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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똑똑한 도시의 시대 10년 내 온다

이강윤 | 53호 (2010년 3월 Issue 2)

2008년 인류 역사에 또 하나의 기록이 만들어졌다. 약 67억 인구 중 도시에 거주하는 인구가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선 것이다. 매년 전 세계에 서울과 뉴욕 등과 같은 거대 도시가 7개씩 새로 생겨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추세라면 2050년경 개발도상국을 포함해 전 인구의 70% 정도가 도시에 거주하게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러한 전례 없는 도시화 현상은 인류의 경제사회적 발전을 상징하는 동시에 인구 과밀화와 도시 기반 시설 부족 현상을 불러오고 있다. 도시인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어린이와 청소년의 교육 문제, 시민 안전과 건강, 비즈니스 활성화, 원활한 교통 시스템 유지 등의 수많은 과제도 등장하고 있다.
 
다행히도 세계 각 도시들이 연구소, 기업 등과 손잡고 지능적인 도시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시도와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IBM도 지난 17년간 세계에서 가장 많은 특허를 출원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밀레니엄 시대에 인류가 도시에서 겪었던 불편함과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IBM은 전 세계 연구소들이 향후 5∼10년 후 상용화를 목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신기술 가운데 도시인들의 생활과 일, 여가를 변화시킬 혁신적인 기술 5가지(Next 5 in 5)를 최근 소개했다.
 
1.‘도시 면역 시스템’으로 신종 전염병 예방 도시 내 인구가 과밀화될수록 전염성 질병은 더 빨리 확산될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 5∼10년 후에는 과학자들이 구축한 ‘도시 면역 시스템’으로 2009년 세계를 강타한 신종 인플루엔자(H1N1)와 같은 질병을 감지하고, 관련 대책을 실시간으로 결정하며, 관련 기관과 시민들에게 통보할 수 있게 된다. 현재,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국제적으로 영향을 미칠 만한 전염병이 발생하면 팩스나 전화로 발병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실시간 정보와 대응이 필요함에도 정보 전달과 의사결정이 늦어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 가지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첫 번째는 전염성 질병의 추이와 패턴 분석에 수학과 과학을 응용해 각 지역에서 언제 전염병이 확산될 것인지를 파악하고 어떤 지역에 어느 정도의 의료진과 백신과 치료약이 필요한지 실시간으로 계획하는 일이다. 둘째는 각 병원과 보건소, 약국 등의 전자 의료 기록에 포함된 의학적 정보를 통합할 수 있는 ‘건강 인터넷(Health Internet)’의 발명이다. 전자 의료 기록에 포함된 익명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질병 확산 정도를 예측하고, 필요한 치료 수준을 파악하여 개인 정보 유출 없이 전염병에서 시민을 보호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전염성 질병의 확산과 관련된 도로, 공항, 여행 패턴, 조류 이동 경로를 슈퍼컴퓨터로 분석해 시간 경과에 따라 질병이 어떻게 확산될 것이며, 어떤 곳의 인구가 취약한지를 모델링하는 일이다.
 
매년 말라리아로 100만 명 이상이 소중한 목숨을 잃는 아프리카 지역에서는 단순하지만 체계화된 의료 시스템으로 의약품을 적시에 보급하려는 노력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말라리아 퇴치 사업단과 IBM 등 글로벌 기업이 아프리카에서 함께 진행 중인 ‘생명을 구하는 문자메시지(SMS for Life)’ 프로젝트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와 전자 지도 기술을 수많은 인명을 구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
 
탄자니아의 135개 마을에서 근무 중인 보건소 직원들은 매주 말라리아 의약품의 재고 현황을 점검하라는 자동 문자 메시지를 받는다. 각 마을 담당자가 현재 재고 상황을 문자 메시지로 보고하면 각 지역 보건 센터의 의약품이 바닥나기 전에 말라리아 치료제를 보급한다. 정보통신 기술을 활용한 단순한 시스템만으로도 의약품 배급과 추적, 관리가 가능해져 의약품 부족 현상을 최대 75% 줄일 수 있었으며, 수많은 인명도 구할 수 있게 됐다.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 발생 당시, 미국 듀크대 보건 시스템은 만성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 우선적으로 백신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2000만 명의 환자에 대한 전자 의료 기록을 분석했다. 고위험군 환자들을 계층화해 백신을 투여함으로써 더 큰 희생과 확산을 막을 수 있었다. 점점 증가하는 도시 거주민들의 보건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보다 체계화된 시스템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2.유기체처럼 자연과 공존하는 똑똑한 빌딩 도시 인구가 늘수록 막대한 도시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는 빌딩도 진화해야 한다. 냉난방, 상하수도, 전기 시스템이 개별적으로 운영되는 도시의 수많은 건물들은 지구상의 모든 교통수단을 합친 것보다도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에너지 효율적인 전자제품과 설비를 개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무실, 아파트, 주택, 공장 등 모든 건물에 정보 처리 능력을 갖춘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이러한 시스템이 적용될 경우, 빌딩 내 다양한 관리 시스템과 수천 개 센서를 통합해 살아 있는 유기체와 같이 내외부 환경 변화를 감지하고, 건물을 운영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건물 내에 설치된 수천 개 센서가 사람들의 움직임을 감지해 자동으로 조명 밝기, 온도, 습도를 조절하거나 엘리베이터가 오작동을 일으키기 전에 사전에 점검 경고를 내려 사용자의 편의와 안전도를 높이는 일이 가능해진다. 이와 같이 실내 온도, 전기, 통풍에서부터 상하수도, 쓰레기 관리, 원거리 통신, 보안에 이르기까지 건물 내 운영 시스템이 통합되면 실시간 관리를 통해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으며, 건물 내에서 발생한 문제를 사전에 감지하고 신속히 대응할 수 있다. 이러한 건물은 운영 효율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자연을 활용하고 공존할 수 있는 건물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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