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 오페라의 화려한 부활

67호 (2010년 10월 Issue 2)



오페라는 영화나 뮤지컬 등 다른 문화 상품에 비해 공연 가격이 비싸다. 이해하는 데도 상당한 지식과 역량을 필요로 한다. 이에 오페라에 대한 관심도 전 세계적으로 더욱 줄어들고 있다. 126년 전통의 세계 최고 오페라단이라 불리는 미국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단도 한때 고전을 면치 못했다. 현재 단장직을 맡고 있는 피터 겔브가 취임하던 2006년만 해도 관객의 평균 연령이 65세에 이르렀고, 매출은 수년간 제자리 걸음을 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겔브 단장이 주도한 다양한 혁신이 성공을 거두면서 매출 및 관객수가 동시에 증가했다. 메트로폴리탄(메트) 오페라의 부활을 가능케 한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부활의 원동력은 크게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외부 비()전문가의 과감한 활용이다. 메트는 역량 있는 외부 인사를 활용해 조직에 건전한 긴장과 새로운 시각을 불어 넣는 데 성공했다. 단장인 피터 겔브 자신도 오페라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이 아니다. 그는 소니 클래시컬이라는 음반회사 사장 출신이다. 스스로가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업계 내의 인물들이 가진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었다.
 
겔브는 업계 외부 인물들을 적극 활용했다. 그는 영화 <잉글리시 페이션트>를 만든 영국의 유명 영화 감독 앤서니 밍겔라에게 오페라 나비부인 연출을 의뢰했다. 영화 감독, 브로드웨이의 뮤지컬 연출가 같은 타 분야의 뛰어난 인재를 활용해 새로운 시각의 오페라를 만들어냈다. 뮤지컬 <라이온 킹>의 연출가로 유명한 줄리 테이머가 연출한 <마술피리>에는 각양각색의 날아다니는 새, 춤추는 곰, 장엄하게 빛나는 별, 밤의 여왕 등을 화려하게 묘사하는 등 기존 오페라에서 볼 수 없었던 화려한 시각적 효과를 구현했다. 이러한 시도를 통해 메트는 멀어졌던 언론과 대중의 관심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두 번째 발상의 전환은 오페라 공연을 오페라 극장이 아닌 영화관에서 한 일이다. 메트의 매출 확대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 새로운 시도가 바로 이 라이브 뷰잉(Live Viewing)의 기획이다. 라이브 뷰잉은 메트의 최신 공연을 고화질 HD 영상과 생생한 음향으로 전 세계 영화관에서 상영하는 방식을 말한다. 겔브 단장은 바에서 중계되는 스포츠 경기를 본 사람이 스포츠팬이 되어 경기장을 직접 찾는 현상에서 라이브 뷰잉의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밝혔다. 그는 취임 첫 해인 2006년 12월 30일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Live in HD>라는 명칭으로 6개의 공연 시리즈를 위성을 통해 극장에서 상영하기 시작했다.
 
전 세계의 극장을 활용한 라이브 뷰잉의 도입은 메트의 새로운 수입원 창출은 물론 세계 오페라 관객 수 증가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메트는 2009년 한 해 동안 라이브 뷰잉을 통해 세계 약 1200개 극장에서 오페라를 상영했다. 그 결과, 관객 동원 수는 무려 240만 명을 돌파했고, 매출 또한 오프라인 공연 매출의 절반에 해당하는 45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세 번째 발상의 전환은 인텔리 계층의 전유물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대중 고객에 접근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지속했다는 점이다. 메트는 평일 공연의 객석 일부를 20달러라는 저렴한 가격에 판매했다. 또 뉴욕 공립고등학교에서 라이브 뷰잉을 무료로 상영하며 지갑이 얇은 젊은 학생들이 미래의 관객이 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었다. 매 시즌 오프닝 공연의 라이브 영상을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무료로 상영하기도 했다. 이런 다양한 노력에 힘입어 2005년 시즌 77%에 불과했던 공연장 좌석 판매율이 2009년에는 88%까지 상승했다.
 
겔브가 이를 시도하기 전 많은 사람들은 영화관에서 손쉽게 오페라를 볼 수 있고, 심지어 무료상영까지 하니 관객은 오히려 줄어들 거라고 우려했다. 하지만 이는 오페라에 대한 대중의 관심에 불러일으키고 관객층까지 넓혀 공연장을 찾는 관객 수를 증가시키는 데 크게 기여했다.
 
메트 오페라의 부활을 위한 겔브 단장의 다양한 시도들과 그로 인해 일궈낸 성공 스토리는 사양 산업에서도 발상의 전환을 통해 얼마든지 부활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발상의 전환만 이뤄내면 경쟁자들을 앞서는 일은 물론, 산업의 하향 추세를 막거나 뒤집을 수도 있다는 기대를 분명하게 심어준다.
 
 
강한수 삼성경제연구소 경영전략실 수석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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