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가치 평가

“와, 100조원짜리 페이스북”…기술이 가치를 정한다

84호 (2011년 7월 Issue 1)

 

어떤 기업의 가치는 해당 기업이 갖고 있는 유형 자산과 무형 자산의 가치를 모두 더해 결정된다. 과거에는 주로 유형 자산의 평가에 집중했다면 최근에는 기술, 지적 재산권 등 무형 자산의 가치가 날로 커지고 있다. 문제는 이 무형 자산의 가치를 평가하는 일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최근 ‘소셜네트워크’라는 영화로 더 유명해진 페이스북을 보자. 페이스북의 기업 가치는 현재 500억∼850억 달러 정도로 알려져 있다. 많게는 한화로 100조 원을 줘야 이 기업을 살 수 있다는 뜻이다. 어마어마한 돈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최근에는 사우디아라비아의 한 왕족이 페이스북을 현금 170조 원에 매입하기를 원한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언뜻 보기에는 페이스북이 무슨 대단한 신기술을 보유한 것도 아닌데 170조 원이라는 막대한 돈을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다.
 
지금의 페이스북과 마찬가지로 주요 기술 기업들은 10년 전 닷컴 버블 당시 사상최고 수준의 시가총액을 기록한 바 있다. 대표적 기업이 야후다. 야후는 1995년 미국 스탠퍼드대 학생이던 제리 양과 데이비드 파일로가 설립했다. 시스코, 오라클, 애플 등에서 200만 달러를 투자 받은 야후의 기업가치는 1995년 기준 약 3억 달러였다. 닷컴 버블이 최고조이던 2000년 야후의 시가총액은 무려 1250억 달러였다. 최근에는 160억 달러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 기업은 어떨까. 한국증권선물거래소는 2007년 9월 기준으로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법인 534개 기업을 대상으로 시가총액과 순자산가액을 비교한 결과를 조사한 적이 있다. 조사 대상 기업의 약 45%인 239개 회사의 시가총액이 장부 가치인 순자산가액보다 낮았다. 국내 자본시장의 비효율성을 고려하더라도 국내 상장기업이 보유한 무형 자산 및 기술 가치가 제대로 평가 받고 있지 못하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렇다면 왜 기술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는 일이 중요할까. 21세기 디지털 시대에는 원천기술 기반의 신사업 발굴이 기업의 미래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다. 기업들은 연구개발을 통해 확보된 기술이 어느 정도의 가치를 보유한 자산인가를 알고 싶어한다. 즉, 우리 회사가 보유한 기술의 화폐적 가치가 얼마인지를 알아야 연구 개발의 의미와 성과를 가늠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사업의 경쟁력을 담보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했는가에 대한 해답도 얻을 수 있다. (그림 1)
 

외부 역량을 활용할 때도 마찬가지다. 개방형 혁신(Open Innovation)을 활용하려면 확보하고자 하는 기술에 대한 가치 평가가 매우 중요하다. 그 외 합작벤처 설립, 연구기관의 기술 이전, 공동 연구 개발 등에서도 기술에 대한 가치 평가는 해당 사업의 성공을 결정짓는 핵심 요인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이처럼 중요한 기술 가치 평가 작업은 말처럼 쉽지 않다. 다른 모든 자산 가치 평가와 마찬가지로 기술 가치의 평가도 구매자의 관점과 판매자의 관점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양측이 모두 납득할 만한 가격에 도달하는 일이 쉽지 않다. 특히 기술 가치의 평가는 해당 기술의 성숙도나 시장 상황에 따라 평가 방법도 달라지기 때문에 다른 무형 자산의 가치 평가보다 훨씬 까다롭다.
 
