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 경제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앱만 수백만 개… 이제는 한계라고? 젊은 혁신가, 경계를 부숴 길을 찾았다

219호 (2017년 2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앱 생태계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시장을 개척하는 기업들

1. 리화이트: 동네 세탁소의 문제를 해결해서 그 가치를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공급자 중심 O2O 모델

2. 원티드: 기업이 지급하는 채용 중개 수수료를 추천자, 헤드헌터와 나누는 상생 인센티브 모델

3. 29CM: 모바일 쇼핑을 커머스의 영역에서 미디어의 영역으로 옮기는 경계 파괴형 모델




편집자주

이 기사의 제작에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박혜린(동국대 경영학과 4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모바일 서비스들은 어떻게, 얼마나 돈을 벌까?

매일 새로운 앱들이 쏟아지지만 대부분은 의미 있는 수익을 내지 못한다. 내로라하는 대기업들도 앱 비즈니스에서는 고전하기 일쑤다. 모바일 사업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털의 상당수는 정부의 투자금 없이는 생존이 힘들다.

애플에 따르면 앱스토어에는 매월 평균 6만 개가 넘는 앱이 등록된다. 그중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것은 40% 정도다. 오프라인 경제와 마찬가지로 앱 경제에서도 양극화 문제가 심각하다. 2011년에는 앱스토어에 등록된 앱 중 63%가 유료 다운로드 방식이었고 평균 가격은 3.63달러였다. 2015년에는 그 비중은 27%로, 평균 가격은 1.27달러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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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많은 앱이 나와 있는 것도 문제다. 앱스토어에는 2017년 2월9일 기준 125만2777개의 앱이 등록돼 있다. 상상할 수 있는 서비스가 모두 다 있다고 봐도 될 정도다. 미국의 경우 스마트폰 이용자의 약 3분의 2는 지난 한 달간 단 하나의 신규 앱도 설치하지 않았다.1 또 평균적으로 스마트폰 사용 시간의 80%는 자신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3개 앱에 집중된다. 페이스북, 슈퍼셀, 스냅챗 같은 소수의 앱이 글로벌 앱 시장의 황금을 쓸어 담는 동안 대다수의 앱 제작사들은 당장 이번 달 직원 월급을 줄 수 있을지가 걱정이다.

그렇다면 앱 생태계의 비즈니스 모델의 발전은 기술의 발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빠듯한 상황에서도 더 많은 자금과 인재들이 앱 생태계로 모이고 있는 이유는 아직 발견하지 못한, ‘포텐(잠재력)이 터지지 않은’ 비즈니스 모델이 있다고 믿는 창업가들이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창업자 세 명을 DBR이 인터뷰했다.



리화이트 - 공급자 중심의 세탁소 ERP 모델

최근 워시온, 크린바스켓, 세탁특공대 등 모바일 세탁 서비스를 제공하는 앱들 간의 경쟁이 치열하다. 이들은 대부분 직접 세탁 공장을 운영하거나 중대형 업체와 계약을 맺고 세탁을 아웃소싱한다. 즉 기존의 동네 세탁소들과 경쟁하는 형태다. 2015년 12월 서비스를 시작한 리화이트는 조금 다르다. 모바일 세탁 서비스 제공 업체 중 유일하게 ‘골목상권과 상생’을 추구한다. 자체적인 세탁 공장이나 배달원 시스템을 운영하지 않는다. 각 지역의 골목 세탁소와 이용자를 중개해주고 배송 역시 세탁소가 직접 하도록 한다. 즉, 여타 세탁앱들이 세탁 서비스라면 리화이트는 세탁 중개 시스템이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리화이트는 전산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세탁소들을 위한 ERP 솔루션 ‘샵플러스’도 론칭했다. 고객관리, 세탁물 입출고 관리, 매출 관리 등의 기능을 제공해 프렌차이즈 세탁소에 비해 골목 세탁소들이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해주려 한다. 월 이용 요금은 4900원으로 낮게 잡았다.

리화이트 김현우 대표는 연세대 대학원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CJ그룹에서 계열사들의 모바일 전략과 신사업 전략을 담당했다. 2012년 퇴사해 ‘큐핏’이라는 소셜 데이팅 서비스를 창업했다가 매각했고, 두 번째 창업으로 세탁 플랫폼인 리화이트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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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IT 전문가가 어떻게 세탁업을 하게 됐나.

데이팅 앱 ‘큐핏’을 할 때 얻은 교훈에서였다. 이용자층이 남성으로 너무 쏠렸고, 또 기술적인 장벽이 낮아서 후발 서비스들과의 경쟁이 힘들어졌다. 이번에는 전 국민이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 또 허들이 높은 서비스를 하자고 생각했다. 단 예전에 했던 큐핏도 중개 서비스이다보니 이번에도 중개하는 형태의 사업을 하자는 대전제는 있었다.

