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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전략을 찾아라

생산혁신 도요타 “레드오션이 좋아”

박남규 | 17호 (2008년 9월 Issue 2)
인시아드의 김위찬 교수가 저술한 블루오션 전략은 2005년 한국 경영계를 강타한 베스트셀러다. 이 책은 발간 후 불과 1년 만에 수십 만 부의 판매 실적을 기록하면서 빠른 속도로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블루오션 전략은 기존 시장에서 충족되지 않은 전략적 속성들을 분석해 경쟁 회사와는 본원적으로 차별화한 제품 또는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경쟁이 제한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려는 노력을 일컫는다. 신세계백화점이 포화 상태에 이른 백화점 시장에서 경쟁을 피하기 위해 이마트라는 새로운 형태의 유통점을 개설해 시장을 선점한 것, 더페이스샵이 직접 유통 채널을 구축해 저가격이면서도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화장품 시장을 개척한 경우를 들 수 있다.
 
경쟁이 없는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전략! 얼핏 듣기에는 경영자들이 항상 그리는 꿈같은 시장을 만들어 주는 마법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블루오션 전략 역시 본원적인 한계를 가지고 있다. 경쟁사의 모방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이다. 이마트에겐 롯데마트라는 새로운 경쟁자가 출현했고 제3, 제4의 경쟁자까지 나타나 이마트를 위협하고 있다.
 
블루오션 전략이 경영자의 지대한 관심을 끌기 시작하면서 상대적으로 본의 아닌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이 바로 레드오션이다. 블루오션 전략 등장 이후 레드오션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매우 부정적으로 변했다. 블루오션은 경영자들이 추구해야 하는 절대적 시장으로 인식되는 반면에 레드오션은 가능한 한 피해야 하는 시장이 된 것이다.
 
그런데 과연 이런 양분법은 타당한 것일까. 주위를 둘러보면 세계적인 기업들은 아직도 블루오션이 아닌 레드오션 시장에서 건재한 모습을 유지하며 성장에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일일 매출액이 1조 원에 이르는 매출액 기준 세계 최대 기업 월마트가 대표적 사례다. 뿐만 아니라 100년 이상 된 자동차 산업에서 세계적 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도요타 역시 레드오션에서 성장을 이뤄냈다. IT 업계 거인인 델컴퓨터 역시 대표적인 레드오션에 해당하는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이런 기업들은 어떻게 레드오션에서 생존하고 있는 것일까. 앞에서 언급한 월마트, 도요타, 델컴퓨터가 사용하고 있는 경쟁 전략의 공통점을 찾아보면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첫 번째 핵심전략 경쟁사 대비 현격한 생산성 우위를 창출하고, 이 생산성 격차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는 것이다. 이 특성은 앞에서 언급한 세 기업에서도 분명하게 나타난다.
 
월마트는 1인당 순매출액 기준으로 측정한 생산성에서 1987년에는 경쟁사 대비 40%, 2002년에는 48%의 우위를 점하고 있다. 2010년에는 약 53%의 격차를 만들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물론 이러한 생산성 우위는 단순한 노력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월마트는 경쟁사보다 높은 생산성을 창출하기 위해 유통산업에서 필요로 한 거의 대다수의 기술 혁신들을 주도했다. 대표적인 예로 1969년에 도입한 컴퓨터를 활용한 재고관리 시스템, 1980년 제품 분류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실시한 바코드 시스템, 내부 의사결정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1985년에 실시한 전자문서(EDI), 1980년대 후반부터 매장 내 어느 곳에서나 가격정보를 조회할 수 있도록 한 무선 스캔 총(wireless scanning guns)등을 들 수 있다.
 
월마트가 사용하는 저가 대량 판매 전략 자체를 분석하면 그 어떤 곳에서도 블루오션 요소를 찾을 수 없다. 월마트의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경쟁회사들이 결코 모방할 수 없을 정도로 독특한 구성요소를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월마트는 끊임없는 생산성 향상을 통해 유통업이라는 레드오션의 절대 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연간 생산 및 판매대수 900만 대를 돌파한 도요타가 사용하고 있는 전략 역시 블루오션 전략과는 거리가 멀다. 혹자는 도요타가 주도하는 하이브리드 카 개발 전략을 블루오션 전략이라 말할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하이브리드 카는 현재 도요타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에 미치지 못하며, 경쟁사 역시 빠른 속도로 하이브리드 카 또는 이에 필적하는 차종들을 개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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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남규namgyoopark@gmail.com

    - (현)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주요저서 <전략적 사고> <화이트칼라 이노베이션전략> <창조적 사고> 등
    - (전)미국 마이애미, KAIST에서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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