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ategic Compensation

인센티브, 불황땐 위험한 모험 부를수도

121호 (2013년 1월 Issue 2)

 

 

경영자가 도덕적이면 그가 경영하는 회사도 도덕적일까. 최근 연구에 따르면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사회적 책임에 대한 기업의 관심 유무나 윤리적 행동 여부는 경영자에 대한 보상체계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단기적 이익을 많이 내야 보상을 많이 받는 구조에서는 경영자가 비윤리적으로 회사를 운영할 가능성이 커진다. 반면 보상체계가 장기적 성과에 초점을 두고 있다면 경영자는 사회적 책임과 윤리적 경영에 신경 쓸 가능성이 크다. 오늘날 많은 경영자들에게 보상으로 지급되는 스톡옵션은 경영자의 위험 추구 성향을 부추기는 효과를 가진다. 이 때문에 스톡옵션 비중이 지나치게 크면 해당 기업 경영자는 단기적 성과를 내기 위해 위험한 선택을 과감하게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IT 버블 붕괴로 세계 경제가 심각한 상황에 빠지면서 미국 대기업들의 비윤리적, 반사회적 경영이 미국 사회에서 많은 비판을 받았다. 엔론(Enron), 월드컴(Worldcom), 아델피아(Adelphia) 등 많은 기업들이 무분별한 차입 경영과 과도한 부채 및 손실을 줄이기 위한 분식회계를 일삼았다. BP(British Petroleum), (Shell)석유 등 에너지 대기업들은 이윤 극대화에 치중하고 석유 시추 및 운송 시설의 안정성과 환경보호를 등한시하다가 수차례의 대규모 기름 유출 사태를 초래하기도 했다.

 

전통적으로 자유와 개인 권리보호를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미국 사회에서기업의 사회적 책임(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이라는 개념은 2000년대 중반까지도 학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별 관심을 받지 못했다. 기업이 추구해야 할 최고 선()은 오직 주주가치 극대화였다. 하지만 미국 대기업들의 비윤리적, 반사회적 경영이 초래한 일련의 경제적, 사회적, 환경적 재앙들이 해당 기업의 주주들뿐만 아니라 셀 수 없이 많은 다른 사회구성원들(stakeholders)의 삶에 엄청난 고통을 가져왔다. 신문과 TV에서는 연일 대기업과 경영자들의 행태에 대한 폭로가 쏟아졌고 물의를 빚은 최고경영자들이 썩은 사과(bad apple)로 묘사될 정도로 사회적 증오와 조롱의 대상이 됐다. 이런 과정을 통해 기업의 책임은 재무적 이윤을 극대화하고 주주의 부를 증대시키는 것을 넘어 사회적, 윤리적 측면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 서서히 힘을 얻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2002 9월 미국 경제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월스트리트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윤리에 대해 연설했다. 이 연설에서 부시 대통령은기업의 윤리와 사회적 책임은 경영자의 양심에 달려 있다. 대부분의 미국 기업 경영자는 정직하고 윤리적이지만 문제는 그렇지 못한 소수의 비윤리적 경영자들이 존재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비윤리적 경영자들이 미국 기업과 경제가 직면한 위기의 근본 원인이라는 의미로 풀 수 있다. 즉 경영자의 인격과 도덕성이 기업의 윤리와 사회적 책임을 결정한다는 일반적 인식과 맥을 같이한다. 이런 관점에 따르면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지 않고 비윤리적 행동을 하는 기업의 경영자들에게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최근 우리나라 정치 지도자들과 언론이 경제 민주화나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얘기할 때 경영자의 도덕성과 윤리적 가치관이 언급되는 것도 이와 비슷한 흐름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기업이 저지르는 비윤리적, 반사회적 행동의 원인을 경영자의 인격과 윤리라는 개인적 문제로만 국한시킬 수 있을까. 최근 연구들에 따르면 사회적 책임에 대한 기업의 ()관심과 ()윤리적 행동은 경영자의 개인적 특성뿐만 아니라 기업 조직의 시스템적 측면에도 상당히 기인한다. 물론 경영자의 도덕성과 윤리가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윤리 경영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부도덕한 경영자들을 기업이 초래한 사회적 문제의 원흉으로 지목하는 것은 손쉬운 해결책일지는 모르나 효과적 해결책은 아닐 것이다. 오히려 기업의 반사회적이며 비윤리적 행동들이 조직의 시스템적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현재의 경영진을 교체한다고 해도 (시스템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그 기업의 반사회적 행동은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윤리 경영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경영진의 도덕성과 윤리적 측면뿐만 아니라 경영자의 윤리적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조직의 시스템적 요인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경영자 보상체계가 기업 사회적 책임에 영향

