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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의 자기과신, 혁신산업에선 기업가치를 높인다

곽승욱 | 145호 (2014년 1월 Issue 2)

 

 

 

 

Behavioral Economics

CEO의 자기과신, 혁신산업에선 기업가치를 높인다

Based on “Are Overconfident CEOs Better Innovators?” by D. Hirshleifer, A. Low, and S. Teoh (2012, The Journal of Finance, Vol. 67, No. 4, pp.1457-1498)

 

무엇을 왜 연구했나?

애플의 공동 창업자이자 전 CEO인 고() 스티브 잡스는 한 세기를 통틀어 가장 위대한 경영혁신가로 꼽힌다. 아이폰과 아이패드는 말할 것도 없고 디지털 테크놀로지의 대중화에 기여한 그의 공로는 실로 지대하다. 잡스는 또한 자기 과신이 지나쳤던 CEO로 정평이 나 있다. <포천>지에 따르면 잡스는 이슈에 관계없이 자신의 방식대로 해석하고 대응하는 경향을 보였다. 그의 독특한 개성은 그를 위대한 혁신적 CEO로 만드는 데 기여를 했지만 한편으로는 애플과 투자자들을 위험에 빠뜨리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자기 과신이 강한 CEO는 자신의 능력을 항상 과대평가하고, 미래에 대해 너무 낙천적이며, 쉬운 과제보다는 어려운 과제에 더 큰 관심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연구자들은 자기 과신이 강한 CEO들이 위험률이 높은 혁신적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에 망설임이 없으며 궁극적으로 기업의 가치를 제고하는 혁신의 선도자가 된다는 가설을 검증하고자 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기업경영과 기업정책 분야의 연구자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수수께끼 중 하나는 기업들이 종종 과도한 자신감을 갖는 경영자에게 경영권을 이전하고 투자 및 자금조달과 관련된 의사결정의 전권을 부여한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성장지향형 기업의 상당수는 자기 과신 성향이 강한 CEO들을 경영 전면에 내세운다. 대부분 사람들이 편견 없는 의사결정을 선호한다는 사실에 비춰 볼 때 자기 과신처럼 편향된 감정의 소유자에게 경영을 맡기는 현상은 이해하기 힘들다. 이에 대해 설명하려면 자기 과신 성향의 CEO들이 성공적인 혁신에 더 적합하다는 증거가 필요하다.

 

연구자들은 1993년부터 2003년까지 2577명의 미국 CEO들을 스톡옵션의 행사 여부 및 주요 금융 관련 전문잡지 및 신문(: Financial Times, Fortune, Forbes, NYT, WSJ )에서의 인용횟수 등을 근거로 자기 과신이 강한 CEO들과 그렇지 않은 CEO들로 구분한 후 세 가지 가설에 따라 각 그룹별 혁신적 투자와 성과를 비교 분석했다.

 

