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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재앙, 과소평가하지 마라

DBR | 31호 (2009년 4월 Issue 2)
미국 금융위기가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이 와중에 월가의 과욕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지구촌 각지에서 들끓고 있다. 월가의 탐욕이 이번 신용위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이지만, 위기의 유일한 원인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저지르는 실수도 신용위기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것은 바로 단기적 시각에 입각한 결정이 장기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간과하는 것이다.
 
맥스 배저먼과 마이클 왓킨스는 공저 ‘돌발 상황 예측하기: 다가올 재앙을 사전에 방지하려면’에서 엔론, 아서 앤더슨, 타이코 등의 몰락을 가져온 2001년과 2002년 회계 부정이 “예측 가능한 돌발 상황”이었다고 표현했다.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 정보가 있었음에도 당사자들에게 결국 재앙으로 다가왔다는 것이다.
 
이들은 이 재앙이 미국 회계 시스템 문제 때문에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회계 시스템 하에서는 회계사들이 자신들에게 돈을 지불하는 고객들을 감사(監査)해야 했기 때문에 이해 상충 문제가 발생, 객관적 판단을 내리기 어려웠다. 현재의 신용위기는 저금리 모기지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엄격한 규제를 받지 않았던 은행들이 무분별한 대출을 실시하고, 위험도 높은 투자에도 나서면서 발생했다. 주택 소유주들이 과도한 채무 부담으로 대출을 상환하지 못하고 주택 압류도 늘어나면서 신용 경색이 등장했다. 이로 인해 상당수 금융 기관들이 붕괴돼 결국 미국 정부는 세금을 걷어 7000억 달러 규모의 구제금융을 실시하기에 이르렀다.
 
2001년 회계 부정과 지금의 위기는 세부 부분과 영향 측면에서는 상당히 다르다. 하지만 공통점이 하나 있다. 의사결정자들이 단기적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욕심 때문에 예측할 수 있었던 돌발 상황들을 내다보지 못한 것이다. 두 경우 모두 사람들은 경고 신호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 이제부터는 사람들이 왜 이러한 실수를 그토록 자주 저지르는지 그 이유를 살펴보자. 이후 의사결정을 내릴 때 선견지명을 가질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려 한다.
 
우리는 왜 선견지명을 갖지 못하는가?
신용 등급이 낮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대출자들이 모기지 상환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미국의 모기지 디폴트 비율은 지난 2006년부터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하지만 은행을 비롯한 대출 기관들은 이러한 초기 위험 신호들을 무시하고 계속 고위험 모기지 대출 상품을 판매하고 관련 상품에 투자했다. 주택담보부증권(MBS)에 대규모로 투자하고 있던 리먼 브라더스 경영진은 2008년 1월 불거진 유동성 문제 발생 신호를 무시했다. 2007년부터 2008년 9월 파산 직전까지 무려 50억 달러의 보너스 등 엄청난 자금도 집행했다. 왜 그처럼 똑똑한 사람들이 주택 거품이 언젠가는 꺼질 것임을 예측하고 그 가능성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을까? 배저먼과 왓킨스는 다음 3가지 성향 때문에 우리가 예측 가능한 돌발 상황을 충분히 내다보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미래의 중요성을 간과한다 미래의 예측 가능한 돌발 상황을 피하기 위해 우리는 지금 타협이나 투자를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즉 안락한 노후를 위해 연금을 꼬박꼬박 부어야 하며, 지구 온난화 속도를 늦추기 위해 지금 에너지를 절약해야 한다. 하지만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는 일은 결코 즐겁지 않다. 대다수 사람들도 현재를 희생하지 않는다. 때문에 현재의 금융위기처럼 다가올 문제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하거나, 조직이 고객 충성도 제고나 연구개발 등 향후 엄청난 금전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장기 프로젝트에 투자하지 않는다. 우리의 결정이 우리 자신보다는 미래 세대 등 다른 사람들에게 타격을 줄 가능성이 높으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결정을 내리는 일은 매우 어려울 수 있다. 사람들은 지구 온난화보다 재정 적자를 심화시킬 수 있는 정부 지출 등 당장의 현안을 더욱 중요하게 인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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