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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 Sloan Management Review

오픈 이노베이션만이 능사는 아니다

닐 톰슨(Neil C. Thompson),디디에 보네(Didier Bonnet),윤 예(Yun Ye) | 313호 (2021년 01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기업이 필요로 하는 역량을 단기간에 습득하는 데는 오픈 이노베이션이 유용하다. 그러나 오픈 이노베이션만이 능사는 아니다. 장기적인 경쟁 우위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내부에서 역량을 쌓는 것이 최선이다. 외부 소스를 활용해 역량을 빠르게 조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회사 내부 혁신팀만이 할 수 있는 방식으로 고객, 프로세스, 문화에 대한 지식을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 둘은 상호 보완적이라 혁신의 여러 소스 간 균형을 이룬 포트폴리오를 개발해야 한다. 외부 소스를 내부 소스의 대체 수단으로 여기지 말고 포트폴리오의 범위를 넓히는 방편으로 삼아야 한다. 둘의 균형을 위해서는 기업의 1) 핵심 경쟁 역량을 파악하고 2) 혁신 아키텍처를 재건하고 3) 역량 이전 프로세스를 개발해야 한다.



편집자주
이 글은 MIT 슬론 매니지먼트 리뷰(SMR) 2020년 여름 호에 실린 ‘Why Innovation’s Future Isn’t (Just) Open’을 번역한 것입니다.

새로운 디지털 기술이 많은 산업군에서 종래의 비즈니스 모델과 조직 구조, 운영 프로세스를 갈아엎고 있다. 고객 관계부터 공급망 관리, 애프터서비스까지 비즈니스의 거의 모든 영역에서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런 변화는 재래식 소매기업들의 혁신 프로세스에서 가장 극명하게 나타난다. 새로운 방식으로 가치를 창출하고 확보하는 신생 디지털 기업과 치열하게 경쟁 중인 기성 기업들도 변화에 발맞춰 길을 찾으려 애쓰고 있다.

디지털 시대에 혁신이 필요한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기업의 CEO들은 혁신 프로세스가 개방적이어야 하는지, 폐쇄적이어야 하는지, 아니면 둘 다 맞는지 확신이 없다. 내부 혁신에만 오롯이 의존해 온 다수의 기업은 끊임없이 밀려드는 신기술의 물결 속에서 외부 혁신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방향을 잡는 데 필요한 디지털 역량을 재빨리 습득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파트너십을 맺고 스타트업에 투자한다고 항상 경쟁 우위를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겨우 경쟁사를 따라잡는 데 도움이 되는 정도다. 역량을 빨리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업은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내부에서 혁신 역량을 키우는 데 계속 투자해야 한다.

필자들은 본 연구에서 기업이 그들의 혁신 시스템을 다시 정립해야 한다고 권한다. 혁신의 여러 소스 간에 균형을 이룬 포트폴리오를 개발해야 한다. 외부 혁신을 내부 혁신의 대안으로 삼기보다는 혁신 포트폴리오를 더 넓히는 방편으로 삼아야 한다. 그래야만 디지털 미래를 선도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바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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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파트너 접촉하기

소비재 기업이든, 산업재 기업이든 디지털 변혁은 단지 IT와 사업 디지털화에 투자하거나 고객 및 공급업체와 연계할 수 있는 웹사이트, 모바일 앱, 온라인 채널을 개발하는 일이 아니다. 기업들도 점점 이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다. 이런 활동들을 통해 효율성을 높일 수는 있지만 비즈니스 모델까지 바꾸진 못하기 때문이다. 디지털 변혁은 이보다 더 심오한 변화다. 이를 위해서는 제품과 프로세스 혁신으로 새로운 가치 소스를 창출하기 위해 산업용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머신러닝 등 기술 혁명의 제2의 물결을 이루는 요소들을 활용해야 한다. 가령, 제조업체들은 생산 활동과 공급망 관리에 로봇과 머신러닝 기술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모색 중이고, 서비스 기업들은 교육 역량을 높이는 데 증강현실과 가상현실을 적용하는 법을 배우고 있다.

하지만 비즈니스를 변혁하는 것은 어렵고, 비용도 많이 들며, 시간 소모적이다. 기업들도 갈수록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 2012년 전문가들은 혁신 포트폴리오를 짤 때 전체 예산의 10%를 변혁적(transformational)인 프로젝트에, 20%를 다소 변혁적인 프로젝트(경우에 따라 인접 혹은 실질적이라 불리는 프로젝트 1 ), 그리고 나머지 70%를 점진적(incremental) 혁신 프로젝트에 배분하라고 권했다. 그런데 필자들의 조사에 따르면 2018년에는 대부분의 기업이 예산의 최대 30%를 변혁적인 프로젝트에, 그리고 35%를 다소 변혁적인 프로젝트에 투자했다. 이는 기업들의 관심이 정확히 사업 쇄신에 맞춰져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점진적 혁신에 투입된 예산은 35%에 그쳤다. 이는 2012년 결과의 절반에 해당하는 수치다.

