직평가시스템이 확대된다고 하더라도 공적 규제시스템이 해야 할 역할은 여전히 남아 있는 셈이다.

 

 

정동일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dijung@sookmyung.ac.kr

필자는 서울대 사회학과에서 학사와 석사 학위를 받았고 미국 코넬대에서 사회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림대 사회학과를 거쳐 숙명여대 경영학부에 재직하고 있다. 기업 간 네트워크, 제도주의 조직이론, 조직학습, 경제사회학 등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현재는 플랫폼 기반 조직생태계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Marketing

 

류현진 응원하는 애국심,

메이저리그 상품을 사게 만든다

Based on “Patriotism, national athletes and intention to purchase international sports products,” by Claudio Rocha & Janet Fink (2015) International Journal of Sports Marketing & Sponsorship, 16(2), 138-152.

 

무엇을 왜 연구했나?

류현진과 손흥민 등 해외에서 활약하는 한국인 선수들 덕분에 메이저리그 야구나 분데스리가 축구 경기 팬들이 많이 늘었다. 이처럼 많은 한국 팬들은 해외 구단이나 리그의 팬이라기보다 거기서 활약하는 한국인 선수의 팬인 경우가 많다. 최근 해외 유명 스포츠 리그들은 해외 팬들을 유치하기 위한 치열한 마케팅 경쟁을 펼치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그 나라 출신 선수들을 통해 애국심을 자극하는 마케팅이다. 자국 출신의 스타 선수가 해외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보면 가슴이 뿌듯해지고, 유니폼 등 관련 상품을 사기 위해 지갑을 열게 된다.

 

그런데 사회적 정체성(social identity) 이론에 따르면 애국심이 강한 팬들은 해외 스포츠보다 국내 스포츠를 응원하고, 해외 스포츠 상품을 구매하는 것은애국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 스타 선수들의 해외 진출이 국내 리그를 위축시킨다고 비판하는 목소리가 대표적이다.

 

그렇다면 애국심이 강한 한국 야구팬들은 류현진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LA 다저스의 상품을 구매할까? 아니면 한국 야구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다저스 상품은 구매하지 않을까?

 

 

 

 

무엇을 발견했나?

브라질 상파울루대와 미국 매사추세츠대 연구팀은 브라질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애국심과 미국 프로농구(NBA)에 진출한 브라질 출신 스타 선수들에 대한 인식이 NBA 관련 상품의 구매 의도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다음과 같은 결과를 도출했다.

 

1) 애국심 또는 자국 출신 스타 선수에 대한 지식은 단독적으로는 해외 리그의 마케팅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2) 애국심과 해외의 스타 선수에 대한 지식이 결합하면 사람에 따라 두 가지 상반되는 결과가 나타났다. NBA에서 뛰고 있는 브라질 선수에 대한 관심이 많은 팬은 애국심이 높을수록 NBA에 대한 관심과 NBA 관련 상품을 구매하겠다는 의도가 증가했다. 애국심이 그 선수를 응원하는 마음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반면 NBA에서 뛰고 있는 브라질 선수에 대한 관심이 적은 팬은 애국심이 높을수록 NBA 관련 상품의 구매의도가 감소했다.

 

따라서 NBA 마케팅 담당자라면 브라질 출신 선수들의 활약상을 브라질 팬들에게 널리 홍보하며 동시에 애국심을 자극하는 것이 NBA의 팬 층을 확대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전 세계적으로스포츠의 마케팅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같은 리그에 속한 팀들의 우승 경쟁뿐만 아니라 각 스포츠 리그 간의 마케팅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본국 팬 중심이던 스포츠 리그들이 해외 팬들을 잡으려는 적극적인 국제화 노력을 펼치고 있다. 특히 (다른 나라를 싫어하지 않고) 조국을 사랑하는 애국심은 스포츠의 국제적인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스포츠의 해외 마케팅 성과는 주로 방송중계권과 리그 관련 상품 매출로 나타나는데 한국에서도 해외 프로 팀의 유니폼을 입고 중계방송을 보는 것이 일반화됐다. 따라서 한국 프로 스포츠 팀들도 이제 모기업의 홍보를 위해 좋은 성적을 올리는 것만 신경 쓰지 말고 전반적인 스포츠 산업 생태계 차원에서 리그의 활성화와 팬의 확대를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

