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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A통신

럭비와 축구가 경제를 흔들다? 옥스퍼드의 술집에서 ‘팬심’을 목격하다

이영호 | 197호 (2016년 3월 lssue 2)

학교 소개

사이드경영대학원(Said Business School) 1996년 설립됐다. 영미권 최고(最古) 대학인 옥스퍼드대 소속이나 경영대학원으로는 젊은 편이다. 옥스퍼드대가 가진 인문학적 자산과 인프라를 바탕으로 경영학적 문제에 국한하지 않고 사회적 문제와 글로벌 이슈를 경영학과 연계시키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세계적 사회적 기업 연구 기관인 Skoll Centre for Social Entrepreneurship와 전 세계 기업 평판 연구의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는 Oxford University Centre for Corporate Reputation을 운영 중에 있다.금융에도 강점을 보이고 있다.

 

지난 해 103일 오후 7, 옥스퍼드 시내 중심에 위치한 작은 술집옥스퍼드 리트리트(The Oxford Retreat)’ MBA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이기 시작했다. 2015 럭비월드컵 A조에 속한 잉글랜드와 호주의 예선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서다. 이날 경기는 잉글랜드의 8강 진출이 걸린 중요한 경기였다.

 

대회 방식은 20개 팀이 4개조로 나뉘어 리그전을 펼친 후 각 조의 1, 2위 팀이 8강에 진출하는 것이었다. 사실 필자는 럭비에 대해 아는 바가 없었고 단지 학기 초 교우들과 친분을 쌓기 위해 이 자리를 찾았다. 미국에서 온 친구들도 럭비에 대해 아는 바가 없는지 영국과 인도 친구들에게 경기방식을 물어보는 모습이었다.

 

오후 8시 경기가 시작될 무렵 술집은 사람으로 가득 메워졌고 열기는 뜨거웠다. 하지만 전반 8분 페널티 획득을 통한 3점 득점을 시작으로 호주는 파죽지세로 잉글랜드를 몰아붙여 173으로 전반전을 마쳤다. 후반전에 잉글랜드가 반격에 나서 2013까지 따라붙었으나 막바지에 대량 실점하며 3313으로 패배했다. 이로써 럭비 종주국인 잉글랜드는 역대 럭비월드컵 개최국 중 역사상 가장 빨리 예선에서 탈락한 국가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필자는 MBA 학생으로서이러한 참담한 결과가 과연 어떻게 경제적 손실로 이어질까?’라는 궁금증을 가지게 됐다. 마침 기업금융 과목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회사채 발행사례를 통해 스포츠산업과 자본시장과의 연관성에 대해 공부했기 때문에 궁금증이 더 컸다.

 

먼저 럭비월드컵에서의 영국 탈락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런던비즈니스스쿨의 알렉스 에드만즈(Alex Edmans) 교수는 잉글랜드의 럭비월드컵 조기 탈락은 영국 경제에 약 30억 파운드( 53000억 원)의 손실을 끼쳤다고 주장했다. 해당 수치는 알렉스 교수가 발견한 모형에 의해 산출됐다. 1500개 축구경기와 럭비를 포함한 1000개의 기타 스포츠 경기가 펼쳐진 다음날 영국 주식시장의 등락을 관찰하고, 경기가 없었을 경우를 가정해 모형을 만들었다. 그는 주요 스포츠 이벤트에서 영국이 탈락했을 시 축구의 경우에는 0.5%의 주가가 하락하고 럭비의 경우에는 0.15% 하락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이 모형을 이날 럭비월드컵 경기 패배에 적용하면 약 30억 파운드의 주가가 증발했다는 것이다.

 

에드만즈 교수는 이러한 주가 증발의 가장 핵심적인 원인으로팬심을 꼽았다. 비행기 사고와 같은 사건은 여행객 수 감소, 실물경제 손실 등과 같이 경제 전체에 악영향을 주기 때문에 주가를 떨어뜨린다. 하지만 스포츠 이벤트 같은 경우에는 펍의 매출 혹은 스포츠 용품 판매와 같이 작은 부분에만 영향을 미칠 뿐 고용 및 배당금과 같이 중요한 부분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따라서 럭비월드컵이 주가에 미친 30억 파운드의 손실은 팬심이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봐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과연 30억 파운드는 얼마나 큰 액수일까? 럭비월드컵 대회 전체의 경제유발효과와 대비하면 그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글로벌 회계·경영컨설팅 회사 언스트앤영이 2014년 발행한 ‘2015년 럭비의 경제적 효과(The Economic Impact of Rugby 2015)’ 보고서는 잉글랜드가 럭비월드컵을 통해 최소 175300만 파운드에서 최대 22300만 파운드의 생산효과를 발생시킬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인프라 투자, 방문자 지출, 경기장 지출, ‘팬존(fanzone, 팬들이 야외에서 모여 경기를 관람하는 곳)’ 지출, 외국인 방문객의 티켓구매 등의 직접 효과와 영국 내 시민들의 전체적인 경비 지출 증대 및 생산품 증대 등 간접 효과를 더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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