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회원가입|고객센터
Top
검색버튼 메뉴버튼

해외 인재가 한국 떠나는 이유? 기업문화보다 영어소통 안되기 때문 外

류주한,안도현,엄찬영,곽승욱,홍진환,이왕휘 | 158호 (2014년 8월 Issue 1)

세계적 경영 학술지에 실린 연구성과 가운데 실무에 도움을 주는 새로운 지식을 소개합니다

 

 

Strategy

 

해외 인재가 한국 떠나는 이유? 기업문화보다 영어소통 안되기 때문

 

The impact of language barriers on trust formation in multinational teams”, Helene Tenzer, Markus Pudelko and Ann-Wil Harzing in Journal of International Business Studies, 2014, 45, pp.508-535

 

무엇을 왜 연구했나?

최근 모 일간지의 설문조사를 보면 국내 글로벌기업의 외국인 임원 비중이 2%를 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그나마 잠깐이라도 몸담았던 외국인 관리자들의 대다수는 국내 기업을 경력 쌓기의 수단으로만 활용했을 뿐 다시 돌아오고 싶어 하는 이들이 거의 없다는 데 있다. 글로벌 시대에 외국의 인재들과 같이 일하고 경쟁하는 기업문화와 시스템이 형성되지 않는다면 우리 기업의 미래는 불 보듯 뻔하다. 우수한 성과를 내는 우리 기업들이 적지 않음에도 글로벌 인재들로부터 환영받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우리 특유의 기업문화에 외국의 우수한 관리자들이 적응하지 못하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최근 독일의 Tenzer 교수 외 2인이에 발표한 논문을 보면 우리 기업 속에 해외 인재들이 스며들지 못하고 떠나는 근본적인 이유가 무엇인지 가늠할 수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교수들의 주장은 다국적 구성원으로 이뤄진 팀이 잘 융화되지 못하고 서로 등을 돌리거나 구성원이 떠나는 이유가 서로 신뢰를 형성하지 못했기 때문인데 그 주요한 원인은 국가적 차이, 기업 문화적 차이라기보다 단순히 공용어(주로 영어가 되겠다)를 구사하는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핵심 인력의 구성원이 다양할수록 분명 기업성과에는 도움이 되지만 이는 이들이 하나의 공용어를 서로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을 때에만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팀 조직이 다양한 국적으로 구성되는 것은 적극 환영할 만하지만 팀 내 통용되는 언어가 통일되지 못하거나 이를 사용하는 데 불편함이 있다면 창의적 팀 구성은커녕 심지어 정서적 공유까지도 안 된다는 것이다. 저자는 실제로 독일 기업에 근무하고 있는 많은 우수한 일본 인재들이 영어 구사력의 한계로 인해 구성원과의 대면을 회피하게 되고 생각을 조리 있게 말하지 못하다 보니 전문성이 없어 보이고 결국 이들의 업무나 추진 내용에 대해 독일 기업들이 신뢰할 수 없게 됐음을 사례를 통해 제시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3인의 교수는 독일의 주요 자동차업체 3사를 선정해 이곳의 15개 다국적 팀을 대상으로 심층면접을 실시해 언어적 차이에서 오는 문제점이 신뢰 형성과 다국적 팀의 융화에 궁극적으로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를 실무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통해 묘사했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세 교수의 연구는 아직 사례 연구라 일반화를 위한 후속적인 검증이 더 필요하겠지만 외국의 우수 관리자들이 우리 기업에 등을 돌리는 원인에 대해 중요한 몇 가지 시사점을 알려 준다. 우리가 인식하고 있는 우리 기업의 한계는 상명하달, 경직된 조직문화, 집단적 사고 등이며 이것이 외국인의 체질에 잘 맞지 않기 때문이라고 믿고 있어 이러한 기업문화를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많은 매체와 학자들이 역설한다. 그러나 이러한 분석은 아주 단순한 문제를 간과하고 있다. 바로 현저히 떨어지는 우리 기업 구성원의 영어구사능력이다. 아무리 국제화라지만 모든 기업문화가 서양 사람들의 입맛에 맞게 하나의 모습으로 점철될 필요는 없다. 산업의 특성에 따라 우리 방식이 여전히 힘을 발휘할 수도 있다. 문제는 우리의 다국적 팀 내에 수많은 언어가 존재하고 자기들끼리만 통용되는 은어, 전문용어, 기호가 난무하다 보니 결국 서로 간 신뢰형성이 잘 안 되는 데 있다. 다국적 구성원의 인종과 사고방식은 얼마든지 달라도 되지만 구사하는 언어는 완벽히 하나로 통일돼야 하며 이에 어느 누구도 어려움이 없어야 한다.조직구조를 개편하고, 사업부서를 재구성하고, 스킨십을 늘리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기에 앞서 설명을 명확히 하고 이해를 구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키우는 것이 우리 기업이 글로벌화 시대에 외국의 우수 인재를 되돌아오게 하는 방법이 아닌가 생각된다.

