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겸의 Sports Review
조선 왕 중 가장 못난 왕을 꼽으라면 선조가 빠지지 않는다. 임진왜란이 일어나자마자 백성들을 버리고 꽁지가 빠지게 도망부터 간 비겁함 때문이다. 하지만 더욱 결정적 이유는 남이 잘되는 것을 배 아파하고 힘들어하는 지도자답지 못한 옹졸한 이미지 때문일 것이다. 백성들에게 추앙받는 임진왜란 공신들을 꼬투리만 잡히면 숙청해 버렸다. 영웅 이순신 장군이 두 번 공을 세운 후에도 상을 주는 대신 관직을 박탈한 것은 잘 알려진 일이다. 유성룡은 명나라에 불충했다며 파직해 버렸고, 의병장 김덕령 같은 이는 수백 번 형장 심문 끝에 팔다리가 모두 부러져 옥중에서 죽게 했다. 이 속 좁은 왕의 질투는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 심지어는 남도 아닌 아들 광해군이 도망간 자기 대신 전쟁터를 몸소 뛰어다니며 많은 공을 세우고 백성의 신망과 지지를 얻은 것도 탐탁지 않게 여긴다. 광해군에겐 임진왜란 후 포상은 고사하고 세자 책봉도 끝까지 미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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