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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3. 필립 코틀러 교수 강연·대담

물건 팔던 마케팅, 이젠 기업의 성장 동력, 어떤 물건 만들지 결정하는 혁신의 축으로

배미정 | 240호 (2018년 1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 마케팅은 새로운 가치를 전달할 수 있는 신사업 기회를 포착함으로써 기업 성장의 동력이 될 수 있다.
- 마케팅 4.0의 디지털 경제에 똑똑해진 고객의 구매 경로는 5A, 즉 인지, 호감, 질문, 행동, 옹호 단계로 재정의돼야 한다. 특히 브랜드 커뮤니티를 통해 충성스런 옹호자를 확보하는 마지막 단계가 중요하다.
- 콘텐츠 마케팅 플랜을 셀링 메시지가 아닌 고객 개인의 니즈를 기초로 재설계해야 한다.
- 젊은이, 여성, 네티즌이 형성하는 하위문화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할 수 있다.
- 4차 산업혁명은 사람들의 라이프를 바꿨다는 점에서 진화이기보다는 혁명이며, 2차 산업혁명과 달리 일자리를 감소시키는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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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괴 시대의 마케팅 전략
- 필립 코틀러 교수 강연

마케팅의 정의부터 이야기를 시작하겠다. 오랜 기간에 걸쳐 마케팅의 목적은 상품의 판매였다. 마케팅 활동은 매출을 증가시키기 위한 영업, 광고, 판매 촉진의 개념으로 설명됐다. 이런 요소들이 마케팅이 아니라는 얘기는 아니다. 하지만 마케팅에 대한 관점은 근본적으로 바뀌었다. 오늘날 마케팅의 목적은 가치 전달이다. 가치를 창조하고, 소통하고, 전달하는 활동인 CCDV(Create, Communicate, and Deliver Value)로 요약할 수 있다. 직무에 관계없이 마케팅은 최종 소비자에게 가치를 전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해야 한다.

마케팅=혁신, 기업 성장의 동력

가장 최근에는 마케팅을 기업 성장의 동력이 되는 비즈니스 훈련으로 보는 시각이 주목받고 있다. 이런 관점은 단순한 제품 판매보다 훨씬 더 전략적인 접근 방식이다. 예컨대 마케팅이 어떤 제품을 개발해야 할지 판단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과거에는 기업의 일부 인원이 어떤 제품을 개발할지 결정했다. 엔지니어나 제품 개발과 제조에 관련된 인력들이 주로 담당했다. 마케팅 부서의 임무는 물건을 파는 데 한정됐다. 하지만 이제 마케팅의 목적은 새로운 기회를 포착하는 것으로 확장됐다. 요즘 혁신이라는 용어가 많이 사용되는데 혁신도 마케팅의 일부이다.

내가 가르치는 석사 과정 학생 20%가 일류 기업이 제안하는 일자리를 거절하고 있다. IBM이 “너희 대학에서 석사과정 중인 학생이 맘에 들어서 좋은 조건을 제시했는데, 그 학생은 자기 사업을 하고 싶대!”라고 불평하곤 한다. 대학마다 비율이 다르긴 하지만 무려 20%에 이른다. 이처럼 혁신을 시도하는 청년이 많다는 것은 바람직한 트렌드라고 생각한다. 더 나아가 아예 기업가를 위한 학위 프로그램 ME(Master of Entrepreneurship)를 별도로 만들면 좋겠다. 기존 MBA가 삼성, 현대, LG, 기아 같은 기업에서 근무하려는 학생을 위한 프로그램이라면 기업가가 되려는 학생들에게는 차별화된 훈련이 필요하다. 정말 열정 있는 기업가라면 학교에 다니지 않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 제품에 대한 아이디어가 있다면, 그냥 실행하는 편이 좋다. 개요를 짜고, 테스트하고, 빠르게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진행해야 한다.