기술 가치 평가에 관한 주요 사례
기술 가치 평가에 관한 시사점을 주는 몇몇 사례를 보자. 일본 니치아화학공업은 발광다이오드(LED)의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다. 2004년 1월, 일본 도쿄 지방법원은 미국 산타바바라 소재 캘리포니아주립대의 나카무라 슈지(中村修二) 교수가 한때 그가 근무했던 니치아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 대해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도쿄 지법은 니치아가 나카무라 교수에게 청색 LED 원천 기술에 대한 대가로 200억 엔을 지급해야 한다고 평결했다.
 
나카무라 교수는 1990년 청색 LED 기술 개발에서 핵심 역할을 담당했다. 재판부는 1994년부터 니치아의 LED 관련 매출이 발생했으며, 특허권이 유효한 2010년까지 추정 매출액은 1조2000억 엔으로 산정된다고 가정했다. 이 매출액 중 50%인 6000억 엔이 청색 LED 기술로 인한 것이며, 약 20%의 이익률을 적용해 청색 LED 기술을 통해 니치아가 거둔 수익을 1200억 엔으로 추산했다. 재판부는 이 1200억 엔 중에서 나카무라 박사의 기술 기여도를 50%로 판단, 최종적으로 청색 LED의 기술가치를 600억 엔으로 평가했다. 다만 나카무라 교수가 청구한 금액이 200억 엔이었으므로 니치아가 600억 엔이 아니라 200억 엔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2005년 나카무라 교수는 도쿄 고등법원이 제시한 화해 권고안을 받아들였다. 그는 8억 4000만 엔(약 84억 원)의 화해금을 받고 니치아화학(日亞化學)에 청색 LED 기술의 권리를 넘겼다.
 
플래시 메모리 개발자인 일본 도호쿠대의 마스오카 후지오 교수도 유명한 기술 관련 소송의 주인공이다. 마스오카 교수는 도시바에 재직 중이던 1980년과 1987년 두 종류의 플래시 메모리를 발명했다. 그러나 그는 도시바로부터 겨우 100만 엔의 수고료만 받았다. 결국 2004년 도시바를 상대로 11억 엔의 소송을 제기했다. 마스오카 교수는 8700만 엔(약 8억 원)의 발명 보상금을 받아냈다.
 
대한민국의 대표적 통신 기술인 CDMA(코드분할 다중접속, Code Division Multiple Access)는 지식경제부 산하 연구소인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개발했다. ETRI는 정부가 출연한 연구원 중 가장 많은 기술료 수입을 올리고 있는 기관이다. 2008년 전체 공공연구기관의 기술료 수입 중 ETRI가 차지하는 비중이 61%에 달한다. ETRI는 CDMA 외에도 와이브로, 4세대 무선전송 시스템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기술(IT)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개발된 기술의 지적 재산화를 위해 기술 거래사와 변리사를 각각 2명(계약직 변리사 6명 별도)씩 두고 있는 등 기술 이전 전담 인력만 55명이나 보유하고 있다.
 
2004년 산업기술연구회가 펴낸 ‘ETRI 연구 효과 분석’ 보고서를 보자. 이 보고서는 CMDA 기술의 경제적 가치를 2010년까지 약 66조36억 원으로 추산했다. CDMA 기술을 개발하는 데 들어간 연구개발(R&D) 비용 대비 297배의 가치를 올렸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뿐만 아니라 민간 기업으로의 기술 이전 등 비연구성 지원 사업도 총 1조9886억 원의 효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이 결과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경제 인구가 얼마나 될지는 모르지만, 정부 출연 연구기관의 중장기적 성과 및 기술 파급 효과에 관한 분석이 최초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
 
주요 기술 가치 평가 방법론
우선 주요 기술 가치 평가 방법론부터 알아보자. 기술 자산의 가치를 평가하는 일은 상대 평가(Evaluation)에 의해 그 기술의 등급이나 점수를 계산하는 작업과는 완전히 다르다. 기술 가치 평가는 해당 기술 자체의 경제적 가치, 즉 화폐 가치를 평가(Valuation)하는 일을 의미한다. 즉, 대상 기술의 총체적인 가치를 경제적 가치로 환산해야 한다는 뜻이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기술 가치 평가는 기술의 사업화 주체나 기술의 성숙도에 따라 몇 가지 다른 방법이 쓰인다. (그림 2)
 

