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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6. 럭셔리 소비자와 시장의 변화

아마존도 넘보는 뉴럭셔리 시장, 전통 고객과 함께 ‘디지털 절친’ 관리를

장재웅 | 240호 (2018년 1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4차 산업혁명은 보수적인 럭셔리 업계에도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디지털 기술로 무장한 ‘뉴럭셔리’ 브랜드들은 과거보다 훨씬 쉽게 고객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한다. 아마존, 알리바바 등 대형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은 탁월한 큐레이션과 프라이싱 능력으로 럭셔리 업계를 집어 삼키려 하고 있다. 여기에 밀레니얼세대로 대표되는 새로운 소비층은 전통적 럭셔리 브랜드에 싫증을 느끼고 있다. 더 이상 팔짱 끼고 고객이 제 발로 매장에 걸어 들어오길 바라서는 살아남기 힘들다는 위기의식이 럭셔리 업계에 감돌고 있다. 럭셔리 업계도 변해야 한다. 오프라인 매장 중심의 유통 채널에서 벗어나 온라인, SNS, 미디어 등을 활용한 유통 혁신을 시도해야 하고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고객 경험 관리에도 나서야 한다. 데이터 기반 큐레이션과 디지털 역량이 뛰어난 인재 확보에도 발 벗고 나설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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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럭셔리포럼 2017의 주제는 ‘4차 산업혁명 시대, 럭셔리 산업의 도전과 미래’였다. 이 자리를 통해 참가자들은 4차 산업혁명을 촉발한 디지털 기술이 보수적인 럭셔리 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와 럭셔리 업계가 이런 변화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알아봤다. 결론부터 말하면 ‘제대로 못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럭셔리 제품의 온라인 판매가 빠르게 증가하고 전통 럭셔리 브랜드 자리를 대체할 ‘뉴럭셔리’ 브랜드들이 부상하고 있지만 기존 럭셔리 브랜드들의 대응은 더디기만 하다. 이 틈을 타 아마존, 알리바바와 같은 대형 온라인 플랫폼들은 호시탐탐 럭셔리 업계 진출을 노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전통적인 럭셔리 브랜드들이 어떻게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고객들에게 다가갈 수 있을까. 송지혜 베인앤드컴퍼니 파트너와 이장혁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가 럭셔리 소비자 및 시장의 변화와 그 대응방법에 대한 연구 내용을 공유했다. 그 현장을 DBR이 지상 중계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 럭셔리 산업의 메가 시프트(Mega Shift)

우리는 최근 큰 변화를 겪고 있다. 한쪽에서는 노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한쪽에서는 밀레니얼세대들의 극도로 다양한 구매 형태가 나타나고 있다. 디지털은 항상 위협적이며, 가치 소매업자(Value retailer)들은 매우 싼 가격으로 공급망을 혁신하면서 물건을 공급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럭셔리 산업은 데이터 분석에만 그치지 말고 고객군의 변화 가치관의 변화 등과 같은 다면적인 방법과 엮어서 생각해봐야 한다.

먼저, 현재 우리가 어디쯤 있는지 보자. 한국, 중국, 영국 등은 e커머스 침투율이 높은 국가들이다. 한국은 23.5%, 중국이 13.1%다. 한국이 가장 높은 수준의 디지털 침투율을 보여주지만 한국의 유니콘 기업들은 왜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지 못할까. 카테고리별로 봤을 때 디지털 커머스는 거의 두 배 이상 성장했다. 지난해 동아럭셔리포럼에서 한국이 26%로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상반기에만 23.5% 상승해 예측치를 뛰어넘었다. 카테고리별로 봤을 때 식품, 패션, 가구, 화장품 등의 비중이 높다. 공급자 관점에서는 소셜커머스가 공급자로 뛰어들었고 이마트 등과 같은 기업들도 많이 뛰어들었다. 공급자 관점에서 많은 싸움이 벌어지는 곳이 식품 분야다. 패션은 생각보다 기대치에 못 미쳤다.

4차 산업혁명이 불러올 변화를 크게 3가지로 나눠 말씀드리려 한다. 4차 산업혁명의 전개는 명품 및 패션 산업에 메가 시프트(Mega Shift·근본적 구조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일단 고객행태, 그리고 계층의 변화가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를 살펴보고 유통 채널 및 생태계 변화, 그리고 생태계 경쟁구도 변화에 대해 조명해보도록 하겠다.

첫째, 럭셔리 고객과 카테고리의 구조적인 변화에 대해서 살펴보겠다. [그림 1]을 보면 베인앤컴퍼니가 30년간 추적 조사한 자료로 고객층의 변화를 볼 수 있다. 위에서부터 앱솔루트(absolute) 럭셔리, 에스퍼레이셔널(aspirational) 럭셔리, 액세서블(accessible) 럭셔리 순서다. 앱솔루트 럭셔리는 에르메스 부르넬 같은 초고가 브랜드를 말하고 에스퍼레이셔널은 중산층도 무리하면 살 수 있을 만한 구찌 같은 브랜드를 뜻한다. 액세서블은 접근성이 높은 코치 같은 브랜드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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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고객층의 변화와 관련해 1세대의 경우 아래층부터 고객 유입이 시작됐다. 해외여행을 갔다가 저렴한 액세서리를 사거나 젊은 회사원들이 카드 할부로 루이뷔통 가방을 사는 등의 행위가 1990년대 말과 2000년대 초반 명품 시장의 성장을 이끌었다. 이후 중간층이 강화된다. 코치 같은 액세서블 럭셔리 제품으로는 성이 차지 않은 고객층들은 점점 위쪽으로 올라오며 중간층을 강화했다. 최근 2∼3년 전까지는 양극화가 새로운 이슈였다. 가장 아끼는 제품은 최고가로 구입하고 나머지는 아끼는 것이다.