 

류주한 한양대 국제학부 교수 jhryoo@hanyang.ac.kr

필자는 미국 뉴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런던대에서 석사(국제경영학), 런던정경대에서 박사(경영전략) 학위를 각각 취득했다. United M&A, 삼성전자, 외교통상부에서 해외 M&A 및 투자유치, 해외직접투자실무 및 IR, 정책홍보 등의 업무를 수행한 바 있으며 국내외 학술저널 등에 기술벤처, 해외진출 전략, 전략적 제휴, PMI 관련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Psychology

 

조직 내 인재 너무 많아도 협력 안 돼 성과 떨어질 수 있다

 

Based on “The Too-Much-Talent Effect: Team Interdependence Determines When More Talent Is Too Much or Not Enough” by Roderick I. Swaab, Michael Schaerer, Eric M. Anicich, Richard Ronay and Adam D. Galinsky. Psychological Science, in press.

 

무엇을 왜 연구했나?

조직에 뛰어난 인재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을까? 통념에 따르면 그렇다. 인재가 모여 있는 곳에서 훌륭한 성과가 나온다고 여긴다. 그렇다면 마리오 괴체, 미로슬라프 클로제, 리오넬 메시, 하비에르 마스체라노, 하메스 로드리게스, 네이마르, 다비드 실바 등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의 스타 플레이어들로 팀을 꾸린다면 정말로 세계 최강의 축구팀이 될 수 있을까? 양계장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양계장에서는 알 많이 낳는 닭이 뛰어난인재. 그런데 알을 많이 낳는 닭을 모두 한곳에서 사육하면 전반적인 달걀 생산량이 줄어든다. 따로 떨어져 있을 때보다 알을 덜 낳는다. 닭들이 잘 쪼는 순위 등 서로의 서열을 정하는 데 에너지를 소모하기 때문이다.인간사회도 다르지 않다. 뛰어난 인재가 조직의 성과에 기여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일정 수준까지만 그렇다. 인재가 한 조직에 너무 많으면 오히려 성과에 해가 되기도 한다. 위계효과 때문이다. 공동의 목표를 성취하고 구성원들이 긴밀하게 협력하기 위해서는 누군가는 주도권을 쥐고 이끌어야 하고, 누군가는 따라줘야 한다. 주도권을 쥐는 사람은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기 마련이다. 그런데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많으면 누가 주도해야 하는가의 문제로 갈등하기 쉽다. 위계질서가 제대로 잡히지 않아 협력이 잘 안 되고 결국 성과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 물론 인재가 한 조직에 많아도 인재끼리 집단 내부의 지위를 둘러싸고 경쟁하고 갈등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업무의 성격이 독립적이어서 상호의존성이 그리 높지 않은 경우다.

 

무엇을 발견했나?

