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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립이냐, 적응이냐” 정치적 도전 앞에 선 기업들 外




Political Science

“대립이냐, 적응이냐” 정치적 도전 앞에 선 기업들
Based on “How Do Business Interest Groups Respond to Political Challenges? A Study of the Politics of German Employers” by Thomas Paster in New Political Economy, 23(6), pp.674-689


무엇을, 왜 연구했나?

기업은 정치에 영향을 주기도 하지만 사회적으로 형성된 정치 의제에 의해 영향을 받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기업과 정치에 대해 연구하는 학자들은 기업의 역량이 정치에 어떤 형태로 영향을 미치고, 그 원인은 무엇인지 등을 주로 연구한다. 하지만 노조, 시민단체, 의회 등 다양한 행위자가 기업에 대해 정치적 도전을 할 때 기업이 직면하게 되는 제약에 대해서는 그동안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이 논문의 저자는 대기업조차도 항상 그들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 주목하면서 정치적 행위자들이 기업에 도전하는 상황에서 각 기업이 어떻게 대응하는지 분석했다.

이 논문은 독일이 겪은 네 가지 사례들을 검토한다: (1) 비스마르크 체제에서의 사회보험 채택, (2) 1920년대 실업보험 채택, (3) 1950년대 초 노사공동결정제 도입, (4) 2000년대 초반 노동시장 개혁이 그것이다. 저자는 이 사례들을 통해 기업이 자신들의 이익을 침해하는 정치 이슈와 반대세력들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분석했다.

기업은 정치적 도전에 직면하면 개별 상황에 맞춰 ‘대립’과 ‘적응’이란 두 가지 기본 전략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된다. 정치적 도전의 강도와 기업의 반응 전략 유형에 따라 4가지 상황을 예측할 수 있다. 정치적 도전이 그리 크지 않은 상황에서 기업이 적응 전략을 취하면 기업 주도의 사회적 타협이 가능하다. 약한 도전에 강경 대응을 하면 기업 우위의 상황을 만들 수 있다. 반면, 정치적 도전이 강한 상황에서 적응 전략을 취하면 강요된 타협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고, 강한 도전에 대립 전략을 취하면 기업은 패배할 가능성이 높다. 비스마르크 체제에서의 사회보험 도입은 약한 도전에 대한 적응 전략 사례이며, 1920년대 실업보험 채택은 강한 도전에 대한 적응 전략의 사례다. 1950년대 노사공동결정제 채택은 강한 도전에 대한 대립 전략의 사례이며, 마지막으로, 2000년대 노동시장 개혁 사례는 약한 도전에 대해 대립 전략을 선택한 사례다.



무엇을 발견했나?

이 논문의 분석 결과, 기업이 적응 전략을 선택하면 사회적 대타협이 촉진되고, 기업이 강하게 대립을 선택하면 기업의 이익이 최대화되는 승리를 만들어내거나 기업이 패배해 극단적 양보를 하는 두 가지 상황 중 하나에 직면한다. 또 함께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기업이 여럿일 경우 그 기업들 간의 공동 이익이 크면 다 같이 강하게 대립 전략을 펼칠 수 있지만 공동의 이익이 크지 않고 힘이 결집되지 않으면 적응 전략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또한, 기업의 대응 전략 선택에 있어서 정치 의제의 성격도 중요하다. 해당 이슈가 기업의 핵심 이익을 침해하는지, 아닌지가 중요하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노사공동결정제는 경영자의 의사결정 능력을 제약하는 제도다. 반면에, 사회보험 프로그램은 노동비용을 상승시키고 노동력 공급을 축소시킬 수 있지만 기업 경영의 문제에서는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다. 따라서 정치적 도전에 대해 기업은 기업들 간의 공동 이익의 크기, 기업들의 역량이 결집되는 정도, 정치적 의제가 기업의 핵심적 이익에 미치는 영향력의 정도 등에 따라서 전략을 선택하게 된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기업에 대한 도전과 사회적 요구는 어느 사회에서나 나타나기 마련이다. 기업은 가장 크고 힘이 있는 사회행위자다. 따라서 많은 정치적 도전과 공격이 따르게 된다. 기업 경영자는 더 이상 국가 경제 상황이나 기업 경영 환경만을 놓고 경영 판단을 할 수 없다. 경영자는 정치적 의제의 성격을 파악하고, 기업의 핵심 이익을 침해하는 사안인지, 타 기업과의 공통의 이익에 대한 침해인지, 개별적 이익 침해 사안인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 각 요인을 검토한 후 대응 전략을 만들어야 한다. 일정 수준의 사회적 영향력과 기업 역량을 갖춘 기업은 시장 상황 이외에 정치적 상황과 도전에 대처하는 전략에 대한 기본 인식을 갖출 필요가 있음을 이 논문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필자소개 이성우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 unipeace@snu.ac.kr
필자는 고려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고려대 평화와 민주주의 연구소 연구교수를 거쳐 현재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다. 주 연구 분야는 비교정치경제, 한국 정치, 전환기 정의(transitional justice) 등이다.