 

최근 연구들은 경영자 보상체계(managerial compensation structure)가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경영자 보상체계는 경영자의 장단기적 투자를 촉진하고 경영자가 위험을 회피하는 성향을 증대/감소시킨다. 예를 들어 보너스는 기업의 단기적 성과(재무제표상 당기이익 등)에 따라 결정되므로 경영자로 하여금 단기적 투자에 집중하도록 하는 효과를 지닌다. 반면 주식은 장기적으로 기업 가치를 키우는 데 주력하도록 만드는 효과가 있다. 한편 스톡옵션은 경영자의 위험성향(risk propensity)에 영향을 준다. 스톡옵션은 주식을 정해진 가격에 매입할 수 있는 권리를 주기 때문에 경영자가 위험한 의사결정을 과감하게 추진하도록 만드는 효과가 있다.

 

최근 연구들은 이렇게 다양한 보상 기법들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윤리적 측면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경영자 보상체계는 사회적 책임이 기업에는 하나의 투자라는 관점(strategic CSR)에서 설명할 수 있다. 전략적 투자로서 사회적 책임의 효과를 분석한 연구들에 따르면 기업이 사회적 책임에 자원을 투자하면 대부분 즉각적인 수익 증대를 기대하기 어렵다. 예를 들어 사회적 약자에 대한 기부나 환경보호, 제품 안정성과 소비자 권리 등의 사회적 이슈에 자원을 투자하면 단기적으로는 이익보다는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일반적으로 사회적 책임과 윤리적 이슈는 기업의 이윤 추구에 직접적으로 기여하기보다는 적지 않은 자원을 소모해서 즉시 수익성에 기여할 수 있는 분야(영업, 마케팅 등)에 쓸 수 있는 자원을 상대적으로 줄이기 때문이다. 사회적 책임에 대한 투자는 기업 이미지를 개선하거나 성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회구성원(stakeholders)과의 관계를 강화해 기업의 수익성과 이윤 증대에 장기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

 

사회적 책임과 윤리적 경영이 단기적 성과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면, 그리고 경영진 보상체계가 단기적 이윤 추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경영자들은 사회적 책임과 윤리 경영에 투자하는 결정을 내리기 쉽지 않을 것이다. 경영자 보상체계는 궁극적으로 주주의 목적을 반영하는 장치다. 이 체계가 단기적 이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은 해당 기업 주주가 단기적 이윤 극대화를 우선순위에 두고 있음을 시사한다. 주주가 단기적 이윤에 우선순위를 두는 상황에 대리인으로서 경영자가 주주 의도에 반하는 결정을 내리기는 쉽지 않다. 이는 경제 및 경영학적 관점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주주의 목적을 충실히 수행하면서 경영자 자신의 이익도 극대화할 수 있다면 더욱 그렇다.

 

반면 경영자 개인의 도덕관과 윤리적 소양이 다소 의심스럽더라도 보상 체계가 장기적 성과에 초점을 두고 있다면 경영자가 사회적 책임과 윤리 경영을 무시하기 어렵다. 이를 무시하면 기업의 장기적 성과에 잠재적 위협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이키(Nike)는 미성년 노동자를 고용한 하도급업체와 거래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미국 전역에서 불매운동에 시달려야 했다. 그 결과 미국 내 매출은 물론 전 세계적인 브랜드 가치에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 셸석유는 영국 북해(The North Sea)에 있는 석유 저장고(Brent Spar)를 심해에 매립하는 방식으로 철거하려고 했다가 그린피스(Greenpeace) 등 유력 환경단체들의 불매운동과 항의시위 대상이 됐다. 나이키와 마찬가지로 매출과 기업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다. 이 사건과 관련된 셸의 손실은 12000∼2억 달러로 추정된다. 이처럼 사회적 책임과 윤리 경영은 기업의 장기적 성과에 영향을 준다. 경영자 보상체계가 장기적 성과에 초점을 둔다면 경영자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윤리 경영에 더욱 신경 쓰게 될 것이다.