첫째 비용 접근법(Cost Approach)
기술 개발의 초기 단계에 주로 쓰인다. 개발 초기 단계에서는 해당 기술의 사업화가 이뤄지기까지 상당히 많은 추가 투자가 필요하다. 때문에 구매자나 기술 보유자 모두 명확히 평가하기가 쉽지 않다. 비용 접근법은 기업이 해당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향후 투자해야 할 비용 전체를 해당 기술의 가치로 인정하는 방식이다.
 
이때 기술 보유자가 해당 기술을 확보하는 데 투입한 개발비가 아니라 기술 구매자가 해당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향후에 소요될 개발비를 기준으로 하는 게 중요하다. 즉 해당 기술을 개발하는 동안 타 사업을 추진하지 못한 데 대한 기회비용(Opportunity Cost)까지 포함해야 한다는 뜻이다.
 
Technology Value = 기술개발 예상 비용+기회 비용
이때 기술 개발 비용은 해당 기술의 아이디어 도출, 탐색, 기획, 연구개발에 투입된 인건비, 시설 투자비, 실험 실습비 등 비용과 투자를 포함한다.
 
둘째 이익 접근법(Income Approach)
해당 기술이 사업화의 단계에 들어섰거나, 그 기술로 얻을 수 있는 이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때 주로 쓰인다. 보유 기술의 사업화가 가져올 경제적 부가가치를 기준으로 한 미래의 현금흐름(Cash Flow)에다 적정한 할인율(Discount Rate)을 적용한 뒤, 여기에 할인 현금 흐름(Discounted Cash Flow)의 합을 더해 사업가치(NPV)를 산정한다.
 
여기에다 추가로 기술 기여도도 반영한다. 기술 기여도를 나타내는 TF (Technology Factor)는 0∼100%의 값을 가진다. 해당 기술이 우리 회사의 사업에 얼마나 유용하게 쓰일 수 있나를 의미하는 유용성(Utility), 타사 기술에 비해 얼마나 경쟁력이 있는지를 의미하는 차별성 등을 주로 평가한다. 이익 접근법의 정확성을 높이려면 미래 수요에 대한 분석, 특히 이에 관한 객관적인 시장 예측 자료를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
 
Technology Value = 사업 가치(NPV)×기술 기여도
이때 사업 가치란 순현재 가치(Net Present Value)를 나타낸다. 하나의 기술을 사업화할 때 해당 사업에 투자한 후 사업 최종 연도까지 얻을 현금흐름을 현재 가치로 환산해 합계한 금액이다. 해당 기술 자산의 NPV가 0보다 크면 투자 가치가 있고, 그렇지 않으면 투자가치가 없다고 판단한다.
 
셋째시장 접근법
해당 기술 관련 사업이 성숙기 또는 쇠퇴기에 접어들 때 주로 쓰인다. 실제 해당 기술과 유사한 기술이 과거에 기술 거래 시장에서 얼마에 거래됐는지 그 실적을 기준으로 기술 가치를 평가한다. 가격에 관한 객관적인 자료를 확보하는 건 비교적 쉽지만 해당 기술의 독창적 가치를 간과할 수 있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기술 거래 계약에 관한 내용은 대부분 기밀 사항이므로 상세한 계약 조건을 참고하기가 용이하지 않다는 단점도 있다.
 
Technology Value = 과거에 해당 기술이 거래된 가격
 



기술 가치 평가가 왜 중요한가
현대 기업의 경영에서 기술 가치를 평가하는 일이 왜 중요할까. 어떤 기업의 가치를 평가할 때, 무형 자산의 기본인 기술 가치를 평가하는 일은 너무도 당연한 과정이다. 즉 해당 기업의 무형 자산에 관한 적절한 평가 없이 기업 가치 평가가 이뤄진다는 말 자체가 모순이다.
 
