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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nance

소득 불균형 해소돼야 투자 효율성 높아져

박세영 | 323호 (2021년 06월 Issue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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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ed on “Consumption and Portfolio Choice over the Life Cycle” (2005) by Joao F. Cocco, Francisco J. Gomes and Pascal J. Maenhout in Review of Financial Studies, 18: pp. 491-533.

무엇을, 왜 연구했나?

초고령화•저출산•저성장이 정상이 돼버린 뉴노멀(New Normal) 시대에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기 위한 정부의 유례없는 통화 완화 정책으로 0%대의 초저금리 기조가 유지되고 있다. 보통 금리를 낮추면 기업 및 가계의 자금 조달이 용이해지면서 투자와 고용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경제 전반의 생산성을 효과적으로 높일 수 있다. 그러나 초저금리 상황이 장기화된 현 상황에서 코로나19와 같은 외부의 경제 충격이 발생하게 되면 기존의 금리 인하가 경제 성장에 가져올 수 있는 긍정적인 효과가 크게 반감될 수 있다.

우리가 체감하는 실제 경기가 지난 10년 전과 비교했을 때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고 느끼는 근본적인 이유는 미래에 벌어들일 소득의 현재 가치(항상소득)가 과거와 비교했을 때 크게 증가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1990년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노동 소득은 무위험 채권과 같은 안전 자산으로 간주돼왔다. 그러나 지난 15년 동안 국내외 사회 경제가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5년 중국 주식시장 붕괴와 은행 부문의 유동성 및 신용 위기 확대, 2020년 코로나19 글로벌 팬데믹 등 외부의 경제 충격이 야기할 수 있는 크고 부정적인 소득 변동을 지속적으로 경험하면서 노동 소득 또한 이제 안전 자산이 아닌 주식과 같은 위험 자산으로 분류되고 있다. 이에 기준 금리가 낮아도 외부의 경제 충격으로 항상소득, 즉 소득의 현재 가치가 줄어들면 경제 전반의 소비와 투자가 위축되고 경제 성장이 정체될 수 있다.

이 같은 경제 성장과 금리 및 소득 변동성 간 밀접한 상관관계를 감안하면서 런던경영대(LBS)와 인시아드(INSEAD) 공동 연구진은 소득역학패널연구(PSID, Panel Study of Income Dynamics)1 데이터를 통해 소득 불안정성이라는 개인 및 가구의 횡단 면적 특성을 고려하고 생애주기 동안의 소비 및 투자라는 시계열적 패턴을 새롭게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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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발견했나?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의 항상소득 가설(Permanent Income Hypothesis)에 따르면 기업 및 가계의 소비와 투자 패턴은 일시적인 부의 증가•감소보다는 미래 소득의 현재 가치, 즉 항상소득에 의해 결정된다. 항상소득은 간단히 말해서 현재 소득을 금리로 나눈 것이다. 예를 들어 연 소득이 1000만 원인 사람을 가정하고 현재 금리를 1%라 하면 이 사람의 항상소득은 1000만 원 나누기 1%, 즉 10억 원이 된다. 따라서 금리가 낮아질수록 항상소득을 계산할 때 사용되는 분모가 작아지기 때문에 소득이 일정해도(분자가 똑같아도) 전체 금액이 커지는 효과가 나타난다.

본 연구는 기존의 가정과는 반대로 노동 소득이 주식과 같은 위험 자산처럼 변동성을 갖고 시간에 따라 소득의 증가율이 달라질 수 있는 새로운 상황을 고려했다. 이렇게 소득이 변동성을 따라 시변성(Time-Variation)을 갖게 되면 항상소득을 계산할 때 사용되는 분모가 크게 달라지게 된다. 구체적으로 기존의 금리 이외에 소득 성장률, 소득 변동성, 금융시장의 샤프지수(Sharpe Ratio)2 가 추가적으로 항상소득 계산 시 사용된다.