조직에서 인재의 수와 성과의 상관 관계를 연구하기 위해 프랑스 인시아드와 미국 컬럼비아대,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대 등 공동연구진은 국제축구연맹(FIFA·Federation Internationale de Football Association), 미국 프로농구협회(NBA·National Basketball Association), 미국 프로야구리그(MLB·Major League Basketball)에서 자료를 받아 팀 구성원의 역량과 성적의 상관 관계를 분석했다. 먼저 연구 1에서는 FIFA의 자료를 통해 월드컵 팀 구성원의 역량의 합계와 각 팀의 FIFA 순위 사이의 관계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각 팀에 뛰어난 선수가 많을수록 FIFA 순위가 높았다. 그러나 뛰어난 선수의 밀도(, 한 팀에 유능한 인재가 많은 정도)가 일정 수준 이상(60∼70%)을 넘어서면 선수의 수가 많을수록 오히려 FIFA 순위가 떨어졌다. 연구 2에서는 NBA의 자료를 이용해 능력 있는 구성원의 밀도가 구성원의 협동과 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농구팀의 협력지표는 게임당 조력행위(assist), 야투성공률(field-goal percentage), 수비리바운드(defensive rebound)의 빈도를 이용했다. 팀의 성과는 연간 승리 빈도로 측정했다. 분석결과, 유능한 선수의 밀도가 40∼50% 정도까지는 뛰어난 인재가 많을수록 팀의 성과도 함께 증가했다. 하지만 유능한 선수의 밀도가 50%를 넘어서면 팀 내 협력이 나빠졌다. 오히려 팀의 성과가 떨어지는 방향으로 작용했다. 연구 3에서는 MLB의 자료를 이용했다. 야구는 농구나 축구에 비해 팀원의 협력보다는 개인기에 더 의존하기 때문이다. 분석 결과 스타플레이어의 밀도가 일정 수준 이상 올라가도 해당 팀의 성과가 나빠지지 않았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과유불급(過猶不及). , ‘정도를 지나치면 미치지 못하는 것과 같다는 공자의 가르침은 조직에서 인재의 밀도에도 적용된다. 뛰어난 인재가 조직에는 분명 필요하지만 너무 많으면 오히려 해가 될 수도 있다. 적절해야 한다. 비록 이 연구는 축구와 농구, 야구의 사례를 분석한 것이지만 기업에도 충분히 적용할 수 있다. 업무 성격이 상호의존적이라면 구성원의 협력이 긴밀하다는 점은 스포츠팀에만 적용되지 않는다.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주도권을 쥐는 것 역시 어느 조직에나 공통적으로 적용된다. 슈퍼스타를 영입한다면 슈퍼스타에게 맞는 조직을 따로 꾸려줘야 한다.

 

안도현 제주대 언론홍보학과 교수 dohyun@SocialBrain.kr

필자는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Colorado State University에서 커뮤니케이션 전공 석사, University of Alabama에서 커뮤니케이션 전공 박사 학위를 받았다. 박사 논문 주제는 슬픔과 즐거움의 심리다. 주 연구 분야는 미디어 사용이 인지역량, 정신건강 및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이다. SSCI급 학술지에 여러 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Finance & Accounting

 

주식투자 성적, 여성 투자자가 남자보다 나은 이유?

 

Based on “BOYS WILL BE BOYS: GENDER, OVERCONFIDENCE, AND COMMON STOCK INVESTMENT” by Brad M. Barber and Terrance Odean (2001, The Quarterly Journal of Economics, February 2001, pp. 261-292)

 

무엇을 왜 연구했나?

