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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커넥션’과 기업 위기의 관계는? 外



Political Science
‘정치적 커넥션’과 기업 위기의 관계는?
Based on “How does political connection affect firm financial distress and resolution in China?”by Yu He, Lei Xu and Ron P. Mclver in Applied Economics, 2019, Vol. 51, No.26, pp.2770-2792.


무엇을, 왜 연구했나?

기업의 비시장전략은 경영 활동이 정상적으로 이뤄질 때보다 경영 환경이 좋지 않거나 실적에 빨간 불이 켜졌을 때 그 필요성을 절감하게 된다. 이 연구의 세 저자들은 정부가 주식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국에서 정치적 커넥션(political connection)이 기업 활동, 특히 경영상 어려움, 그리고 그 어려움의 해결에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했다. 기존 연구들은 어떻게 정치적 커넥션이 기업의 실적과 자금 조달 조건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중심으로 분석해왔는데 이 연구에서는 중국 상장기업들의 정치적 커넥션과 경영의 어려움, 그리고 어려움 해결 간의 관계를 조사했기에 학술적으로나 실제 경영전략 차원에서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저자들은 논문을 통해 정치적 연관성, 기업의 경제적 고통, 고통의 해결 간의 관계를 분석하기 위해 기업의 이익, 영향력, 발전 능력을 중심으로 기업 활동에 대한 정치적 커넥션의 효과를 살펴본다. 그리고 추가로 국유 기업인지, 아닌지 등 기업의 소유 형태별 차이를 분석한다.



무엇을 발견했나?

연구 결과, 정치적 커넥션의 영향은 기업이 정상적인 상태에 있을 때는 한계가 있지만 기업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에는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는 것이 발견됐다. 1999년부터 2015년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해보면 정치적 커넥션은 기업 채권에 금융적 지원을 통해 고통받는 기업을 지원해주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이는 당연히 위기 상황에 처한 기업들의 회복 가능성을 더 높여준다. 기업의 최고경영자나 이사회 의장이 중앙정부나 지방정부와 정치적으로 커넥션이 잘돼 있을 경우, 기업 경영이 어려움에 처한 기간 동안 기업의 레버리지는 상대적으로 더 커진다. 특히 경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 중 기업의 최고경영자나 이사회 의장의 중앙정부와의 정치적 커넥션이 있는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더 짧은 시간에 어려움에서 벗어나 회복될 확률이 더 높다. 이는 중국 당국이 정치적으로 커넥션이 있는 기업을 지원해준다는 것을 의미한다. 추가로 중앙정부와의 커넥션은 국유기업보다 비국유기업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더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을 발견했다. 사기업들의 경우 정치적 커넥션이 있는 관리자들의 규모도 중요하다. 또한 중앙정부와의 커넥션은 1999∼2007년 사이보다 비교적 최근인 2008∼2015년 사이에 기업의 어려움 해소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을 발견하기도 했다. 이는 금융위기 이후 정부의 역할이 더 강화됐음을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논문은 중국 당국이 시장경제 원칙을 지키고는 있지만 기업이 경제적 고통을 겪고 있는 상황에는 어느 정도 개입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기업 경영과 시장에서의 활동에 비시장적 요소가 개입되는 사례가 더욱 늘어나고 있다. 이런 위기 상황에서 비시장전략을 어떻게 수립할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기업 경영에 있어서 비시장전략은 비단 ‘15499.jpg시(关系)’로 유명한 중국 시장에서만 중요한 것은 아니다. 우리는 이 논문을 통해 구체적인 상황별로 기업의 비시장전략의 세부 계획이 잘 수립돼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비시장전략의 목표가 구체적으로 설정이 된다면 이와 연관된 계획을 세부적으로 수립해볼 수 있다. 그리고 기존의 부정부패와는 다른, 경영진의 일상적인 정치적 커넥션을 증대할 방안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기존 CEO를 활용한 PI(Presidential Identity)전략에서 비시장전략 강화 방안도 포함할 필요가 있다. 해외에서의 기업 활동에서도 국가별 정치적 조건, 문화적 맥락, 부패인식 등 제반 환경을 고려한 상황에서 별도의 상황별 전략이 요구되며 정치적 커넥션을 강화시켜나갈 필요가 있다.

필자소개 이성우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 unipeace@snu.ac.kr
필자는 고려대 영문학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고려대 평화와 민주주의 연구소 연구교수를 거쳐 현재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다. 주 연구 분야는 비교정치경제, 한국 정치, 전환기 정의 등이다.



