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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판도 변화

스마트 소재 접목된 ‘4D프린팅’도 온다 ‘3D 시대’의 변화를 통찰하라

신홍현 | 173호 (2015년 3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영국의 라브로대 연구팀은 2ⅹ2.5ⅹ5m 부피의 모르타르를 출력하는 3D프린팅을 개발해 1t의 콘크리트 건물을 출력했다. 영국에선 골수염을 앓고 있는 한 83세 여성이 3D프린팅으로 제작한 티타늄 소재의 인공 턱으로 새 삶을 얻었다. 현재 3D프린팅은 콘텐츠의 글로벌 유통(플랫폼)과 정보통신기술과 융합된 생산 인프라를 기반으로 다양하고 광범위한 맞춤형 제작에 활용되고 있다. 또 전자산업, 항공·자동차 산업, 의료산업, 교육·패션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적용되며 혁신을 이끌고 있다. 스마트 소재와 3D프린팅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앞으로는 더욱 다양한 스마트 소재가 개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맞춰 앞으로의 산업은 스마트소재가 접목된 ‘4D프린터 시대로 이어질 것이다.

 

 

미국, 일본 등에 비해 뒤진 국내 기술개발

 

국가별로 3D프린팅 기술을 활용하는 수준은 미국이 가장 높고 일본, 독일, 중국이 뒤를 잇고 있다. 한국은 약 2.3%의 미미한 수준으로 기술개발이 많이 뒤처져 있는 상황이다. 3D프린터의 경우 글로벌 선도 기업이 핵심 원천기술(SLS, SLA)을 주도하고 있으며 나라별로 소재에 따라 주도하는 기술이 조금씩 다르다. 미국은 고분자 플라스틱 소재를 기반으로 하는 장비 기술을 선도하고 있으며 유럽은 금속소재를 기반으로 한 장비 기술이 앞섰다. 우리나라는 이들 국가와 10년 이상 기술 격차가 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재 면에서도 현재까지는 열가소성필라멘트, 광경화성수지, 레이저 소결수지 및 금속 등 일부에 그쳐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는 산업 현장에서 나름 다양하게 사용되면서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여주고 있다. 특히 금속 소재는 시제품 제작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람보르기니는 스포츠카 아벤타도르(Aventador) 시제품 제작에 3D프린터를 사용해 기존 시제품 제작 시간 및 비용(4개월, 4만 달러)을 각각 6분의 1, 8분의 1로 절감했다. 또 포드사는 실린더 헤드, 브레이크 로터, 후륜 엑셀 등의 부품 시제품을 3D프린터로 제작해 제작기간을 3개월에서 1∼2개월로 단축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는 로켓 연료분사장치 생산에 EBF3(Electron Beam Freeform Fabrication3) 기술을 적용해 기존 가공방식으로 최소 2∼3년이 소요되는 매우 복잡한 부품을 4개월 만에 생산했다.

 

3D프린팅에 적합한 소재의 개발과 원료의 고품질 저비용 제조 기술력은 필수적이며 이는 높은 진입 장벽으로 작용해 기술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전 세계적으로 3D프린팅 관련 특허출원은 2005년까지 19건에 불과하던 것이 2006∼2011년 사이 59건이 출원되면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다양한 원료물질이 개발되면서 적용 분야가 확대되고 있으며, 특히 FDM(수지 적층방식 3D프린터) 특허가 만료된 이후 저가 3D프린터들이 시장에 등장하면서 대중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제조업 판도의 변화

 

현재 3D프린팅은 콘텐츠의 글로벌 유통(플랫폼)과 정보통신기술과 융합된 생산 인프라를 기반으로 다양하고 광범위한 맞춤형 제작에 활용되고 있으며 전자 산업, 항공·자동차 산업, 의료 산업, 교육·패션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적용되고 있다.

 

 

 

 

3D프린팅 기술과 기존 제조공정과의 차이점은 금형제작 없이 시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시제품 제작에 걸리는 비용과 시간이 줄어들고 창의적인 제품의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는 개인 및 회사들이 실제로 제품화하기 어려웠던 장벽들이 대폭 낮아진다.

 

 

 

 

공장을 짓거나 외주제작을 할 필요 없이 3D프린터를 구매하거나 임대, 주문제작하는 방식으로 충분히 제품 제조를 할 수 있게 됐기 때문에 제조업에도 수많은 개인 창업회사가 등장하고 있다.

 

현재의 제조업은 대기업 위주로 진행되고 있다. 제품의 경쟁력에서 핵심은규모의 경제를 통해 생산단가를 낮추는 것이다. 핵심 기술을 이용해 획일화된 제품을 많이 팔아 이윤을 확대하는 구조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 생산 업체의 경우 같은 디자인과 기능을 갖춘 한 가지 제품을 수천 만대 생산해 시장을 선도해 나가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이 정도 규모는 중소기업이 감히 진입하기 어려운 장벽으로 작용했지만 3D프린팅 기술은 현재 제조산업을 유지하면서 나만의 맞춤형 기능이 융합된 제조산업으로 기존의 산업과 융합될 수 있다.