 

해외 프로 구단들은 성적 향상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해외 마케팅까지 고려해 전략적으로 외국인 선수를 영입해 마케팅에 적극 활용한다. LA 다저스는 류현진 덕분에 LA 한인사회뿐 아니라 한국에도 엄청난 마케팅 효과를 거두고 있다. 한국 마케팅 담당자까지 두고 야구장에서한국의 날행사까지 할 정도의 마케팅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의 스포츠 팀도 외국인 선수를 용병으로만 보지 않고 그 나라의 팬을 만들어 한국까지 경기를 보러 오도록 할 수 있는 날이 오길 기대해 본다.

 

홍진환수원대 경영학과 교수 jinhongs@naver.com

필자는 서울대 경영학과에서 학사와 석사 학위를 받았고, 미국 보스턴대에서 박사 과정을 수료한 뒤 중앙대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듀폰, 엠드림, 옵티멈경영연구원에서 근무했 고 일본 히토츠바시대 연구원, 중국 임기대 교환교수를 지냈다. 주요 연구 분야는 마케팅 전략, 신제품 개발 및 신사업 전략 등이며 저서로 <코에볼루션> 등이 있다.

 

 

 

Psychology

 

사람 = 긍정적, 기업 = 부정적

자연스런 인식 바꾸려는 노력을

Are corporations people too? The neural correlates of moral judgments about companies and individuals by Mark Plitt, Ricky R. Savjani, and David M. Eagleman (2015). Social Neuroscience, 10(2), 113-125.

 

무엇을 왜 연구했나?

기업은 사람일까?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점에서 사람의 일종으로 볼 수도 있지만 피와 살로 이뤄진 유기체가 아니란 점에서는 사람이 아니라고도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기업에 대해 어떻게 인지할까? 사람과 가깝다고 여길까, 기계에 가깝다고 지각할까? 법률적으로 기업에 인격을 부여해법인란 용어를 사용하는 것을 보면 기업을 사람으로 인지하고 있는 경향이 강하다고 할 수 있다. 기업활동의 대표적인 상징물인 브랜드에 대해 마치 사람처럼 반응하기도 한다. 또한 인간관계처럼 상호적인 원리가 기업에 대해서도 작용한다. 그렇다면 신경세포 수준에서도 사람들이 기업에 대해 사물이 아닌 사회적 존재로서 인지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까?

 

 

 

 

무엇을 발견했나?

