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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nancial Accounting in Practice

매몰비용 손실 줄이려면 프로젝트 중단해도 투자금 회수 가능한 구조를 만들어라

박춘원 | 181호 (2015년 7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 재무회계

 

 

매몰비용으로 인한 손실을 줄이기 위한 방안

- 기획단계에서 좀 더 냉정하고 현실적으로 경제성을 분석하라.

- 테스트를 하거나 추가 정보를 통해 불확실성을 줄이고 투자하라.

- 불확실성이 높은 프로젝트는 중단해도 회수가 용이한 구조로 투자하라.

- 프로젝트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객관적인 검증을 받거나 책임자를 교체하라.

 

 

 

어느 날 저녁 여러분이 10만 원짜리 뮤지컬 공연을 예매해뒀는데 갑자기 오후부터 견디기 힘든 몸살에 걸렸다고 가정해보자. 관람을 포기할 경우 10만 원은 환불이 되지 않는다고 할 때 여러분은 어떻게 결정할 것인가? 공연을 관람한다고 했을 때의 효익은 즐거움이고 비용은 몸살로 인한 고통과 예매에 들어간 10만 원이다. 관람으로 인한 즐거움이 20만 원의 가치가 있고 몸살에 따른 고통이 25만 원 상당이라면(시나리오A) 관람을 할 경우 손실은 15만 원(20-25-10)이 된다. 관람을 포기한다면 10만 원의 손실이 된다. 따라서 손실을 최소화한다는 측면에서 관람을 포기하는 게 합리적인 의사결정이다. 그러나 여러분은 앉아서 10만 원을 날릴 수 있겠는가? 많은 사람들은 10만 원을 날리기 싫어서 관람을 하는 결정을 한다.

 

위 사례에서 관람권 10만 원은 매몰비용(sunk cost)에 해당한다. 매몰비용은 회계학, 행동경제학, 의사결정론과 같은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다루고 있고 경영전략에서도 매우 중요한 개념이다. 그러나 정작 기업 의사결정자들의 매몰비용에 대한 이해는 여전히 부족하고 이로 인해 의사결정을 그르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본고를 통해 매몰비용을 명확하게 이해하고 이를 경영전략과 의사결정에서 어떻게 활용할지, 어떻게 매몰비용과 관련한 오류를 줄일 것인지에 대한 통찰력을 얻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매몰비용의 의미

매몰비용은 말 그대로 묻혀버려서 회복이 안 되는 비용을 의미한다. 이미 지출한 비용이나 투자 중 일부는 도저히 회복이 안 되고 묻혀버리곤 한다. 위 사례에서 뮤지컬 관람권은 이미 구매했고 환불이 불가능한 상황으로 회복이 안 되기 때문에 매몰비용이다. 기업활동에서 예를 들면 제품홍보를 위한 광고비의 경우 광고가 나가고 광고비도 지불된 상황에서 광고를 취소하고 광고비를 돌려받을 방법은 없다. 기업의 연구개발비도 한번 지출되면 대부분 돌이키기 어렵다. 이러한 광고비와 연구개발비는 지출된 이후에는 매몰비용이 된다.

 

그러나 이미 지출했다고 모든 비용이나 투자가 매몰비용이 되지는 않는다. 뮤지컬 관람권을 환불 받을 수 있거나 남에게 팔 수 있다면 매몰비용이라 할 수 없다. 연구개발 활동에 투자한 비용 역시 연구개발이 실패로 돌아가고 어떤 효과도 없다면 매몰비용이 되지만 연구개발의 성과를 누군가에게 팔 수 있다면 매몰원가라 할 수 없다. 공장 증설을 위해 부동산을 구입한 경우 공장 증설이 취소돼도 해당 부지를 다른 용도에 사용하거나 매각할 수 있다면 매몰비용이 아니다. 또 매몰비용은 비용이나 투자비의 전부일 수도 있고 일부가 될 수도 있다. 이미 지출한 비용이나 투자비가 전부 회복할 수 없다면 전액 매몰비용이라 할 수 있지만 일부 회수가 가능하다면 회수가 불가능한 금액만을 매몰비용으로 봐야 한다. 기업경영에서 실패한 프로젝트의 비용이나 투자비는일부만이 매몰비용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매몰비용오류

심리학이나 행동경제학에서 말하는 매몰비용오류(sunk cost fallacy)는 이미 투입한 비용과 노력이 아까워서 경제성이 없는 프로젝트를 중단하지 않고 지속함으로써 결국 손실을 키우는 경우를 말한다. 위 사례와 같이 10만 원 날리는 게 아까워서 공연을 보고 고통스러워하는게 대표적이다. 비즈니스 세계에서 대표적인 매몰비용오류의 사례는 콩코드기 개발 프로젝트다. 1962년 영국의 브리티시 에어웨이와 프랑스의 에어프랑스가 초음속 여객기인 콩코드의 공동개발에 착수했다. 개발과정에서 승선인원이 적고, 연료비가 비싸며, 그로 인해 과도한 운송비가 책정돼 사업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판명됐다. 그러나 막대한 투자비용을 포기하지 못하고 적자를 이어가다 2003년에 결국 운항을 중단했다.

 

국가정책에서도 매몰비용오류는 빈번하게 발생한다. 베트남 전쟁과 이라크 전쟁의 공통점은 전쟁을 시작하고 나서 무엇인가 잘못됐다는 것이 인지가 됐지만 그대로 계속 전쟁을 강행, 미국에 엄청난 손실을 초래했다는 점이다. 초기에 예상했던 전쟁 비용보다 결과적으로 최소 10배 이상의 비용을 더 지출했다.

 

매몰비용오류를 발생시키는 것은 경제적 이유와 조직 내의 정치적 이유가 대부분이다. 우선 경제적 이유를 살펴보자. 프로젝트를 중단할 경우 매몰비용은 전부 손실이 된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 손실이 될지 확실하지 않지만 프로젝트를 중단하는 순간 손실로 굳어진다. 인간은 손실회피 경향을 갖고 있고 손실에 대한 고통의 크기가 동일 금액의 이익으로 인한 즐거움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손실을 확정시키려고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정치적 이유도 있다. 프로젝트를 중단하면 손실이 확정되고 사업이 실패로 돌아가지만 프로젝트를 지속하면 손실이 확정되기까지 일정 기간이 걸리게 된다. 따라서 프로젝트를 실패시킨 장본인이 되기 싫어서 프로젝트를 지속하다 결국 손실만 확대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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