과신(overconfidence)은 자기 지식에 대한 정확성을 실제보다 과대평가하는 경향을 일컫는다. 예를 들어 낯선 동네에서 내비게이션을 사용하지 않고 목적지를 찾으려는 사람은 주변지리에 대한 본인의 정보를 과신하는 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유사하게 자신의 투자능력을 과신하는 투자자는 주식의 내재가치(intrinsic value)의 추정치에 지나친 확신을 가진다. 더욱이 이런 유형의 투자자는 본인의 내재가치 추정치가 다른 투자자의 그것보다 더 정확할 것이라는 그릇된 믿음으로 해당 주식을 과다하게 매매(賣買)하곤 한다. 이런 관점에서 일련의 선행연구들은 주식거래량의 상당 부분이 투자자들의 과신에 의한 결과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흥미롭게도 심리학자들은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는 현상이 여자들보다 남자들에게서 더 도드라지게 나타난다고 주장한다. 특히 남성적 영역(masculine domain)에 속한다고 간주되는 일을 할 때 남자들은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는 경향이 심해진다고 한다. 기존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남자들은 주식투자 행위가 남성적 영역에 속하는 일이라 여기기 때문에 여자들에 비해 우월한 투자결정을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진다. 따라서 주식투자에 대한 의사결정이 투자자의 과신에 영향을 받는다면 투자행위가 성별(gender)에 따라 다를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 즉 남성 투자자는 여성 투자자보다 본인의 투자능력을 과신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로 인해 남성 투자자의 주식매매 빈도가 여성 투자자의 매매 빈도를 초과할 것이라는 가설을 세울 수 있다.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이 연구는 미국의 약 35000여 가구가 개설한 증권사 계좌를 분석해 성별에 따른 주식거래량과 이에 따른 수익률을 상호 비교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이 연구는 투자자의 과신에 대한 다음의 중요한 내용을 발견했다. 첫째, 남성 투자자들은 여성 투자자들보다 평균 1.5배 높은 거래회전율(turnover rate)을 보였다. 이는 투자자가 자신의 능력을 과신할수록 매매 빈도가 늘어날 것이라는 가설과 일치하는 결과다.둘째, 매매거래의 빈도와 수익률 사이에 음의 상관관계가 남녀 모두에게서 관찰됐다. 즉 매매 행위를 전혀 하지 않았을 때의 예상수익률은 매매 행위로 인해 실현된 수익률을 초과했다. 이런 결과는 개인투자자들이 매수(買收)한 종목은 가격이 하락하는 경향이 있고 매도(賣渡)한 종목은 가격이 오르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비록 남녀 모두 매매를 많이 하면 할수록 수익률이 낮아졌지만 남성 투자자들의 수익률 하락이 더 컸다. 마지막으로 성별에 따른 매매 빈도와 수익률 차이는 기혼 남녀보다 미혼 남녀 간 비교에서 더 명확했다. 이는 기혼 남자의 경우 배우자가 투자결정을 하거나 투자결정에 많은 영향을 미치므로 미혼 남자와 비교해 자신의 투자능력에 대한 과신이 줄어들어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과거 재무금융학계에서는 투자자의 합리성에 별다른 이견이 없었다. 하지만 심리학에서는 인간이 생각하는 것만큼 합리적이지 않다는 심리적 편향(psychological bias)의 존재를 오래전부터 제기해왔다. 최근 들어 주목받는 행동재무학(behavioral finance)은 심리학계의 의견을 일부 받아들여 주식시장을 해석하려는 학파다. 이 연구는 여러 심리적 편향들 중 과신에 초점을 맞춰 투자능력에 대한 지나친 과신이 주식의 빈번한 매매행위를 야기하며 이 때문에 수익률이 낮아진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미국의 심리학자 존 그레이가 쓴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는 책은 남녀의 심리가 상이하며 이를 올바로 인식해야 서로를 더욱 잘 이해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더해 이 연구는 적어도 주식투자에서는 금성인이 화성인보다 낫다는 교훈을 준다. 주식투자로 인한 손해를 줄이고 싶은 미혼 남자들은 결혼을 해야 할 것이다. 부인 몰래 주식 투자를 하고 있는 남편들은 지금이라도 부인들에게 이실직고하고 투자에 관한 전권(全權)을 위임하는 게 좋을지도 모르겠다. 아마도 21세기의 평강공주는 남편을 대신해 주식투자를 하는 현명한 여인일수도 있다.

 

엄찬영 한양대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 cyeom73@hanyang.ac.kr

필자는 한양대 경제학과를 졸업 후 University of Oregon에서 재무금융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2011년부터 한양대 경영대학에 재직 중이며 주된 연구 분야는 자산가격결정의 실증적 연구, 주식발행, 시장미시구조다.

 

 

Behavioral Economics

 

화폐 환상의 함정에서 빠져나오려면…

 

Based on “Understanding the Prevalence and Implication of Homeowner Money Illusion” by M. Seiler (2014, Journal of Behavioral and Experimental Finance)

 

무엇을 왜 연구했나?