미국 베일러대, 라이스대 및 텍사스A&M대 공동연구진은 기업을 사람으로 인지하는지를 신경세포적 관점에서 탐구했다. 연구진은 참가자 40명에게 기업, 사람 및 사물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한 글을 읽도록 한 뒤 설명문에 나오는 기업, 사람 및 사물에 대해 평가하도록 했다. 이러한 과정을 자기공명영상장치(MRI)를 이용해 뇌 각 부분의 신경세포 활성화 정도를 측정했다. 설명문은 개인, 기업 및 사물에 대해 각각 긍정적(: 자선단체 기부), 부정적(: 탈세) 및 중립적(: 프린터 구매)인 행위에 대해 기술했다. 연구진이 관심을 두고 분석한 영역은 사회인지 및 감정적인 반응에 관련된 신경세포의 연결망이었다. 분석결과 사회인지에 관여하는 신경세포 연결망은 기업과 사람에 대한 차이가 없었다. 기업에 대한 설명문을 읽을 때 활성화하는 신경세포의 연결망은 사물에 대한 글을 읽을 때 활성화하는 신경세포 연결망과는 차이가 있었지만 사람에 대한 글을 읽을 때 활성화하는 연결망과 비교해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감정반응에 관여하는 신경세포 연결망은 기업과 사람에 대해 미묘한 차이가 있었다. 예를 들어, 프린터를 구매한다는 중립적인 행위에 대해 사람일 때는 긍정적인 감정으로 반응했다. 반면, 기업일 때는 부정적인 감정으로 반응했다. 긍정적인 행위와 부정적인 행위에 대해서는 기업과 사람에 대한 감정적 반응의 차이가 없었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사람들은 기업을 사람과 같은 사회적 존재로 파악한다. 기업도 사람처럼 어떤 행위에 대한 의도가 있고, 그 의도를 실행할 능력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기업이란 사람들이 모여 만든 조직이란 점을 고려하면 기업에 대한 인지작용과 사람에 대한 인지작용이 근본적으로 같다는 것은 그리 이상할 게 없다. 비록 기업과 사람에 대한 인지작용이 대체로 비슷함에도 불구하고 감정적인 인지에 차이가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감정적 인지에서는 사람에 대해 긍정편향이 있는 반면, 기업에 대해서는 부정편향이 있다. , 특별히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사람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인지하는 반면, 기업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인지하는 것이다. 인간의 뇌의 작용에 기업에 대해 감정적인 부정편향이 있다는 사실은 반기업정서가 형성되는 이유일 수 있다. 따라서 기업은 반기업정서에 대해 불평할 것이 아니라 사회에 기여하고 있는 존재라는 점을 적극적으로 부각할 필요가 있다.기업의 중립적 행위에 대해 부정편향이 있는 것이지 긍정적인 행위에까지 부정편향이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안도현제주대 언론홍보학과 교수 dohyun@SocialBrain.kr

필자는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Colorado State University에서 커뮤니케이션 전공 석사, University of Alabama에서 커뮤니케이션 전공 박사 학위를 받았다. 박사 논문 주제는 슬픔과 즐거움의 심리다. 주 연구 분야는 미디어 사용이 인지역량, 정신건강 및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이다. SSCI급 학술지에 여러 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Strategy

 

나르시시즘적인 CEO

우월성 입증하려다 오판하기 쉽다

CEO Narcissism and the impact of prior board experience on corporate strategy” by David H. Zhu and Guoli Chen in Administrative Science Quarterly, 2015, 60(1), pp.31-65.

 

무엇을 왜 연구했나?

환경의 불확실성이 가중될수록 올바른 전략적 판단이나 의사결정을 내리기는 어려워지기 마련이다. 실증적인 연구결과들은 이럴 때 대부분의 기업들은 다른 유사한 기업들의 전략을 답습하거나 모방하면서 의사결정에 대한 불확실성을 줄이고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물론 다른 기업의 전략적 판단을 어떻게 해석하고 이를 수용하느냐는 최고경영자(CEO)의 개인적 성향이나 리더십 스타일에 따라 차이가 있겠으나 흉내내기 전략이 지금처럼 기업하기 어려운 때일수록 광범위하게 목격되는 현상임에는 이견이 없는 듯하다. 최근 미국과 프랑스 연구진의 연구에 따르면 이 같은 현상은 자기애가 강하고 자기중심적인 CEO 인 경우 더욱 두드러진다.

 

CEO가 수집된 정보를 어떻게 해석하고 판단해 이를 근거로 다음의 행동으로 연결시키는 과정은 과거 실무 경력, 성공 경험, 업무 스타일 등과 같은 개인적 성향과 무관치 않다. 연구진은 다양한 CEO의 개인적 성향 중 자기애 혹은 자기중심적 성향(narcissism)에 초점을 두고 있다. 연구진은 나르시시스트 CEO를 자기중심적이며 우월감, 자기과대평가, 자기애가 강한 사람, 인수합병 등 쉽지 않은 결정을 과단성 있게 추진하기를 즐겨하며 객관적 수치보다는 사회적 판단이나 평가에 민감히 반응하는 리더로 정의했다. 그리고 CEO의 이런 성향이 장기적 기업성과에 어떠한 영향을 줬는지를 살폈다.