보통의 경제 상황에서 금리를 낮추면 항상소득을 계산할 때 사용되는 분모가 작아지기 때문에 현재 소득이 크게 증가하지 않아도 항상소득이 커질 수 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경제 전반의 소비와 투자 활성화로 이어져 경제 성장에 기여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코로나19와 같은 경기 침체기 때는 보통 소득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소득 성장률이 낮고 소득 변동성이 높다. 또한 경기 호황기 때와 비교했을 때 한 단위 주식에 투자해서 얻을 수 있는 초과 수익이 적어지므로 금융시장의 샤프 지수가 상대적으로 낮다. 위축된 투자로 자산 형성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소득 성장률이 낮고 소득 변동성이 높으면 금리를 낮춰도 항상소득을 계산할 때 사용되는 분모가 오히려 커지는 경우가 발생한다. 따라서 이미 금리가 충분히 낮고 코로나19로 현재와 같이 소득 불확실성이 매우 큰 상황에서 외부의 경제 충격이 발생하게 되면 항상소득이 오히려 줄어드는 역효과가 난다. 그리고 이를 통해 경제 전반의 소비와 투자가 위축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흥미로운 점은 코로나19와 같은 극단적인 시나리오에서는 자산을 적게 보유한 개인 또는 저소득층의 위험 투자가 증가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코로나19가 야기할 수 있는 크고 부정적인 극단적 소득 위험 자체는 기업 및 가계 자산의 크고 영구적인 파괴를 가져온다. 자산의 영구적 파괴 효과는 자산을 적게 보유한 기업 및 가계에 더 크게 나타난다. 또한 초저금리 시대에는 안전 자산에 대한 저축만으로는 자산을 형성하기 어렵다. 따라서 현재 자산을 적게 보유한 개인 또는 저소득층의 위험 자산에 대한 과도한 선호 현상은 자산의 영구적 파괴 위험에 대한 보상책의 맥락에서 설명될 수 있다. 즉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위험 자산에 투자함으로써 높은 기대수익률을 얻으려는 개인의 투자 심리가 금융시장에 상당 부분 반영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안타깝게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사스)•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메르스)•에볼라(Ebola) 등 과거 사례를 보면 감염병 유행은 소득 불균형과 빈부 격차를 심화시켰다. 코로나19 사태 또한 과거의 감염병 유행 사례와 다르지 않다. 2020년 7월1일 통계청이 발표한 가계 동향 조사에 따르면 2020년 1분기 가계소득은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큰 폭으로 증가해 저소득층의 가계소득이 정체된 것과 대비됐다. 소득분배가 더욱 악화됐다는 의미다. 또한 2020년 1월13일 국세청이 보고한 2018년 신고분(2017년 귀속분) 종합 소득 자료 분석 결과에 따르면 특히 서울은 상위 10%가 벌어들이는 종합 소득이 하위 10% 소득의 194배에 달해 전국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문제는 이러한 소득 불균형 및 빈부 격차 심화가 소득 성장률을 낮추고 소득 변동성을 높여 결과적으로 경제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경제가 성장함에 따라 소득분배가 영향을 받기도 하고 소득분배 자체가 경제 성장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렇게 경제 성장과 소득분배 사이에 존재하는 상호성에 대한 관계를 고찰해보면 소득 불균형이 자본 형성에 도움을 주고 생산성이 높은 곳으로 투자를 유도하면서 경제 성장과 소득분배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는 시각이 있다. 이른바 우리에게 낙수 효과로 잘 알려진 현상이다. 그러나 낙수 효과는 저소득 국가에서 두드러지며 한국과 같은 고소득•고자본 국가에서는 더 이상 실현되기 어렵다. 낙수 효과가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이제는 효과적인 소득분배 정책을 통해 소득 불균형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 때 자본 투자의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다. 그렇다면 현재 부분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정부 차원의 기본 소득•재난 소득과 활발히 논의되고 있는 전 국민 고용보험 등이 경제 성장의 관점에서 더욱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어떤 전제조건이 필요할까. 이런 제도는 중•장기적으로 소득 성장률을 높이고 소득 변동성을 낮춰 소득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을 때만 가능할 것이다.


박세영 노팅엄 경영대학교 재무 부교수 Seyoung.Park@nottingham.ac.uk
필자는 연세대 수학과를 졸업하고 포항공대에서 투자/위험관리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여신금융협회 조사역으로 근무했으며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영국 러프버러경영대에서 재무 조교수로 재직했다. 주요 연구 분야는 포트폴리오 이론을 중심으로 한 투자/위험 관리와 은퇴, 보험, 연금 등 생애주기 전반에 걸친 자산관리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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