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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KGSB Knowledge: 인텔 차이나 카필 케인 인터뷰

“외부 업체와 손잡고 혁신? 직원과 손잡을 생각은 왜 않는가”

톰 넌리스트(Tom Nunlist) | 242호 (2018년 2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인텔 차이나는 ‘Idea2Reality’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내부 인력을 활용해 ‘새로운 대박(Next Big Thing)’을 찾는 것이 목표다. 실리콘밸리와 같은 혁신을 외부에서 들여오는 것도 좋지만 이미 내부에 있는 최고 수준의 엔지니어들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인큐베이션: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엔지니어들로부터 ‘어떤 리소스가 필요한지’ ‘그 리소스로 무엇을 구현할 것인지’를 묻는다. 사내 투자위원회가 심사해 투자를 결정한다.
2. 엑셀러레이션: 선정된 엔지니어들이 내성적인 성격을 버리고 사업가와 마케터적인 기질을 갖도록 훈련한다.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를 이용한다. 일주일에 한 번은 외부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에 근무하며 스타트업 사람들과 소통한다. 6개월 안에 시제품과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시장의 반응을 살핀다. 이를 다시 내부 경영진을 설득하는 증거로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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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글로벌 기업의 혁신은 어떻게 이뤄질까? 인텔 차이나의 혁신 담당 디렉터(Director of Innovation)인 카필 케인(Kapil Kane)은 ‘파트너십’ ‘인수’ ‘인하우스(in-house) 개발’ 등 세 가지 방법이 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마지막 방법인 인하우스 개발의 경우 문제가 있다. 인하우스 R&D 연구소는 발명에는 뛰어나지만 혁신, 즉 기존의 제품과 프로세스에 대해 새로운 용도를 찾아내거나 개선사항을 만들어내는 데에는 뛰어나지 못하다. 케인은 인텔 차이나에서 자신의 ‘아이디어투리얼리티(Ideas2Reality·I2R)’ 프로그램을 통해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I2R은 인텔의 중국 법인 내부에서 운영하는 스타트업 프로그램이다. ‘와이콤비네이터(Y Combinator)’와 같은 실리콘밸리의 선도적인 액셀러레이터와 동일한 원칙을 활용해 임직원이 제출한 아이디어에 대해 심사, 인큐베이션 및 액셀러레이션을 진행한다. 프로그램 목표는 성공 가능성이 있는 비즈니스 적용 사례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회사 내부로 눈을 돌려 인텔은 회사 내 엔지니어링 인력이 경영자의 사고를 갖추도록 훈련해 이들의 재능과 지식을 활용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해당 프로그램은 기술만큼이나 ‘사람’에 대해서도 초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케인은 스탠퍼드대에서 기계공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사회 초년병 시절, 케인은 애플의 첫 번째 터치스크린 제품 개발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이후 중국으로 건너가 맥북 컴퓨터의 제조과정을 관리 감독했다. 중국에 거주하며 직장 생활을 한 지 10년이 됐으며 주로 상하이에 머무른다. 케인에게 물었다.

인텔 차이나에서 혁신 프로그램을 이끌기 전에는 애플에서 근무했다. 거기에서는 어떤 업무를 맡았나?

대학을 졸업하고 첫 직장인 존슨콘트롤스(Johnson Controls)에서 자동차 디자인 업무를 하다 스탠퍼드의 박사 과정에 입학해 제품디자인과 엔지니어링에 대해 공부했다. 박사 과정 중에 여름 동안 애플에서 인턴으로 일한 적이 있다. 당시에는 기밀 유지 정책이 워낙 엄격했기 때문에 몰랐지만 다른 엔지니어들과 함께 애플의 사상 첫 멀티터치 스크린을 개발했는데 이것이 애플이 내놓은 첫 번째 아이폰에 도입됐다.

놀라운 내용이다. 그때 맡은 역할은 무엇이었나?