 

 

3차원(3D)프린팅을 넘는 ‘4D프린팅

부품 설계도를 3D프린터에 넣고 출력하면

스스로 조립되는 원리로 작동한다.

물체가 스스로 조립된다는 점에서

3D프린팅보다 한 단계 진화한 것이다.

 

 

 

 

 

 

 

 

 

그러나 3D프린팅이 주도하는 산업 시대에는 개인의 창의력이 대량 생산 시스템과 낮은 임금의 장벽을 넘어설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3D프린팅 기술 개발 및 상용화 초기에는 단순 구조나 형상구조 위주로 진행이 되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새로운 복합 기능을 구현하는 3D프린팅 소재의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 스마트 소재라고 하면 감지능력과 변형 능력을 갖는 복합 물질로 열, 빛 또는 전기 등 주위 환경의 변화를 감지해 반응하는 소재를 말한다.

 

스마트 소재에는 스마트 초경량 부품과 초물성 소재가 있다. 이 가운데 스마트 초경량 부품은 3D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복합한 계층구조로 디자인한 것으로 매우 가볍고 충격에 견디는 힘이 뛰어난 것이 장점이다. 한편 초물성 소재에는 구조체의 내·외부 소재가 다른 물성변환 구조체나 외부의 영향을 받으면 스스로 변형되는 소재 등이 있다. 이를 응용하면 3D프린팅을 통해 로봇 물고기나 접히는 디스플레이 등을 만들 수 있다.

 

미래의 정보통신 기기는 사용자 각각의 취향에 맞도록 인간공학적(ergonomic)이고 미학적(aesthetic)인 요소를 많이 강조하고 있다.

 

 

 

 

한편 스마트 소재와 3D프린팅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다양한 스마트 소재가 개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맞춰 앞으로의 산업은 스마트소재가 접목된 ‘4D프린터 시대로 이어질 것이다.따뜻하면 공기가 잘 통하다가 추워지면 섬유 구조가 촘촘해지는 스마트 의류나 스스로 막힌 곳을 뚫는 수도관 등에 이미 세계 과학계가 주목하고 있다. 3차원(3D)프린팅을 넘는 ‘4D프린팅은 부품 설계도를 3D프린터에 넣고 출력하면 스스로 조립되는 원리로 작동한다. 물체가 스스로 조립된다는 점에서 3D프린팅보다 한 단계 진화한 것이다.

 

제조업의 변화 Industrial 4.0

 

운송 수단을 대표하는 자동차 산업의 경우 5년 뒤 3D프린터 활용 가치가 지금보다 5배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IT전문매체 벤처비트는 미국의 3D프린팅 및 제조산업 정보 조사업체 스마텍을 인용해 자동차 제조업에서 3D프린터가 차지하는 경제 규모가 5년 후 125000만 달러( 13883억 원)에 이를 것이라고 보도했다. 스마텍에 따르면 현재 자동차 산업군 내 3D프린터 가치는 약 26700만 달러( 2967억 원). 3D프린팅 업계는 자동차 업체들이 3D프린터를 구매하는 데 연간 평균 16800만 달러( 1865억 원), 시제품 소재를 사는 데 9900만 달러( 1099억 원)를 쓴다고 추산한다.

 