첫 번째 가설은 CEO의 자기 과신이 기업의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것이다. 분석 결과, 실제 자기 과신 성향의 CEO를 고용한 기업들의 주식수익률 변동성은 그렇지 않은 기업들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다. 두 번째 가설은 CEO의 자기 과신이 혁신적 투자(연구개발비로 측정)를 더 많이 하게 하며 혁신적 투자의 성과(특허·특허인용)도 높인다는 것이다. 연구 결과, 자기 과신 성향의 CEO가 이끄는 기업은 그렇지 않은 CEO가 이끄는 회사보다 연구개발비를 27% 더 지출했고 특허 수도 28%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허인용 측면에서도 자기 과신이 강한 CEO를 고용한 기업들이 많게는 40%, 적게는 11% 더 높은 인용횟수를 기록했다.세 번째 가설은 자기 과신과 기업가치 간 관계다. 기존의 연구들은 자기 과신이 강한 CEO들이 무분별한 기업 인수합병을 통해 기업가치를 감소시켰다고 주장한다. 본 연구는 이와 반대로긍정적 자기 과신 효과에 주목했다. , 자신감이 충만한 CEO는 혁신적 투자와 성과를 통해 성장 동력을 이끌어 내고 그 결과 기업가치를 상승시킬 것으로 봤다. 실제로 토빈의 Q(기업가치 측정변수)와 주식가격대 순이익 비율(성장기회 측정변수)을 이용한 회귀분석 결과에 따르면 성장기회를 기업가치로 승화시킨 유일한 그룹은 자기 과신이 가장 강한 CEO 그룹이었다. 또한 특허당 인용횟수를 기준으로 혁신 산업(에너지, 생산장비, IT를 포함한 통신 등)과 비혁신 산업(광산, 도매, 중공업 등)을 구분한 후 자기과신형 CEO의 기업가치 창출 효과를 비교해 본 결과 자기과신형 CEO가 기업가치를 상승시킨 경우는 혁신산업에 집중돼 나타났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자기 과신은 일반적으로 판단오류나 비효율성을 일으키는 바람직하지 않은 인지 편향(cognitive bias)으로 간주돼 왔다. 매스컴에서는 종종 고집스럽고 자신감에 사로잡힌 CEO들의 경영철학과 기업의 흥망성쇠를 재미있는 소재로 다루곤 한다. 하지만 실패와 성공은 별개의 독립된 개념이 아니다. 쓰라린 실패의 가능성을 감수하지 않으면 위대한 성공의 가능성도 존재하지 않는다. 특히 혁신산업에서는 CEO의 자기 과신이 기업의 가치를 상승시키는 데 실제로 기여한다.본 논문은 혁신이 요구되는 기업에서 CEO의 자기 과신이 성장과 성공의 열쇠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또한 많은 기업들이 왜 CEO의 자기 과신을 용인해 왔고, 왜 자기 과신 성향의 CEO들이 성장지향형 기업들의 러브콜을 받아 왔는지에 대한 의문 역시 어느 정도 해소했다고 할 수 있다.

 

곽승욱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swkwag@sookmyung.ac.kr

필자는 연세대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플로리다주립대와 텍사스공과대에서 정치학 석사와 경영통계학 석사, 테네시대(The University of Tennessee, Knoxville)에서 재무관리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유타주립대 재무관리 교수로 11년간 재직했다. 주요 연구 및 관심 분야는 행동재무학/경제학, 기업가치평가, 투자, 금융시장과 규제 등이다.

 

Psychology

마음챙김 명상을 통해 매몰비용의 압박에서 벗어나자

Based on “Debiasing the Mind Through Meditation: Mindfulness and the Sunk-Cost Bias” by Andrew C. Hafenbrack, Zoe Kinias and Sigal G. Barsade (Psychological Science, in press).

 

무엇을 왜 연구했나?

 의사결정은 기업과 개인의 미래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중요하다. 그래서 누구나 좋은 의사결정을 내리고 싶어 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할 때가 많다. 잘못된 의사결정을 내리면 매몰비용이 발생한다. 매몰비용은 이미 투자된 비용 중에서 이후에 회수할 수 없는 비용이다. 이미 사라져서 되돌릴 수 없는 돈인 셈이다. 그런데 문제는 사람들이 매몰비용에 대해 장밋빛 희망을 품고 이후 이런 생각의 연장 선상에서 옳지 않은 결정을 내릴 때가 많다는 것이다. 현 시점에서 가치가 없는 사업이라는 게 명백해도 과거에 투자했다는 이유만으로 투자를 계속한다. 미래에 사정이 나아질지 모른다는 막연한 기대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또 과거에 내린 결정이 잘못됐다는 것을 인정하고 싶어 하지 않으려는 성향도 보이고 있다. 실제 주식의 가치가 계속 떨어지고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당장은 손해를 보더라도 이를 일부 감수하고 주식을 팔아야 결과적으로 손해를 덜 보기 마련이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그렇게 하지 않고 오히려 값이 떨어진 주식을 더 사들여서 이후 주식값이 오르면 이전에 발생한 손해를 만회하겠다는 결정을 내린다. 그러다가 더 큰 손실이 발생하기도 한다. 매몰비용에 대한 잘못된 의사결정(오류)은 개인에게 국한되지 않는다. 정부와 기업도 매몰비용의 오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미 투자한 기업의 미래가 비관적이라는 게 명백함에도 불구하고 청산하지 못하고 자본금을 더 늘리고 정부는 사업성이 떨어지는 대규모 토목사업을 지속하기도 한다. 문제는 매몰비용에 대한 잘못된 의사결정이 인간의 심리작용에서 발생한다는 데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사람들이 매몰비용의 오류를 극복할 수 있을까?