Psychology
리더의 폭력적 말-행동, 직원 건강에 악영향

Based on “Why is your boss making you sick? A longitudinal investigation modeling time lagged relations between abusive supervision and employee physical health.” Liang, L. H., Hanig, S., Evans, R., Brown, D. J., and Lian, H. in Journal of Organizational Behavior, 2018, 39(9), 1050-1065.


무엇을, 왜 연구했나?

직원의 신체 건강은 기업의 생산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미국 기업은 매년 직원들의 의료비, 질병으로 인한 결근, 생산성 손실 및 보상 청구 등으로 수십억 달러의 비용을 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직원들의 건강 문제는 다양한 이유로 발생할 수 있는데 본 연구는 리더의 행동이 직원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한다. 이에 관한 연구들은 리더의 비인격적인(abusive) 행동이 직원들의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신체적·정신적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밝혀왔다. 최근 연구는 비인격적 관리자와 일한 근로자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진단을 받은 사례도 소개했다.

그런데 기존 연구 결과는 대부분 리더의 공격성, 파괴적 행동이 근로자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동일한 시점에 조사해 양쪽의 인과관계를 분명히 밝히는 데 한계가 있었다. 다시 말해, 관리자의 비인격적 행동이 실제로 부하직원의 신체 건강을 악화시키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로 불충분했다. 또 비인격적이라는 개념이 굉장히 주관적이고, 근로자의 인지 과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데 이에 대한 고려가 부족했다. 하지만 본 연구는 리더의 비인격적 행동이 직원들의 반추(rumination), 즉 한 번 받은 스트레스나 실패 사건을 장기간 반복적으로 떠올리는 과정을 거쳐 부정적인 효과를 지속시킴으로써 근로자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가정을 검증했다. 1년에 걸친 종단 연구를 통해 비인격적인 관리감독이 근로자의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 과정에서 근로자의 인지적 특성인 반추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살펴봤다.

무엇을 발견했나?

본 연구는 대학교 교직원 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참가자를 모집했다. 최초 341명이 참가 신청을 했지만 3번의 전체 조사에 모두 참가한 직원은 182명이었다. 이 중 중간에 상사가 변경된 직원 14명을 제외한 168명의 자료가 최종 분석 자료로 활용됐다. 참가자의 48%가 남성이었고 평균 나이는 37세, 71.9%가 대졸 학력이었다. 평균 재직 기간은 77개월, 같은 상사와 평균 37개월을 함께 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자들은 이들을 대상으로 총 4개월 간격으로 3회에 거쳐 설문 조사를 실시하고 비인격적인 관리 감독, 반추, 주관적 신체 건강을 측정했다. 비인격적 관리 감독은 ‘나를 비웃는다’ ‘다른 사람 앞에서 나를 질책한다’와 같은 총 15문항으로, 반추는 ‘나는 상사의 행동이 어떤 의미인지에 대해 다시 생각했다’ ‘상사의 행동으로 인해 강한 감정의 파동을 경험했다’와 같은 7문항으로 측정했다. 주관적 신체 건강은 복통, 두통, 수면 문제와 같은 다양한 신체적 문제를 14문항으로 측정했다.

연구 결과, 첫 번째 시기에 측정한 비인격적인 관리 감독 수준이 강할수록 4개월 후인 두 번째 시기에 측정한 직원들의 반추 수준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스스로가 존중받지 못한다는 인식이 강해졌다. 그리고 두 번째 시기에 측정한 직원들의 반추 수준이 높을수록 그로부터 4개월 후인 세 번째 시기에 측정한 신체적 건강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첫 번째 시기에 반추 수준이 높은 직원이 8개월 후인 세 번째 시기에 신체적 건강 문제가 나쁘다는 사실도 발견했으나 4개월 간격의 모델이 유의성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본 연구는 상사의 비인격적 행동이 근로자들의 반추를 촉진하고, 이런 반추가 근로자들의 심리적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지속시켜 신체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가정을 검증했다. 특히 횡단적 자료가 아닌 종단적 자료를 바탕으로 인과관계를 확인했고, 비인격적 관리 감독이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기존 연구 결과를 확장해 부정적 영향을 일으키는 반추의 인지적 메커니즘을 확인했다.

