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d on “Parallel Play: Startups, Nascent Markets, and Effective Business-model Design”, by Rory M. McDonald and Kathleen M. Eisenhardt in Administrative Science Quarterly, 65(2), 2020.
무엇을, 왜 연구했나?
사업 모델 설계는 스타트업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요인으로 창업 교육과 멘토링의 단골 주제다. 오스터왈드가 만든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는 사업 모델의 세부 구성 요소가 무엇이고, 각 요소들 간에 어떤 관계가 있는지 한눈에 보여주는 프레임워크다. 하지만 구성 요소만 보여줄 뿐 실제 사업 모델을 설계하는 과정까지 설명하지 않는다. 특히 현존하는 사업 모델이 없고 태동하는 산업의 경우 창업가는 새로운 사업 모델을 찾아야 한다. 맥도날드와 아이젠하트 교수는 새로운 산업에서 창업가가 사업 모델을 어떻게 설계해야 스타트업이 성공할 수 있는지 핀테크 분야 스타트업 사례를 분석했다.
소셜 투자(social investing)는 기존의 재무 투자 서비스에 소셜네트워킹을 접목한 것이다. 연구자는 소셜 투자 산업이 태동한 2007년부터 2011년까지 미국 스타트업 5개 사례를 살펴봤다. 스타트업 구성원과는 7∼12회의 인터뷰를 진행했고 각 스타트업의 주요 외부 인사(투자자, 이사회 멤버 등)와도 평균 6회의 인터뷰를 가졌다. 그 외에도 스타트업과 관련된 신문이나 블로그 기사도 정리해 보조 자료로 활용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다중 사례 분석 결과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설계한 스타트업은 ‘평행놀이(parallel play)’ 과정을 거쳤음을 알 수 있다. 평행놀이는 유아교육학에 나오는 개념으로 여러 명의 유아가 같은 공간에서 비슷한 장난감을 가지고 놀지만 서로 간섭하거나 영향을 주지 않고 각자 노는 형태를 의미한다. 자기중심적이고, 또래와의 비교에 무관심하며, 여러 방법을 직접 시도하고, 다음 행동을 하기 전에 잠시 멈춰 반추하는 것이 평행놀이의 특징이다. 성공적인 스타트업이 비즈니스 모델을 설계하는 과정 역시 이런 특징이 나타남을 연구를 통해 알 수 있었다.
우선, 실패한 스타트업은 유사 스타트업을 경쟁사로 인식하고 이들과 차별화되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려고 노력한다. 반면, 성공한 스타트업은 이들을 경쟁자가 아닌 동반자로 보고 잘하는 점을 모방하고 배우는 데 주력한다. 성공한 스타트업은 오히려 기존 산업의 대기업을 경쟁자로 인식하고 이들의 서비스를 대체하는 데 자원을 집중한다. 이는 아이가 다른 아이의 행동을 보고 배우는 평행놀이의 특징과 유사하다.
다른 스타트업으로부터 비즈니스 모델 설계에 필요한 아이디어를 얻는 것은 적합한 비즈니스 모델을 찾는 데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다. 왜냐하면 첫째, 비즈니스 모델을 설계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과 시간을 아낄 수 있다. 어느 정도 시장 검증이 끝난 비즈니스 모델을 모방하기 때문이다. 둘째, 최적의 비즈니스 모델을 설계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가설검정처럼 더 중요한 활동에 자원을 할당할 수 있다. 셋째, 비즈니스 모델 설계에 따른 불확실성을 낮출 수 있다. 태동하는 신산업의 경우 어떤 방식으로 사업을 전개하는 것이 아직은 모호하다. 또한 스타트업은 기존 산업의 대기업을 경쟁자로 간주함으로써 의미 없는 작은 시장에서 경쟁하기보다 더 큰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 만약 스타트업이 기존 산업을 대체할 수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한다면 확실한 수요처를 확보할 수 있다.
강신형sh.kang@cnu.ac.kr
충남대 경영학부 조교수
강신형 교수는 카이스트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 경영대학에서 경영공학 석사 및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LG전자 본사 전략기획팀에서 신사업기획, M&A, J/V 등의 업무를 수행한 바 있으며 LG전자 스마트폰 사업부에서도 근무했다. 주요 연구 및 관심 분야는 개방형 혁신, 기업벤처캐피털(CVC), 스타트업 M&A이며 관련 학술 논문 및 ‘한국의 CVC들: 현황과 투자 활성화 방안’ ‘스타트업 M&A 현황과 활성화 방안’ 등의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