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pact Business

경제적·사회적 가치 모두 생산하는 임팩트 비즈니스가 온다

88호 (2011년 9월 Issue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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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한 상원의원이 기존의 법 관념이나 일반적인 경제 이론, 혹은 경영 철학적 상식으로는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법인 설립에 관한 법안을 제출해 관심을 끌었다. 이름하여 ‘유연한 목적 회사(Flexible Purpose Corporation, 이하 FPC 법안)1
이다. 법인의 정관에 회사가 영리적 목적 이외에 공익 내지 사회적 목적 사업 영역을 명시, 주주에 대한 경영진의 법적 책임을 유연하게 만들어주는 게 본 법안의 골자다. 믿기 어려운 일이지만 비영리 목적을 가진 영리 법인 등장의 서막을 알리는 법안인 셈이다.
 
미국인들의 기업에 대한 뿌리 깊은 도덕철학을 보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주주 이익 극대화로 제한한다. 밀턴 프리드먼(Milton Friedman)은 일찍이 “기업의 경영자는 주주들을 위해 이윤을 극대화하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책임질 것이 없다”2 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 범위를 한정했을 정도다. 이러한 생각은 현대 자유 기업 및 금융 시스템의 철학적 기반을 형성하며, 때로는 기업이 행하는 자선적이고 공익적인 활동들에 대해 매우 비도덕적인 행위라고 비판을 가하는 근거로까지 활용돼왔다. 기업이 자선을 위해 지출하는 사회적 비용은 상품 가격을 왜곡하고 시장 비효율을 초래할 수 있어 궁극적으로는 주주의 이익을 침해한다는 것이 사회적 책임 부정론자들의 주요 논리다. 이러한 논리로만 본다면 이번 캘리포니아주의 FPC 법안은 주주와 경영자들 사이의 이해 충돌 가능성을 오히려 인정하고 법적 책임의 유연성 확대를 공식적으로 허락하는 매우 이례적인 사건이다.
 
왜 하필 이런 이례적인 사건이 자유시장주의 경제와 철학이 가장 발달한 미국에서 일어났을까? 전 세계 경제와 산업에 쓰나미를 몰고 온 최근의 금융위기는 미국의 글로벌 경제 권력을 약화시키는 동시에 미국의 기업윤리에 대해 전 세계적 의구심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위기 수습과 구제 과정에서 드러난 월스트리트 금융기관 경영진의 비윤리적이고 탐욕적인 행위는 미국인들은 물론 전 세계인들로 하여금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 단기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비윤리적 결정도 서슴지 않았던 미국 기업 리더들에게 경제 위기의 책임이 돌아가게 된 것이다.
 
미국 기업들은 현재 사회의 희생 위에서 일부 주주와 리더들이 경제적 이익을 편취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으며 정당성의 위기에 빠져 있다. 기업들은 향후 지속가능한 이익의 원천을 창출함과 동시에 자본주의의 위기를 해결할 새로운 전략적 방향을 모색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됐다. 이와 관련해 최근 공유 가치(Shared Value)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새로운 기업 패러다임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지난 1월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마이클 포터 교수는 ‘The Big Idea: Creating Shared Value’라는 논문에서 기업이 사회와 공유된 가치(Shared Value)를 창출할 수 있도록 기업 본연의 책무를 재정립해 현재의 위기를 극복할 것을 주문했다. 포터는 기존의 자유주의 기업 철학이나 사회적 책임 논의들, 양쪽 모두가 가지고 있는 기업과 사회의 이분법적 갈등 관계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하며 경제 영역과 사회 영역의 경계를 허물어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을 개척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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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 오로지 경제적 가치만 생산하고 사회적 가치는 비영리 기관이나 정부에 맡겨 대리하게 하는 현재의 자본주의 시스템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양자 사이의 공유된 가치 기반을 찾아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를 위해서는 영리와 비영리 간 경계를 부수고 기업은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사회가 지속적으로 건강해질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내는 데에서 비즈니스 기회와 상품 혁신 아이디어를 찾아야 한다. 또한 사회와 연결된 기업 가치 사슬을 재정의하고 지역사회와 기업이 결합된 산업 클러스터를 형성해 전략적 효과를 높여야 함을 강조했다. 이름하여 ‘임팩트 비즈니스(Impact Business)’의 등장이다. (그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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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pact Business
- 비즈니스 본질의 재정립
포터가 CSV 개념을 이론적으로 주장하기 이전부터 사회적 임팩트(Social Impact)를 만들어내는 동시에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임팩트 비즈니스는 이미 다수의 선구자들이 시도해왔다. 첫번째 예로 시스코(Cisco)를 꼽을 수 있다. 이 회사는 1997년부터 3억5000만 달러를 투자해 165개국에 1만여 개의 네트워크 기술 아카데미를 설립하고, UN, 지역 NGO, 대학 등과의 협력을 통해 저개발 지역이나 국가의 일반인들을 교육하는 ‘시스코 네트워킹 아카데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3 교육은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을 통해 16개 언어로 교육 기관들에 제공되고 있으며 2만여 명에 달하는 강사들이 학생들의 효과적인 수강을 보조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3만여 개 정도의 정보가 올라와 있는 구인·구직 연결 사이트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으며 네트워크 기술 경연 대회를 개최하며 백만 개의 수강생 테스트을 제공해 지속적으로 수업 성취율을 높여나가고 있다. 기술로부터 소외된 지역과 사람들에게 기술 교육 제공을 목적으로 하는 시스코의 아카데미 사업은 궁극적으로는 회사가 진출하는 지역의 인적 자원 풀(Pool)을 구축하는 수단이 된다. 잘 교육된 소비자와 잠재 인적 자원이 풍부하게 존재하는 지역은 시스코가 장기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기반이 되며 해당 지역사회도 새로운 일자리를 얻고 삶의 질을 높여 나가는 계기를 만들게 된다. 실제로 시스코의 아카데미를 수료한 수강생은 75만 명 이상이고 1만9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에 의하면 50%의 수강생이 새 직장을 얻었고, 진급을 했거나 더 나은 직장으로 이직한 경우까지 합하면 70%에 이른다.
 
