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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갖고 튀어라? 횡령 사고 막는 4가지 기술

유희동 | 52호 (2010년 3월 Issue 1)

기업 내 부정 사건은 그저 혀만 끌끌 차고 넘겨버릴 문제가 아니다. 기업 내 부정 사건은 규모가 크건 작건, 외부로 공개됐던 안 됐건 간에 기업 가치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친다. 더욱이 기업 내 부정 사건은 생각보다 훨씬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기업 가치는 이론적으로 기업이 현재 보유한 자산과 향후 보유할 자산으로부터 창출되는 현금흐름의 현재 가치로 평가된다. 자산 규모가 약 1조 원에 달하는 기업에서 현금 1000만 원이 횡령됐다고 가정하자. 1000만 원은 곧 기업이 창출한 현금흐름에서 유출된 것을 의미하며, 언뜻 보기에는 해당 기업의 가치는 1000만 원의 현재 가치만큼 낮아지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 따라서 ‘1000만 원 정도의 횡령이 자산 1조 원대 기업의 가치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까’라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1000만 원의 횡령 사건이 발생한 기업은 곧 100억 원의 횡령 사건도 발생할 수 있는 허술한 시스템을 보유할 것이라는 점에서 심각성이 크다. 부정 사건이 아무리 사소하더라도 기업의 미래 가치를 낮춘다는 측면에서 무시할 수 없는 셈이다.
 
경영진은 상시 구조조정이 일상화된 현재 경영 여건에서 부정 방지를 위한 투자를 한다는 게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그러나 결국 기업 내 부정 방지 정책의 수립과 효과적인 운영이 기업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한 초석이며, 투자자 신뢰를 제고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이다. 따라서 경영진은 조직 내에 충분하고 적절한 부정 방지 정책을 수립해야 하고 이 정책이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 항상 모니터해야 한다. 이는 투자자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기관 투자자이든 개인 투자자이든 투자 대상 기업 내 부정 방지 정책이 제대로 수립되어 있는지, 또 수립된 부정 방지 정책이 실제로 효과적으로 운영되고 있는지 관심을 가져야 한다.
 
국제기구들도 기업이 부정 방지를 위한 제도적 여건을 두라고 권고하고 있다. 국제투명성기구(Transparency International)는 기업의 이사회 차원에서 외부 전문 기관으로부터 반(反)부패 정책과 시스템을 검증 및 확인받는 것을 검토하고1 , 이와 같은 검증 및 확인 결과를 대외적으로 공표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실제로 다수 글로벌 기업에는 기업 내 부정 방지 및 준법 시스템을 기업의 다양한 이해관계자(stakeholders)에게 객관적으로 제시해야 할 경우 제3의 전문 기관으로부터 인증을 받을 수 있는 절차가 마련되어 있다.2 이 글에서는 기업이 국내외 전문 기관이 권고하는 기본적인 부정 방지 프로그램 틀 안에서 실무적으로 어떻게 부정을 방지할 수 있는지 해결책을 모색하고자 한다.
 
첫째, 정직한 문화와 임직원의 윤리의식 고취를 위한 경영진의 실질적인 노력이다.원론적인 얘기로 들릴 수 있지만 기업 내 부정 방지 프로그램은 여기서 시작한다. 기업들의 윤리경영 선언, 윤리헌장 발표 등 대외적으로 청렴한 기업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한 움직임은 언론 보도를 통해 익히 익숙해졌다. 그러나 이런 노력은 그 이상으로 실행해야 한다. 경영진은 임직원의 비정직하고 비윤리적인 행위가 결코 용납되지 않을 것임을 언행과 실천으로 보여줘야 한다.
 
우선 부정 방지 환경 조성을 위한 명확한 ‘윤리강령’을 수립해야 한다. 윤리강령은 기업의 핵심가치를 담고 있어야 하며, 임직원이 일상적인 업무에서 윤리적으로 옳은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안내할 수 있어야 한다. 또 경영진은 임직원과의 공식적, 비공식적인 만남이 있을 때마다 윤리의식에 대한 메시지를 명확히 전달해야 한다. 이와 함께 목표 달성을 위한 시각도 달라져야 한다. 경영진의 임직원에 대한 메시지는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목표치를 무슨 수를 써서라도 달성해야 합니다’에서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목표치를 달성하여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반드시 정직한 방법으로 달성하여야 합니다’로 바뀌어야 한다.
 
둘째, 부정 위험 파악 및 평가가 주기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부정 위험은 기업 내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는 임직원과의 인터뷰, 워크숍, 조사 등을 통해 감지할 수 있고, 과거 내부에 제보된 내용을 검토하여 파악할 수도 있다. 직원에 대한 조사는 기업 내 부정 위험을 파악하기 위한 출발점으로서 유용하다.(그림1)

부정 위험 평가는 기업 규모나 조직의 복합성, 업종에 따라 적절하게 이뤄져야 체계적인 평가될 수 있다. 규모가 작고 덜 복잡한 구조를 지닌 기업에 대한 부정 위험 평가는 상대적으로 비공식적으로 그리고 약식으로 수행될 수 있다. 부정 위험 평가 방법은 국제부정감사인협회(ACFE·Association of Certified Fraud Examiners)와 국제투명성기구 등의 홈페이지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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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희동

    -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 기업재무 자문 및 M&A 컨설팅 수행
    - 리스크컨설팅사인 크롤과 델인터내셔널 내부 통제 관리 자문 담당
    - 현재 언스트앤드영(Ernst & Young)의 부정 사건 조사 및 분쟁 관련 서비스(Fraud Investigation & Dispute Services) 부문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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