전 국민이 사용하는 서비스는 결국 의식주에 관련된 것이다. ‘배달통’ 창업자가 우리 고문을 해주셨는데 그분의 조언을 받았다. ‘식’과 ‘주’는 이미 선점된 상태니 ‘의’에 주목하게 됐다. 세탁이라는 아이템을 정해놓고 비즈니스 모델을 만든 게 아니라 이런 식의 비즈니스를 하자고 생각한 후에 아이템을 필터링했다. 반년 동안 세탁소 200여 군데를 돌아다니면서 사장님들의 의견을 모았다.



‘허들’은 어떻게 높였나.

발품을 팔아서 오프라인 매장들과 가맹을 맺었다. 이것이 후발주자들에겐 허들이 되고 있다. 그런 다음 리화이트 샵플러스라는 세탁소용 ERP 솔루션을 만들었다. 이 솔루션을 사용하는 세탁소들은 자연스럽게 리화이트와 가맹을 맺게 된다. 록인(lock-in) 효과가 있다.



리화이트는 동네 세탁소들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가.

동네 세탁소들은 크린토피아처럼 저가로 치고 들어오는 대형 세탁 체인 때문에 힘들어 한다. 대형 체인이 잘하는 것이 고객관리와 프로모션이다. 고객 생일이면 문자로 할인쿠폰을 보내주는데, 전통적인 방식으로만 응대했던 동네 세탁소들이 자체적으로 이런 서비스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런 세탁소의 고민을 리화이트가 해결해줄 수 있다. 또 가맹 형태로 형성된 네트워크를 통해 개별 세탁소들이 단독으로는 할 수 없는 대기업과의 제휴 모델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24시간 편의점과의 연계를 통해 출퇴근길에 편하게 세탁물을 맡기고 찾을 수 있는 형태로 확장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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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쟁을 줄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음식은 만들어서 한번 배달해주면 끝이지만 세탁은 고객에게 다시 배달해줘야 하다보니 얼룩 같은 분쟁들이 생긴다. 그래서 리화이트는 고객이 옷을 맡길 때 세탁소 검품 과정에서 사진을 미리 찍어서 공유한다. 증거자료를 갖춰놓아 분쟁을 줄이자는 것이다. 세탁소 입장에선 비용 절감 효과다.



수익 구조는.

세탁소는 원자재 필요 없이 기계 설비를 사용하기 때문에 주문량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마진폭이 커진다. 따라서 수수료를 무시하고 물량을 많이 받아올수록 수익성이 좋아지는 산업구조다. 예를 들어 B2C에서 이불 빨래 하나에 1만 원이라면 B2B에서는 500원으로 비용이 떨어진다. 같은 중개업이라고 해도 음식 배달은 제조업의 성격을 띠지만 세탁은 장치산업이라 볼 수 있다. 그래서 다른 업체들은 수수료를 50∼60% 받는다. 리화이트는 세탁 공장을 운영하는 게 아니라 가맹 형태이므로 10%를 받는다. 현재 가맹점은 150∼200개 정도다. 당분간은 수수료 매출에 집중하지만 향후에는 브랜드를 가지고 가맹 세탁소들이 리화이트 간판을 달고 운영하도록 계획 중이다.



가맹 세탁소는 어떻게 선정하나.

지역 세탁소들의 견제는 없는가.

아파트 단지에 있는 세탁소들은 대부분 자기 영역을 갖고 있고 그 안에서 배달 서비스를 제공한다. 일반적으로 다른 세탁소의 구역을 침범하지 않는다. 요식업은 한 지역 안에서 수백, 수천 곳의 업소가 경쟁하지만 세탁은 다르다. 고객의 취향이라는 것도 별로 없다. 기존 지역별 세탁소 형태를 유지하면서 그들을 돕는다는 개념이므로 특별히 반발은 없다.



시장 잠재력은 어떻게 보나.

세탁시장의 전체 규모는 5조 원 정도다. 전국적으로 3만여 개 세탁소가 있다. 이 중에 가정용 세탁업의 비율과 업소 사장님들의 연령대를 고려했을 때 전체 시장의 15% 점유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2018년도 매출액 150억 원을 예상하고 있다.



얘기를 들을수록 B2B 사업이라고 봐야 할 것 같다.

고객에게 직접 전달하는 가치와 편의도 있지만 우리는 근본적으로 공급자 쪽에서의 변화를 추구한다. 공급자의 시간 절약을 도와주고 공급자의 업무 효율을 올려줄 수 있으면 그 가치가 결국 고객에게 전달될 것이다.