 

 

스톡옵션과 거래제한주식의 영향력은 왜 다른가

 

경영자 보상체계는 또한 경영자의 위험성향에 영향을 준다. 최근 연구들에 따르면 경영자 위험성향 역시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윤리 경영에 큰 영향을 미친다. 경영자의 위험성향에 영향을 주는 대표적인 보상 수단은 스톡옵션이다. 일반적으로 스톡옵션이 경영자의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력은 다른 보상 수단보다 훨씬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5 USA투데이의 특집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최고경영자들이 받는 다른 모든 보상 수단(보너스, 고정 연봉, 주식 등)을 다 합쳐도 스톡옵션 가치에 미치지 못한다. <포춘(Fortune)>지의 경영자 보상에 대한 보고서에서도 스톡옵션이 미국 최고경영자가 받는 전체 보상의 4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온다(Sanders, 2001). 스톡옵션이 경영자 보상에서 차지하는 절대적 비중을 고려한다면 스톡옵션이 경영자들의 의사결정에 매우 강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앞서 간략히 설명한 것처럼 스톡옵션은 경영자로 하여금 위험을 감수하고 과감한 투자에 나서게 하는 효과를 지닌다. 이를 스톡옵션의 경영자 위험 추구(managerial risk taking) 효과라고 한다. 불행히도 스톡옵션의 위험추구 효과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윤리 경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난다(McGuire et al.(2003)은 최고경영자가 스톡옵션을 많이 받을수록 해당 기업이 사회적 책임에 대한 투자에 소홀하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반사회적이고 비윤리적인 기업 행동이 장기적인 성과에는 손실이 될지 몰라도 외부에 알려지지만 않는다면 기업의 단기 수익을 높이는 데는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즉 반사회적이고 비윤리적인 의사결정은 잠재적으로 상당한 위험을 내포하지만(외부에 발각되면 주가가 하락하는 등 문제가 생긴다.) 수익성은 높일 수 있는 방안이다. 나이키나 셸이 미성년 노동자를 고용하는 하도급업체와 거래하거나 석유 저장고를 바다에 수장시켜 철거하는 비윤리적 선택을 한 것은 이런 결정이 경제적 측면에서 수익성을 높이는 선택이었기 때문이다. 엔론의 감사인이었던 아더 앤더슨(Arthur Anderson) 역시 높은 이윤을 보장하는 엔론과의 파트너십을 유지하기 위해 분식회계를 눈감아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문제점이 알려지면서 스톡옵션의 열렬한 신봉자였던 마이클 젠슨 하버드경영대학원 교수도스톡옵션이 경영자로 하여금 이윤의 극대화만 노린 비윤리적이고 무책임한 의사결정을 추구하도록 조장하는 부작용이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Cassidy, 2002).

 

반면 주식에 기반한 다른 보상수단인 거래제한주식(restricted stock grants)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윤리 경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Deckop et al.(2006) 연구에 따르면 최고경영자의 보상체계에서 거래제한주식 비중이 클수록 기업이 사회적 책임에 더 많이 투자했다.

 

원래 거래제한주식과 스톡옵션은 경영자의 근시안적 성향(managerial myopia)을 극복하고 장기적 주주가치에 투자하도록 개발된 보상수단이다. 거래제한주식과 스톡옵션이 경영자의 장기적 투자를 촉진할 수 있는 이유는 두 보상수단 모두 매매나 옵션 행사 등의 재산권 행사가 일정기간 동안 금지되기 때문이다. 스톡옵션은 일반적으로 5년 정도의 행사 금지기간(vesting period) 조건이 붙는다. 스톡옵션을 받은 날로부터 5년이 지나야 옵션 행사가 가능해진다. 거래제한주식도 이와 유사한 거래금지기간 조건이 붙거나 기업 주가 또는 이윤 등이 일정 목표를 달성한 이후 거래가 가능하다는 식의 조건이 달린다. 이 때문에 거래제한주식을 보유한 경영자는 장기적 목표를 가지고 기업 성과와 주가 가치를 높이는 쪽으로 의사결정을 추구하게 된다. 행사 금지기간이라는 특성을 공통으로 지닌다는 점을 고려하면 두 가지 보상수단이 사회적 책임이나 윤리 경영에 미치는 영향이 같아야 하지 않을까? 하지만 앞서 설명했듯 최근 연구에 따르면 스톡옵션과 거래제한주식의 영향은 매우 상반된다.