 

무엇을 발견했나?

연구자들은 <포천> 500에 속해 있는 기업 중 196개 공업 및 서비스기업을 대상으로 1997∼2006년 동안 추진했던 인수합병과 다각화전략 등 성장전략을 분석했다. 그리고 이들 기업 CEO의 성향(나르시시즘, 과거 성정전략추진 경험, 권력 정도), 해당 회사 경영진의 성장전략 경험, CEO와 관계돼 있는 회사들의 시장위치 등을 측정해 최고경영자의 다양한 내적 성향이 성장전략 결정패턴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검증했다. 그랬더니 나르시시즘 성향의 CEO들은 불확실성이 가중된 상황에서 따라하기 혹은 흉내내기 전략을 선택할 확률이 높고, 회사 내 다른 임원진의 제안보다는 자신이 과거에 경험했거나 목격했던 사례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했다. 또 흉내내고자 하는 회사의 시장위치가 확고하거나 개인적으로 유대감이 있는 경우 자신의 결정에 더욱 확신을 가졌으며, 자신의 우월함을 드러내기 위해 다른 임원이 경험했던 사례와는 정반대의 전략을 선택하는 경향도 보였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불확실성의 시대에 기업들이 서로 전략을 따라하는 것은 어찌 보면 본능적인 자구책일 수 있다. 놀랍게도 자기 우월적 성향이 강한 CEO일수록 모방전략의 정도도 심하며 이 과정에서 지나치게 자신의 경험과 지식에만 의존해 우수한 경영진, 임원들의 고견이나 경험을 철저히 배제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 바꿔 말하면 기업환경이 불확실할수록 자기 우월적 성향의 CEO는 기업 상황에 적합지 않은 그릇된 흉내내기 전략을 자기 확신에 넘쳐 밀어붙이는 오류를 범할 개연성이 높다고 유추할 수 있다. 이는 경영자의 전문성과 이사회의 현실적인 경영참여가 무엇보다 요구되는 요즘 상황에 비추어 경영진 사이 혹은 소유주와 경영진 사이에 새로운 갈등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피해는 당연히 기업 안팎의 이해관계자들의 몫이 될 것이다.

 

물론 CEO가 스티브 잡스처럼 혁신을 제대로 경험했고 훌륭한 사회적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면 다행일 수도 있다. 그러나 연구자들은 나르시시즘적인 CEO는 바른 판단보다는 자신의 우월성을 입증하려는 경향이 짙고 이를 감안할 때 불확실한 경제환경 속에 이들의 전략적 오판 가능성을 늘 주시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제는 최고경영자의 과거 경험과 전문성에 더해 자기애적 성향까지 짚어봐야 할 때가 온 듯하다.

 

류주한한양대 국제학부 교수 jhryoo@hanyang.ac.kr

필자는 미국 뉴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런던대에서 석사(국제경영학), 런던정경대에서 박사(경영전략) 학위를 각각 취득했다. United M&A, 삼성전자, 외교통상부에서 해외 M&A 및 투자유치, 해외직접투자실무 및 IR, 정책홍보 등의 업무를 수행한 바 있으며 국내외 학술저널 등에 기술벤처, 해외진출 전략, 전략적 제휴, PMI 관련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Finance&Accounting

 

집단 내 선도기업의 자본구성

주변 기업에 영향동료효과

Based on “Do Peer Firms Affect Corporate Financial Policy?” by Mark T. Leary and Michael R. Roberts (The Journal of Finance 69 (2015), pp. 139-178)

 

무엇을 왜 연구했나?