그 외에도 다양한 전략적 의미가 있다. 우선 많은 기업들은 R&D 투자의 성과를 확인하고 싶어 한다. 현재와 같은 어려운 경영 환경하에서 지속적인 R&D 투자를 하고 있는 많은 기업의 관점에서 보면 신기술을 개발했거나 개발을 추진할 때, 해당 기술의 가치에 대한 확인 작업이 필수적이다. 투자의 타당성을 확보하지 못한 채 신기술 개발을 추진하는 일만큼 어리석고 위험한 의사결정은 없다.
 
기술 가치 평가를 통해 해당 기업의 사업 포트폴리오 관리도 수행할 수 있다. 업종과 시대를 막론하고 신기술의 수명 주기가 지속적으로 짧아지고 있다. 때문에 정확한 가치 평가를 할수록 해당 기업의 성장 전략이나 포트폴리오 관리 전략이 달라진다.
 
최근에는 기술 가치의 평가가 기업의 주가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11년 2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3D TV 기술을 둘러싸고 벌인 공방이 대표적이다. 논쟁은 LG전자가 FPR(필름 패턴 편광안경 방식) 기술을 적용한 시네마 3D TV를 출시하며 시작됐다.
 
LG는 삼성전자가 채택한 셔터글라스(SG) 3D 방식과 비교했을 때 자사의 방식이 한 단계 높은 차세대 기술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LG전자의 기술은 이미 1935년 개발된 오래된 기술이며, LG전자가 한 일은 원가 절감 이외에는 별다른 게 없다. FPR은 디지털 시대에 역행하는 기술’이라고 반박했다. 두 업체의 공방이 진행되는 동안 양사의 주가는 등락을 거듭했다. 어떤 기술에 대한 평가가 해당 기업에 얼마나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비사업적 영역에서 기술의 가치를 평가하는 일도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노벨상 수상을 위한 기술의 평가, 대학 및 연구기관에서의 교수 업적 평가 등이 대표적이다.
 
기술 가치 평가의 정확성을 높이려면
현재 한국 기업의 기술 가치 평가는 상황에 따라, 평가 주체에 따라 그 결과가 천차만별로 달라질 때가 많다. 정부 기관이 내놓은 평가에 대해서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 이처럼 중요한 기술 가치 평가의 정확성을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전문성 및 신뢰성을 갖춘 국가 차원의 평가 주체가 등장해야 한다. 기술 가치의 정확한 평가를 위해 가장 중요한 점은 평가 주체의 전문성과 신뢰성이다. 현재 국내에는 기술가치평가협회 등의 단체 외에도 많은 개인 기술가치 평가사들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평가 결과가 100% 공신력을 지닌다고 보긴 어렵다. 아파트나 다른 유형 자산과 달리 이들이 어떤 기술의 가치를 10억 원으로 평가했다고 해서, 그 기술의 가치가 곧바로 10억 원이 되는 것도 아니고 바로 10억 원에 현금 거래가 이뤄지는 것도 아니다.
 
물론 가치 평가를 위한 주요 자료와 근거 등을 모두 해당 기술을 보유한 기업에서 제공하기 때문에 가치 평가 작업 자체를 공급자가 주도할 수밖에 없다는 한계점이 있다. 공급자의 뜻을 꺾지 않으면서 변리사, 회계사, 연구원, 해당 기술을 매입하려는 회사의 의지를 적절히 반영하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결국 국가 차원의 평가 주체가 필요하다. 이 기관이 가능한 한 많은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도록 제도적, 법적 장치를 뒷받침해주고 관련 DB를 구축하는 데도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둘째, 가치 평가 시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을 반영할 줄 알아야 한다. 기술 사업화를 추진할 때 원자재 가격의 급변, 환경 문제에 관한 세계 각국의 정책 변화 등 쉽사리 예상하기 힘든 불확실성을 잘 반영할 줄 알아야 한다. 이런 요인에 따라 특정 기술의 가치가 엄청나게 달라질 때가 많기 때문이다.
 