원티드 - 채용 추천서를 쓰면 수수료를 준다

원티드랩이 운영하는 원티드(www.wanted.co.kr)는 지인 추천으로 사람을 뽑아주는 서비스다. 2015년 5월 이복기 대표와 세 명의 공동 창업자들이 론칭했다. 일반적인 HR 서비스들은 구인을 하는 기업으로부터 수수료를 받고 채용 광고를 올려주는 형태인데 원티드는 연봉의 7% 정도를 수수료로 받고 그것의 절반 정도를 지원자와 추천자에게 나누어준다. (3개월 이상 근무했을 때). 최근에는 헤드헌터들을 위한 ‘원티드 블랙’ 서비스도 론칭했다. 원티드에 구인 공고를 내는 기업들과 개인적으로 구직자의 데이터베이스를 보유한 헤드헌터들을 연결해준다.

원티드에 올라오는 포지션은 개발자, 디자이너 등 디지털 관련 업종이 많다. 최근엔 컨설팅과 금융, 의료 분야의 포지션들도 올라오고 있다. 전문성이 필요한 자리, 누군가의 추천이 중요하게 작용할 수 있는 자리에 집중하고 있다. 소규모 스타트업들의 구직도 많지만 페이스북, BCG, SK텔레콤 등의 이름난 기업들도 원티드의 클라이언트다.

이복기 대표는 서울대 경영대에서 학사, 석사(MIS) 학위를 받고 전략컨설팅 업체 엑센추어에서 신사업 전략 수립 업무를 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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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어떻게 사업을 시작했나.

컨설팅사를 나와서 처음엔 여행 관련 스타트업을 했다. 한국에 오는 외국인들에게 체험관광을 시켜주는 것이었다. 하지만 구경만 하고 구매는 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매출을 올리기 힘들었다. 또 직접 사업을 하다보니 대기업에 있을 때와는 다르게 아이디어만 가지고는 일이 되지 않았다. 좋은 팀을 꾸리는 것이 필수라고 깨닫게 됐다. 여행 서비스를 접고 마음이 맞는 개발자, 디자이너 등과 4인조 팀을 꾸렸다. 다 같이 모여서 사업 아이템 100개를 놓고 토너먼트 형식으로 뽑아 올라갔다.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아이템이 지인 추천을 통해 사람을 찾아주는 서비스, 현재의 원티드다.



지원자와 추천자에게 보상한다는 비즈니스 모델은 어떻게 생각했나.

전 직장에 사내 추천제도가 있었다. 그 회사뿐 아니라 글로벌 컨설팅사에서는 너무도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제도였다. 직원이 지인을 추천해서 입사가 결정되면 직급에 따라 적게는 100만 원 정도에서 많게는 1000만 원 수준의 보상을 받는다. 해외에는 컨설팅 외 다른 직종에도 이런 제도를 갖고 있는 기업들이 많다. 하지만 한국에는 이런 제도가 보편적이지 않다. 여기에 기회가 있다고 봤다. 원티드의 기본 모토는 오프라인에서 알음알음 지인을 추천하던 행위를 모바일로 전환해 사람과 일자리를 가장 인간적이고 효율적으로 매칭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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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화에 어려움이 없었는지.

물론 아이디어와 그 아이디어를 사업화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조사해봤더니 이전에도 이런 아이디어를 가지고 시작한 서비스들이 있었다. 그러나 타깃 고객군을 잘못 설정한다든가, 비즈니스 모델을 잘못 세운다든가 하는 문제로 다들 문을 닫았더라. 예를 들어 추천이 별로 중요하지 않은 포지션을 올려놓는다든가, 수수료를 너무 적게 설정했다든가의 문제들을 갖고 있었다. 우리는 사업 가능성을 먼저 타진했다. 정식 서비스를 론칭하기 전에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들었다. 그리고 공동 창업자들의 지인 100명의 리스트를 만들었다. 구글에 다니는 사람, 삼성 다니는 사람, 컨설팅 하는 사람 등 다양한 사람들이었다. 기업을 찾아가서 HR 담당자나 대표에게 그 리스트를 보여주고 ‘이런 사람들이 추천해주는 사람이라면 채용하겠냐’고 물었다. 반응이 긍정적이라 첫 달에만 30개의 포지션 공고를 올릴 수 있었다. 그렇게 사업이 되겠다는 확신을 갖고 난 다음에 정식 서비스를 론칭했다. 현재는 월 100개 정도의 포지션이 올라오고 고정비를 제외하면 손익분기점은 맞추는 단계까지 왔다. 채용 사례는 월 50∼100명 수준이다. 서비스 출시 1년 반 만에 국내 톱 10 서치펌과 동등한 수준까지 올라온 것이다.



