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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더스트리 4.0

4차 산업혁명이 시작됐다. 기계가 소통하는 사이버물리시스템 주목하라

박형근 | 166호 (2014년 12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 운영관리

 

인더스트리 4.0

사이버 물리시스템(물리적 현실 세계에 속한 사람과 센서 및 액추에이터를 인터넷 서비스, 인공지능 시스템, 각종 정보망이 존재하는 사이버 세계와 연결해 주는 매개체) 기반의 유연하고 가벼운 생산 체계. 사물인터넷, 3D프린팅, 빅데이터 기술 등을 생산 현장에 접목하면 생산 방식에 근본적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음

인더스트리 4.0으로 가기 위한 준비

1) 센서 포인트 확대 및 표준화 모듈 플랫폼 통해 초연결 시대 대비

2) 소프트웨어 플랫폼에 대한 투자 통해 지능화 시스템 구축

3) 가상세계와 현실의 동기화 통해 최적의 시스템 설계 지원

 

 

인더스트리 4.0은 무엇인가?

 

인류는 산업혁명의 과정에서 늘 위기를 극복하고 한 단계 발전을 이뤄왔다. 18세기 증기기관의 탄생과 방적기의 발명으로 노동생산성이 크게 향상돼 1차 산업혁명이 시작됐다. 이어 19세기에는 컨베이어벨트가 자동차 공장에도 등장하고 증기기관을 대신하는 전기동력이 공장에 도입되면서 분업과 자동화 생산의 개념이 급속히 확산되는 2차 산업혁명을 불러일으켰다. IT와 로봇, 컴퓨터가 생산체계의 핵심요소가 된 오늘날은 자동화 대량 생산체계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3차 산업혁명기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다음 산업혁명기, ‘4차 산업혁명혹은인더스트리 4.0(Industry 4.0)’은 어떤 기술이 그 기반을 이루게 될까? 시각에 따라 여러 견해가 존재하지만 독일에서는 사이버 물리시스템(Cyber-Physical System) 기반의 유연하고 가벼운 생산체계를 통해 나타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이버 물리시스템이란 물리적 현실세계에 속한 사람과 센서 및 액추에이터(입력된 신호에 대응해 작동을 수행하는 장치)를 인터넷 서비스, 인공지능시스템, 각종 정보망이 존재하는 사이버 세계와 연결해주는 매개체를 의미한다. 스마트홈, 스마트그리드 같은 스스로의 동작이나 에너지 효율을 제어할 수 있는 하나의 자율생태계를 지칭한다. 구글의 무인 자율주행자동차를 예로 들어보자. 카메라나 레이저 센서 같은 물리적 현실세계의 사물과 날씨, 교통량, 내비게이션 정보 등 사이버 세계의 정보를 수집한 인공지능 체계가 정보분석을 통해 경로를 결정하고, 이를 다시 물리적인 구동장치, 조향장치에 전달해 제어하는 자율생태계가 곧 사이버 물리시스템이다. 인더스트리 4.0에서는 이와 같은 개념을 생산 현장에 적용해 제품과 소재가 공장 내 기기들과 소통하며 스스로의 생산·가공 경로를 결정하고 이동하는 미래형 공장을 구현하려 하고 있다.

 

인더스트리 4.0을 들고 나온 독일의 야심 찬 계획

최근 중국에 1위 자리를 내줬지만 여전히 세계 최대 수출 규모를 자랑하는 국가 가운데 하나이며 강소기업 미텔스탄트(Mittelstand, 중견기업)와 히든챔피언이 즐비한 독일이인더스트리 4.0’이라는 키워드를 들고 나온 이유는 뭘까. 유럽계 컨설팅회사인 롤랜드버거에 따르면 독일 정부는인더스트리 4.0’을 유럽 고유의 브랜드로 정착시키고 이를 통해 투자를 유발해 유럽의 제조경쟁력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1 현재 유럽의 제조업 비중은 2013년 기준 GDP 대비 15% 수준에 머물러 있는데 2030년까지 향후 15년간 약 1870조 원 규모의 투자를 통해 제조업 비중을 20%까지 끌어올려야 글로벌 시장에서 제조업 강국 위치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과 동남아 등 신흥국에서 낮은 생산원가를 무기로 세계의 공장을 자처하며 제조기반을 흡수한 점, 한국과 중국 등 후발주자의 빠른 기술추격으로 인해 선두주자의 위치를 위협받고 있다는 점에서 독일은 나름의 위기의식을 느끼고 10년 뒤를 준비하지 않는다면 뒤처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한 것으로 보인다.