최근 1∼2년 사이 변화를 보면 업계도 고객을 잘 모르는 것 아닌가 싶다.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옛날 명품업계의 고객은 특정한 이미지가 있었다. 샤넬 가방을 들고 프라다 옷을 입는 것이 전형적인 명품족의 모습이 있었다. 지금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마크 저커버그를 보면 수백억 달러의 부를 일궜지만 명품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룰루레몬 옷을 입고, 젠틀몬스터를 낀, 애플워치를 차는 고객들이 뉴럭셔리라는 새로운 계층을 만들고 있다. 럭셔리 브랜드 안에서도 극고가 브랜드인지, 저가 브랜드인지를 막론하고 세분화가 일어나고 있다. 한마디로 럭셔리 브랜드로서 누구와 경쟁할 것인지 불분명해지고 있다.

명품 고객/카테고리의 메가 시프트

카테고리로 확인해보자. 2017년 글로벌 명품시장을 살펴보면 구두, 액세서리, 주얼리 모두 성장하고 있지만 지난해 이어 의류는 저조한 모습이다. 오히려 룰루레몬이나 스포츠웨어 같은 대안적인 의류나 패스트패션과의 믹스 앤 매치 트렌드 등으로 인해 의류의 미래가 어디까지 갈 것이냐는 질문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IT 기업들이 신흥 부자로 떠오르면서 드레스 코드가 완전 달라지고 있다. 옛날 전통적 금융권 부자들의 드레스 코드와 IT 기업들의 드레스 코드는 완전 다르다.

중요한 것은 뉴럭셔리 브랜드들의 경쟁구도가 굉장히 크게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2017년 최근 고성장 브랜드 리스트를 보면 몽클레어, 아크네스튜디오 등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이 브랜드들에서 볼 수 있듯 카테고리의 다이내믹스가 달라지고 있고 이른바 전통적인 럭셔리 브랜드들이 고성장하던 트렌드에 구조적인 변화가 생기고 있다.

특히 명품 카테고리가 무엇인지에 대한 재정립이 진행 중이다. 최근 고성장하는 카테고리들을 보면 패딩, 운동화, 선글라스, 슬리퍼 등이다. 전통적인 브랜드들도 이런 카테고리들에서 성장을 도모하고 있고 지금 사모펀드들은 신규 럭셔리 카테고리의 브랜드 인수에 주력하고 있다. 몽클레어도 얼마 전 사모펀드가 인수했다.

고객 형태의 변화를 살펴보자. 과거에는 엘리트 계층에 편입되는 것이 명품 소비의 동인이었다면 이제는 나의 가치관, 존재감 등을 알리기 위해 명품을 소비한다. 이런 트렌드를 봤을 때 지금은 사회적 가치나 고객이 원하는 가치를 잘 정의하고 그것을 잘 밀어붙이는 브랜드들이 성장하고 있다. 그리고 새로운 카테고리에 창의성이 부여되고 이 창의성이 럭셔리를 재정의하고 있다. 엘캐피털이 투자한 젠틀몬스터의 브랜드 가치를 홈페이지에 가서 확인해보면 스스로를 ‘High-end but experimentation’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우리는 하이엔드 제품을 만들고 혁신적인 시도를 계속하는 기업이라고 정의한 것이다. 실제 젠틀몬스터 매장의 디자인이나 콘셉트는 굉장히 혁신적이다. 남들에게 잘사는 것처럼 보이고 싶어 명품을 샀던 과거의 동인을 훨씬 뛰어넘은 새로운 구매 이유를 제시해주고 있는 셈이다. 이는 한국뿐 아니라 중국에서도 비슷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유통채널 및 생태계 메가 시프트

유통채널에서는 무슨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조망해보자. 2017년 베인앤드컴퍼니의 럭셔리 스터디 결과에 따르면 소매는 8%, 도매는 3% 성장했다. 견고하지만 큰 성장을 한 것은 아니다. 이를 달리 말하면 럭셔리 업계에서 기존 유통 채널을 통한 성장은 어느 정도 어려워진 상황이라는 뜻이다. 오히려 이제 채널의 다이내믹스에 주시해야 한다.

전통적 유통채널들과 다르게 온라인은 25%, 공항 면세점은 12%, 오픈 프라이스는 8% 성장했다. 이런 성장 채널 포맷에 투자한 기업은 성장하고, 그렇지 못하면 쇠락하고 있다.

리서치를 진행하면서 글로벌 백화점 전체 성장률을 분석한 적이 있다. 전 세계 백화점 성장률은 잘 해봐야 1.2% 정도다. 하지만 이 안에서도 디지털 변환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노드스트롬(Nordstrom)은 11%나 성장했다. 백화점이 요즘 같은 시대에 11% 성장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결국 성장하는 채널과 포맷에 얼마나 빠르게 대응을 하느냐가 차이를 만들 것이라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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