차세대 에너지 관련 기술인 DMFC(직접 메탄올 연료 전지, Direct Methanol Fuel Cell)를 보자. 2007년 ICAO(국제민간항공기기구)는 과거 독극물이란 이유로 항공기 내 반입이 금지됐던 메탄올의 기내 반입을 허용하기로 결의했다. 연료 전지 사업 활성화를 위해서였다. 그러나 ICAO의 결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세계 각국의 보안 당국은 액화 물질의 기내 반입을 강력히 통제하고 있다. DMFC의 상용화가 해당 기술의 직접적 가치와 큰 연관이 없는 다른 사안에 영향을 받고 있다는 뜻이다.
 
DMFC의 상용화를 가로막는 더 큰 문제는 최근 개발되는 항공기에서는 승객이 좌석에서 AC 전원을 사용하는 일이 가능해졌다는 점이다. 기내에서 노트북이나 게임기기를 사용하기 위해 굳이 연료전지를 갖고 타야 할 필요성 자체가 사라지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특정 기술의 사업성에 영향을 미치는 비경영적 요인을 얼마나 잘 예측하고, 이를 가치 평가에 제대로 반영하느냐가 평가 결과의 적합성과 신뢰성을 좌우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
 
셋째, 특정 기술의 가치를 정확하게 평가하는 일 못지 않게 이를 사업화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특정 기술의 가치를 명확하게 평가하는 일과, 그 기술의 사업성을 높이는 일은 완전히 다른 문제다. 즉 몇몇 기업이 똑같은 신기술을 보유했다 해도 그 기술을 활용하는 기업의 역량에 따라, 그 기술의 미래 가치는 완전히 달라진다. 그 기술을 사용한 비즈니스 모델의 선정, 마케팅 기법, CEO의 역량 등 변수는 무척 다양하다.
 
즉 기술 가치 평가는 일종의 가이드라인일 뿐이다. 지나치게 절대 가치를 정확하게 평가하는 일에 집착하지 말고, 이 기술의 사업성을 극대화할 방안이 무엇인지를 결정할 전략적 의사결정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특정 기술의 사업성 극대화를 위해 고려해야 할 요인은 무엇일까. <그림 3>은 특정 기술의 획득하는 기업이 고려해야 할 몇 가지 전략적 요인을 설명하고 있다. 우선 해당 기술의 기술적 차별성(독창성)이 중요하다. 당연히 특허로 보호받고 있거나 경쟁 기업이 쉽게 확보할 수 없는 기술일수록 그 가치가 높다.
 
둘째, 전략적 적합성 및 조직 역량과의 시너지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아무리 우수하고 독창적인 기술이라 해도 사업화가 다 가능한 건 아니기 때문이다. 즉 우리 회사의 핵심 사업이나 핵심 고객 집단과의 연관성이 높은 기술이어야 한다.
 
셋째, 평가된 기술 가치의 분배 방식을 고려해야 한다. 최근 업종을 막론하고 조직 구조가 점점 융합화 및 복합화되는 추세가 뚜렷하다. 이에 따라 기술 하나를 개발할 때도 다양한 분야의 인력들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특정 기술의 가치를 평가할 때도 참가자의 공헌도에 따라 분배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참가자의 공헌도를 최대한 객관적으로 산정하고,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분쟁을 최소화할 수 있는 합리적인 분배 방식을 가치 평가 작업 이전부터 세심하게 고려하는 일이 필요하다.
황윤일 삼성정밀화학 상무 yunil.hwang@samsung.com
 
황윤일 상무는 서울대 공업화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일리노이주립대에서 고분자학 석사, 카네기멜론대에서 화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LG화학을 거쳐 ADL 한국 지사에서 전자, 화학, 에너지 분야의 전문 컨설턴트로 활동한 바 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48호 The New Chapter, Web 3.0 2022년 07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