Technology Management
기술이 불확실할 땐 실물옵션 확보할 CVC 투자를
Based on “Corporate venture capital as a real option in the markets for technology” by Marco Ceccagnoli, Matthew J. Higgins, and Hyunsung D. Kang in Strategic Management Journal, Forthcoming.



무엇을, 왜 연구했나?

기술과 제품시장의 빠른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기술을 조직 내부에서 독자적으로 개발하기보다 다양한 외부 파트너와 협력을 모색하는 개방형 혁신 전략을 취하는 기업이 많다. 외부에서 기술을 확보하는 전통적인 수단으로는 전략적 제휴, 기술 라이선싱, 조인트벤처, 인수합병(Merger & Acquisition, M&A) 등이 고려되곤 했다. 최근 들어서는 벤처 생태계가 활발해짐에 따라 기업 벤처캐피털(Corporate Venture Capital, CVC)을 통한 대기업의 벤처투자가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PwC가 2014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설문 기업의 95%가 신기술 및 신시장 확보를 위해 CVC 설립을 고려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기업의 CVC 투자는 외부 기술 확보 측면에서 일종의 실물옵션(Real Option)으로 생각할 수 있다. 1

라이선싱/전략적 제휴/M&A의 경우와는 달리 CVC 투자만으로는 대기업이 스타트업의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공식적인 권한이 생기지는 않는다. 다만 CVC 투자를 통해 해당 스타트업의 기술 개발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고 적절한 시점에 경쟁사보다 해당 기술을 선점할 수 있는 권리, 즉 실물옵션을 확보할 수 있다.

그렇다면 기업이 외부로부터 기술을 확보하는 데 있어 어떤 경우에 전략적 제휴/라이선싱/M&A 등과 같은 전통적인 방법보다 CVC 투자를 선호하는가? 본 논문은 1985년부터 2007년 사이에 있었던 미국 제약회사와 바이오테크 신생기업 간의 CVC 투자, 전략적 제휴, 라이선스 계약, M&A 자료를 토대로 제약회사가 어떤 경우 바이오테크 신생기업에 CVC 투자를 하는지 살펴봤다.


무엇을 발견했나?

연구 결과, 기업이 체감하는 기술 불확실성이 높을 때 기업은 여러 외부 기술 확보 수단 중에서 신생 기업에 대한 CVC 투자를 선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연구개발 역량이 부족하거나 확보하려는 신기술이 기업이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기술과 차이가 많이 날수록 신기술을 평가하고 기업의 기존 기술과 통합시키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이 경우 기업이 체감하는 해당 신기술의 불확실성 수준은 높아진다. 따라서 기업은 기술 불확실성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라이선싱, 전략적 제휴, 기업 인수처럼 비용이 많이 들고 향후 기술 변화에 대한 전략적 유연성이 떨어지는 외부 기술 확보 수단보다는 적은 비용으로 신기술에 대한 실물옵션을 확보할 수 있는 CVC 투자를 채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한, 기업의 기술 포트폴리오 구성에 따라 CVC 투자에 대한 선호가 달라짐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개발 초기 단계의 기술을 주로 보유한 기업은 상용화 직전의 기술을 외부에서 확보하며 이때 CVC 투자보다는 주로 전략적 제휴나 M&A에 의존한다. 상용화를 앞둔 기술은 불확실성이 거의 없어 CVC 투자의 실물옵션으로서의 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반면, 상용화를 앞둔 기술만을 보유한 기업은 외부에서 초기 단계 기술을 확보한다. 이들 기업은 CVC 투자를 적극 추진하는데 초기 단계의 기술은 불확실성이 커서 다양한 신기술에 대한 실물옵션을 확보할 수 있는 CVC 투자가 적절하기 때문이다.

