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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Business and Law

ESG는 리스크 아닌 ‘경쟁력 키울 기회’

박준기,이연우 | 331호 (2021년 10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이제는 빼놓고 생각할 수 없는 ESG와 관련해 해외 시장에서는 공급망 관리, 국내 시장에서는 중대재해처벌법의 영향이 키워드로 부상하고 있다. ESG 실천을 위해 우선 필요한 것은 내부 구성원들의 인식과 지식을 끌어올리는 내재화 작업이다. 직원들의 ESG 역량을 키우는 데 소홀하지 않음은 물론, 조직 전체를 관통하는 목표를 세우고 이를 총괄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ESG를 새로운 사업 기회로 바꿔 경쟁력의 원천으로 활용할 수 있다.



편집자주
법무법인(유한) 태평양이 현대 경영의 핵심 어젠다인 ESG와 관련된 법률적 이슈를 짚어보는 글을 연재합니다. DBR와 태평양은 10월27일 ‘ESG 포럼 2021’을 개최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www.dbredu.com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최근 볼보자동차가 미래 트렌드를 파악하고 분석하는 업체 ‘더 퓨처 래버러토리(The Future Laboratory)’와 함께 ‘의식 있는 디자인의 부상(The Rise of Conscious Design)’이라는 주제의 보고서를 내놔 이목을 끌었다. 아름다움과 실용성, 그 이상의 목적을 내걸었다는 이유에서다. 볼보는 이 보고서에서 앞으로 볼보가 자동차를 만들 때 어떤 소재를 활용해 ESG 경영을 추진할 것인지 상세하게 밝혔다. 재활용이 가능한 바이오 소재를 적극 활용해 2040년까지 완전한 순환 비즈니스를 실현하겠다는 목표도 내세웠다. 볼보는 그 세부 목표의 하나로 2025년까지 신차 소재의 25%를 재활용 또는 바이오 기반 소재로 전환하겠다고 선포하며 스웨덴과 핀란드의 지속가능한 숲에서 얻은 바이오 기반 소재, 페트병을 재활용한 소재, 재활용 재료로 만든 작물로 구성된 인테리어 소재, 노르디코(Nordico) 와인 산업에서 재활용된 코르크 등을 활용할 수 있는 재료의 예로 들었다. 차량에 쓰이는 양모 가죽에 대해서도 공급망을 철저히 추적할 수 있게 하고 동물 복지 차원에서 책임감 있는 생산 과정을 거쳤음을 인증받은 공급 업체로부터 얻은 울 혼방 소재를 계속 활용하겠다고 선언했다. 전문가들은 자동차 회사인 볼보가 유럽의 환경 규제에 부합하는 정책을 구가함은 물론 글로벌 기후변화 전환 리스크에 대비해 경쟁사 대비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자연친화적인 소재를 적극 발굴한 것은 물론 구체적인 실행 지침을 심도 있게 고민해 공표했으며 이를 통해 자동차 회사로서는 실천하기 어려웠던 환경적 경쟁력을 선점했다는 평가다. 이 같은 움직임을 통해 볼보는 ‘안전의 대명사’에서 ‘안전과 친환경을 동시에 잡은 선도적 회사’로 한층 진보했다. 친환경 시대에 글로벌 시장의 새로운 게임 체인저로 재평가받은 셈이다.

볼보 사례는 ESG 경영에 관심을 갖고 적극 나서고자 하는 국내 기업들에도 작지 않은 교훈을 준다. 국내 기업들은 올 초 ESG위원회를 창단하고 앞다퉈 선포식을 개최하며 유쾌하게 ESG 경영의 포문을 열었지만 최근에는 다소 버겁게 느끼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날로 커지고 있는 ESG 리스크가 기업 성장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인식하는 듯한 모습도 보인다.

이 글에서는 현시점에 국내 기업이 할 수 있는, 또는 생존을 위해 고려해야만 하는 다양한 ESG 경영 요소 중 특히 신경 써야 할 공급망 관리와 중대재배처벌법 대응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볼보처럼 ESG 경영을 새로운 사업 기회로 전환할 수 있는 방법도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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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p 1 ESG 리스크 이해:
해외는 공급망 관리, 국내는 중대재해

현재까지 ESG에서 가장 주목을 받아온 분야는 환경 부문이다. 올해 시행된 파리 협약을 비롯해 기업에서 사용하는 전략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하는 것을 의미하는 ‘RE100’과 온실가스의 배출 및 흡수가 ‘탄소중립’에 이른 상태를 의미하는 ‘넷제로’ 선포 등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들이 특히 관심을 끌어왔다. 국내 기업들도 대체로 환경 부문에서 좀 더 빠르게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국제사회는 UN Principles for Responsible Investment(UNPRI)를 중심으로 투자 과정에서 인권 항목에 대한 공시 의무화 5년 추진 계획을 수립하며 환경 외의 항목에도 주목하고 있다. 최근 가장 부각되는 키워드는 ‘공급망 관리’다. 2017년 UNPRI는 공급망의 복잡한 구조 때문에 쉽게 식별되지 않는 환경 문제를 따져보자는 취지에서 공급망 실사를 시작했다. 국가 간 재화와 서비스의 이동을 추적해서 주요 발생 국가와 그 책임 소재를 찾아 관리 의무를 부과하겠다는 의도였다. 실제 추적해보니 기업 공급망에는 크고 작은 기업들이 대거 참여해 있고 환경에 미치는 영향 또한 잘게 나뉘어 파악하기 쉽지 않았다.

그 과정에서 새로운 문제점이 발견됐다. 공급망 내에서 인권 문제나 부정부패가 발생하면 평판 리스크나 조달 중단과 같은 운영 리스크로 이어질 위험이 환경 문제보다도 크다는 것이었다. 올 초 미국의 바이든 정부는 공급망 실사 시행령을 내렸고 글로벌 기업들도 자발적으로 공급망 내 인권 관리와 조달 물자 관리에 대한 공시와 관리에 참여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공급망 실사와 관리가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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