우린 그냥 초보들이었다. 우리를 담당한 멘토가 해당 프로젝트의 진짜 브레인이었고, 나는 기계 담당이었다. 또 다른 한 명은 안정성 담당인지라 내가 설계한 모든 걸 망가뜨리는 게 업무였다. 앞서 말했다시피 아이폰에 대해서는 전혀 힌트조차 없었지만 우리끼리는 열 손가락을 모두 이용해 터치해서 상호작용할 수 있는 대형 스크린이 있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즉 우리의 첫 버전은 실질적으로 아이패드에 더 유사한 것이었다. 그리고 ‘킬러 앱’은 바로 손가락을 이용해 축소, 확대할 수 있고 화면을 이리저리 돌릴 수도 있는 지도 서비스였다.

이런 모든 것이 대학원에서 하던 것보다 훨씬 재미있었다. 담당 교수님께 “제발 (애플에) 가게 해달라”며 애걸복걸했다. 운 좋게도 석사 학위를 받을 수 있을 만큼 학점도 있었기에 졸업이 가능했다. 진짜 가르침은 일하면서 얻었다고 말하고 싶다. ‘디자인적 사고(Design thinking)’ ‘인간 중심(being human-centered)’같이 요즘 각종 책에서 쏟아지고 있는 인기 용어들을, 나는 모두 일하면서 정말 뛰어난 사람들로부터 배웠다.

중국에 온 이유는 무엇인가?

첫 맥북 에어 때문이었다. 당시에는 지금껏 개발된 컴퓨터 가운데 가장 얇은 제품이었다. 무척 얇아서 알루미늄 덩어리에서 본체를 깎아내는 것이 유일한 제조법이었다. 바꿔 말하면 신제품을 설계하려면 제조 과정도 새로 설계해야 했다는 뜻이다. 이를 완수하기 위해 몇몇 사람을 쿠퍼티노 본사에서 중국으로 보내기로 결정했다. 내가 도전해보겠다고 신청했다.

이렇게 결정한 가장 큰 이유는 우리가 부품을 설계해 구체적인 사양을 중국의 제조업체에 보내면 이들은 전달받은 대로 실행할 수 없는 열 가지 이유를 적어 돌려보냈기 때문이다. 그러면 다시 우리는 설계를 변경해야 했고, 이런 과정에서 상당한 시간 낭비가 있었다. 우리가 중국 생산현장에 가서 제조과정을 직접 보면 설계를 빠르게 수정하거나 제조과정에 대해 따져 물을 수가 있다. 그런 이유로 10년 전 중국에 오게 됐다.

그 뒤로 인텔로 옮겼는데 이에 대해 설명해달라.

5년 전 인텔로 자리를 옮겼다. 처음엔 소외계층 어린이들을 위한 태블릿 컴퓨터를 개발하기 위해서였다. MIT대 니콜라스 네그로폰테(Nicolas Negroponte)가 추진한 ‘모든 어린이에게 한 대의 노트북(One Laptop per Child)’ 프로그램이 좀 더 진화한 것이었다. 우리의 도전 과제는 이 프로그램의 다음 버전이 될 수 있는, 저렴하면서 튼튼한 태블릿을 개발하는 것이었다.

결국에는 인터넷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의 교육을 위한 종합 솔루션인 ‘교육 콘텐츠 액세스포인트(Education Content Access Point)’를 개발하는 업무까지 하게 됐다. 일종의 들고 다닐 수 있는 와이파이 액세스포인트라 할 수 있다. 오지에 있는 교사들의 경우 이 기기를 가방에 넣어 교실로 가져가면 된다. 인터넷망에 따로 연결할 필요 없이 그것 하나만 있으면 된다.

인텔 내부에서 혁신 프로그램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인텔이 중국 내에서 운영 중인 사업장은 10곳 이상이다. 이 사업장 가운데 일부에는 구글과 유사한 정책이 있다. 임직원에게 자신만의 창의적인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도록 시간을 주는 것이다. 작은 성공들이 있었지만 인텔 차이나의 사장은 이런 노력을 하나로 묶으면 더 잘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체계적인 방식으로 추진한다면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내 직책은 약 2년 반 전에 만들어졌다.