화폐환상(Money Illusion)이란 사람들이 화폐가치를 평가할 때 명목상의 가치와 실질적 구매가치를 혼동하는 인지적 오류를 말한다. 인플레이션을 고려한 복잡하고 어려운 연산을 하기보다는 간단하고 쉬운 어림짐작(직관)에 의존해 부의 가치를 측정하려는 사고의 한계를 일컫기도 한다. 예를 들어 당신의 연봉이 지난해보다 500만 원 올랐을 때 구매력도 500만 원 가치만큼 커졌다고 기뻐한다면 당신은 화폐환상의 오류를 범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인플레이션을 무시했기 때문이다. 화폐환상은 특히 유동성과 거래 횟수가 낮고 거래비용이 높은 부동산 시장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다. 그래서 최근 주택시장의 거품과 폭락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기도 한다. 주택시장에서 화폐환상은 구매자들로 하여금 재정능력 이상의 주택을 구입하도록 자극하고 미래의 주택가격이 꾸준히 상승할 것이라는 착각에 빠지게 한다. 이를 해결하는 한 방법은 우리에게 화폐환상을 일으키게 하는시스템 Ⅰ(직관)’의 발현을 억제하고시스템 Ⅱ(이성)’를 활성화시키는 것이다. 시스템의 활성화는 의사결정자에게 영향을 미치는 가치 관련 정보가 어떻게 기술되느냐에 결정적 영향을 받는다. 본 연구는 감정적 언어보다는 경제적 용어를 많이 사용하는 정보가 이성적 판단의 견인차 역할을 한다는 가설을 검증한다.

 

무엇을 발견했나?

저자는 2013 1865개 가구의 미국 주택소유주들에게 세 가지 실험을 실시함으로써 주택시장에 만연한 화폐환상의 증거를 제시함과 동시에 화폐환상을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방법을 보여준다. 첫 번째 실험에는 두 명의 가상 인물이 등장한다. 앤과 바바라는 같은 대학을 1년 차이를 두고 졸업했고 졸업과 동시에 비슷한 출판업 관련 회사에 취직했다. 앤의 초봉은 5만 달러였다. 두 번째 해에 앤은 연봉의 2%( 1000달러)를 추가로 받았다. 그해에는 인플레이션이 0%였다. 바바라의 초봉도 5만 달러였지만 그녀의 연봉은 둘째 해에 5%(2500달러) 증가했다. 같은 해 인플레이션은 4%였다. 이러한 가정적 상황을 설명받은 후에 주택소유주들은 두 가지 질문을 받는다. 1) 둘째 해에 앤과 바바라 중 누가 더 큰 경제적 이득을 얻었는가? 2) 둘째 해에 누가 더 행복하겠는가?

 

첫 번째 질문은 응답자들의 이성적 평가와 판단을 자극하려는 의도가, 두 번째 질문은 응답자들의 감정에 호소하려는 의도가 각각 숨어 있다. 인플레이션을 고려한 정확하고 이성적인 판단은 앤의 연봉이 바바라의 연봉보다 더 높은 실질가치를 가지기 때문에 앤이 바바라보다 더 행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앤의 경우 인플레이션이 제로이기 때문에 2년 차에 그녀의 구매력은 연봉과 같은 51000달러다. 바바라의 경우 인플레이션을 제하면 실질 구매력은 5500달러($52,500-$2,000=$50,500)이 된다. 명목상으로 바바라는 앤보다 더 높은 연봉을 받지만 실제로는 앤보다 더 낮은 구매력을 갖는다. 응답자들은 첫 번째 질문에 답할 때 훨씬 더 높은 정확도(66% 56%)를 보였다. 여기서 정확도는 앤의 경제적 이득과 행복이 더 크다는 응답을 한 주택소유주들의 비율을 나타낸다. 더 흥미로운 결과는 질문의 순서를 바꿨을 때 나타났다. 첫 번째 질문이 먼저 주어졌을 때 응답자들의 정확도는 두 번째 질문에 먼저 답할 때보다 높았다. 이는 질문의 순서가 정확도에 영향을 미치며 더 나아가 감정에 호소하는 두 번째 질문이 화폐환상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하면 이성적 질문은 화폐환상 현상을 줄일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두 번째 실험은 현금을 이용한 주택구매 상황이다. 마이크, , 톰은 각각 20만 달러의 유산을 물려받았고 그 돈으로 즉시 주택을 구입했다. 그리고 1년 후에 각기 다른 조건으로 매도했다. 마이크는 23% 떨어진 가격(154000달러)에 집을 팔았고 당시에는 25%의 디플레이션이 있었다. 짐은 물가의 변화가 전혀 없는 시기에 구입가격과 동일한 가격(20만 달러)에 매도했다. 톰의 경우는 인플레이션이 25%에 달한 때 23%의 이윤을 더한 가격(246000달러)를 받고 주택을 양도했다. 이 경우 명목상의 가치에 의하면 톰이 가장 높은 이윤을, 마이크는 가장 낮은 이윤을 얻었고, 인플레이션을 고려한 실질가치에 의하면 그 순서는 반대가 된다. 첫 번째 실험과 같은 두 가지 질문이 주어졌을 때 질문의 순서와 관계없이 평균 80%를 웃도는 응답자가 톰의 이윤이 가장 높고 가장 행복한 소유주라고 답했다. 반대로 마이크는 가장 큰 손실을 입은 가장 불행한 소유주로 평가됐다. 실제로는 이와 반대인데도 말이다. 화폐환상은 광범위하게, 그리고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처음 실험과 마찬가지로 감정적 질문은 화폐환상을 악화시키고 이성적 질문은 그것을 약화시키는 결과가 나타났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한 가지 흥미롭고도 위안이 되는 설문결과는 92.7%의 실험 참가자가 적극적이든 소극적이든 어느 정도 이성적 판단을 위한 노력을 한다는 것이다. 비록 우리가 화폐환상으로부터 자유롭지는 않지만 우리에게 이를 완화시킬 수단과 의지가 있음은 다행이 아닐 수 없다. 가치 관련 정보가 시스템를 자극할 수 있는 경제적 설명으로 설계되고 정보처리자인 우리가 직관을 배제하려는 의도적 노력을 한다면 화폐환상의 함정에서 빠져 나옴은 물론 주택시장에서의 고질적인 거품현상을 잠재울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가 비록 주택시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주식, 채권, 그리고 농··광산물 시장에도 적용될 수 있는 개연성은 충분하다. 모든 시장이 인플레이션의 영향 아래에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금융기관들이 투자 관련 정보를 비감정적 용어로 설계하고 공시한다면 거품 없는 안정적 시장경제의 건설에 한걸음 더 다가설 수 있지 않을까.