직원들은 기존 신체 증상 수준과 관계없이 비인격적 관리 감독에 노출된 지 4개월 만에 신체적 건강의 변화를 경험했다. 이 같은 결과는 리더의 비인격적인 말과 행동이 적대적인 업무 분위기를 조성하고 직원들의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시사점을 준다. 특히 관리자에게 과도하게 높은 목표가 부여되면 직원들의 업무 수행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관리자들은 자기 조절에 실패해 비인격적 행동을 저지르기 쉽다. 따라서 기업은 관리자들이 목표 수준을 적절히 조절하고, 스스로 비인격적인 말과 행동을 자제할 수 있도록 규정과 정책을 명확히 세워야 한다.

또 리더가 비인격적인 행동을 저지르더라도 직원들이 반추 과정을 통해 스스로의 건강을 손상시키지 않도록 마음 챙김이나 인지 재구조화 훈련을 지원해줄 필요도 있다. 비인격적인 관리 감독 상황에 노출되더라도 직원들이 그 상황을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본인의 감정을 회피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수용한다면 반추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반추를 감소시키는 훈련이 실제로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는 추후 연구를 통해 검증할 필요가 있다. 반추 이외에 비인격적인 관리 감독이 근로자의 신체/정신 건강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설명할 수 있는 또 다른 메커니즘이 있는지 밝히는 연구도 필요하다. 실질적인 건강검진을 통해 비인격적인 관리 감독이 객관적인 건강 지표에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할 필요도 있다.

필자소개 문광수 중앙대 심리학과 교수 ksmoon@cau.ac.kr
필자는 중앙대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에서 산업 및 조직심리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인사 컨설팅기업 SHR과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선임 연구원으로 일했다. 주요 연구 및 관심 분야는 산업 및 조직심리학으로 조직행동관리, 안전심리, 동기심리, 인간공학 관련 논문을 저술했다.


Behavioral Economics
악화는 양화를, 짝퉁은 진품을 구축한다

Based on “How Counterfeits Infect Genuine Products: The Role of Moral Disgust” by M. Amar et al. (2018, Journal of Consumer Psychology)


무엇을, 왜 연구했나?

온갖 모조품이 판을 치는 이른바 ‘짝퉁’ 시장은 해마다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2015년 약 2000조 원 규모이던 것이 2020년이 되면 5000조 원을 넘길 것이란 전망이다. 짝퉁 상품은 의류, 전자제품, 음료수, 식품, 약품, 담배, 자동차, 비행기 부품에 이르기까지 종류를 불문한다. 모방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짝퉁과 진품을 구별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성능 면에서 큰 차이가 없는 경우도 허다하다. 반면에 가격은 현저히 낮다 보니 짝퉁의 인기는 종종 진품을 앞선다.

하지만 짝퉁 상품에 대한 소비자의 태도는 복합적이다. 진품에 비해 성능이나 내구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불신이 저변에 깔려 있어 주머니 사정이나 가성비 때문에 짝퉁을 구입해 사용하더라도 어딘가 불안하고 내세우기를 꺼린다. 진품을 만드는 기업에 대한 막연한 미안함 또는 떳떳하지 못한 행위라는 도덕적 회의에 마음이 편치 않다.

실제로 짝퉁이 많이 떠돌수록 진품의 이미지는 훼손된다. 진품이 가진 본연의 기능과 성능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하는 건 당연하고, 진품을 개발하고 판매하는 기업의 수익성 및 지속가능성도 저하된다. 이는 궁극적으로 상품시장의 생태계를 위협한다. 따라서 진품이 인정받는 건전한 상품시장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짝퉁과 진품의 유기적 연관성과 소비자 심리의 중재역할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을 발견했나?

이스라엘 오노대 아마르 교수팀은 짝퉁에 대한 단순한 인지, 짝퉁을 사용한 경험, 짝퉁에 대한 심리적 반감이 진품이 가진 본연의 사용 목적과 효과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4가지 실험을 수행했다. 모든 실험은 대학생을 대상으로 행해졌고 실험 참가자들은 두 개의 그룹으로 나뉘었다. 1그룹은 실험에서 사용하도록 제공된 상품이 짝퉁이라는 안내를 받았고, 2그룹은 1그룹과 동일한 상품을 사용했지만 사용한 상품의 진위 여부에 대해 아무런 정보를 받지 않았다. 다시 말해, 1그룹에 속한 학생들은 자신들이 사용하는 상품을 짝퉁으로 알고 실험에 임했고 2그룹에 속한 학생들은 상품의 진위 여부를 모른 채 실험에 참가했다.