무엇을 발견했나?

 사람들이 매몰비용의 오류에 빠지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한 가지는 사람들이 의사결정을 내릴 때 인식하는 시제적 초점(temporal focus)이 현재가 아니라 과거나 미래라는 데 있다. 과거에 투자했으며 현재는 어렵지만 미래에는 상황이 더 나아질 것이라는 소망적인 사고가 매몰비용의 오류를 만들어 내고 있다. 또 다른 이유는 사람들이 현재 자신의 잘못을 인정할 때 심리적인 고통을 느끼게 되는데 이를 회피하려는 성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잘못된 결정이 대규모 손실로 이어질 때는 더욱 그렇다. 많은 사람들은 이런 고통을 피하기 위해 자신의 과오를 합리화한다. 따라서 사람들이 의사결정을 내릴 때 사람들이 느끼는 시간적인 의식을 현재에 묶어두고 심리적인 고통을 덜 느끼게 한다면 매몰비용의 오류를 피할 수 있다. 프랑스 인시아드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의 공동연구진은 실험참가자들을 2개 집단으로 나눈 뒤 A집단 참가자들에게는 명상지도자의 지시대로 15분 동안 자신의 숨소리에 집중하는 마음챙김명상(mindful meditation)을 하도록 했다. 마음챙김명상을 하면 사람들의 의식이 과거나 미래보다 현재 상황에 집중하게 된다. B그룹 실험참가자들에게는 과거, 현재, 미래 등 아무 상황이나 생각할 수 있도록 했다. 이후 한 가지 상황을 가정했다. 당신이 어떤 기업에서 20만 달러짜리 인쇄기계를 구입하고 잠시 기다렸더니 다른 경쟁업체가 파산해서 성능이 50%나 더 좋은 기계를 단돈 1만 달러에 팔고 있다는 상황이다. 장기적으로 회사경영에 도움이 되려면 1만 달러짜리 기계를 꼭 사야 한다. 실험결과 A그룹은 80% 1만 달러짜리 기계를 추가로 샀다. 20만 달러짜리 인쇄기계를 산 과거의 의사결정을 대부분 잊은 것이다. 하지만 B그룹은 50%만이 1만 달러짜리의 기계를 샀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사람들이 매몰비용을 극복하기 어려운 이유는 과거의 잘못된 의사결정을 적극적으로 합리화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매몰비용의 오류가 조직을 몰락시킬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의사결정을 내릴 때 사람들이 느끼는 시제적인 초점을 과거나 미래가 아닌 현재에 맞추고 자신이 내린 이전의 잘못된 결정에 대한 스트레스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 연구는 마음챙김명상이 보다 나은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수단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시했다. 마음챙김명상은 몸과 마음이 이완된 상태에서 정신을 어느 한곳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훈련이다. 당신이 과거에 내린 잘못된 결정으로 괴로워하고 있다면 미래에 대한 무분별한 기대는 하지 않아야 한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마음챙김명상 등의 방법으로 과거와 미래에 대한 생각을 덜 하는 게 좋다. 그래야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려서 추가 손실을 막을 수 있다.

 

안도현 심리과학해설가 dohyun@SocialBrain.kr

필자는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Colorado State University에서 커뮤니케이션 전공 석사, University of Alabama에서 커뮤니케이션 전공 박사 학위를 받았다. 박사 논문 주제는 슬픔과 즐거움의 심리다. 주 연구 분야는 미디어 사용이 인지역량, 정신건강 및 설득에 미치는 영향이다. 심리과학의 연구성과를 기업경영 등 현실에 접목하는 과학커뮤니케이션(기고, 강의) 활동을 하고 있다.

