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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권력의 심리적 특성

찰칵, 군집스위치를 올려라 新권력 군중이 내 파트너가 된다

고영건 | 171호 (2015년 2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 혁신

 

 

‘네트워크의 네트워크를 의미하는인터넷(Inter-network)’모임의 장을 만들어냈고, 인간은 본능적으로 그 장에서 모이는 것을 즐기기 시작했다. 인터넷을 통한 연결의 그물망은 뛰어난 설계자에 의해 만들진 게 아니었다. 자기조직화 과정을 통해서 형성되는 다중지성에 의해 설계됐다. 유전학적으로, 그리고 사회학적으로군집 스위치를 켠 채 이타적으로 활동하고 네트워킹하는호모 딕티우스의 등장은 기존통수권을 중심으로 한구권력 모델과는 완전히 다른신권력을 창출해냈다. 그리고 이 신권력 시대의 리더십은슈퍼커넥터를 중심으로 한 응집과보이지 않는 리더와 변혁적 리더십으로 그 이전과는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인다. 이러한 신권력 현상을 기반으로 한 다중지성 산업은 전통적인 비즈니스 방식과 세 가지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첫째, 다중지성 산업에서는 힘을 버림으로써 역설적으로 힘을 얻는다.

둘째, 다중지성 산업에서는 대중들과 제품을 공유한다.

셋째, 다중지성 산업에서는 커뮤니티가 브랜드의 역할을 수행한다.

  

서론: 클루트레인 선언과 신권력의 출현

지금 우리 사회는 역사적인 전환기를 지나가고 있다. 하지만 칼럼리스트 토마스 프리드먼(Thomas Friedman)이 지적했듯이 중대한 일이 벌어지고 있을 때 종종 우리는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1999년에 작성된클루트레인 선언(Cluetrain Manifesto)’이 바로 좋은 예다. 클루트레인 선언은 인터넷 비즈니스 전문가들인 릭 르바인(Rick Levine), 크리스토퍼 로크(Christopher Locke), 닥 시얼즈(Doc Searls), 데이비즈 와인버거(David Weinberger)에 의해 작성됐다. 클루트레인 선언에서클루트레인(Cluetrain)’이라는 표현은문제해결의 단서(Cluetrain)는 십년에 걸쳐 하루에 네 번씩이나 찾아왔지만 사람들은 이를 제대로 취하는 법이 없었다는 실리콘밸리의 유명한 격언에서 차용한 것이다.

 

클루트레인 선언문에 포함된 95개 테제들은 1517년 마틴 루터(Martin Luther)가 종교개혁 운동을 주창하면서 제기한 95개조 반박문을 참조한 것이다. 이 선언은 1848년에 출판된 이후에 전 세계에 커다란 파문을 불러일으켰던 카를 마르크스(Karl H. Marx)와 프리드리히 엥겔스(Friedrich Engels)의 공산당선언(Communist Manifesto)만큼이나 혁명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1)

 

기본적으로 클루트레인 선언문은 21세기의 르네상스(Renaissance) 운동이라고 할 수 있다. 흔히 문예부흥이라고 불리는 르네상스 문화운동의 핵심은 인간성의 부활이었다. 클루트레인 선언에서도 인간적 대화를 통한 인간성 회복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클루트레인 선언문의 마지막 테제는우리는 깨어나 서로와 연결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마지막 테제는전 세계의 노동자들이여, 단결하라!”라는 구호로 끝을 맺는 공산당선언을 떠올리게 한다. 실제로 클루트레인 선언문은하이퍼링크(hyperlink·초연결)가 하이어라키(Hierarchy·계급)를 전복시킨다는 대담한 정치적 선언을 함으로써 21세기에 새로운 권력 현상이 출현할 것임을 일찌감치 예고하기도 했다.

 

최근에 비즈니스 전문가 제레미 하이먼즈(Jeremy Heimans)와 헨리 팀즈(Henry Timms)는 클루트레인 선언문에서 예고한 P2P 협업에 기초한 권력 현상을신권력(New Power)’이라고 명명했다. 그들에 따르면 현재 인류 사회에서는 구권력과 신권력 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구권력은 상품처럼 양도 가능한 형태로 표현되고 기능하는 권력으로서 점차 인간 사회에서 저무는 태양처럼 빛을 잃어가고 있는 권력 형태에 해당된다. 그리고 신권력은 군중의 지혜에 기반한 것으로서 21세기형 권력모델을 말한다.

 

제레미 하이먼즈와 헨리 팀즈에 따르면 구권력과 신권력 간의 긴장은 비즈니스의 생존을 좌우하는 수준의 파급력을 가지고 있다. 구권력과 신권력 간의 교체기에 발생할 수 있는 비즈니스 환경상의 변화를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신권력 현상에 영향을 주는 인간의 심리적 특성에 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이런 관점에서 이 글에서는 신권력에 대한 심리학적 분석을 진행하고자 한다.

 

1. 신권력의 핵심, 다중지성

1) 인터넷과 다중지성

신권력 현상을 이해하기 위한 논의는 인터넷을 출발점으로 삼는 것이 자연스러울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결국 웹이든 모바일이든 인터넷이 신권력 현상에서의 핵심 요소이기 때문이다. 클루트레인 선언문에 따르면 인간의 목소리를 느낄 수 있는 인간적인 소통매체의 대표가 바로 인터넷이다. 이런 점에서 인터넷에 대한 이해 없이 신권력 현상의 대표 격인위키피디아(Wikipedia)’에 관해 논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할 수 있다.

 

 

1) 선언이 담긴 책을 살펴보면 시장(market)은 원래 시장’(marketplace)였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인터넷이 붐을 이루는 것은모이고 교류하던 예전으로 인간이 돌아가려는 회귀 본능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IT 플랫폼을 통한 새로운 미디어의 탄생, 그 미디어를 통한 인간과 인간의 대화의 시작과 상호 작용의 극적 확대는 사람들이 그동안 소통을 갈망해왔기 때문이라는 취지의 주장도 나온다. 그리고 공유정신(sharism)이 탈냉전 이후, 소셜 웹 시대의 정신이라고 밝힌다. 이와 관련한 내용은 2010 721일자, 블로터닷넷의 김재연 씨 글을 참고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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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영건 고영건 | 고려대 심리학부 교수

    필자는 고려대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서울삼성병원 정신과 임상심리 레지던트를 지냈고 한국임상심리학회 임상심리 전문가와 한국건강심리학회 건강심리 전문가 자격을 취득했다. 미국 예일대 심리학과에서 박사 후 과정을 마쳤다. 한국임상심리학회장을 지냈다.
    elip@kore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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