연구자들은 CVC 투자를 통해 확보한 실물옵션을 기업이 언제 행사하는지도 살펴봤다. 여기서 실물옵션을 행사한다는 것은 CVC 투자 이후 해당 스타트업과 라이선싱, 전략적 제휴, M&A 등을 추가로 진행함을 의미한다. 특히 본 연구는 기업이 행사할 수 있는 여러 옵션 중 라이선싱을 집중적으로 살펴봤다. 제약산업에 가장 널리 활용되는 협력 방법이기 때문이다. 연구 결과, 기업은 자신이 CVC 투자한 스타트업의 기술 가치가 커지고 기술 불확실성이 작아질 때 해당 스타트업과 라이선싱 계약을 추가적으로 체결했으며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 경우에는 해당 스타트업과의 추가적인 협력을 진행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본 연구는 기업의 외부 기술 확보 전략이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어떤 기술의 개발 성공 여부가 불투명한 경우 처음부터 특정 스타트업과 전략적 제휴나 M&A 등을 추진하는 것은 실패에 따른 위험부담이 크다. 그러나 CVC 투자의 경우 해당 기술의 개발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으므로 자원 투입이 필요한 최적의 시점을 포착할 수 있다. 만약 해당 스타트업이 기술 개발에 실패하더라도 소량의 CVC 투자 금액만큼만 손실 처리하면 된다. 기술 불확실성이 클수록 전통적인 외부 기술 확보 방식보다는 전략적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는 CVC 투자가 유리하다.


필자소개 강신형 충남대 경영학부 조교수 sh.kang@cnu.ac.kr
필자는 KAIST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에서 경영공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LG전자 본사 전략기획팀에서 신사업 기획, M&A, J/V 등의 업무를 수행한 바 있으며 LG전자 스마트폰 사업부에서도 근무했다. 주요 연구 및 관심 분야는 경영 혁신으로 개방형 혁신, 기업벤처캐피털(CVC) 등과 관련된 논문을 발표했다.


Strategy
남녀 간 리더십에 차이? 사회적 관습의 잔재
Based on “Set up to fail: explaining when women-led businesses are more likely to fail” by Tiantian Yang and Marie del Carmen Triana in Journal of Management, 2019, 45(3) pp.929-954.



무엇을, 왜 연구했나?

경영 활동 전반에서 빈번하게 목격되는 남녀 간 불평등에 관한 다양한 이슈는 해외 학계의 주요 연구 주제다. 남성 위주의 제도를 개선하자고 요구하는 목소리도 거세지고, 심지어 성 대결로 치닫는 모양새다. 기존 연구들은 경영 환경 전반에 여성들이 겪는 진입 장벽, 기회의 차별적 부여 등 제도적 불평등에 초점을 두고 있었으나 최근에는 리더십 분야까지 연구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사업과 업무를 이끌어가는 남성과 여성의 리더십이 어떻게 다른지, 성과의 차이가 있다면 이것 역시 차별적인 제도의 결과물인지, 아니면 사회문화적 통념이나 선입견에 기인한 것인지가 요즘의 관심사다. 기존 연구를 보면 여성 기업가들에 비해 남성 기업가들은 자기 확신, 도전정신, 위험 감수 성향이 강해서 사업을 성공으로 이끄는 데 유리한 것으로 나타난다. 남성 리더 위주의 사회적 고정관념이나 편견 역시 여성 리더들에 대한 객관적 평가를 인색하게 한다. 최근 미국과 중국의 연구진은 남녀 기업인들 간 성과의 차이가 능력이 아니라 이런 사회적 편견의 결과인 것인지, 편견 이외의 다른 요소는 없는지 탐구해서 대안을 제시했다.