 

Human Resources

상대평가에 의한 강제배분제, 어떤 상황에서 효과적일까?

Based on “Performance appraisals and the impact of forced distribution - An experimental investigation” by Berger, J., Harbring, C., & Sliwka, D. (Management Science, 2013, 59(1), 54-68)

 

무엇을 왜 연구했나?

많은 기업들은 개인의 성과에 따라 급여와 상여금을 지급하는 보상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 제도는 성과측정과 보상방식에 따라 당초 기대와는 전혀 다른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평가자가 절대평가 방식으로 점수를 매기면 관대한 평가자들은 직원 대부분에게 평균 이상의 점수를 부여한다. 성과 차이에 따른 상여금 지급이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 이런 결과가 나오는 이유는 평가자가 주관적으로 직원들을 평가하기 때문이다. 주관적인 평가는 지나치게 관대할 때가 많다. 하지만 이런 평가방식은 제도의 취지를 벗어나고 조직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성과가 좋은 사람들이 이에 합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며 성과가 나쁜 사람들이 자극을 받고 더 열심히 일하도록 독려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열심히 일해야 한다는 분위기를 해칠 수도 있다. 그래서 일부 회사들은 평가등급의 비율을 강제적으로 할당하는 상대평가 방식(강제배분제)을 도입했다. 잭 웰치 전 GE 회장은 모든 직원을 3가지 등급으로 나눠서 상위 20%에게 상여금을 지급하고 하위 10%는 조직에서 도태시켰다. 강제배분제는 평가자가 관대하게 평가하려는 것을 사전에 차단한다. 하지만 강제배분제를 모든 상황에서 실시한다고 이후 직원들의 성과가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강제배분제는 어떤 상황에서 실시해야 할까.

 

무엇을 발견했나?

독일 쾰른대 베르거 교수팀은 실험참가자들에게 컴퓨터 모니터에 무작위로 생성된 숫자 중 ‘7’을 골라내게 했다. 또 참가자 중 일부는 평가자의 역할을 맡아서 숫자 7을 골라낸 참가자들의 성과를 평가하도록 했다. 평가자는 실험참가자의 성과를 절대평가(기준제도)와 상대평가(강제배분제)의 방식 중 하나로만 평가하도록 했다. 또 평가를 받은 참가자들이 이후 업무에서 얼마나 더 성과를 내는지도 조사했다. 그 결과 업무가 독립적이라서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끼치지 않을 때는 강제배분제로 평가와 보상을 받은 사람들이 기준제도로 평가를 받은 사람보다 평가 이후 6∼12% 더 높은 성과를 냈다. 반면 참가자들의 업무가 독립적으로 진행되지 않고 서로 영향을 주고받을 때는 강제배분제로 평가를 받은 참가자들이 평가 이후 낮은 성과를 냈다. 또 강제배분제는 업무 능력이 낮은 사람들에게 더 효과적이었다. 강제배분제의 도입과 폐지에 따른 참가자들의 업무 성과도 검증했다. 절대평가인 기준제도에서 상대평가인 강제배분제로 전환될 때는 처음 참가자들의 성과가 높아지다가 이후 급격하게 낮아졌다. 강제배분제가 도입되면 처음에는 더 열심히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실행한다. 하지만 이들은 곧 열심히 일해서 이전에 받던 수준의 상여금을 받는다는 게 너무 어렵다고 판단하고 이후 열심히 일하는 것을 포기하는 경향을 보였다. 절대평가 방식인 기준제도의 경우 평가자가 관대하지 않고 공정하게 평가했을 때 참가자들이 평가 이후 더 높은 수준의 성과를 나타냈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상대평가의 효과는 상황에 따라 다르다. 강제배분제의 효과는 비교상대가 되는 다른 사람들과 하는 일이 서로 연관되지 않고 영향을 미칠 수 없을 때만 나타난다. 현대사회에서는 조직을 구성하는 여러 직무들이 서로 독립적이기보다는 밀접하게 상호 연관돼 있으며 한 사람의 태업이 다른 사람들의 업무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강제배분제를 무분별하게 적용하기보다는 업무의 독립성이 높은 직무들을 중심으로 적용해야 한다. 업무의 연계성이 매우 높은 직무들은 절대평가를 실시하되 평가자들이 관대하게 점수를 매기지 않고 최대한 냉정하고 정확하게 평가하는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강제배분제의 효과는 이전 제도가 어떤 제도였는지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그동안 관대한 성과평가와 넉넉한 상여금에 익숙한 직원들에게 갑자기 강제배분제를 도입하면 높은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미 근로자들은 높은 수준의 성과평가와 상여금에 익숙해져서 새로운 제도에서 아무리 노력해도 이전 수준의 성과평가와 상여금을 받기 어렵다고 판단하게 되면 높은 성과를 얻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쉽게 포기할 수 있다. 상대평가인 강제배분제는 새롭게 채용된 직원들에게 시행하거나 기존 제도에 덧붙여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송찬후 KAIST 경영과학과 교수 chanhoo@kaist.ac.kr