 

기술의 변화와 소비행태의 변화 또한 간접적 요인으로 해석할 수 있다. 사물인터넷, 3D프린팅 등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기술들이 생산현장에 접목될 경우 생산방식이 근본적으로 뒤흔들리는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갈수록 짧아지는 제품수명과 빨라지는 신제품 출시주기, 소비자들의 높은 기대수준을 맞추기 위해서는 개인화된 제품의 생산과 신제품을 빠르게 내놓을 수 있는 유연한 생산체계가 필수적이다.

 

개방과 소통을 추구하는 요즘의 혁신생태계도 영향을 미쳤다. 개별 기업이 고유의 역량만으로 경쟁하는 시대는 지난 지 오래다. 생태계를 조성해 여러 참여자를 유도한 후 시장규모를 키우는 방식은 IT업계에서 흔히 봐왔지만 이제 제조업 분야에서도 이 움직임을 목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의 아이튠즈나 구글의 안드로이드 플랫폼이 개방형 생태계를 통해 혁신을 이끌고 시장파이를 키웠듯이 인더스트리 4.0에서도 개방형 표준 플랫폼을 통해 참여자를 늘리고 생태계를 조성해 개별기업 간 경쟁이 아닌 독일만의 더 견고한 제조업 생태계를 조성해 치열한 제조업 각축장에서 경쟁자들을 견제하고자 하는 속내가 있는 것이다.

 

 

생산현장에 불어오는 변화의 바람

인더스트리 4.0의 파급력이 어느 정도인지는 지난 4월 독일 하노버 메세(매년 하노버에서 열리는 독일을 대표하는 산업박람회)를 살펴보면 알 수 있다. 독일의 제조업을 대표하는 기업들 대다수가 인더스트리 4.0 테마를 기획했고 메세 전시장 곳곳에 설치된 입간판엔인더스트리 4.0’이라는 용어가 빠짐없이 등장했다. 폴크스바겐의 경우 기존의 틀을 뒤집은 자동차 생산방식을 소개했다. 각종 생산정보가 담긴 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 칩을 부착한 미완성 자동차 차체가 생산라인을 지나가면서 능동적으로 자신이 받아야 할 가공작업을 주변의 생산기기들에게 요청하는 방식이었다.

 

현재 다임러벤츠의 라트슈타트 공장에서는 이 방식을 통해 수천 가지에 이르는 소비자 기호가 반영된 개인화 생산을 실현하고 있다. 각각 십여 가지가 넘는 엔진, 인테리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색상 옵션 조합을 하다 보면 자동차는 이미 개인맞춤생산방식(made-to-order)에 가까워졌다고 할 수 있다. BMW 라이프치히 공장은 최근 친환경 전기자동차 i3의 밀려드는 주문을 맞추느라 생산에 여념이 없다. 이 차는 꿈의 소재라 불리는 탄소섬유 복합재와 알루미늄 드라이브 모듈(배터리, 구동모터를 지지하는 자동차 하부구조물 지칭)을 적용한 것으로 화제가 됐다. 한 번 충전에 130㎞를 주행할 수 있는 용량의 리튬폴리머 전지를 탑재한 새로운 자동차는 생산과정부터 남다르다. 라이프치히 공장 전경을 살펴보면 4기의 거대한 2.5㎿ 풍력발전기가 설치돼 있다. 이 풍력발전기를 통해 생산과정에 필요한 모든 전력을 공급한다. 자동차 외판은 기존 철판이 아닌 고탄성 내열 플라스틱을 이용했는데 이 덕분에 다른 자동차 공장과 달리 라이프치히 공장은 컨베이어벨트를 찾아보기 어렵고 무거운 금형으로 철판을 찍어 누르는 프레스샵이나 차체를 염료에 담그고 도포하는 페인트샵이 사라졌다. 이 덕분에 에너지 사용은 50% 가까이 줄고 물 사용은 70%까지 감소했다. 컨베이어벨트가 사라진 대신 조립된 반제품은 스마트카트를 통해 이동한다. 반쯤 완성된 차체들이 납작한 박스 모양의 카트 위에 올려져 질서정연하게 다음 공정으로 이동하는데 장애물을 발견하거나 다음 단계의 작업이 지연되면 자리에 멈춰 순서를 기다리는 등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게 특징이다. 라이프치히 공장 내에는 160대의 로봇이 각기 일당오(一堂五)의 역할을 하는데 차체를 들어올려 선반에 올리는 일은 물론 접착제를 프레임에 도포하고 윈드쉴드를 부착하는 일, 자동차 시트를 집어넣고 조립하는 일 등 과거 한 가지 일을 반복적으로 하던 로봇들과는 대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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