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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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원은 펩시콜라를, 공화당원은 닥터페퍼를 마신다?
마이크로 타기팅(Micro Targeting)은 정교하게 소비자를 세분해 각각 다른 메시지나 가치를 제공하는 첨단 마케팅 방법이다. 이 방법은 2004년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재선에 도입됐고 2012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재선에도 적극적으로 활용되면서 유권자의 행동을 예측하는 매우 강력한 방법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오바마 선거 캠프는 마이크로 타기팅을 활용해서 유권자 1억9000만 명과 관련된 1000여 가지 항목의 데이터를 모았다. 여기에서 모은 데이터는 성, 연령, 직업, 주거지, 결혼 여부 등 인구통계학적 정보뿐만 아니라 신용카드 사용액과 구매 물품, 브랜드 등을 포함한다. 오바마 선거 캠프는 여기에서 얻은 일상적인 소비생활 정보를 분석해 선거 이슈를 발굴하고 유권자를 설득했다. 소비생활을 분석했기 때문에 유권자들에게 꼭 필요한 이슈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중요한 것은 정치적 성향의 차이가 소비와 가치관에서 미세한 차이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의 경우 어떨까. 사람들의 정치 성향이 다르면 소비행태 등에서 차이를 드러낼까. 사람들은 정치적인 성향이 다르면 미디어를 소비하는 패턴도 달랐다. 마크로밀엠브레인이 조사한 자료1 에 따르면 스스로 정치적으로 ‘보수’라고 생각한 사람들과 ‘진보’라고 생각한 사람들이 매체광고에서 접촉한 비율은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보수는 TV, 신문, 라디오 등 전통적인 언론매체를 통한 광고접촉 비율(TV 77.5%, 신문 34.9%, 라디오 20.7%)이 진보(TV 65.7%, 신문 16.7%, 라디오 17.9%)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다. 반면 진보는 인터넷, 모바일, 팟캐스트 등 뉴미디어를 통한 광고접촉 비율(인터넷 50.6%, 모바일 32.3%, 팟캐스트 13.5%)이 보수(인터넷 38.5%, 모바일 21.9%, 팟캐스트 5.9%)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보수는 전통 매체에 여전히 충성도를 보인 반면 진보는 뉴미디어를 자주 활용했다. 정치성향에 따른 미디어 소비패턴의 차이는 광고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보수는 진보보다 광고에 대해 우호적이고 영향도 더 많이 받았다.
▶보수와 진보는 돈에 대한 태도가 다르다
보수와 진보는 의식주에 대한 태도도 달랐다. 보수의 71.0%는 의류를 구입할 때 ‘유명 브랜드 제품’을, 진보의 72.9%는 ‘자신의 스타일을 살릴 수 있는 제품’을 선호했다. 보수(71.0%)는 유명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가 진보(56.6%)보다 높았다. 식생활도 마찬가지다. 진보는 보수에 비해 ‘맛집’이나 떡볶이, 튀김 등 ‘길거리 음식’을 선호했고 음식에 돈을 아끼지 않는 성향이 강했다. 반면 보수는 진보와 비교할 때 ‘집에 대한 소유의식’이 강했다. 보수는 기존 사회의 인식을 유지하려고 했고 진보는 상대적으로 자신의 경험과 스타일을 더 중시했다. 돈에 대한 태도도 엇갈렸다. 보수의 87.6%는 수입에 따라 능력을 평가했고, 89.3%는 돈이 권력을 키운다고 생각했으며, 80.5%는 돈이 많으면 행복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다. 보수에게 돈은 인생의 성공 여부를 판단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로 보였다. 돈을 제품을 구매하는 교환수단이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소유에 대한 강한 욕망을 반영하는 증표로 봤다. 평소 가질 수 없었던 물건을 얻으면 인생이 더 좋아질 것이라고 응답한 사람도 보수가 진보보다 많았다.
그렇다면 가치관과 소비패턴의 차이는 실제 선거에서 어떻게 반영될까. 보수는 자신보다 좋은 학교를 나온 인재를 선호하는 비율이 진보보다 높았고(보수 48.5%, 진보 33.9%), 보수의 53.3%는 서민적이고 민주적인 리더보다 강하고 권위를 가진 리더가 한국에 더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이런 생각을 하는 진보는 19.1%에 그쳤다. 보수의 40.2%는 힘이 있고 경력이 좋은 사람을 뽑고 싶어 했다. 진보는 이런 응답을 한 사람이 31.1%에 그쳤다. 반면 진보는 정치인이 자신과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이거나(진보 57.8%, 보수 50.9%), 자신보다 더 어려운 환경을 경험했던 사람을 원하는 비율(진보 53.8%, 보수 39.6%)이 보수보다 높았다. 보수는 스펙이 좋은 정치인을 원했고 진보는 비슷한 경험을 한 정치인을 선호한 것이다. 사람들의 정치적인 성향은 가치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점이다. 소비에서도 중요한 기준점이 될 수 있다. 기업은 타깃 고객에게 자사 제품의 혜택을 적극적으로 홍보한다. 이제 정당도 유권자에게 ‘구체적인 혜택’을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하지 않을까. 국민들에게 돌아갈 혜택과 무관하게 막연한 이슈만 난무하는 정치권에서 한 번쯤 고민해봐야 할 문제다.
윤덕환 마크로밀엠브레인 컨텐츠사업부장 dhyoon@trendmonitor.co.kr
필자는 고려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심리학과에서 문화 및 사회심리학으로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마크로밀엠브레인(구 엠브레인)에서 다수의 마케팅리서치 프로젝트를 수행했고 현재 컨텐츠사업부를 총괄하고 있으며 인천대 소비자·아동학과 겸임교수로 있다. 저서로는 <소비자는 무엇을 원하는가> 소비자트렌드읽기> <장기불황시대 소비자를 읽는 98개의 코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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