필자는 성균관대 산업심리학과를 졸업하고 University of Wisconsin-Oshkosh에서 심리학 석사, University of Nebraska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Fairleigh Dickinson University에서 조교수를 지냈으며 현재 관심 분야는 기업의 사회적책임, 윤리경영, 기업범죄, 리더십 등이다.

 

Management Information System

정보보호, 개인화 서비스 두 마리 토끼 잡아라

Based on “Addressing the personalization-privacy paradox: An empirical assessment from a field experiment on smartphone users” by Juliana Sutanto, Elia Palme, Chuan-Hoo Tan, and Chee Wei Phang, (MIS Quarterly, Vol. 37, No. 4 (December 2013), pp.1141-1164)

 

무엇을 왜 연구했나?

스마트폰은 고객의 개인정보(위치, 정보검색, 구매 등)를 수집하고 전송할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개인정보와 사생활 침해에 대해서 우려하고 있다. 그렇지만 또 다른 측면에서는 많은 고객들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개인화 서비스를 위해서는 각자의 개인정보가 필요하다는 소위개인정보 패러독스(personalization-privacy paradox)’가 존재한다. 이 논문에서는 고객들의 프라이버시 침해에 대한 우려가 개인화 서비스의 수용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연구하고 있다.

 

저자들은 개인정보 패러독스에 관련된 두 가지 이론적 배경을 소개하고 있다. 첫 번째는 사용-만족 이론(uses and gratifications theory·UGT)이다. 이 이론에 따르면 사용자들의 어떤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는 두 가지 명확히 다른 요소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첫째로 과정(process)은 그 서비스를 얻기 위한 과정이 얼마나 공정하고 만족스러웠는지를 말하고, 내용(content)은 그렇게 얻은 서비스 자체의 질에 대한 것이다. 두 번째 이론은 정보경계 이론(information boundary theory·IBT)이다. 이 이론에 따르면 사람들은 자신의 개인정보에 대한 가상의 경계를 설정하며 만일 외부의 어떤 주체(개인이나 기업)가 이를 침범하면 불편이나 위협을 느끼게 된다.

 

