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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ing Mix Modeling

헷갈리는 마케팅 비용의 성과 정량화할 방법, 찾고 또 찾아라

신정호 | 155호 (2014년 6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 재무회계

 마케팅의 비용 대비 효용은 정량적인 측정이 쉽지 않다. 정성적인 면이 중요하기 때문에 수치로 나타난 결과는 중요하지 않다는 인식도 강하다. 하지만 마케팅에서 투자 대비 수익률(ROI)에 대한 과학적인 분석을 피할 수 없는 시대다. 시간이 흐를수록 더 많은 기업들이 마케팅 투자에 대한 분석을 정교화하며 이를 체계적으로 측정할 때 더 효과적으로 마케팅할 수 있다는 점을 깨달을 것이다. 마케팅 비용과 매출을 인과관계로 정의하고 회귀분석을 통해 둘 사이의 상관성을 밝혀내는 마케팅 믹스 모델링(MMM)에 관심을 가져볼 만한 이유다.

 

“우리가 쓰는 마케팅 비용으로 어떤 성과를 얻고 있지?” 많은 최고경영자(CEO)들이 최고마케팅책임자(CMO)에게 끊임없이 하는 질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기업들은 마케팅 비용으로 1조 달러를 지출하고 있다. 이는 <포천> 500대 기업의 총수익보다 많은 금액이며 멕시코의 GDP에 버금가는 금액이다. 위의 질문은 비록 CMO가 정확하게 대답하기는 어렵지만 반드시 답할 수 있어야 하는 질문이다. 실제로 지출하는 마케팅 투자에 대한 수익률을 정량적으로 판단할 수 없는 어려움 때문에 CMO와 다른 최고경영자 또는 최고재무책임자(CFO)들 사이에 장벽이 생긴다. 맥킨지 설문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기업 경영진의 60% ROI를 계산할 수 없기 때문에 소셜미디어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에 관심이 없다고 답했다. 또한 CEO 80%가량은 마케팅 부서가 하는 일의 효용을 크게 느끼지 못한다고 대답했다. 다른 설문조사를 보면 CEO 90%는 정량적인 데이터를 통해 의사 소통하는 CFO와 최고IT책임자(CIO)의 일을 신뢰하며 또 그 효용을 인정한다고 답했다. 이런 수치들은 현실을 과장하는 면이 없지 않지만 여전히 중요한 문제를 제기한다.

 

이제는 국내 기업들도 마케팅 투자를 평가하기 위해 선도 글로벌 기업들이 사용하는 과학적인 방법론을 적극 도입해야 할 때다. 이를 위한 방법 중 하나로 마케팅 믹스 모델링(MMM·Marketing Mix Modeling)을 소개한다. 이 방법으로 투자 대비 이익률을 구하고 이를 토대로 하는 마케팅 의사결정 방식을 설명하며 글로벌 통신회사와 소비재회사 두 곳에서 MMM 방식이 실제로 적용된 사례를 보여주고자 한다.

 

다양한 마케팅 투자/예산 편성 방식

국내 기업들은 지역, 국가, 산업, 사업 부문, 제품과 개별 마케팅 활동들에 따라 다양한 예산 편성 방식들을 적용한다. 하지만 이런 방식들은 마케팅 투자의 인과관계(cause and effect)를 반영하지 못하거나 전사적인 접근법을 채택하지 못하고 다양한 마케팅 활동들을 서로 다른 별개의 것으로 취급하고 있다. 주로 사용되는 방법들은 다음과 같다.

 

1) 미인대회 (Beauty contest)

A사에서는 다음 해 예산을 배정받기 위해 각국 담당자들이 마케팅 전략과 투자 계획을 보고한다. 이런 투자 계획들을 종합해 보면 대개 전 세계적으로 사용 가능한 예산의 몇 배를 훌쩍 뛰어넘는다. 따라서 본사의 경영진은 현지 관리자들이 보고한 투자 계획의 내용과 질을 토대로 제한된 예산을 나눈다. 이런 예산 편성 방식은 자칫 잘못하면미인 대회가 되기 쉽다. 많은 관리자들의 투자 계획을 체계적으로 비교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객관적인 방법으로 개개의 예산 편성 요청을 판단하기가 결코 쉽지 않으며 미인대회에서 1등을 뽑는 것처럼 주관적 판단이 개입하기 쉽다. 결과적으로 이 방식으로는 국가, 사업, 제품별로 서로 다른, 상대적인 투자 대비 이익률(ROI)을 거의 고려할 수 없다.

 

2) 활동 기반 방식(Activity driven)

B사는 전체 마케팅 예산을 여러 나라에 걸친 제품 출시와 같이 이미 정해져 있는 마케팅 활동을 지원하는 데 편성한다. 그러나 이는 특정 국가가 다른 국가에 비해 어떤 활동에 대해 얼마만큼의 예산을 받아야 하는지 판단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각 국가에서의 마케팅 활동들에 대한 비용을 산정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을지 몰라도 각 국가에서 진행하는 활동들의 투자 대비 수익률을 예상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3) 비율 기반 방식(Ratio driven)

C사는 가, , 3가지 제품을 가지고 있는데 이 제품들은 각각 50%, 30%, 20%의 매출을 차지하고 있다. 이 회사는 마케팅 예산을 전년 매출 비율에 따라 50%, 30%, 20%씩 책정한다. 명백하게도 이 방식의 단점은 미래 성장 기회에 대한 투자를 희생하면서 성숙 시장에만 지나친 예산을 배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각 지역의 시장 및 경쟁 환경의 차이도 무시된다. 근본적으로 이비율기반 방식이라는 것은 마케팅 투자의 기본이 되는 인과관계 자체를 부정하는 방식이다.

 

4) 과거 투자 기반(History plus)

D사는 지난해 마케팅 투자를 토대로 내년도 경영 환경 및 수익성 목표를 고려해 약간의 조정을 거친 뒤 마케팅 예산을 편성한다. 이 방식은 분석적인 사고 없이 진행되며 과거의 실수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는 치명적인 위험이 있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이 방법론은 진지하게 생각하기에는 너무나 비상식적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좋은 성과를 내는 제품 및 지역에 대한 투자를 줄이는 것을 꺼리는 경영자의 관성 때문에 가장 많은 기업들이 이런 방식을 사용하는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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