 

곽승욱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swkwag@sookmyung.ac.kr

필자는 연세대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플로리다주립대와 텍사스공과대에서 정치학 석사와 경영통계학 석사, 테네시대(The University of Tennessee, Knoxville)에서 재무관리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유타주립대 재무관리 교수로 11년간 재직했다. 주요 연구 및 관심 분야는 행동재무학/ 경제학, 기업가치평가, 투자, 금융시장과 규제 등이다.

 

 

Marketing

 

대형마트에 밀려나는 전통시장 신선식품은 경쟁력 있다

 

Based on “Shopping at different food retail formats: Understanding cross-shopping behavior through retail format selective use patterns” by Hino, Hayiel (European Journal of Marketing, 2014, vol. 48 (Mar/Apr), pp. 674-698).

 

무엇을 왜 연구했나?

마트나 슈퍼마켓 등 현대화된 식품 판매점이 이미 곳곳에 들어차 있는 것은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그런데 현대화된 대형마트들이 들어서면서 소비자들이원스톱 쇼핑을 하리라는 예상을 깨고 많은 소비자들은 이웃의 가게나 전통시장에 매주 식료품을 구매하러 간다. 이들은 대형마트에서는 주로 가공식품을 사고 전통시장에서는 과일이나 생선을 사는 등 식료품을 구매할 때 교차구매(cross-shopping)하는 행태를 보인다. 식료품 소비자들의 이러한 교차구매 행태는 원스톱 쇼핑을 제공하려는 대형 유통업체들에는 소비자들의 어떤 욕구를 채워주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전통시장이나 동네 식품점 등의 전통적 판매점에는 현대화된 유통업체에 대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가능성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어떤 소비자들이 식료품을 구매할 때 현대화된 유통업체와 전통시장을 함께 갈까. 또 여기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무엇일까.

 

무엇을 발견했나?

이스라엘 아리엘대의 히노 교수는 식료품을 구매하는 이스라엘 소비자들의 교차구매 행태를 조사해 소비자들이 현대화된 유통업체에서 구매하는 비율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분석했다. 이스라엘의 유대인 가정 328곳과 아랍계 가정 309곳의 식료품 구매 패턴과 소비자의 경제적 능력, 판매점의 특성 및 라이프스타일 등에 대한 인터뷰 조사를 통해서 다음과 같은 내용을 발견했다.