첫 번째 실험에서 참가자들은 주어진 빈칸을 채워 단어를 완성하는 과업을 수행했다. 빈칸을 채우는 데 사용된 상품은 파커 만년필이었다. 실험 후, 1그룹 참가자들이 완성시킨 단어들과 2그룹이 완성시킨 단어들을 비교했는데, 1그룹의 단어들이 ‘혐오’라는 부정적 의미를 더 쉽게 연상시켰다. 바로 이어진 실험에서 연구팀은 두 그룹의 참가자들에게 빈칸 채우기 과업에 사용했던 만년필을 이마에 올려놓고 중심을 잡도록 했다. 참가자들의 옆에는 만년필을 닦을 수 있는 화장지와 소독제가 놓여 있었다. 1그룹이 사용한 화장지와 소독제의 양이 2그룹이 사용한 양의 두 배에 달했다. 도둑이 제 발 저리듯 짝퉁에 대한 무의식적 반감이 화장지나 소독제의 소비를 증가시킨 것은 아닐까.

두 번째 실험에서 참가자들은 마우스를 이용해 컴퓨터 탁구게임을 했다. 사용하는 마우스를 짝퉁으로 알고 게임에 임한 1그룹의 성적이 2그룹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게임 직후에 참가자들은 사용한 마우스가 도덕적 혐오를 유발했는가라는 질문에 답을 했는데, “그렇다”고 답한 참가자 수가 1그룹에 훨씬 많았다. 짝퉁을 사용한다는 것이 썩 기분 좋은 일은 아닌 듯싶다.

세 번째 실험은 파커 볼펜으로 제공받은 종이 위에 짧은 글을 베껴 쓰는 것이었다. 종이는 가로 줄로 구획이 잘 지어져 있었는데 위나 아래 줄을 벗어나 글을 쓰면 베껴 쓰기 오류로 판단했다. 진품인 파커 볼펜을 짝퉁으로 알고 베껴 쓰기를 한 1그룹은 똑같은 과업을 수행했지만 볼펜의 진위 여부에 대한 아무런 정보를 받지 않은 채 베껴 쓰기를 한 2그룹에 비해 두 배 이상의 오류를 범하는 노세보(Nocebo, ‘플라세보’의 반대말로 약에 대한 부정적 믿음이 일으키는 부정적 위약 효과) 현상이 관찰됐다.

네 번째 실험에서 참가자들은 마우스를 클릭해서 과자를 먹는 컴퓨터 게임을 즐겼다. 실험자는 두 개의 그룹에 두 차례에 걸쳐 동일한 제품이지만 색이 다른 마우스를 지급했는데 1그룹은 1차에 지급받은 마우스를 짝퉁으로 생각했다. 1차로 마우스를 지급한 직후 1그룹과 2그룹에 마우스에 대한 도덕적 혐오를 기술하게 했는데 예상대로 1그룹의 도덕적 혐오가 2그룹을 크게 앞섰다. 컴퓨터 게임은 2차로 지급받은 다른 색의 마우스로 했는데 두 그룹 모두 마우스를 진품으로 믿었다. 실험 결과, 1그룹의 게임 점수가 2그룹의 점수보다 유의미하게 낮았다. 연구팀은 짝퉁에 대한 심리적 반감이 짝퉁뿐만 아니라 진품의 상품효용성을 저해한다고 결론지었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합법적 짝퉁과 비합법적 짝퉁의 경계선을 가늠하기 어려운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짝퉁의 유통을 획기적으로 감소시킬 묘수를 찾는 것은 난제다. 짝퉁은 앞으로도 소비자들의 주변을 맴돌며 진품과 경쟁할 것이다. 짝퉁에 대한 구매 및 사용 경험이 소비자들로 하여금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진품에 대한 윤리적, 도덕적 혐오를 유발하고, 이는 짝퉁과 진품 모두에 대한 소비 및 활용 욕구를 현저히 떨어뜨린다. 상품이 본연의 기능, 성능, 사용 목적을 성취하지 못한다면 존재의 의미도 퇴색하기 마련이다. 짝퉁의 만연은 훌륭한 품질을 가진 진품의 개발과 소비를 위축시키고 동시에 창조성과 기술의 발전을 방해한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듯 짝퉁은 진품을 구축한다. 더 나아가 제 살도 깎는다. 이러한 전이현상이 상품시장 전반에 나타날까 두렵다.

필자소개 곽승욱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swkwag@sookmyung.ac.kr
필자는 연세대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플로리다주립대와 텍사스공대에서 정치학 석사와 경영통계학 석사, 테네시대(The University of Tennessee, Knoxville)에서 재무관리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유타주립대에서 재무관리 교수로 11년간 재직했다. 주요 연구 및 관심 분야는 행동재무학/경제학, 기업가치평가, 투자, 금융시장과 규제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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