시스코 사례가 기존 글로벌 기업이 CSV 전략을 통해 장기 성장 기반을 닦은 케이스라고 한다면 집카(Zipcar)는 사회적 임팩트 창출 자체가 목적이면서 비즈니스에도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4 로 평가할 수 있다. 2000년 설립한 집카는 자동차에 대한 ‘소유’ 개념에 바탕한 접근이 발생시키는 환경적 영향을 줄이고 나아가 그 개념 자체를 변화시키고자 하는 사업 미션을 가지고 있다. 집카의 회원들은 사용료를 지불하고 자신이 예약한 시간과 원하는 장소에서 자동차를 ‘사용’할 수 있다. 회원들은 자동차를 직접 소유하지 않지만 자동차 사용은 물론 보험, 연료, 유지, 주차 등 모든 서비스까지 함께 받을 수 있다. 이러한 방식은 환경산업론자들이 주장해왔던 ‘서비스로서의 제조업’5 가능성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최종 소비자는 제조물을 직접 소유하는 것을 피하고 제조물의 사용을 위해 발생하는 서비스에만 가격을 지불하고 이용하게 함으로써 제조물의 환경적 사후 책임은 기업이 지게한다. 소유를 제한해 자동차 생산과 소비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 폐기 처분 등으로 인한 환경 영향을 줄여나가는 산업 방식을 집카가 실현한 것이다. 집카는 놀랍게도 최근 몇 년간 시애틀 기반의 플렉스카(Flexcar), 스페인의 에이반카(Avancar), 영국의 스트리트카(Streetcar) 등 카셰어링(Car-sharing) 회사들을 차례로 인수하며 사업 영역을 확장했고 올해 4월 기업공개(IPO)에도 성공했다. 집카는 과거 작은 마을 중심으로 자동차를 공동 소유하거나 카풀(Car Pool) 운동 차원에서 진행되던 환경 캠페인을 임팩트 비즈니스로 승화시켜 성공을 거둔 대표적인 사례로 남게 됐다.
 
