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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혁-신동엽 교수의 Debate+

벤처기업, 보호가 최선일까? 기업가정신 무장이 먼저다!

김선혁 | 115호 (2012년 10월 Issue 2)

 

 

 

 

김선혁 오늘은 최근 우리 사회의 가장 뜨거운 이슈 중 하나인 벤처기업 육성을 통한 경제 재활성화 방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 봤으면 합니다.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대다수 예비 대선 후보들이 공통적으로 내걸고 있는 모토 중 하나가 소수 재벌 중심의 경제를 근본적으로 개혁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난 2∼3년 사이에 전 사회적인 논란이 됐던상생이나동반 성장’, 그리고 최근 정치권 안팎에서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는경제 민주화논의에서도 이 문제가 집중적으로 다뤄지고 있습니다.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소수 대기업들과 대다수 취약한 중소기업 또는 벤처기업들 사이의 극단적인 양극화 현상은 결과적으로 사회 전체의 심각한 양극화를 초래하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일견 과도하게 보이는 대기업들의 독점적 지배력을 완화시키고 중소기업들이 처한 상황을 개선해서 궁극적으로 벤처기업과 중소기업들을 적극 육성해야 한다는 데 사회적인 합의가 이뤄진 상황입니다.

 

그런데 아시다시피 벤처기업 육성이 제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사실 벤처기업 육성을 강조한 역사는 꽤 오래 됐는데요, 가까운 예로는 벤처 육성을 정권의 핵심 모토로 상정한 김대중 정부를 들 수 있겠죠. 김대중 정부는 1997년도 외환위기 이후 재벌 중심의 불균형적 경제구조를 해소하고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재벌 경제에서 벤처 경제로 산업 기조의 변화를 시도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벤처 기업 육성에 관한 특별 조치법을 제정하면서 벤처 인증을 받은 기업들에 자금, 조세, 입지, 인력 등에서 상당한 지원을 제공했습니다. 이처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당시 벤처기업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는데요, 중소기업청 자료에 따르면 1998 304개에 불과하던 벤처기업 수가 2000년에는 무려 6004개까지 증가합니다. 그리고 이 같은 정부 주도의 벤처기업 육성 정책은 김대중 정부 이후 노무현 정부, 그리고 현재 이명박 정부에 이르기까지 정책 기조상 큰 변화 없이 유지돼 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5년이 지난 현재까지 벤처 및 중소기업들이 여전히 심각하게 열악한 상황에 처해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아이러니 같아요. 심지어 우리나라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의 상황이 과거보다 오히려 나빠졌다고 보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

 

신동엽 말씀하신 것처럼 1990년대 후반부터 거의 모든 정부들이 벤처 및 중소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들을 시도해왔는데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는 실리콘밸리의 신화가 창출되지 않았습니다. 또한 2012년 현재에 이르러서는 소수의 글로벌 대기업과 대다수 열악한 벤처 및 중소기업들이 불균형적으로 공존하는 양극화 구도가 과거 그 어느 때보다 심해졌습니다. 따라서 모두가 벤처 및 중소기업 육성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고 정부를 중심으로 상당한 정책적, 경제적 지원을 해온 것도 사실인데 벤처 및 중소기업 육성에 대해 뚜렷한 성과가 없다는 것은 도대체 무엇 때문인지 심층적이고 체계적인 이해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15년 넘게 진행된 정부 주도의 벤처기업 육성 정책의 기조 자체를 근본적으로 다시 검토해봐야 할 때입니다.

 

지금까지 정부 주도의 벤처 육성 정책은 어떻게 보면 과거 1960년대와 70년대 우리나라를 비롯한 일본, 대만, 싱가포르 등 동아시아 국가들의 눈부신 경제 발전을 견인한동아시아형 경제개발모델(East Asian Development Model)’의 주요 내용과 흡사합니다. 아시다시피 이들 몇몇 동아시아 국가들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전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급속한 경제 성장을 달성했는데요, 우리나라는 전후 폐허와 다름없는 상황에서 빠르게 성장하면서한강의 기적이라고까지 불린 바 있습니다. 이들 국가의 경제 성장 과정을 보면 몇 가지 공통점이 있는데 이런 특징들이 지난 15년간 정부 주도의 벤처기업 육성 정책에서 그대로 나타납니다. 동아시아형 경제개발모델은 장단점을 모두 갖고 있는데 뒤에서 자세히 토론하겠지만 그 단점 때문에 우리나라의 벤처기업 육성 정책이 효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벤처기업 육성도 정부 주도 경제개발 모델로 가능할까?

김선혁 동아시아형 경제개발모델이라 함은 과거 우리나라 산업화와 경제개발 시기의 정치경제 모형을 말씀하시는 거죠? 동아시아형 경제개발모델은 강력한 리더십을 가진 정부가 강한 규제와 적극적인 산업정책을 통해 국가의 전체적인 경제 개발 관점에서 개별 기업들의 기술 투자나 새로 진출하는 사업 선정까지 막대한 영향을 미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선진 외국 기업들로부터 보호하고 세금을 감면해주는 등 각종 혜택으로 지원하는 모델을 말합니다. 이를 통해 소수의 선정된 대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때까지 뒷받침해주고 이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 대만 등이 빠르게 성장하는 데 중요한 토대가 됐죠. 동아시아 국가들의 급속한 성장이나 우리나라 재벌 또는 일본의 게이레츠 등 기업들이 단기간에 대규모로 클 수 있었던 것은 이 같은 정부 중심의 보호 및 지원 덕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동아시아형 경제개발모델은 과거 우리나라처럼 자원이나 역량 제약이 심한 상황에서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특정 산업을 육성하는 데 굉장히 효과적이었던 셈입니다. 그렇다면 벤처 및 중소기업을 육성하는 데도 동아시아형 경제개발모델이 효과적일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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