연구진은 세 가지 가설을 설정했다. 첫째, ‘남성들의 경쟁적, 공격적, 야심적 성향이 리더로서 더 적합하다는 사회적 편견이 여성 리더들의 실패 확률을 높인다’. 둘째, ‘독신이 아닌 기혼자가 다수인 조직일수록 성별 역할에 대한 편견이 강해 여성 리더들이 리더십을 발휘하기 어렵다’. 셋째, ‘남성과 여성의 리더들이 각각 더 성공적으로 사업을 수행할 수 있는 산업적 환경이 분명 존재할 것이다’. 예를 들면, 남녀 직원이 잘 섞여 있는 산업보다는 한쪽 성이 지배적인 산업(예를 들면, IT산업이나 화장품 산업)에서 남성 리더들이 유리할 것으로 본 것이다. 연구진은 그 이유가 유리 엘리베이터 효과(여성들이 겪는 유리천장 효과의 반대 개념으로 남자의 승진이 유리한 상황을 의미)나 상대적으로 덜한 성별 내부 경쟁일 것이라고 봤다.

연구진은 PSED Ⅱ라는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2006년부터 2011년까지 미국 48개 주 3만여 명의 벤처기업가 중 약 1만여 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남성 기업인과 여성 기업인이 이끄는 기업의 생존 확률을 종속변수로 하고 연구에 관한 해당 변수가 직간접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회귀분석을 통해 검증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분석 결과 남성 기업인의 경우 역량이 조금 모자란다 해도 여성 기업인들에 비해 더 나은 성과를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남성 리더에게는 좀 더 관대한 사회적 인식과 기대치가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직원의 성과가 엄격히 평가되는 조직문화가 있는 기업의 경우 성별에 따른 리더 간 성과의 차이는 다소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조직의 구성원이 주로 독신이 아닌 기혼자로 구성된 경우 남성 리더들이 여성 리더들보다 성공할 확률이 더 높았다. 구성원의 성별 역할에 대한 선입견이 강할수록 여성들이 리더십을 발휘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남녀가 혼재된 산업보다 남성 또는 여성의 수가 지배적인 산업에서 남성 리더들의 성공 확률이 더 높았다. 성별로 단일화된 집단에서 여성들이 리더십을 발휘하기 쉽지 않다는 의미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연구 결과, 남녀 간 리더십과 이에 따른 성과의 차이는 개인의 역량 이외에 사회적 기대치나 편견과도 연관돼 있음이 확인됐다. 이는 서양사회에서도 마찬가지인 듯하다. 특정 집단의 나쁜 의도가 있어서가 아니라 오랜 기간 남성의 역할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고착된 상황이라면 남녀에 대해 기대치가 같다 해도 남성 리더에게 더 유리하게 작용해 왔다는 것이다. 이는 제도로서 단기간 수정해 낼 수 없는 사회적 관습과 관념의 잔재물이므로 좀 더 근원적인 전략과 접근으로 개선점을 찾아야 한다. 연구 결과가 보여주듯 불필요한 논쟁과 제도적 방안 마련에 집착하기보다 남녀 직원 수를 균형 있게 유지하고 능력이 제대로 평가받는 기업 문화를 정착시켜 나간다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직장 내 성차별 문제나 관념도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이다. 

필자소개 류주한 한양대 국제학부 교수 jhryoo@hanyang.ac.kr
필자는 미국 뉴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런던대에서 석사(국제경영학), 런던정경대에서 박사(경영전략) 학위를 각각 취득했다. United M&A, 삼성전자, 외교통상부에서 해외 M&A 및 투자유치, 해외 직접투자실무 및 IR, 정책홍보 등의 업무를 수행한 바 있으며 국내외 학술저널 등에 기술벤처, 해외 진출 전략, 전략적 제휴, PMI 관련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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