이뿐만이 아니다. 빈곤과 질병, 각종 사회 문제들로 고통 받고 있는 저개발 국가에서도 임팩트 비즈니스는 고질적인 이슈들을 직접 해결하면서도 경제 성장 토대를 만드는 전략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 주고 있다. 2006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무함마드 유누스(Muhammad Yunus)는 그라민뱅크(Grameen Bank) 마이크로크레디트 사업 성공을 기반으로 방글라데시 사회와 경제에 필요한 다양한 영역에서 각종 임팩트 비즈니스들을 추진하고 확대해 방글라데시 경제 기반 조성에 혁혁한 공을 세워왔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그라민샥티(Grameen Shakti)6 라는 태양광 발전 설비 사업이다. 태양광 사업은 대표적인 미래 산업이다. 수많은 선진국들도 태양광과 같은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고 미래 이익의 원천으로 여기고 있다. 그라민샥티는 바로 이러한 미래 산업의 성공 가능성을 사회와의 공유된 가치 창출 위에서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이다. 방글라데시의 농촌 지역은 전기 발전 인프라가 없어 산업 기반이 매우 취약한 상태였다. 이를 직접 해결하기 위해 유누스는 태양광 패널과 발전 시설을 방글라데시 정부와 함께 농촌 가구에 설치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이를 통해 농촌 마을에 전기를 공급해 경제 활동이 본격적으로 가능해지도록 만들었으며 시설 설치와 유지에 필요한 여성 기술자(일명 ‘그라민 레이디’라고 불림)들을 교육해 새로운 일자리도 창출했다. 또한 발전 시설을 설치한 가구는 직접 다른 가구에 전기를 재판매할 수 있도록 해 설치 가구의 소득에도 기여했다. 이를 통해 그라민샥티는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신재생에너지 기업이 됐으며 2010년 말까지 설치된 모든 태양광 시설로부터 총 25㎿까지 전기 생산이 가능하게 됐다.
 
Impact Investment
- 새로운 자본의 등장
성공적인 임팩트 비즈니스들은 자본 시장에까지 변화의 씨앗을 뿌리고 있다. JP모건 글로벌 리서치팀은 “사회·환경적 임팩트 창출을 위해 설계된 비즈니스에 재무적 수익을 목적으로 자본을 투자하는 ‘임팩트 투자(Impact Investment)’는 앞으로 10년간 4000억 달러에서 1조 달러 자산 규모와 1830억∼6670억 달러의 이익 규모로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7  JP모건에 따르면 피투자 비즈니스의 임팩트 창출 영역과 산업, 자본 투여 행위 유형(채권, 주식, 현금 등)과 규모, 재무적 수익과 위험 관리 스타일 등을 기준으로 다양한 임팩트 투자 유형이 파생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로써 기존 기부자들과 투자자들이 여러 임팩트 투자 유형 중 자신에게 맞는 스타일을 골라 투자할 수 있는 시장이 열리는 것이다.
 
개발금융기관, 민간 자선 재단, 대형 투자회사, 개인 금융기관, 상업 은행, 퇴직 연금, 사모펀드 등 다양한 형태의 임팩트 투자자들이 이미 전 세계 지역은 물론 주거, 농업, 재생에너지, 교육, 의료 등 다양한 부문에서 임팩트 창출이 가능한 투자 활동을 펼치고 있다. 대표적인 기관이 어큐먼펀드(Acumen Fund)다. 어큐먼펀드는 뉴욕에 본사를 둔 글로벌 비영리 벤처 펀드로 인도, 케냐, 파키스탄 등지에서 빈곤 문제를 해결하거나 빈곤층에 필수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가들이 임팩트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자금을 지원하는 투자기관이다. 2001년 록펠러 재단, 시스코 재단 및 개인 기부자들로부터 초기 자금을 투자 받아 설립돼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한 어큐먼펀드에는 현재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 구글 재단, 스컬 재단 등도 주요 투자자 대열에 참여하고 있다. 이렇게 모인 펀드를 기반으로 인도와 파키스탄, 동아프리카 지역의 BoP(Bottom of Pyramid·저소득빈곤층시장) 인구를 대상으로 사업을 펼치고 있는 지역 기업가를 발굴하고 투자금을 집행하고 있다. 2010년까지 총 투자 규모는 5030만 달러이고 원금 회수는 410만 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어큐먼펀드로부터 투자를 받고 있는 30여개의 회사들은 주로 주거, 의료, 수자원, 에너지, 농업과 관계된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이들 사업의 수혜를 받는 인구는 4000만 명을 넘어섰으며, 창출된 일자리도 3만5000개에 이른다.8
 