게다가 설문 조사에 참여한 기업의 95%는 최근 가장 성공적이었던 혁신 프로젝트가 주로 디지털과 관련된 것이었다고 답했다. 이 숫자가 놀라운 이유는 수치 자체도 높지만 산업 전체적으로 비슷하게 나왔기 때문이다.

한편, 조사 응답자 다수는 회사에 디지털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만한 역량이 없다고 시인했다. 또 혁신 프로젝트 유형과 상관없이 자신들의 내부 역량이 시장 선도 기업에 못 미친다고 답한 기업들이 51%였다. 하지만 프로젝트 유형을 디지털 혁신으로 국한했을 때는 선도 기업보다 뒤처진다고 답한 기업이 81%로 압도적으로 높아졌다. 조직 외부에서 혁신 소스를 모색하는 기업이 너무나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그들은 필사적으로 디지털 역량과 애플리케이션을 손에 넣으려 한다. 그것도 가능한 빨리.

기업들이 15년 넘게 오픈 이노베이션 방식으로 실험을 해 왔지만 필자들의 데이터를 보면 최근 몇 년간 눈에 띄는 변화가 생겼음을 알 수 있다. 기업들이 이미 관계를 구축한 파트너뿐 아니라 아주 다양한 유형의 잠재적 파트너들과 함께 혁신을 모색하기 시작한 것이다. 7년 전만 해도 기업의 70%는 고객이든, 공급업체든 이미 그들의 가치사슬에 포함돼 있는 파트너와만 협업을 추진했다. 그러나 지난 5년간 필자들의 설문에 참여한 기업 중 75% 이상이 다양한 혁신 소스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오늘날에는 공급망 참여자로만 파트너를 제한하는 기업이 17%에 불과하다. 대부분은 대학, 싱크탱크, 컨설턴트, 크라우드소싱, 플랫폼, 스타트업, 혁신 연구소(외부 혁신 당사자와 가교 역할을 하는 내부 조직) 등 다양한 유형의 파트너들과 협업을 펼친다.

제조업, 유통, 심지어 패스트푸드 체인까지, 오프라인 기반의 다양한 소매 기업이 디지털 혁신 활동에 다양한 소스를 활용하고 있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패스트푸드 체인인 맥도날드도 이런 변화를 보여준다. 맥도날드는 최근 2년 동안 외부에서 조달한 혁신을 통해 매장 내 셀프서비스 키오스크는 물론이고 모바일 앱과 모바일 기반의 주문 시스템을 개발했다.

맥도날드는 2019년 초반에 모바일 앱 개발 업체인 플렉서(Plexure)에 투자한 후 드라이브 스루 매장에서 디지털 맞춤형 서비스를 실험하기 시작했다. 2019년 4월에는 이스라엘 스타트업인 다이내믹 일드(Dynamic Yield)를 인수했다. 이 회사가 보유한 개인 맞춤형 시스템과 의사결정 논리 기술을 활용하면 시간대, 날씨, 매장 혼잡도, 유행 메뉴 등에 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야외 드라이브 스루 화면에 개인 맞춤형 메뉴를 띄울 수 있다. 이 기술은 또한 고객이 과거 선택했던 메뉴 정보를 기초로 추가 메뉴를 제안해서 보여준다. 맥도날드는 다이내믹일드의 기술을 2019년 말까지 미국과 호주에 있는 거의 모든 드라이브 스루 주문 창구에 적용했다.

맥도날드는 디지털 음성 인식 기술에도 주목해 왔다. 이들은 2019년 9월 어프렌테(Apprente)라는 스타트업을 인수했는데, 이 회사는 다양한 언어와 억양, 다양한 주문 메뉴를 처리할 수 있는 음성 기반 기술을 개발한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드라이브 스루에서 고객의 주문을 더 빠르고, 간편하고, 정확하게 처리할 수 있다. 머지않아 모바일 주문과 매장 키오스크에도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어프렌테 담당자들은 맥도날드가 실리콘밸리에서 회사의 영향력을 키우려 만든 맥도날드 글로벌 테크놀리지(McDonald’s Global Technology) 산하 그룹인 McD 테크 랩(McD Tech Labs)의 초창기 멤버로서 연구를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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