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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ots of Prosperity

기업 활동 보호, 로마의 흥망 가르다

글렌 허버드(Glenn Hubbard) | 72호 (2011년 1월 Issue 1)
 

번영의 근원(Roots of Prosperity)
번영을 구가하는 나라들의 경제 발전 역사를 들여다보면 남들과 똑같은 방법으로 현재 위치에 오른 나라는 단 하나도 없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일반적인 패턴은 찾아볼 수 있다. 바로 한 나라가 빈곤에서 벗어나는 시기는 비즈니스 영역이 번창하면서 기존의 경제 시스템을 대체하는 때라는 점이다.
 
이러한 변화에 꼭 필요한 요소들도 널리 알려져 있다. 2004년 이후 세계은행은 해마다 각국을 평가해 기업환경평가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최신 호는 <2010기업환경평가 : 역경의 시기에 이룬 개혁>, 세계은행과 국제금융공사 공저, 팔그레이브 맥밀란 펴냄, 2009). 세계은행의 보고서는 개업, 건축 허가권 등을 포함한 면허 취득, 근로자 채용, 재산 등록, 신용 적립, 투자자 보호, 납세, 해외 진출, 계약 이행, 폐업에 이르는 10단계의 기업 주기에 따라 각국 정부가 어떠한 정책과 절차를 제시하고 있는지를 평가한다.
 
기업 친화적인 정책을 펴고 있는 국가의 정부는 기업의 장애물을 없애주고, 기업이 치러야 할 시간(대기시간)과 비용(수수료나 뇌물)을 줄여주려 애쓴다. 친(親)기업형 국가일수록 발전 전망이 밝은 건 물론이다.
 
물론 이들 항목이 한 국가의 경제 성장 가능성을 과학적으로 측정하는 완벽한 기준일 수는 없다. 몇몇 예외 사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은행의 기업환경평가 보고서는 한 국가의 비즈니스가 성장할지 아닐지를 판단하게 해주는 상당히 신뢰할 만한 자료다. 2009년에는 조사 대상 181개국 가운데 싱가포르가 1위에 올랐다. 그 뒤를 뉴질랜드, 미국, 홍콩(중국), 덴마크가 따르고 있다. 반대로 콩고민주공화국이 최하위를 기록했고, 중앙아프리카공화국, 기니비사우, 콩고공화국, 부룬디 등이 최하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 경제 불안으로 홍역을 겪고 있는 그리스는 109위에 올라 있다.
 
기업 친화적인 환경의 장점이 그렇게 분명하다면 왜 각국이 앞다퉈 이를 위해 노력하지 않는 것일까? 이 논리 대로라면 각국 정부는 일관성을 갖고 규제 완화를 위해 최대한으로 노력해야 하는 게 아닐까? 이 해답이야말로 오늘날 가난한 나라들이 당면한 내부 문제를 바라보는 비판적인 시각을 제시해준다고 할 수 있다. 전제적 정부나 막강한 과두 재벌 체제는 기업 친화적인 정책을 채택하지 못하게 저지한다. 아직도 빈곤에서 벗어나지 못한 국가들에서는 특히 이러한 반(反) 기업 체제가 당당히 자리 잡고 있다. 역사가 주는 교훈을 통해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를 알아보자.
 
친구, 로마인, 상인
고고학자들은 기원전 2500년 경, 메소포타미아(현재 이라크) 지역에서 민간 기업이 존재했다는 기록 문서를 발굴한 바 있다. 사채업, 세금 지불을 위한 정부의 선금, 무역 상인의 자금 동원 등에 대한 기록이 남아 있다. 페니키아, 그리스, 페르시아, 로마에서도 이러한 경제 활동으로 수천 개의 무역 도시와 타운이 생겨났다. 고고학자들은 이 지역에서 도기, 금속 기구, 모자이크, 조각물, 각종 상점에서 판매하는 물품의 제작소를 다량으로 발굴했다. 이는 모두 과거의 번영한 경제상을 엿볼 수 있는 증거품들이다. 이는 당시 충분한 수입과 높은 생활 수준을 구가했던 시민들이 많았음을 보여준다.
 
이 상업 중심지에 거주한 인구는 세계 전체로 보면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았다. 다른 지역에서 살았던 고대인의 생활은 힘겨웠고, 평균 수명도 짧았다. 문맹률이 높았고, 많은 사람들이 질병으로 목숨을 잃었다. 전쟁과 약탈이 상업을 파괴시키는 일이 수세기에 걸쳐 반복됐다. 기원 후 12세기에 이르러서야, 로마 제국이 강성해지면서 평화가 유지됐다. 이후 더 많은 인구가 번영의 과실을 맛볼 수 있었다. 특히 농지를 배후로 갖고 있던 도시 수천 곳이 급성장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로마의 번영은 오래가지 못했다. 3세기가 시작할 무렵, 전쟁이 번영하는 로마 비즈니스를 와해시키기 시작했다. 로마 제국은 5세기에 멸망했다.
 
로마 제국으로 인한 평화가 이어졌던 200년 동안에는 상당히 높은 수준의 친비즈니스적 사회 환경이 유지됐다. 로마의 사회 제도가 얼마나 비즈니스 활동에 적합했는지, 오늘날과 비교해보자.
 
우선 로마에서는 창업이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남자는 물론이고 여자, 비(非)로마인, 심지어 노예들조차도 일체의 제약 없이 자기 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 이는 현대의 창업 환경과 비교해봐도 놀라운 수준이다. 물론 실질적으로는 로마의 자유 시민이 창업하기에 가장 유리한 위치에 서 있기는 했지만 말이다. 인허가 제도 또한 비교적 친기업적이었다. 로마인들은 특정 면허 없이 물품을 제조하고, 판매하고 구매할 수 있었다. 거의 유일한 예외가 있다면, 정부의 독점 사업이었다. 로마 제국은 소금, 금속, 대리석 광산을 운영했다. 곡물의 구매 및 판매, 군복과 무기 등 각종 군수품 생산에는 국가가 직접 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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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렌 허버드(Glenn Hubbard)

    조지 부시 전 미국대통령 산하에서 백악관 경제자문위 위원장(CEA)을 지냈다. 현재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 학장이자 재무 및 경제학 분야의 러셀 L 카손 교수직을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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