벤처캐피털 회사로서 가장 성공적인 임팩트 투자 기관으로는 오미드아르 네트워크(Omidyar Network)를 꼽을 수 있다. 오미디아르 네트워크는 이베이(eBay)의 창업주 피에르 오미디아르가 2004년에 설립한 소셜벤처캐피털 회사로 전 세계 마이크로파이낸스, 사회적 기업가 지원, 소셜미디어, 정부 투명성 제고 등과 관련된 임팩트 비즈니스를 찾아 투자를 하고 있다. 오미디아르 네트워크의 독특한 접근법은 영리와 비영리 법인을 차별하지 않고 투자 대상으로 발굴하고 있다는 점이며 최근까지 영리 법인에는 총 1억6600만 달러, 비영리 기관에는 2억1700만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영리와 비영리에 고루 투자하는 특성 때문에 오미디아르 네트워크는 법인 형태로 인한 투자 과정상의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서두에서 언급한 FPC 법안 초안 작성에도 참여하며 입법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임팩트 투자 규모가 커지고 산업이 성장함에 따라 관계자들 사이의 교류와 국제적인 공조 노력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글로벌 임팩트 투자 네트워크(GIIN·Global Impact Investing Network)는 가장 대표적인 연합체로 어큐먼펀드, 오미디아르 네트워크는 물론 록펠러재단, 캘버트재단 등 대형 재단들이 참여하고 있다. JP모건이나 씨티그룹 등 상업 은행, TIAA-CREF를 비롯한 캘퍼스(CalPERS)와 같은 대형 연기금들도 회원으로 가입해 임팩트 투자 지식 및 정보 보급과 공유, 산업 인프라 구축에 기여하고 있다. 또한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는 매년 가을, 소셜캐피털마켓(Social Capital Market)이라는 이름의 산업 콘퍼런스가 개최돼 미국 전역에 흩어진 임팩트 투자자들과 전 세계 전문가들, 임팩트 기업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최신 산업 동향을 공유할 수 있는 기회도 만들어나가고 있다.
 
Impact Exchange
- 변화를 촉진하는 공개 자본 시장
한편 미국이나 임팩트 비즈니스가 활발한 제3세계의 임팩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임팩트 투자와 자본 거래를 촉진할 수 있는 공개 자본 시장 형성에 대한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흘러나오고 있다. 임팩트 투자자들은 자신의 포트폴리오 구성과 관리를 위해 시장 벤치마크 인덱스와 체계적인 산업 분류 시스템, 공개 기업과 증권 거래를 투명하게 관리할 수 있는 규율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자금을 원하는 임팩트 기업들과 자금을 제공하는 임팩트 투자자들이 모이는 기업공개 시장이 만들어져야 한다.
 
이미 기존 자본 시장에서도 신재생에너지 및 환경 기술 기업들과 투자자들이 거래할 수 있는 대안 자본 시장이 등장하고 있거나 일반 상장사의 사회적/환경적 영향을 고려한 투자 인덱스(각종 SRI 투자 인덱스, 환경 지수 등)나 산업 분류 시스템(영국 FTSE는 환경 투자자들의 효율적인 산업 분산 관리를 위해 환경을 전문 테마로 한 산업 분류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음)이 시장에 나와 있는 경우들은 많다.
 
임팩트 투자 자본 시장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임팩트 자체를 목적으로 하는 기업들이 회사를 증권화해 공개 시장에 내다팔고 그 대가로 안정적으로 자본을 유치한다. 나아가 투자자들은 증권 거래를 통해 투자 수익을 얻고 목표로 하는 사회적 임팩트를 달성하는 플랫폼이다. 이미 브라질에는 브라질 증권시장인 BM&FBOVESPA 내 하위 프로그램으로 BVS&A가 설립돼 지역 마이크로파이낸스 기관이나 사회적 기업들이 활발하게 기업을 공개하고 자본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싱가포르도 아시아 임팩트 투자 익스체인지(Asia Impact Investment Exchange)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Impact Infrastructure
- 변화를 만들어내는 인프라
포터는 CSV 개념 주창을 통해 경영 철학과 이론적인 차원에서 임팩트 비즈니스의 등장을 알렸다. 더불어 임팩트 비즈니스를 오랜 시간 묵묵히 수행해온 혁신적인 기업가와 기업들도 전 세계에서 활약 중이다. 임팩트 투자자들은 임팩트 기업가들의 든든한 후원자가 돼 임팩트 비즈니스 영역의 지평을 넓혀나가나는 데 일조하고 있다. 임팩트 비즈니스에 대한 구루(Guru)들의 생각이 설득력을 얻어가고 기업가와 자본가들이 현실 세계에서 성공을 거두면서 시장 경제 구조 속에 이를 내재화할 수 있는 법률적, 산업적 인프라를 구축하려는 논의들도 활발해지고 있다.
 