프로그램 이름은 ‘아이디어투리얼리티(Ideas2Reality)’, 혹은 줄여서 I2R이다. 이는 두 단계로 구성돼 있다. 바로 ‘인큐베이션’과 ‘액셀러레이션’이다. 인큐베이션 단계는 연중 내내 이뤄진다. 인텔에서 일하는 누구나 온라인 플랫폼으로 아이디어를 제출할 수 있으며 해당 아이디어와 함께 몇 가지 질문에 답변을 작성한다. ‘제출한 아이디어를 추진하려면 어떤 리소스가 필요한지’ ‘리소스가 제공된다면 최종적으로 무엇이 구현되는지’ 등이다. 이후 매달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된 투자위원회가 열린다. 마치 엔젤투자자처럼 제출한 아이디어를 검토하고 창업 투자를 할 만한 아이디어인지 결정한다. 그때부터 해당 아이디어를 발전시킬 수 있도록 리소스, 멘토와의 상담, 인턴과 약간의 자금을 제공한다.

이 단계는 직원이 본인에게 있어 중요한 문제에 몰입하게 하며 동기부여를 받게 되고 행복감을 느끼게 한다. 대신에 회사는 새롭고 멋진 기술을 다수 얻게 된다.

두 번째 단계는 액셀러레이션이다. 첫 단계에서 확보한 기술들을 성공률 높은 사업에 적용해보는 것이다. 혁신은 실제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지, 데모 버전을 만들어내는 게 아니다. 고객이 기꺼이 돈을 주고 구매할 만한 무언가를 만들어야 한다. 일 년에 두 번, 5∼7개의 프로젝트를 묶어 6개월간 액셀러레이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프로그램의 영감은 실리콘밸리의 유명한 액셀러레이터인 와이콤비네이터, 그리고 이곳 상하이에 있는 에스오에스벤처스(SOSV·Sean O’Sullivan Ventures)의 차이나 액셀러레이터에서 얻었다. 우리는 주요 가정, 파트너와 수입 흐름 등을 살펴보는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부터 시작한다. 문제는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이들의 99%가 엔지니어들이란 점이다. 이들은 비즈니스 컨셉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다. 그러다 보니 거기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들에게 ‘최소요건제품(minimum-viable product·MVP)’의 개념에 대해 알려준다. 목표는 6개월 내 MVP와 검증된 비즈니스 사례를 구현하는 것이며 우리는 이를 다시 인텔 경영진에게 전달한다.

그럼, 엔지니어들이 사업가와 마케터가 되도록 가르치고 있는 건가?

그렇다. 비즈니스 리더들이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자신의 아이디어를 표현할 수 있도록 혁신가들의 사고방식에 적극적으로 관여하고 있는 것이다. 보통 엔지니어들에게 아이디어를 설명해보라고 하면 세부적인 기술 정보부터 시작하는데 그런 이야기는 매력이 없다. 아이디어가 왜 중요한지 이유를 말해야 한다. 해결하려는 문제가 무엇인가? 그 문제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 그리고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으로 본인이 적합한 이유는 무엇인가?

또한 엔지니어들은 5분 내로 다른 사람을 잘 설득할 수 있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많은 엔지니어가 동료집단 외 누군가에게 말하는 것을 불편해한다. 그래서 이들에게 인텔 밖으로 나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도록 요구한다. 실제로 이들에게 일주일에 하루는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에서 지내도록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상하이에 위치한 협업 사무공간 겸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인 엑스노드(XNode)와 파트너십을 맺고 ‘아이투알 스타트업엑스(I2R StartupX)’라는 프로그램을 최근 론칭했다. 편안한 자기 사무실이 아닌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에서 다른 스타트업 업체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미래의 고객 및 잠재적 파트너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다. 이러한 액셀러레이션 과정이 끝나면 탄탄하게 다져진 비즈니스 로직을 다시 해당 사업팀에 전달한다.

참여 인력과 투입 리소스를 기준으로 프로그램의 규모에 대해 알려달라.

인텔 차이나에는 약 7000명의 임직원이 있다. I2R 프로그램은 이들을 위한 것이다. 프로그램 도입 이후 350건의 아이디어가 제출됐다. 이틀에 1건씩 제출된 셈이다. 350건 가운데 인큐베이션 단계에 들어간 건 70건이다. 액셀러레이션의 경우 초반 완료된 세 차례의 프로젝트 묶음 가운데 약 20개의 프로젝트가 해당 단계에 들어갔다. 현재는 7개의 프로젝트로 구성된 네 번째 프로젝트 묶음을 진행 중이다.