 

1) 소비자의 경제적 수준이 올라갈수록 식료품의 교차구매 비율은 낮아졌다. 자동차를 보유할수록, 가정 내 식품 저장공간이 클수록, 쇼핑의 기회비용을 크게 생각할수록 현대화된 매장에서 원스톱 쇼핑을 한다.

 

2) 소비자들은 가까운 판매점을 선호한다. 가공식품은 현대식 판매점에서 구매하는 것이 더 낫다고 여기지만 신선식품은 전통적 판매점에서 구매하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3) 가정에서 식사를 많이 할수록, 신선식품 식재료를 많이 이용할수록, 단골가게가 있을수록 전통적 판매점을 이용하는 교차구매 가능성이 높아진다.

 

4) 아랍계 가정과 유태계 가정에 대한 조사 결과를 비교하면 전반적으로 소득 수준이 높고, 가정에서의 식사 비율이 낮은, 다시 말해 서구화된 생활을 하는 유태계 가정의 교차구매 비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현대화된 대형 유통업체가 들어오면 주변의 전통시장이나 상점이 어려움을 겪는 것은 한국뿐 아니라 세계적인 현상이다. 본 논문에서도 지적하듯 경제적 수준 향상이나 가정에서의 식사 기회가 줄어드는 등의 생활환경 변화로 전통적 식품 판매점보다 현대화된 대형매장을 찾게 된다.

 

한국에서는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한 노력과 함께 (경쟁 관계라 생각되는) 대형 유통업체에 대한 다양한 규제 정책을 펼치고 있다. 그런데 교차구매를 하는 소비자들이 많다는 것은 대형 유통업체와 전통시장이 보완적 관계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현대카드는 사회공헌활동으로서 전통시장 활성화 프로젝트를 펼치고 있다. 강원도 봉평시장을 선정해 시장 상인들의 얼굴을 내건 미니 간판이나 메밀피자를 개발하는 등 새로운 시도를 통해 전통시장에 변화를 가져왔다.

 

전통시장이나 동네 가게들도 단골 확보나 신선 식품의 특화 등을 통해 대형 유통매장과 공존을 모색할 수 있다. 한편 글로벌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유통업체들의 입장에서는 해외 신흥시장에 진출할 때 현지 소비자들이 현대화된 매장과 전통적 판매점을 함께 이용하는 소비 행태를 이해하고 이를 고려한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

 

홍진환 수원대 경영학과 교수 jinhongs@naver.com

필자는 서울대 경영학과에서 학사와 석사 학위를 받았고 미국 보스턴대에서 박사 수료, 중앙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듀폰, 엠드림, 옵티멈경영연구원에서 근무했으며 저서 <코에볼루션> 등이 있다.

 

 

Political Science

 

기업 구조조정 여성·소수인종에 집중됐다

 

Based on Alexandra Kalev, How You Downsize Is Who You Downsize: Biased Formalization, Accountability, and Managerial Diversity, American Sociological Review, Vol.79, No.1 (2014), pp. 109-135.

 

무엇을 왜 연구했나?

1950년대 이후 미국 고용시장에서 수요가 급증했고 경영자 역시 많이 필요해졌다. 1960년대 차별 금지법이 제정되면서 여성과 소수 인종의 고용과 승진 가능성이 높아졌고 CEO 임명도 확대됐다. 그러나 1980년대 기업 구조조정이 이뤄지면서 이러한 경향은 둔화됐다. 실제로 기업이 다운사이징을 할 때 여성과 소수 인종이 해고당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연구는 구조조정을 할 때 여성과 소수 인종 경영자의 비중이 어느 정도 축소되는지, 조직 구조, 행위자의 책임성 및 제도적 환경이 이 결과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지 등을 실증적으로 검토했다. 여기에 활용된 통계자료는 1980년에서 2002년 사이에 이뤄진 327개의 다운사이징 사례와 심층 인터뷰를 통해 마련됐다.

 

무엇을 발견했나?

다운사이징 이후 경영진의 인종적, 성적 다양성이 상당히 줄어들었다는 가설이 틀리지 않았음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기업 구조조정은 흑인 경영자의 비중이 평균 4.5% 감소한 반면 백인 경영자의 비중은 평균 6% 늘었다. 백인 여성의 비중도 줄었으나 10%의 오차 수준에서 유의미한 정도다.