 

행동주의 대리인 이론(behavioral agency theory)에 따르면 거래제한주식과 스톡옵션은 보유자의 위험성향에 반대되는 영향을 미친다(Sanders, 2001). 위험성향에 미치는 영향이 반대되기 때문에 두 보상수단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미치는 영향도 달라지는 것이다. 경영자가 내리는 의사결정은 주가 상승 또는 하락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주식을 보유할 때는 (비록 거래제한주식이라고 하더라도) 주가 변동에 따라 경영자의 재산이 증가하거나 감소한다. 즉 주식은 상방불확실성(재산가치 증가)과 하방불확실성(재산가치 감소)을 모두 갖고 있기 때문에 주식은 경영자의 의사결정과 관련해 대칭적 위험(symmetric risk)을 내포한다. 주식을 많이 갖고 있는 경영자일수록 주가 변동에 따른 재산 변동 위험에 크게 노출돼 있다. 전망이론(prospect theory)에 따르면 현재 어떤 재산을 보유한 사람은 그 재산 가치가 하락할 수 있는 선택에 매우 부정적이다(Kahneman and Tversky, 1979). 어떤 선택이 보유재산 가치를 키울 수도 있고 줄일 수도 있다면 그 사람은 재산가치 하락 위험에 더 큰 가중치를 부여한다. 따라서 주식을 많이 갖고 있는 경영자는 주식 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는 위험한 의사결정에 훨씬 민감하고 부정적 반응을 보일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비윤리적이고 반사회적인 기업 행위는 주식 가치를 폭락하게 만들 수 있는 매우 위험한 의사결정이다. 이 경영자는 잠재적으로 엄청난 위험 요인인 의사결정을 최대한 피하려고 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스톡옵션은 경영자의 의사결정과 관련해 비대칭적 위험(asymmetric risk)을 내포한다. 스톡옵션은 보유자에게 특정한 행사가격(exercise price)으로 주식을 매입할 수 있는 권리(call option)를 부여하는 보상수단이다. 따라서 스톡옵션을 보유한 경영자는 주가 변동과 관련해 상방불확실성(재산가치 증가)에만 노출돼 있고 하방불확실성(재산가치 감소)에는 노출돼 있지 않다. 스톡옵션을 보유한 경영자는 현재 주가가 행사가격을 웃돌면 옵션을 행사해 주식을 현재 가격보다 싸게 사서 차액만큼 이익을 낼 수 있다. 반면 현재 주가가 행사가격을 밑돌면 옵션을 행사하지 않고 포기하면 된다. 이처럼 스톡옵션이 제공하는 선택상 이점 때문에 다소 위험하더라도 그 의사결정이 주가를 상승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면(상방불확실성) 과감하게 그렇게 결정할 유인을 준다. 의사결정이 내포한 위험성(하방불확실성)은 스톡옵션 보유자에게 큰 위협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스톡옵션을 많이 가진 경영자는 설령 주가 하락의 위험을 내포한 반사회적이며 비윤리적인 의사결정이라고 하더라도 (그런 결정이 주가를 상승시킬 가능성이 있는 한) 실행에 옮길 만한 유인을 갖는다.

 

이런 연구 결과들에 따르면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윤리 경영 측면에서 스톡옵션을 경영자 보상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은 좋지 않은 생각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스톡옵션은 위험회피적인 성향을 보이는 경영자들에게 보다 과감하게 투자하고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고안된 주주들의 선택이다. 예를 들어 위험이 높은 신기술에 대한 연구개발 투자나 신규 해외시장 진출 등 과감한 의사결정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스톡옵션을 주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다.