벤처비트는 이에 따라 현재는 3D프린터로 실제 자동차 부품을 제작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지만 조만간 3D프린터만으로 완전한 자동차 시제품을 제작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자동차회사들도 3D프린팅 기술을 활용한 로드맵을 만들어 진행하고 있다. 이 기술을 연간 생산 1만 대 미만의 친환경자동차를 만드는 데 우선적으로 적용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대량 생산 제품이 아닌 미래형 자동차 및 개인 맞춤형 차 제조에 적용할 것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국내에서 한 자동차 기술자가 3D프린터를 이용해 1인승 후륜구동 전기차를 제조하는 데 성공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기술자는 무한상상실 아마추어 창작자 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해 전기자동차를 선보였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설립한 무한상상실은 3D프린터 물건 제조, 정보통신기술 소프트웨어 등을 통해 상상한 것을 현실로 만들어 볼 수 있게 하는 작업공간이다. 이처럼 설계 및 디자인 능력만 갖출 수 있다면 개인도 3D프린터를 이용해 전기자동차를 제작할 수 있고 나아가서 이륜 자동차, 드론 등 다양한 운송수단을 제작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개인 맞춤형 기능의 튜닝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메디칼 분야는 주로 병원에서 스텐트와 부목 등의 의료기기를 생산하는 데 3D프린팅 기술을 사용한다. 3D바이오프린팅은 3D프린팅 기술을 이용해 생체 조직이나 생체 구조물을 제작하는 기술이다. 독일의 컨설팅 업체 ID테크익스(IDTechEx) 2015년 전체 3D프린팅 시장의 약 43% 3D바이오프린팅 산업이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앞으로의 3D바이오프린팅은 4가지 응용 분야로 나누어 연구개발 및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첫째는 시각화(Visualization) 및 도구(Tool) 응용 분야로 환자 맞춤형 캐드(CAD) 데이터로 외과수술 시뮬레이션을 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뿐만 아니라 실제 수술에 사용되는 구조물을 3D프린팅으로 제작해 수술용 도구를 효율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 둘째는 보철 및 임플란트 분야로 맞춤형 외골격 및 보조기구를 만들 수 있다. 이 기구는 근골결계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 유용하게 사용될 것이다. 2012년 영국에선 골수염으로 턱뼈의 대부분이 파괴돼 고생하던 한 83세 할머니가 3D프린팅으로 제작한 티타늄 인공 턱을 장착하고는 새 인생을 얻게 됐다.1 셋째는 생체이식재 이외에 마이크로유체소자(Microfluidic device) 분야에 활용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유전자 기반의 유전물질 합성, 생체물질 조작에 있어 반응시간, 반응물, 촉매 등의 진단 기술을 고도화하는 데 도움을 얻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조직공학(Tissue engineering) 및 재생의학용으로 활용될 것이다. 2010년에는 혈관을 바이오프린팅하는 기술도 시도된 바 있다. 오르가노보는 인간 장기를 대체할 수 있는 세포 조직을 만드는 것을 장기 목표로 하고 있다. 심장 근육 대체물, 신경조직, 동맥의 일부분을 출력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간단하지만 신장이나 간처럼 전체가 부드러운 세포 조직으로 이뤄진 장기를 만들어 이식하는 것은 아직은 쉽지 않다. 하지만 남캘리포니아 의대, 아이오와대 바이오매뉴팩터링 연구소 등 곳곳에서 인간의 장기를 3D프린팅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는 기관들은 꾸준히 관련 연구 결과를 축적하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바이오 프린팅은 의학 분야에 혁신을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된다.2

 

건축 제조업 분야에도 혁신적인 변화가 이뤄질 것이다. 지금까지의 건축 산업은 급격히 성장하는 인플레이션 시대에 맞춰 대형 아파트가 주도해 왔다. 이에 따라 획일화된 주거 문화가 형성됐다. 그러나 앞으로는나만의 디자인’ ‘나만의 공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것이다. 사회 및 인구구조 변화로 개인화, 노령화가 급격히 진행되면서 주거공간은 소형화되고 있다. 한편 중국, 인도, 남미, 아프리카 등 여러 개발도상국들은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도시화에 박차를 가할 것이다. 도시화, 현대화를 빠른 속도로 진행하기 위해서는 기존 건축법과는 다른 형태의 생산 방법이 필요하다. 압축 성장을 도모할 때도 3D프린팅이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3D프린팅 모듈화 공법은 건축물을 모듈화하면서 빠르고 정확하게 나만의 디자인으로 시공할 수 있게 한 기술이다. 이 기술은 에너지 절약, 친환경적이며 시공이 단순해 공비 절감 효과 및 유연성과 경제성이 있다. 친환경 고강도 소재 및 계측적 구조체를 이용하면 기존 건축물보다도 안전성이 높은 친환경 고강도 건축물이 만들어 질 수도 있을 것이다. 영국의 라브로대 연구팀은 2×2.5×5m 부피의 모르타르(시멘트와 모래를 물로 반죽한 것)를 출력하는 3D프린팅을 개발해 1t의 콘크리트 건물을 출력한 바 있다.

 

미래의 제조업 판도는 창의적인 스마트소재와 3D프린팅 기술이 제4차 산업혁명이라고 불리는인더스트리 4.0’의 토대가 될 것이다. 3D프린팅의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소재, 콘텐츠가 종합적으로 어우러진 솔루션 제공자가 등장하고 새로운 비즈니즈와 연결되면서스마트 팩토리(Smart Factory)’3 진화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 이러한인더스트리 4.0’의 진화는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무엇이든지 제조할 수 있는 3D프린팅의 직접 제조방식으로(Direct Manufacturing)으로 발전할 것이다.

 

이는 네트워크를 통해 누구나 공장과 연결되는대량 맞춤형(Mass Customization)’ 방식으로 생산을 하는 것이다. 소비자의 수요에 맞춰 생산을 하기 때문에 재고가 발생하지 않는다. 이런 형태의스마트 팩토리로 제조업의 판도는 변해나갈 것이다.

 

신홍현대림화학 대표이사·3D프린팅연구조합 이사장 howardshin@dlchem.co.kr

신홍현 대표는 서울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공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2007년 국내 대표 화학소재 기업이자 3D프린터 소재 분야에 특화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대림화학에 부임했으며 현재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다. 2013 12월부터는 3D프린팅연구조합 이사장으로 활동하며 3D프린팅 기술 진보를 위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2009년 지식경제부장관 표창(자원순환선도기업대상), 2014년 창조브랜드대상 융합산업 3D프린팅부문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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