앞서 본 FPC 법안 사례는 임팩트 비즈니스 기업가와 투자자 사이의 책임 있는 약속을 정의하는 법적 인프라를 구축하는 노력 중 하나이다. 임팩트 비즈니스는 기존 법 테두리 안에서는 영리 법인도, 비영리 법인도 되기 어려운 중간 지대에 속해 있다. 영리로 법인을 설립할 경우 경영진이 정관에 약속된 범위를 벗어나는 사회적 사업 활동(일자리 확대, 직원들의 건강 증진, 온실가스 감축, 폐기물 재활용 등)을 추구하면 수탁자 책무(Fiduciary Duty)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반면 비영리 법인은 이러한 사회적 활동들을 목적 사업으로 추구할 수는 있지만 세금 혜택을 전제로 한 기부금 모집 이외에는 획기적인 펀드레이징 원천이 없다. 재무적 수익을 기대하는 투자 자본 유치가 사실상 어려운 것이다. FPC 법안은 정관에 공익적인 목적 사업을 기재하게 하고 경영진은 지분 투자로 참여한 주주에 대해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임팩트를 창출한 사업 활동 내용과 성과를 보고할 의무를 가지게 된다. 이로써 기존 사회적 기업가나 소셜벤처 사업가, 사회공헌 목적 기업들은 좀 더 유연하게 법인을 설립하고 효율적으로 재무 활동을 펼칠 기회를 얻게 됨은 물론 임팩트 투자자들도 법적 보호 장치하에서 책임 있고 투명하게 사업을 발굴하고 투자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리게 되는 것이다.
 
FPC 법률에 의해 소위 ‘하이브리드’형 법인이 설립되면 함께 해결돼야 할 이슈가 경영 정보 공개에 관한 스탠더드 문제다. 일반적으로 영리 기업들은 정해진 기업 회계 기준에 따라 사업 보고서를 작성하고 감사를 받아 주주에게 제공한다. FPC도 마찬가지로 목적 사업으로 기재한 사업의 성과를 신뢰할 수 있는 객관적 기준과 지표에 따라 주주들이 가독할 수 있는 언어로 공개해야 한다. 이를 위해 앞서 언급한 GIIN에서는 임팩트 보고와 투자 스탠더드(IRIS·Impact Reporting & Investment Standards)라는 이름으로 사회적 성과 국제 회계 기준을 작성해 보급하고 있다. IRIS에서는 △조직 프로필 △상품 프로필 △재무성과 △운영 임팩트 △상품 임팩트 등 다섯 가지 지표 분류와 농업/교육/에너지/환경/금융지원/보건/주거/수자원 등 8가지 산업 분류를 결합해 자신의 비즈니스 모델에 가장 적합한 지표들을 선별해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록펠러재단과 미국 USAID가 후원하고 B랩(B Lab)과 어큐먼펀드 등이 실질적인 지표 작성과 활용에 참여했으며 딜로이트와 PwC와 같은 국제 회계 법인이 기준 작성을 가이드해 IRIS는 명실상부한 임팩트 회계 기준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이로써 임팩트 투자자들은 IRIS로 작성된 기업 보고서의 정보를 활용해 SROI(Social Return on Investment)와 같은 다양한 분석 기법들로 투자 기업에 대한 밸류에이션을 할 수 있게 되며 더욱 체계적인 투자 의사결정과 포트폴리오 관리도 가능하게 된다.
 
호모 임팩타쿠스(Homo Impactacus)
신문과 TV를 장식하고 있는 헤드라인 뉴스들을 보자. 일본 대지진, 기후변화로 인한 재난, 구제역, 개인 정보 유출, 식료품 안전 사고, 전염병, 실업과 빈곤, 국제 정치 불안 등 대부분들이 사회적 위기를 전하고 있다. 지금 이 순간을 살고 있는 현대인들은 얼마 전만 하더라도 지속적인 경제 성장과 기술 발전을 통해 이룩할 유토피아적인 미래 사회를 꿈꾸었지만 지금은 만성화된 사회적 위기 속에서 지루한 단편만을 살아가고 있다. 인류는 이제 끝이 나지 않을 것 같은 다방면의 연속적 위기 속에서 개인이 어떻게 적응해 나가야 할지 고민하는 처지에 놓이게 된 것이다.
 