저자들은 사용자에게 광고를 제공하는 스마트폰 앱 세 가지를 사용해 실험을 했다. 첫 번째 앱은 모든 사용자에게 동일한 광고를 보여주는, 개인화되지 않은비개인화(따라서 개인정보도 사용하지 않음)이고, 두 번째 앱은 개인화된 광고를 보여주지만 수집된 개인정보는 사용자의 스마트폰에만 저장하고 광고를 제공하는 서버에는 전송하지 않는개인정보 보호앱이고, 세 번째 앱은 개인정보를 서버에 전송해서 개인화된 광고를 제공하는개인정보 비보호앱이었다. 유럽의 한 국가에서 이러한 세 가지 앱을 앱스토어에서 다운받은 약 630명의 사용자를 대상으로 앱의 사용형태를 분석했고 그중 약 28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도 실시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분석 결과 사용자들은비개인화앱보다 개인화된 앱을 더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개인정보 보호앱을개인정보 비보호앱보다 더 많이 사용할 뿐 아니라 앱이 제공한 광고를 더 많이 저장(, 추후에 사용하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조사의 결과를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다. 동일한 수의 광고를 전송했음에도 광고가 너무 많다고 느끼는 사람의 비율이비개인화앱의 경우가 가장 높았고 그 다음이개인정보 비보호, 마지막이개인정보 보호앱이었다. , 개인화 서비스는 사용자의 광고 몰입도를 높여서 광고를 더 잘 받아들이도록 하며 같은 개인화 서비스라도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경우 고객이 그 과정이 공정하다고 인식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더 만족한다는 뜻이 된다. 예상한 대로개인정보 보호앱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개인의 정보경계에 대한 침해라고 느끼지 않기 때문에 개인화된 서비스를 더 많이 받아들인다는 점도 발견했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이 연구의 결과는 많은 실무적인 시사점을 제공해 준다. 첫째로 고객이 개인화 서비스를 수용함에 있어서 가장 큰 장애요인 중 하나는 개인정보 침해(혹은 정보 경계 침해)에 대한 우려이기 때문에 이런 우려를 줄일 수 있는 기술적 혹은 마케팅상의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이 논문에서 사용한 것과 같은 개인정보를 서버로 전송하지 않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과 사용자들에게 이를 잘 알리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둘째로 개인화 서비스뿐 아니라 어떤 종류의 서비스에 있어서도 서비스 자체는 물론 그 과정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하더라도 고객이 느끼기에 그 과정이 공정하지 못하거나 만족스럽지 못하면 그 서비스의 가치가 낮게 인식되고 수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임 일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il.im@yonsei.ac.kr

필자는 서울대에서 경영학 학사와 석사를 받은 후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에서 정보시스템 분야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New Jersey Institute of Technology 교수를 거쳐 2005년부터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로 있다. 주요 관심 분야는 정보기술의 사용과 영향, 개인화, 추천시스템 등이다.

 

 Marketing

직원대상의브랜드 내제화로열티 구축의 핵심 요소

Based on “Branded Service Encounters: Strategically Aligning Employee Behavior with Brand Positioning” by Sirianni, N. J., Bitner, M. J., Brown, S, W., and Mandel, N. (Journal of Marketing, 2013, Vol.77, 108-123).

 

무엇을 왜 연구했나?

고객들이 브랜드에 대한 지식이나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기회가 증가함에 따라 고객접점에서의 브랜드 관리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선진 기업들은 고객접점에 있는 종업원들이 자사 브랜드 이미지, 특성, 콘셉트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려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예를 들면, ‘fun’ 브랜드 이미지로 유명한 Southwest Airline은 승무원들이 엔터테이너와 같은 역할을 하도록 유도한다. 스포츠의류 소매 브랜드인 Lululemon Athletica는 역동적 브랜드 이미지를 고객에게 어필하기 위해 러닝 마니아와 요가 전문가를 채용했다.

 

이와 같이 고객접점에서의 브랜드 관리가 중요해 짐에 따라 연구자들은 고객들에게 브랜드를 효과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방안으로 브랜드 콘셉트를 외모와 고객응대 행동에 체화시킨 종업원의 역할에 주목했다. 본 연구의 목적은 다음과 같이 4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브랜드-종업원 연계성1  이 높을수록 고객들은 브랜드를 긍정적으로 평가할 것인가? 둘째, 브랜드 친숙도2 가 브랜드-종업원 연계성이 브랜드 평가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를 조절할 것인가? 셋째, 브랜드-종업원 연계성은 고객의 지각적 유창성3  을 활성화시키고, 궁극적으로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 평가로 이어질 것인가? 마지막으로, 종업원 진정성4 정도에 따라 종업원-브랜드 연계성이 브랜드 평가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가 조절될 것인가? 요컨대, 이 연구는 종업원-브랜드 연계성이 고객의 브랜드에 대한 평가에 미치는 효과와 그 메커니즘(지각적 유창성의 매개효과)을 규명하고, 이러한 효과가 종업원 진정성과 브랜드 친숙도에 따라 이질적인지를 분석하는 데 목적이 있다.