프로그램 운영의 경우 이 프로그램을 전담하는 정직원은 나와 또 다른 직원, 즉 2명뿐이다. 하지만 재무, 인사, 사내 커뮤니케이션, 법무, 벤처캐피털 등 다양한 비즈니스 분야에서 시간을 내어 자발적으로 도와주는 이들의 도움을 받고 있다. 이렇듯 무척이나 ‘린(lean)’한 방식 덕분에 최근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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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적인 프로젝트의 구체적인 사례를 알려줄 수 있나?

네트워크프로세싱그룹(Network Processing Group) 소속의 리 웨이강(Li Weigang)이 추진한 프로젝트가 정말 흥미로웠다. 리 웨이강은 인텔 하드웨어에서 데이터의 암호화(encryption) 및 복호화(decryption)를 빠르게 진행하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여기서 그는 동일한 코드를 살짝 손보면 인간 유전자 염기서열분석에서 생성된 데이터와 같은 대규모의 데이터를 아주 짧은 시간 내에 압축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유일한 문제는 이는 자신이 속한 그룹의 책임 영역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리 웨이강은 우리에게 왔고, 우리는 그의 기술 개발만 도운 것이 아니라 BGI 및 노보진(Novogene) 등 세계 최대의 게놈 염기서열분석 전문업체에 그를 연결해줬다. 이들은 자신들의 큰 골칫덩어리를 해결해준 그의 개발 결과물에 무척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높은 평가를 준 고객이 있으니 우리로선 해당 사안을 담당하는 비즈니스 그룹을 설득해 다음번 릴리즈에 그의 개발품을 포함하도록 설득하는 게 가능했다. 2017년 6월, 이 프로젝트는 인텔의 공식 제품이 됐다.

열심히 들여다본 사람만이 이렇듯 새로운 수요를 발견해낼 수 있는 건가?

바로 그 점이다. 이런 아이디어는 일상적인 업무에서 실제 작업을 처리하는 실질적인 인력이 단편적인 사실들을 하나로 이어 결론을 도출하면서 탄생한다. 미국에 있는 사업팀의 의사결정자들은 중국 내 고객들의 골칫거리가 무엇인지, 혹은 그 기회가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제대로 알기 어렵다.

이런 점이 바로 우리 프로그램이 존재하는 이유다. 이런 문제를 알고 있는 엔지니어들에겐 의사 결정자들에게 도달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채널이 없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이들에겐 고객이 없다. 이들에게 고객이 없는 이유는 솔루션을 개발할 수 있는 리소스가 없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일종의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다. 우리의 I2R 프로그램이 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전통적인 스타트업 모델에서는 설립자가 회사 내 지분을 갖게 된다. 인텔의 직원들은 어떻게 보상받나?

이상적인 상황이라면 설립자들이 자신이 창업한 사업의 지분을 가져야 하지만 우리는 아직 초기 단계이고 아직 대규모 성공은 거둔 적이 없다. 깜짝 놀랄 만한 성공 스토리 없이 인텔의 윗선에게 “보상 모델을 바꿔달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현시점에선 직원들은 인정받았다는 사실에 굉장히 행복해한다. 혁신가들을 소개하는 ‘명예의 벽(Wall of Fame)’을 모든 사업장에 설치했다. 또한 공식 위챗 계정에 혁신가들을 소개하는 글도 게시하고 있다. 또 다른 동기부여 방법은 이들이 중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인텔의 주요 리더들과 직접 만나 교류를 나눈다는 점이다.

직원들이 인텔을 떠나 자신의 회사를 시작하도록 두 차례 권한 적도 있는데 두 번 모두 성공하지 못했다. 첫 번째 사례에선 해당 직원이 겁을 냈다. 이를 통해 위험을 감수한다는 것이 모두에게 가능하지는 않다는 걸 알게 됐다. 어떤 이들은 뭔가 참신한 일을 하도록 허용하는 회사의 구성원으로 일하는 것으로 만족해한다.

