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 at a Glance 3%.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돌입한 기업이 실제 이 목표를 달성할 확률이 겨우 3%라고 한다. 무작정 기술을 도입하는 데 급급하고,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 자체만으로 원하는 결과를 얻기 어렵다는 얘기다. 실제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성공한 기업들은 처음부터 크고 대대적인 변화를 목표로 하지 않았다. 고객이 생각하는 작은 불편함을 놓치지 않고 포착해 이를 해결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했다. 또한, 디지털 기술의 접근성을 높여 고객을 실제로 맞이하는 현장 직원들이 디지털 기술을 자유자재로 활용, 서비스의 질을 자발적으로 높일 수 있는 길도 마련했다.
편집자주 이 기사의 제작에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장예령(숙명여대 경영학부 4학년)씨가 참여했습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왜 실패할까.
대부분 기업의 최우선 전략 과제로 자리매김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이제 경영 현장에서 매우 흔히 쓰이는 단어다. 그런데 그 명확한 정의를 물어보면 얼버무리는 사람이 많다. 학계에서도, 경영 현장에서도 명확하게 합의된 정의가 없기 때문이다. 대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브렛 테일러(Bret Taylor) 세일즈포스닷컴(이하 세일즈포스) 최고운영책임자(COO)의 답은 명확했다. 그는 “Translate과 Transform을 구분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고 강조한다. 테일러 COO가 미국 스탠퍼드대를 졸업하고 구글에 막 입사할 무렵이었다. 그의 상사는 그에게 ‘옐로북(미국의 전화번호부)’을 던져주며 ‘이 책을 인터넷 서비스로 구현해 봐라’는 과제를 줬다. 컴퓨터공학도인 그에겐 어려운 일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금세 책에 있는 분류와 목차를 그대로 온라인으로 옮겨 보여줬다. 원하는 기업이나 사람의 이름을 입력하면 바로바로 검색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 전화번호부 검색 사이트를 본 그의 상사는 곧바로 퇴짜를 놓았다. 새롭게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를 찾아내지 않고 ‘기계적’으로 프로그램을 개발했다는 이유에서였다. 수개월 후, 테일러가 속한 팀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형태의 옐로북을 내놨다. 상호를 검색하면 온라인상에서 제공하는 지도에서 정확한 위치와 주소를 파악해 보여줬다. 그뿐만 아니라 유저들이 온라인상에 직접 쓴 그 회사 또는 가게의 평판과 평가도 제공했다. 이 서비스가 출시되자마자 구글 이용자 수는 하루 만에 1만 배 늘었다. 바로 지금의 구글을 있게 해 준 핵심 애플리케이션(앱) ‘구글 맵’의 탄생 비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