 

 

스톡옵션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려면

 

그렇다면 사회적 책임과 윤리 경영에 대한 부작용은 주주로서 감수해야 할 필요악일까? 스톡옵션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기존 연구들을 종합해서 생각해보면 스톡옵션으로 커지는 경영자의 위험추구성향을 다소 완화하기 위해 주식(혹은 거래제한주식)을 스톡옵션과 함께 지급하는 것이 하나의 해결책으로 보인다. 주식은 경영자의 위험추구성향을 완화하므로 주식을 보상으로 받은 경영자는 주가 하락 위험을 내포한 반사회적이고 비윤리적 의사결정에 보다 심사숙고할 가능성이 높다. 스톡옵션은 현재 경영자 보상체계에서 지나치게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이런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스톡옵션의 부작용을 고려할 때 남용은 재고해 볼 필요가 있다. 경영자 보상체계를 디자인할 때부터 각 보상수단의 파급효과를 고려해 더욱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둘째, 주주가 경영자의 보상체계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 간 연결고리를 분명히 인식하고 경영자에게 명확한 지침을 제시해서 경영자 보상체계가 가질 수 있는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법이 있다. 주주가 경영자로 하여금 단기적 이윤을 극대화하고 위험을 추구하게 하는 것은 그 자체만 놓고 보면 결코 잘못된 것이 아니다. 다만 이런 목적 달성을 이유로 사회적 무책임과 비윤리적 의사결정을 용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경영자에게 명확하게 표명해야 한다. 주주들의 확고한 의지가 밝혀진다면 해당 기업의 경영자들은 비윤리적이고 무책임한 의사결정의 유혹을 단호하게 뿌리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경영자 보상을 주가나 기업 이윤 등 재무적, 회계적 기준뿐만 아니라 윤리경영과 사회적 책임을 평가하는 외부 기준과 연동시키는 방안이 있다. 미국은 Kinder, Lydenberg, Domini(KLD) Social Ratings 같은 독립 기관들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평가한다. KLD는 무디스(Moodys)나 스탠더드앤푸어스(S&P) 같은 기관들이 신용등급을 평가하는 것과 유사하게 기업들이 사회적 책임을 얼마나 준수하며 얼마나 윤리적으로 경영하는지 평가해서 매년 사회적 책임 성과 지수(Corporate Social Performance Index)를 발표한다. 부분적으로나마 이런 지수들이 경영자 보상에 영향을 미치도록 한다면 경영자들은 사회적 책임과 윤리 경영에 좀 더 신경을 쓸 것이다. 물론 이 방안의 실효성은 사회적 책임에 대한 외부 기관 평가가 객관적이고 공신력이 있다는 점을 전제로 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기관이나 시민단체들이 사회적 책임 평가기관의 평가방식을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검토하는 등 추가 보완책이 고려될 수 있을 것이다.

 

넷째, 최고경영자의 보상체계가 사회적 책임과 윤리 경영에 미칠 수 있는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기업 내 독립적인 위원회 설치를 고려해 볼 수 있다. 사회적 책임에 관심이 많은 일부 다국적 기업들은 사회적책임위원회(CSR Committee), 지속가능발전위원회(Sustainable committee), 환경위원회(Environment committee), 윤리경영위원회(Ethics committee) 등 사회적 책임과 윤리를 총괄하는 위원회를 이사회의 일부로 두고 있다. 위원회에 감시 및 의사결정 권한을 대폭 이양해서 경영진 보상체계가 갖고 있는 부작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제도적 보완의 실효성 역시 내부조직이 얼마나 최고경영자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이들을 외부 사외이사처럼 독립적 지위를 확보할 수 있는 인사들로 구성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

 

다섯째, 사회적 책임투자(Socially Responsible Investing·SRI)를 활성화하는 방법이 있다. SRI 펀드들은 단순히 기업의 이익이나 재무 성과만으로 투자의사결정을 내리지 않고 기업들이 얼마나 사회적으로 책임 있고 윤리적으로 경영하는지를 가장 먼저 고려한다. 이들은 사회적 책임과 윤리 경영이 기업의 장기적 성과와 생존을 판단하는 중요한 지표라고 생각한다(TIAA-CRFF, 2012). 자본시장에서 SRI 펀드들의 영향력이 커지면 기업 주가가 이들의 평가에 크게 좌우된다. 스톡옵션을 받는 경영자들은 주가를 유지하고 상승시키기 위해 사회적 책임과 윤리 경영에 관심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가장 잘 알려진 SRI 펀드 중 하나인 TIAA-CRFF는 코카콜라가 해외공장의 노동자 인권, 환경 보호, 어린이 건강 문제에 미흡하다는 점을 문제 삼아 2006년 코카콜라 주식 120만 주를 Social Choice Account 펀드에서 탈락시켰다(Reuters, 2006). 이처럼 SRI 펀드들의 자본시장 내 영향력은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TIAA-CRFF 2011년 말 1003000만 달러 규모의 펀드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의 펀드 편입/퇴출 심사 결과에 따라 해당 기업 주가가 영향을 받을 뿐 아니라 사회적 책임에 관심을 갖는 일반 투자자와 다른 기관투자가들의 투자 결정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스톡옵션을 보유한 기업 경영자들은 주가 관리를 위해 SRI 펀드들의 행보에 주의하게 되며 궁극적으로는 사회적 책임과 윤리 경영 측면에서 보다 신중한 의사 결정을 내릴 것으로 생각된다.