 

무엇을 발견했나?

연구팀은 대학생과 온라인 패널을 대상으로 시나리오를 이용한 3개의 실험을 진행했고 실험결과의 일반화를 위해 중요사건연구(critical incident study)를 수행했다.5

 

연구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종업원-브랜드 연계성이 높을수록 고객들의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증가했다. 둘째, 종업원-브랜드 연계성이 브랜드 평가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는 친숙도가 낮은 브랜드에서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났다. 셋째, 종업원-브랜드 연계성은 고객의 지각적 유창성을 활성화시키고, 이는 궁극적으로 고객의 브랜드 평가에 긍정적인 영향으로 연결됐다. 특히 이런 매개효과는 브랜드 친숙도가 낮은 경우에 더 크게 나타났다. 넷째, 종업원 진정성은 종업원-브랜드 연계성이 브랜드 평가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를 증폭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찬가지로 이 결과는 브랜드 친숙도가 낮은 집단에서 더 명확하게 나타났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이러한 연구 결과는 고객들에게 브랜드를 효과적으로 어필하기 위해서는 광고, 판촉과 같은 외부 마케팅뿐만 아니라 종업원들의 브랜드 내재화(brand internalization)를 활용한 내부 마케팅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흥미로운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고객접점에서의 경험이 지각적 유창성을 자극해서 브랜드를 효과적으로 받아들이는 데 도움을 준다는 사실을 제시해주고 있다.

 

따라서 기업들은 자사의 브랜드 콘셉트 소구에 적합한 종업원을 고객접점에 배치하고 이들이 자사의 브랜드 철학에 부합하는 행동을 할 수 있는 다양한 동기부여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활동을 해야 한다. 또한 단순히 신체적 특성과 옷차림과 같은 외향적인 요소뿐만 아니라 고객들이 종업원 진정성을 제고시킬 수 있는 종업원의 어투, 행동, 고객응대 표현(display rule)과 같은 커뮤니케이션 요소들을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고객접점의 종업원을 활용한 브랜딩 전략은 고객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브랜드나 후발 브랜드에서 더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시장에 새롭게 진입한 신제품이나 후발 브랜드들은 광고, 판촉과 같은 물량 위주의 브랜드 전략보다는 고객접점에서 종업원과의 다양한 상호작용을 활용한 브랜딩 전략에 집중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것을 시사해주고 있다.

 

허원무 부경대 경영대학 교수 wmhur@pknu.ac.kr

필자는 한양대에서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 대학원에서 마케팅 전공으로 석·박사를 취득했다.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 SK경영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을 거쳐 부경대 경영대학에 재직하고 있다. 주된 연구 분야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활동과 사회적 마케팅, 서비스 기업의 고객-종업원관계 마케팅, 감정노동에 대한 고객반응과 채널전략 등이다.

 

Strategy

신흥시장 진출, 빠른 추종자 전략이 답이다

Fast-mover advantages: Speed capabilities and entry into the emerging submarket of atlantic basin LNG”, by Ashton Hawk, Gongalo Pacheco-de-Almeida and Bernard Yeung, in Strategic Management Journal, 34, pp.1531-1550.

 

무엇을 왜 연구했나?

해외시장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기업의 경우 진출시점을 판단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의사결정임에 틀림없다. 특히 요즘 들어 아프리카와 같은 신흥시장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기업들이 증가하고 있으나 과연 최적의 진출시점이 언제인가를 두고 많은 고민들을 하고 있다. 이론적으로야 다른 경쟁사들보다 먼저 진출해 규모의 경제와 학습효과를 실현하고 현지시장을 선점한 후 잠재경쟁자들로부터 경쟁우위를 창출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 되겠다. 그러나 실제로 중국이나 인도 등의 신흥시장을 앞 다퉈 진출했던 많은 다국적기업들 중 혹독한 개척비용(Pioneering costs)만 지불하고 실질적인 이득은 후발주자들이 고스란히 챙겨가는 사례들이 비일비재하다. 남들보다 먼저 기회의 땅에 진출하는 것도 그만한 역량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진출 안 하느니만 못할 수 있다. 그만큼 진출시기의 타이밍 설정이 실질 성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 미국 Ohio대의 Hawk, 프랑스 HEC Pacheco-De-Almeida, 싱가포르대의 Yeung 3인의 교수는 신흥시장과 같은 불확실성과 기회가 공존하는 시장에 진입하기 위한 타이밍의 결정은 결코 경쟁업체의 전략을 따라 하거나 서로 눈치를 볼 사안이 아닌 해당 기업의 내재적 스피드 역량에 비춰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무엇을 발견했나?