보상은 가장 많이 고민하고 있는 문제다. 종국에 가서 누군가 자신이 개발하는 데 기여했던 그룹의 제너럴 매니저가 되고 싶다고 나선다면 상당한 문제가 되지 않겠는가!

이 프로젝트에서 개인적으로 갖고 있는 또 다른 목표는 무엇인가?

인텔에는 이 프로그램과 비슷한 성격의 프로그램이 전혀 없다. 인텔 인디아에도 ‘아이디어투리얼리티’라는 그룹이 있긴 한데 우리와는 전혀 다른 성격의 프로그램이다. 이들은 소규모 그룹에서 브레인스토밍을 통해 확보된 아이디어로 시작하며 해당 그룹 내의 팀과 리소스를 통해 아이디어를 발전시킨다. 내가 하고 싶은 건 우리가 하고 있는 ‘혁신에 대한 상향식 접근 방식’을 다른 인텔 사업장에도 도입하고 종국에는 본사에까지 전파하는 것이다.

우리가 여기서 찾아낸 방식이 현재 스타트업들이 진행하고 있는 것과 유사한 좋은 모델이라고 생각한다. 스타트업 생태계를 살펴보면 인큐베이터, 액셀러레이터와 시드 펀딩을 볼 수 있다. 우리는 이 모든 것을 회사 내에서 그대로 적용하고 있다.

우리가 집중하고 있는 또 다른 영역은 바로 사람이다. 물론 우리가 프로젝트와 새로운 사업을 창출하고 있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우리 직원들의 사고방식을 변화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우리의 혁신가들을 ‘사내기업가(intrapreneur)’, 즉 대기업 내부에 있는 사업가로 변모시키고자 한다. 이것이 바로 우리 프로그램의 진짜 가치다. 우리가 키워낸 ‘사내기업가’들이야말로 우리에게 새로운 대박을 안겨줄 이들이다.

달리 말하면 기업의 사고방식을 바꾸려는 것인가?

문제에 대해서 언급하기 전에 한 가지 명확하게 짚고 넘어가고 싶다. 사람들은 종종 혁신과 발명을 혼동한다. 발명이 예전에 없던 무언가를 창출해내는 것이라면 혁신은 기존의 것을 활용해 고객을 위한 가치를 창출하고 회사에 수익을 줄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찾는 것이다. 터치스크린, 이동통신 및 인터넷 검색은 아이폰이 등장하기 전에도 존재하던 발명의 좋은 사례들이다. 애플은 단지 이걸 하나로 묶었고, 이것이 전 세계 소비자들의 사랑과 관심을 얻은 것이다. 이것이 바로 혁신이다.

이제 대기업으로서 혁신할 수 있는 방법에는 기본적으로 세 가지가 있다. 외부 업체와 손을 잡을 수 있고, 인수를 진행할 수도 있으며, 자체적으로 혁신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전통적으로 창조와 관련된 업무는 연구소, R&D센터의 몫이었지만 R&D센터가 반드시 혁신을 주력으로 하는 곳은 아니다. 이들은 발명을 하는 곳이다.

그렇다면 외부 업체와 손을 잡을 수 있다면 회사 내 직원과 손을 잡을 생각은 왜 하지 않는 것인가? 내부를 들여다보고 어떤 인재가 있는지 봐야 한다. 인텔 차이나 사장의 발언 가운데 내가 특히 좋아하는 것이 있다. 학교를 중퇴하고 스타트업을 차리겠다는 이들을 지원할 의향이 있다면 그건 훌륭한 것이다. 하지만 포천 500대 기업, 아니면 50대 기업 출신으로 기술 사업 분야에서 10년간 몸담은 이들은 어떤가? 이들에게 아이디어가 있다면 이들을 지원하지 못할 이유는 무엇인가.

맞다. 이들을 지원하지 못할 이유는 무엇인가?

인간의 본성 때문인 것 같다. 우리는 가까이 있는 이들, 즉 직원들보다는 우리와 떨어져 있는 존재인 소위 ‘전문가’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I2R에서는 이걸 뒤집으려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편집자주

이 글은 ‘CKGSB Knowledge’에 실린 ‘Kapil Kane of Intel China on Inside Out Innovation’(2017년 11월)을 번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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