기업의 자본구성(capital structure)이란 타인자본(debt)과 자기자본(equity)의 비율을 의미한다. 1958 Miller 교수와 Modigliani 교수가 기념비적인 논문을 발표한 후, 재무학계는 자본구성을 결정하는 요인들에 대해 끊임없이 논쟁을 벌여 왔다. 현재까지 밝혀진 바에 따르면 한계세율, 부도위험의 자중손실(deadweight cost), 정보비대칭, 대리인 비용 등 여러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이와 더불어 많은 선행연구들은 자본구성에 대한 기업의 의사결정이 독립적으로 이뤄진다고 여긴다. 즉 기업의 CFO는 본인 기업의 특성을 고려해 최적의 자본구성을 결정하며 이 과정에서 다른 기업의 자본구성이나 기업 특성은 배제한다.

 

하지만 흥미로운 가능성은 자본구성에 대한 의사결정에서 동료효과(peer effect)가 존재하느냐 하는 것이다. 동료효과란 말 그대로 집단 내 동료들의 행동과 사고방식이 그 집단에 속한 개인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주는 현상을 일컫는다. 특히 쉽게 결정하기 어려운 문제일수록 개인의 의사결정은 주변 동료들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 있다. 예컨대 기업 CFO가 적절한 자본구성을 고민하고 있다고 하자. 만약 동료효과가 존재한다면 CFO는 본인 기업의 특성뿐 아니라 동료 기업의 자본구성을 참고할 것이다. 그 결과 자본구성을 둘러싼 의사결정은 기업 간 상호의존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 이 같은 동료효과의 이면에는 학습동기가 작용한다. 최적의 자본구성에 대한 확신이 없는 CFO에게 비슷한 동료 기업의 사례는 좋은 교본이 되기 때문이다.

 

무엇을 발견했나?

이 연구는 자본구성의 결정 과정과 동료효과 사이의 상관관계를 실증적으로 분석했다. 이를 위해 1965∼2008년에 걸쳐 총 9126개 미국 상장기업으로 표본을 구성했다. 그리고 표준산업분류(Standard Industrial Classification·SIC) 3자리 코드를 사용해 동료 기업군()을 정의했다. 이 연구의 중요한 발견은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첫째, 동료 기업의 부채비율이 상승하면 기업의 부채비율도 증가했다. 자본조달에 대한 결정도 동료 기업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즉 동료 기업의 부채비율이 하락(상승)하면 기업은 주식(채권)을 발행해서 외부 자본을 조달했다. 종합하면 이런 현상들은 자본구성에 대한 기업의 의사결정에 동료효과가 매우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둘째, 규모가 작고 수익성이 낮은 기업은 규모가 크고 수익성이 좋은 기업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에서는 동료효과가 관찰되지 않았다. 따라서 자본구성 결정과정에서 동료효과는 집단 내 선도기업(heading firms)의 자본구성을 바람직하다고 여겨 이를 본받고자 하는 일종의 학습효과를 의미한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자본구성은 기업의 시장가치와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으므로 우리는 시장가치를 극대화하는 자본구성을 최적이라고 정의한다. 이견의 여지없이 자본구성은 기업의 중요한 의사결정 중 하나다. 현실적인 문제는 최적의 자본구성을 어떻게 찾느냐 하는 것이다. 불행하게도 아직 어떤 자본구성이 최적인가에 대한 학문적 합의는 없다. 대부분의 CFO 역시 본인 기업의 자본구성이 최적인가에 대한 자문(自問)에 명확한 답을 하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만약 그렇다면 이런 CFO들은 자본구성을 고민할 때 동료 CFO들의 결정을 눈여겨보다가 상호 모방할 수 있다. 이 연구는 그런 가능성에 대한 실증적 증거를 제시한다.

 

엄찬영한양대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 cyeom73@hanyang.ac.kr

필자는 한양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University of Oregon에서 재무금융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2011년부터 한양대 경영대학에 재직 중이며 주 연구 분야는 자산가격결정의 실증적 연구, 주식발행, 시장미시구조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45호 Fake Data for AI 2022년 05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