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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3. 대표적인 일본 장수 기업 도요타의 경영 전략

생산 시스템의 기본은 ‘생각하는 현장’
디테일과 소통에 강한 기업으로 내공 키워

이지평 | 294호 (2020년 4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일본은 세계적으로 장수 기업이 많은 나라다. 창업한 지 100년을 넘는 기업이 2019년 기준으로 3만3000곳에 달한다. 도요타자동차는 문을 연 지 100년이 넘은 대표적인 일본의 장수 기업 중 하나다. 도요타는 현장에서 끊임없이 개선을 거듭하는 ‘도요타식 생산 시스템’을 기반으로 성장해왔다. 경영진이 수시로 현장을 점검해 품질 불량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했다. 전문 생산기술 관리자는 직접 협력사의 현장에서 협력사 근로자와 협업하면서 개선 방안을 개발하는 데 주력했다. 도요타에서는 각 담당자가 자신의 노하우를 비밀로 하거나 숨길 수 없게 하고 있다. 모든 업무는 공식화하고 표준이나 노하우를 명확하게 했다. 이에 대해 동료, 상사, 부하들이 자유롭게 비판하고 개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같은 문화는 공정 과정에서 효율성을 높이고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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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일본에 장수 기업이 많은 이유
일본에는 100년 이상의 장수 기업이 3만3000개

일본은 세계적으로 장수 기업이 많은 나라다. 창업한 지 100년을 넘는 기업은 2019년 기준으로 3만3000개사로 집계된다(데이코쿠 데이터뱅크, 장수 기업 실태 조사, 2019년). 이는 전 세계에서 70%에 달하는 비중이다. 일본의 대표적인 신용정보 회사인 데이코쿠 데이터뱅크에 따르면 매년 1000개가 넘는 일본 기업이 창업 100주년을 맞이하고 있다.

일본의 컨설팅업체인 ‘100년경영연구기구’의 조사에서도 일본의 장수 기업 현황을 파악할 수 있다. 이 기관에 따르면 전 세계 100년 이상 기업 중 일본 기업의 비중은 40%에 달한다. 이 업체들은 일본 기업 전체의 20%를 차지하며 일본 경제에서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이외에도 일본에서 200년 이상 된 기업은 3937개, 500년 이상은 147개다. 1000년이 넘은 회사도 21개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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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이처럼 장수 기업이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100년경영연구기구는 장수 기업들의 공통점을 장기적 관점, 승계에 대한 결의, 우위성 구사, 분수에 맞는 점진적 성장, 장기적 파트너십, 재무안정성 등 6개로 정리했다. 역사적인 배경도 있다. 우선 일본은 섬나라여서 외세의 침략에서 자유로운 편이었기 때문에 독자적인 사업 문화를 뿌리 깊게 내릴 수가 있었다. 그 과정에서 장수 기업이 오랫동안 존속할 수 있었다. 사실 일본 장수 기업 중에서는 전통주인 사케의 명가인 월계관(1637년 창업) 등 일본 고유의 음식과 관련된 기업들이 많다. 그 이외에도 [표 2]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일본식 여관, 주류 소매, 일본 전통 의상인 기모노 소매 등 소비시장에서 장수 기업이 많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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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장수 기업은 일본 고유의 문화 속에서 지역에 토착하고 지역주민의 지지를 받으면서 오랜 역사 속에서 의식주의 소비문화가 조금씩 바뀌는 데 대응해 왔다. 급격한 변화보다도 일본의 문화적인 전통을 계승하면서 지속적으로 성장해 온 측면이 있다.

실제로 일본의 장수 기업은 대부분 장기적인 시각에서 경영을 하면서 단기적인 수익을 추구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갑자기 매출이 늘어나는 것을 기피한다. 예컨대, 전통 과자를 제조하는 기업에서 갑자기 매출이 늘면 차별화된 원료 조달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손해를 보더라도 주문을 거절하기도 한다. 이런 기업 중에는 총리 같은 고위층 부탁이라도 특수 주문이나 사전 예약을 받지 않는 곳이 많다. 모든 손님은 동등하게 아침부터 줄을 서서 물건을 산다.

이들이 지역 사회를 배려하고 종업원을 존중하면서 고객과 오랫동안 교류하면서 견실한 기업 문화를 낳았고 이를 통해 일본 특유의 사회적 기반이 마련됐다. 일본 소비시장에서는 전통적인 문화의 가치, 오랫동안 존속해 왔던 기업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 이러한 성향 때문에 일본은 외제 차나 외국 가전제품이 아무리 가성비가 좋아도 뚫고 들어가기가 매우 어려운 시장이라고 말한다.

또한 일본 장수 기업들은 위기관리에 대한 남다른 신념과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일본은 지진, 태풍, 쓰나미 등 재해가 많고 공동체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는 자연, 사회 환경에 놓여 있다. 장수 기업들은 이러한 환경 속에서 위기관리 노하우를 축적해 왔다. 대체로 일본 장수 기업은 오너 가족이 경영하는 기업이 많으며, 이들은 가문의 존속과 사업의 번영을 위해 가훈에 기초하는 식으로 위기관리 노하우를 계승해 왔다.

예를 들면, 위기에 대비해 여유 자산을 축적하거나 고객을 분산한다. 금융기관과의 양호한 유대관계를 유지하고, 지역사회에 대한 기여나 사업 생태계 차원에서의 배려 등을 중시한다. 일본의 스미토모그룹 창업 가문에서는 ‘투기에 의한 이익을 추구하지 말자’라는 가훈이 내려오고 있다. 또한 일본에서는 이름까지 바꾸는 양자 제도가 있어 장수 기업들은 이를 활용해 경영자 승계에 있어 분쟁을 피하면서 때로는 사위 등을 양자로 들여 우수한 후계자로 발탁해 왔다(결혼 시에 남성이 여성의 성을 따르는 방식과 함께 결혼 신고와 처가 양자신고를 동시에 하는 방식이 있음).

물론 장수 기업의 경영은 특별한 것이 아닐 수 있다. 일반적으로 기업들은 지역, 종업원, 주주 등의 이해당사자를 동시에 배려하는 경영을 강조한다. 다만 장수 기업은 일반적으로 이야기하는 경영 이념이나 방침을 철저하게 실천한다는 특징이 있다.1

주류 회사인 월계관의 경우 회사 방침에 ‘사람의 평생을 소중히 한다’고 돼 있는데, 실제로 이 회사는 정년 퇴임자가 사망한 뒤에도 일정 기간 동안 회사에서 지원한다. 해당 종업원을 아는 사람도 거의 없고, 심지어 종업원의 아들이 죽어 손자가 출석하는 일도 있다. 이와 같은 철저한 배려는 종업원들의 남다른 충성심을 유발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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