마케팅의 프레임워크도 변화했다. 모든 의사결정은 5C를 주목한다. 5C는 고객(Customers), 기업(Company), 협력자(Collaborators), 경쟁자(Competitors), 맥락(Context)이다. 협력자는 유통업자, 소매상, 공급자를 말한다. 맥락은 경제, 사회적 가치, 기술 발전 같은 상황을 의미한다. 과거에 마케팅 전략은 4P, 제품(Product), 가격(Price), 유통경로(Place), 판매촉진(Promotion)을 따지는 것이었다.

하지만 나는 다음과 같은 요소로 마케팅 믹스를 확장했다. 제품(Product)과 서비스(Service)를 구분했다. 좋은 제품을 구비하고 있어도 서비스가 엉망일 수 있기 때문이다. ‘브랜드(Brand)’도 마케팅 믹스에 포함했다. 모든 툴은 결국 브랜드를 구축하기 위해, 브랜딩이 얼마나 잘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사용되기 때문이다. 예컨대 삼성의 브랜드 파워가 강해지고 있나, 예전과 같나, 약해지고 있나? 여기에다 가격(Price)과 인센티브(Incentives)도 꼽고 싶다. 당신이 아이폰에 매긴 적정가격이 있을 것이다. 그것을 근거로 가격을 낮추고, 할인을 받는 등 구매하기 위해 사용하는 인센티브들이 생기게 된다. 다음으로 예전에 판매촉진(Promotion)이라고 칭하던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과 유통경로(Place)라고 불리던 ‘전달(Delivery)’ 개념을 포함했다. 여러분 모두도 어떤 용어든 이름을 붙여서 각자의 방식으로 마케팅 플랜을 구상할 수 있다.

마케팅 프로세스도 중요하다. 첫 번째 단계는 마케팅리서치(Marketing Research)다. 누가 관심을 보일지 이해하지 못한 채 제품을 개발해서는 안 된다. 그동안 STP(Segmentation, Targeting, Positioning)를 사용해 마케팅 리서치를 하면서 마켓 세그먼트에 맞춰 개품을 개발했다. 그러나 이제는 개인에게 맞춘 제품을 제조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맞춤화(customization)를 말하는 게 아니다. 디지털 시대의 기업은 소비자 개인에 대해 많은 정보를 알 수 있게 됐다. 식료품점에서 무엇을 구매했는지, 어떤 항공사를 이용했는지, 누구와 거래했는지, 어떤 상담센터에 전화했는지 등 모든 기록을 추적할 수 있다. 그렇다면 계속 STP를 고수해야 할까? 아니면 개별 소비자에게 초점을 맞춰야 할까?

다음으로 여전히 타깃 시장을 결정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TM이라고 부른다. 타깃 마켓은 단 한 명의 중요한 소비자일 수도 있다. 럭셔리 시장처럼 말이다. 럭셔리 제품의 주요 고객은 전체 럭셔리 제품 소비자의 5%밖에 되지 않는다. 계속 럭셔리 제품을 구매하는 VIP가 돈을 벌게 해준다. 이들을 타깃 마켓으로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들에게 VP(가치 제안·Value Proposition)를 해야 한다. 왜 우리 제품을 구매해야 하고, 우리가 어떤 가치를 제공하는지를 요약한 내용이다. 타깃 마켓을 설정한 후 가치 제안을 했다면 마케팅 믹스를 활용해 MP(마케팅 플랜·Marketing Plan)를 짤 준비가 됐다. 이제 실행(Implementation, I)하면 된다. 부디 성공적으로. 여기에는 통제(Control, C)도 필요하다. 기준(metrics) 말이다.

캠페인의 실패 원인을 분석할 때 나는 이 프로세스를 되돌아가 보는 방법을 사용했다. 계획은 완벽했으나 실행이 잘못됐는지, 실행은 잘됐으나 마케팅 플랜이 별로였는지, 신제품에 너무 높은 가격을 매겼는지 등 말이다. 계획이 좋았다면 적절한 가치를 제안했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포지셔닝이나 마케팅 전략에 관한 모든 것을 이 과정에서 전부 살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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