 

 

경영진뿐 아니라 주주도 사회적 책임 인식해야

 

경영자 보상체계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 간 관계를 보여주는 연구들은 사회적으로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경영자 보상체계가 기업의 사회적 책임 및 윤리 경영에 큰 영향을 미치는 변수라면 기업의 반사회적 행동이나 비윤리적 의사결정은 경영진 교체나 감화로만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경영진의 도덕성이나 윤리적 가치관을 고양하기 위해 노력하더라도 시스템이 반사회적, 비윤리적 행동을 촉진한다면 이런 노력은 성과를 거두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인간의 윤리성에 대한 연구들에 따르면 사람의 도덕성이나 윤리적 가치관은 청소년기 이전에 형성되며 그 이후에는 거의 변하지 않는다. 심지어 일부 학자들은 인간의 기본적 가치관이 7세 전후에 형성되며 대학 이후 교육을 통해 가치관이나 도덕성에 영향을 미치려는 시도는헛된 꿈이라고까지 주장한다(Miler&Miller, 1976). 따라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윤리 경영을 촉진하기 위해 경영진을 교육하는 것은 별로 효과적인 해결책이 아니다. 그보다는 시스템을 수정하고 보완하려는 노력이 더욱 효과적이며 즉각적인 해결방안이 될 수 있다. 지나치게 단기적 성과에 치중한 보상체계(보너스)나 위험추구를 촉진하는 스톡옵션 등의 부작용을 주주와 이사진이 인식하고 경영진이 장기적인 기업 가치를 안전한 방식으로 추구할 수 있도록 하는 보상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따라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윤리 경영은 경영자뿐만 아니라 이사진과 주주들이 책임을 인식하고 고민해봐야 할 이슈이기도 하다.

 

참고문헌

- Sanders, W. G. (2001). Behavioral responses of CEOs to stock ownership and stock option pay. Academy of Management Journal, 44, 477-492.

- Cassidy, J. 2002. The greed cycle, New Yorker: 64-77.

- Miller, M. S. and Miller, A. E. (1976). It’s too late for ethics courses in business schools. Business & Society Review, 39-42.

- McGuire, J. B., Dow, S. and Argheyd, K. (2003). CEO incentives and corporate social performance. Journal of Business Ethics, 45, 341-359.

- Deckop, J. R., Merriman, K. K. and Gupta, S. (2006). The effects of CEO pay structure on corporate social performance. Journal of Management, 32, 329-342.

- Kahneman, D. and Tversky, A. (1979). Prospect theory: An analysis of decision under risk. Econometrica, 47(2), 263-292.

- TIAA-CREF(2012)의 출처: https://www.tiaa-cref.org/public/about

- Reuters(2006)의 출처: 링크를 보면 원문 출처는 로이터 통신이나 인터넷으로는 원문의 주소를 찾을 수가 없음(http://www.indiaresource.org/news/2006/1080.html)

 

강진구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 jg20605@korea.ac.kr

필자는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펜실베이니아대(University of Pennsylvania) 와튼스쿨(Wharton School)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싱가포르 난양경영대(Nanyang Business School) 교수를 거쳐 현재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관심 분야는 경영전략, 혁신과 경쟁우위, 기업의 사회적 책임, 경영자 의사결정 등이다. Strategic Management Journal, Organization Science, Business & Society 등의 학술지에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45호 Fake Data for AI 2022년 05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