 

다운사이징 제도화를 위해 공식 규정과 법적 절차를 강화했지만 조직 구조, 행위자의 책임성 및 제도적 환경이 여성과 소수 인종 경영자 비중의 축소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았다. 어떤 제도를 만들더라도 성적·인종적편견의 개입을 막기는 어려웠다는 뜻이다. 해고 과정을 철저히 제도화한 경우에도 백인 여성과 흑인 경영자의 비중은 각각 4분의 1, 5분의 1 감소했다. 물론 제도적 환경의 영향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사외 변호사보다 사내 변호사가 구조조정 과정에서 차별 금지법을 고려하면서 여성과 소수 인종에 대한 배려를 한 것으로 판명됐다. 그러나 전체 사례 중 3분의 1 이하만이 사내에서 법률적 검토를 했다. 이런 결과를 볼 때 여성과 소수 인종, 재직 기간에 대한 고려가 없는 해고 규정은 평등하기보다는 불평등한 기회의 제도화에 불과했다고 평가될 수 있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이 연구는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이뤄지는 해고의 절차적 및 제도적 정당성이 가지는 한계를 잘 보여주고 있다. 해고 대상자의 선정 과정을 합리적으로 제도화하기 위해 공식적 절차와 규칙들을 상세하게 발전시켜 왔지만 그 자체만으로는 여성과 소수 인종에 대한 편향을 축소시키는 데 실패했다. 근본적 이유는 제도화 및 공식화가 기존 제도에 내재된 편향을 해소하기보다는 강화시켰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영진의 인종적 및 성적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이런 편향을 극복하기 위한 고려가 추가돼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성적 평등 문제는 경영진보다는 중간 간부층에 초점을 둘 필요가 있다. 많은 여성 인재들이 출산과 육아 문제로 퇴사 압력을 받거나 승진에 불이익을 받아 중간 간부에서 경영자로 도약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우수한 여성 인재를 발탁하려고 해도 마땅한 대상자가 거의 없어 불가능한 상황을 막기 위해서는 여성의 경력 단절을 막을 수 있는 우대 제도가 필요하다.

 

이 연구 결과가 보여주듯이 우대 제도의 도입으로 기존에 유지돼 왔던 차별이 한꺼번에 해소되지 않는다. 제도가 원래 의도한 효과를 내려면 여성에게 불리한 편향과 관행들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들이 동시에 고려돼야 한다.

 

이왕휘 아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leew@ajou.ac.kr

필자는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뒤 런던 정경대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아주대 정외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 연구 분야는 국제금융통화체제, 기업지배구조 등이며등 국내외 정치경제 학술지에 다수의 논문을 게재했다.

  • 류주한 류주한 | 한양대 국제학부 교수

    필자는 미국 뉴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런던대에서 석사(국제경영학), 런던정경대에서 박사(경영전략) 학위를 취득했다. United M&A, 삼성전자, 외교통상부에서 해외 M&A 및 투자 유치, 해외 직접투자 실무 및 IR, 정책 홍보 등의 업무를 수행했으며 국내외 학술 저널 등에 기술 벤처, 해외 진출 전략, 전략적 제휴, 비시장 전략, PMI, 그린 공급망 관련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jhryoo@hanyang.ac.kr
    이 필자의 다른 기사 보기
  • 안도현 | 제주대 언론홍보학과 교수
    dohyun@SocialBrain.kr
    이 필자의 다른 기사 보기
  • 엄찬영 | 한양대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

    이 필자의 다른 기사 보기
  • 곽승욱 곽승욱 |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필자는 연세대를 졸업하고, 미국 플로리다주립대와 텍사스공과대에서 정치학 석사와 경영통계학 석사, 테네시대에서 재무관리 전공으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유타주립대 재무관리 교수로 11년간 근무한 후 현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연구 및 관심 분야는 행동재무학/경제학, 기업가치평가, 투자, 금융시장과 규제 등이다.
    swkwag@sookmyung.ac.kr
    이 필자의 다른 기사 보기
  • 홍진환 | - 수원대 경영학과 교수
    - <코에볼루션> 저자
    jinhongs@naver.com
    이 필자의 다른 기사 보기
  • 이왕휘 이왕휘 | 아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lee.w@ajou.ac.kr
    이 필자의 다른 기사 보기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