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시모 데 메디치는 맏아들 피에로 데 메디치가 병약했기 때문에 동생인 조반니를 가문의 후계자로 지목하고 일찍부터 후계자 교육을 시켰다. 그런데 갑자기 조반니가 요절했고 코시모는 한 세대를 건너 손자 로렌초 데 메디치를 자신의 후계자로 지명했다. 병약하여 침대에 누워 이 모든 과정을 보던 피에로는 평정심을 잃지 않았다. 분노하거나 질투를 했다는 기록은 어디에도 없다. 오히려 온화한 사람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코시모가 임종한지 2년이 지난 시점, 메디치 반란 사건이 일어났을 때 피에로는 음모의 주동자를 용서했다. 관용과 화합을 베푸는 길만이 메디치 가문과 피렌체에 미래의 평화를 가져다 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자신에게 리더의 덕성이 충분하지 못하다면 관용의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용서할 수 있는 사람만이 통치할 수 있고 조용히 미래를 준비하는 ‘불굴의 용기’가 필요하다.
Vol.65 p.64 [관용의 눈물이 진정 ‘불굴의 용기’다]·김상근 연세대 신과대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