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모리 시게노부 “직원은 호통을 쳐서라도 가르쳐야 한다”
‘호통 리더십’은 한편 통쾌하기도 하지만 ‘과연 괜찮을까’란 생각이 들게 만드는 말이다. 360도 다면 평가 제도를 도입한 회사의 관리자들은 종종 “시대 변화가 아랫사람의 눈치를 보게 만들고 있다”고 푸념한다. 대니얼 골먼의 <감성의 리더십>이란 책이 나온 이후 ‘리더의 사람 관리 역량’이 과업 관리 못지않게 중요하게 평가되고 있다. 요즘 조직에선 일방적 지시나, 잘못을 무섭게 꾸짖는 행동은 개선해야 할 사항으로 지적되곤 한다.
하지만 그런 지적 따위엔 아랑곳하지 않고 “당당하게 직원을 호통치라”고 주문하는 리더가 있다. 바로 일본전산의 나가모리 시게노부(永守重信) 사장이다. 그는 직원이 잘못하면 관리자가 호통을 쳐서 가르치고, 제대로 될 때까지 하게 만들라고 말한다. 역량이 부족한 직원들을 데리고 고군분투하는 관리자에겐 한줄기 빛처럼 위안이 되는 말이다.
하지만 여기서 혼란이 없기를 바란다. 나가모리 사장의 호통은 결코 불만을 분출하거나 자기 방식을 전달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일본전산에서의 호통은 사장이 직원에게 애정과 관심을 표현하고, 진보적 반발심(승부욕)을 끌어내는 방법이다. 다시 말해 직원을 성공으로 이끄는 적극적 배려의 수단이다.
나가모리 사장은 혼이 나는 사람이 조직에서 성공한다는 사례를 보여주려 노력하며, 단순한 감정으로 나무라지 않고 직원이 ‘당신과 함께 일하고 싶어 혼낸다’는 것을 인식하게 한다. “호통을 치려면 평소보다 4배나 에너지가 들고, 훨씬 더 많은 마음 관리가 필요하다”거나 “평소 직원들을 질책하지 않다가 회사가 힘들 때 구조조정 운운하는 이는 경영자 자격이 없다”는 말이 그 증거다.
나가모리 사장은 조직의 우열이란 평범한 인간을 데리고 비범한 일을 할 수 있는지, 그렇지 않은지 여부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일본전산이 불황의 시대에도 고속 성장을 하게 된 배경에는 ‘삼류 인재’를 뽑아 일류로 끌어올린 기업 문화가 있다.
데이비드 페리 “성공의 이유는 언제나 학습한다는 데 있다”
“창업할 때 가졌던 정보가 3, 4년이 지난 후에도 유효한 경우는 5%밖에 안 될 것이다. 우리가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언제나 새롭게 학습했다는 데 있다.”
온라인 B2B 전문 기업인 컴덱스의 데이비드 페리 최고경영자(CEO)의 말이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21세기의 문맹은 읽고 쓰지 못하는 사람이 아니라, 배우려 하지 않고 낡은 지식을 버리지 않으며 재학습하지 않는 사람을 뜻하는 말이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이란 없고 기업에 필요한 정보는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고 있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에서 강조하듯이 오늘의 정의가 내일의 부정이 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런 상황에서 조직 구성원들이 가진 지식의 총량은 ‘현재 지식의 합’이 아니라 지식 탐색 역량과 의지의 총합으로 표현해야 옳다. 물을 거슬러가는 배는 사공이 노를 젓지 않으면 제자리에 있지 않고 뒤로 밀려난다. 중요한 변화와 도약을 위해선 모든 조직원이 새로운 배움에 적극적이어야 하며, 경영자는 직원들이 기존의 쓸모 없게 된 지식을 과감히 버리도록 이끌어야 한다.
월마트의 재고관리 정보기술(IT) 시스템은 다른 회사들의 벤치마킹의 대상이 될 정도로 정교하다. 하지만 처음 컴퓨터 기술을 도입했을 때 월마트의 가장 큰 난제는 시스템 자체의 버그(bug)가 아니었다. 기존 작업 방식에 익숙한 사람들이 새 기술을 쓰도록 하는 것이었다.
사람은 누구나 변화에 저항하고 익숙함을 고수하려는 습성이 있다. 혁신을 지향하는 리더는 새로운 제도나 시스템을 도입하기 전에 어떻게 직원들에게 변화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그들을 설득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리더 자신부터 ‘어제의 지식’을 과감히 내려놓는 비움의 솔선수범을 보일 필요가 있다.
필자는 국제 비즈니스코치와 마스터코치 자격을 갖고 있으며, 2002년 국내 최초로 임원 코칭을 시작했다. 이후 지금까지 600명이 넘는 최고경영자(CEO)와 임원들을 코칭했다. 현재 딜로이트컨설팅에서 리더십코칭센터장으로 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