3인의 교수가 제시한 내재적 스피드 역량이란 해외 진출과 같은 투자결정을 더 빨리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역량을 뜻하는 것으로 경쟁사와 동시에 해외시장에 진출한다 해도 이들보다 먼저 최적의 입지를 선택하고 우수한 현지 인력과 현지 고객을 확보하며 우수한 현지 업체와 공급, 판매, 물류 계약을 수립할 수 있는 역량을 뜻한다. 신흥시장에 진출할 때 투자금액 규모, 회수 가능성, 잠재적 현지시장 변동성 등에 따른 불확실성은 더욱 커진다. 이 경우 선발진입자와 후발진입자 중 어떠한 전략적 선택이 옳은지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 아닐 수 없다. 3인이 교수는 내재적 스피드 역량이 있는 다국적기업이라면 선발주자가 되기보다는빠른 후발주자(Fast Follower)’ 전략을 구사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내재적 스피드 역량이 있으므로 시장의 상황을 잘 관찰한 후 진입해도 충분히 선발주자를 따라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경영성과도 더 나을 것으로 주장하고 있다. 이 같은 주장을 글로벌 LNG산업을 대상으로 1996년부터 2007년간 5년 단위로 약 350여 건의 해외 LNG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검증했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3인 교수의 연구는 궁극적으로 신흥시장 진출 시점의 결정(선발주자 vs. 후발주자)은 해당기업의 내재적 스피드 역량 유무에 따라 결정한 사안임을 제시하고 있다. 우리는 그동안 선행사례들을 통해 신시장을 개척함에 있어 선발주자로서 이점을 최대한 살릴 것인지, 아니면 후발주자로서의 장점을 극대화할 것인지를 놓고 많은 논쟁을 이어왔다. 최근 들어 선발주자가 되기보다는 빠른 추종자(Fast Follower) 혹은 창조적 모방자(Creative Imitator)가 되기를 권하는 학자들의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실증적 규명의 노력이 결여된 것도 사실이다. 본 연구는 어떠한 경우에 빠른 추종자 혹은 나아가 창조적 모방자 전략이 신흥시장 진출에 효과적으로 작용할지를 보여주는 실증연구라고 할 수 있다. 이 연구는 기업이 관계적 역량, 스피드 역량과 같은 내재적 역량이 충만할 때 시장을 충분히 관찰하고 분석한 후 진출해도 늦지 않음을 주장하고 있다. 이 연구는 기회의 땅이라고 할지라도 서두르는 것만이 최선은 아니라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류주한 한양대 국제학부 교수 jhryoo@hanyang.ac.kr

필자는 미국 뉴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런던대에서 석사(국제경영학), 런던정경대에서 박사(경영전략) 학위를 각각 취득했다. United M&A, 삼성전자, 외교통상부에서 해외 M&A 및 투자유치, 해외직접투자실무 및 IR, 정책홍보 등의 업무를 수행한 바 있으며 국내외 학술저널 등에 기술벤처, 해외진출 전략, 전략적 제휴, PMI 관련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 곽승욱 곽승욱 |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필자는 연세대를 졸업하고, 미국 플로리다주립대와 텍사스공과대에서 정치학 석사와 경영통계학 석사, 테네시대에서 재무관리 전공으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유타주립대 재무관리 교수로 11년간 근무한 후 현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연구 및 관심 분야는 행동재무학/경제학, 기업가치평가, 투자, 금융시장과 규제 등이다.
    swkwag@sookmyu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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