기업은 상품이나 서비스를 통해 개인의 문제를 해결해주거나 필요로 하는 것을 전달함으로써 효용이라는 가치를 만들어내고, 그 대가로 이익을 만들어 자가 발전하는 데 가장 적합한 질서(Fit Order)를 가진 조직이라고 했던가? 만성화된 사회적 위기 속에서 살아가는 개인들이 갈구하는 효용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보면 앞으로 비즈니스가 고민해야 할 가치 제안(Value Proposition)의 해답은 이미 나와 있다. 사회적 문제들이 몸으로 체화된 인간, 그리고 이를 해결해 창출되는 임팩트로부터 만족을 느끼고 경제적으로 보상하는 인간인 호모 임팩타쿠스(Homo Impactacus)들은 개인과 사회 조직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앞서 본 임팩트 비즈니스를 이끌었던 학자, 기업가, 투자자들은 이를 현실 세계에 가장 성공적으로 실현시킨 선구자들이고, 산업 인프라 구축 사례들 역시 변화된 비즈니스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생태계 구축 노력의 일환이다.
전상욱 Protiviti Seoul Office 대표 sangwook.chun@protiviti.co.kr
도현명 Impact Square 대표 timothydho@impactsquare.com

마이클 포터의 전략적 CSR 모델의 진화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경영 전략 교수인 마이클 E. 포터는 기업 사회공헌 전략 컨설팅펌 FSG(www.fsg.org)의 공동창업자, 마크 크레이머(Mark Kramer)와 함께 2000년대 들어 기업 사회공헌,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ity), 공유된 가치 창출(CSV·Creating Shared Value)에 대한 논문을 차례로 내놓으며 기업의 CSR 전략이 진화하는 방향을 제시해왔다. 우선 2002년 HBR에 ‘The Competitive Advantage of Corporate Philanthropy’라는 논문을 발표하며 기업의 자선적 사회공헌 사업의 전략성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이 논문에서 포터와 크레이머는 기업이 실행하는 사회공헌 활동 중에는 순수하게 사회적 이익을 위한 사업과 기업의 경제적 이익을 목표로 하는 활동 사이에 위치한 중간 영역이 존재함을 개념적으로 제안했다.
 
2006년 발표한 논문 ‘Strategy & Society: The Link Between Competitive Advantage and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에서는 마이클 포터 교수의 역작인 ‘The Competitive Advantage of Nations’를 통해 소개됐던 다이아몬드 모형을 심화해 CSR 경영과의 접점을 발견했다. 이 논문을 통해 포터 교수는 기업이 전략적 이익을 극대화하면서 사회적 책임도 다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가치사슬에 연관된 사회적 이슈들을 취사선택해야 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기업이 외부 환경 투자를 통해 경쟁 우위를 만들어낼 수 있는 지역사회의 요소조건, 수요조건, 관련 지원산업, 전략 및 경쟁 구조 등 다이아몬드 모형의 구성요소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CSR 활동이 필요함을 설파했다. 본 논문은 그해 맥킨지와 HBR이 공동으로 시상하는 올해의 비즈니스 논문상을 받으며 전 세계 관계자 및 학계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올해 1월 발표된 ‘Creating Shared Value: How to Reinvent Capitalism and Unleash a Wave of Innovation and Growth’에는 비즈니스가 장기적으로 성공하기 위한 전략으로서의 “공유된 가치(Shared Value)” 개념이 등장한다. 2002년과 2006년에 앞서 발표됐던 두 논문들이 비즈니스 핵심 전략과 거리가 있는 사회공헌 사업, CSR 경영 활동에 대한 논의에 주 초점을 뒀던 것에서 진일보한 것이다. 이로써 포터는 약 10년에 걸친 기간 동안 발표한 3개 논문으로 CSR 개념이 비즈니스 주변부로부터 장기적 성공을 위한 핵심 전략 수단으로 발전되는 진화의 역사를 체계적으로 보여줬다.

도현명 대표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기업의 전략적 사회공헌, 사회적 기업, 소셜벤처, 비영리조직, 임팩트 투자 등과 관련된 비즈니스 모델 개발, 인큐베이팅, 전략 수립, 임팩트 측정 및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는 임팩트 비즈니스 전문 컨설팅 회사 임팩트스퀘어(www.impactsquare.com)의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다.
 
전상욱 대표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KAIST에서 금융공학 MBA 학위를 취득했다. 한국은행과 아더앤더슨, 베어링포인트, AT커니를 거쳐 현재 글로벌 경영 컨설팅 회사인 프로티비티(www.protiviti.com) 서울 오피스의 대표를 맡고 있다. 국내 주요 금융기관, 제조업, 공공기관을 포함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전사적리스크관리, Compliance, 지속가능경영과 관련된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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