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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 Column

에너지는 투자자산이다

에릭 리제 | 112호 (2012년 9월 Issue 1)



에너지는 투자자산이다

 

기록적인 무더위로 전력예비율이 4%대까지 추락함에 따라 한국 사회에서 정전대란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고무적인 점은 에너지 위기에 비례해 에너지 절약에 대한 열기 또한 그 어느 때보다도 높다는 점이다. 한국에서 생활한 지 5년째인데 올해만큼 에너지가 전 국민적인 관심사가 된 적은 없었다. 지난해 915일 발생한 대규모 정전 사태가 우리에게 준 교훈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상황에서 에너지 절약이 강조되는 것은 매우 당연한 일이다. 전기요금이 오르고 있는 만큼 에너지 사용에 들어가는 비용도 커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처럼 에너지의 사용을 무작정 억제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전력수요량 증가의 원인은 매우 다양한데 그 원인을 개인 사용자에게만 전가시킬 수는 없기 때문이다. 또한 아무리 아낀다고 해도 생활에 필요한 기본적인 에너지 소비는 불가피하다. 따라서 에너지 사용을 지나칠 정도로 줄이려는 노력보다는 꼭 필요한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려는 노력이 더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에너지 관리는 자산관리와도 무관하지 않다. 돈을 하나도 쓰지 않고 금고에 쌓아두는 것과 효율적으로 관리해서 자산을 늘리는 것 중 어느 쪽이 더 현명한지는 굳이 말할 필요가 없다. 자산관리라는 말은 있지만 자산절약이라는 말은 생소하지 않은가?

그렇다면 자산으로서의 에너지는 향후 어떻게 관리해야 할 것인가? 기본적으로 전기요금은 향후 5년 동안 지속적으로 높아질 것이다. 전기요금은 작년부터 올해까지 이미 수차례 올랐지만 여전히 생산원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높아지는 에너지 비용은 기업의 비즈니스에 큰 걸림돌이 될 것이다. 하지만 혁신은 언제나 생각의 전환에서 시작되는 법이다. 에너지 절감을 위한 시설 개선의 비용을 지출로 간주하지 말고 투자 회수가 가능한 자산으로 바라보는 관점이 필요하다. 그 출발점이 바로 능동적 에너지 관리 프로그램이다.

만약 돈을 관리한다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자신이 정확히 얼마만큼의 돈을 벌고 또 그중에서 얼마만큼의 돈을 쓰는지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출발점이 될 것이다. 에너지 역시 돈과 다르지 않다. 측정되지 않는 것은 관리할 수도 없다. 능동적인 에너지 관리 프로그램은 검증된 측정 프로세스를 사용해 에너지의 사용량과 흐름을 정확히 파악한 후 이를 토대로 평가에서부터 실행 및 지속적인 검토에 이르기까지 기업이 에너지 사용을 최적화할 수 있도록 해준다. 효율적인 관리를 통해 절감할 수 있는 에너지의 양은 30%에 이른다. 전 세계 기업들이 에너지 비용의 30%를 절감한다고 생각해 보라. 그 이익은 고스란히 비용절감을 통한 기업 경쟁력 향상으로 돌아올 것이다. 세부적인 문제를 파악하고, 필요한 투자 비용을 계산하여, 기대할 수 있는 투자수익률을 정확하게 산출한다는 점에서 자산으로서의 에너지 관리는 전혀 낯설지 않다. 우리는 이미 일상의 삶에서도 수많은 기회비용을 본능적으로 계산하며 최선의 투자를 하고 있지 않은가?

에너지는 우리의 자산이다. 이 자산을 어떻게 이용할 것인지는 우리의 몫이다. 에너지 절약을 넘어 에너지 관리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이 시급하다. 무조건적인 목표치 할당과 절감 압력보다는 어떻게 하면 기업에서 능동적으로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을지 실질적으로 고민한 후 적극적인 에너지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에너지 위기는 당장 우리의 눈앞에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에너지 관리를 통해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에릭 리제(Eric LÉGER) 사장은 1996년부터 프랑스에 본사를 둔 에너지 관리 전문기업인 슈나이더 일렉트릭에서 일해왔다. 프랑스, 인도네시아, 필리핀, 중국, 스리랑카 등에서 근무했으며 2008년부터 한국 지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재무 부문에서부터 경력을 쌓기 시작해 물류, 구매, 기업 합병 부문을 두루 거쳤다. Superior Business School of Dijon에서 국제비즈니스를 전공했다.

 

 

 

에릭 리제 슈나이더 일렉트릭 코리아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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