7%는 어떻게 잡은 수치인가.

기업에 영업을 다니면서 알아봤더니 한국의 경우 헤드헌터들에게 지급하는 수수료가 15∼20% 정도였다. 지불 의향을 물었다. 그 절반 정도면 우리 서비스를 이용하겠다는 회사가 많았다.



채용지원은 아무래도 모바일보다는 PC에서 해야 할 것 같은데.

80%가 모바일 사용자다. 지원서 작성은 PC로 하지만 공고를 보거나 추천하는 행위는 모바일로 하는 사람이 많다. 동일 이력서로 여러 포지션에 지원하는 건 모바일에서 쉽게 할 수 있다.



광고 등 다른 비즈니스 모델은 고려하지 않는가.

기업으로부터 채용 광고에 대한 니즈가 있긴 하다. 하지만 혁신 가치와 타깃 시장이 타 HR 업체들과 약간 다르다고 생각한다. 나중에는 시장이 합쳐질 수도 있겠지만.



‘원티드 블랙’은 이런 서비스를 견제하는 헤드헌터들을 포용하기 위한 전략인가.

그렇기도 하고 매출 측면도 고려했다. 어느 산업이든 해당 분야의 전문가가 있기 마련이다. 그런 전문가들과 함께 일하지 않으면 사업 확장은 어렵다고 생각한다. 헤드헌터들은 개인이 갖고 있는 네트워크가 있다.

기업 입장에서도 니즈가 있다. 원티드의 기본 모델은 공개 채용이기 때문에 비공개 채용을 원하는 기업 니즈를 충족하기 어려웠다. 이에 인재 추천 역량은 있으나 기업영업선이 부족한 중소 서치펌 및 개인 헤드헌터에게 원티드의 비공개 채용기업을 연결해주게 됐다. 2016년 7월 출시 이후 200여 분이 참여 중이며 그분들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서비스를 개선하고 있다. 앞으로 헤드헌터 파트너분들과 상생의 모델로서 성장해나가고자 한다.



누군가 비즈니스 모델을 베낄 것이라는 불안감은 없는가.

하늘 아래 머릿속에서 나오는 생각은 새로울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지금 내가 생각한 것은 1만 명이 하고 있고, 내가 실행한 것은 1000명이 이미 해본 것이고, 100명은 이미 그걸로 돈을 벌어봤고, 적어도 한 명은 이미 크게 성공을 하지 않았을까? 그래서 아이템을 공유하는 것의 두려움보다는 이걸 누군가 미리 해보고 겪은 실패를 듣고, 더 나은 아이템으로 발전시키는 것에 집중했다. 현재 원티드는 글로벌 특허를 출원한 상태이나 비즈니스 모델 특허(영업방식 특허)는 보호범위가 제한적인 편이다. 더 나은 서비스로 진입장벽을 구축할 생각이다.



일본 진출도 준비 중이라 들었다.

로컬 경쟁자들을 이길 수 있을까.

일본 채용시장은 한국의 10배 이상 큰 매력적인 시장이다. 또한 완전고용시장으로서 인재 확보 니즈가 커서 헤드헌팅 수수료가 한국의 2배인 30% 수준이다. 일본 기업의 한국 IT개발자에 대한 니즈가 커서, 일본어를 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어학연수 비용을 지원할 정도로 채용에 열을 올리고 있다. 서비스 출시 전에 이미 상장사 3곳으로부터 원티드의 일본 자회사에 10억 원 투자를 받았다. 링크트인 사례에서 보듯이 채용시장이 꼭 로컬 경쟁자에게 유리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29CM - 커머스와 미디어를 결합한 앱 서비스

29CM는 쇼핑 앱 같지 않은 쇼핑 앱이다. 앱을 실행시키면 덩그러니 제품 한 개만 화면에 뜬다. 구매, 장바구니 버튼 같은 것도 잘 보이지 않는다. ‘팝업창이 뜬 건가’ 싶기도 하다. 화면을 아래쪽으로 스크롤하면 이런 방식으로 몇 개의 제품들이 줄줄이 이어진다. 중간중간 단편소설 같은 에세이도 실려 있다. 고객에게 물건을 고를 선택권을 주는 게 아니라 ‘우리 앱을 읽어보세요. 이 재킷이 맘에 들지 않나요?’라고 살며시 묻는 것 같다. 패션 잡지를 한 장씩 넘기는 기분이다.

이 앱은 트렌디한 20대, 30대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금융 미디어 ‘더벨’의 보도에 따르면 29CM를 운영하는 회사 에이플러스비의 기업가치는 2016년 9월 기준 314억 원으로 추산된다. 매출은 연간 약 200%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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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우 대표는 한양대 건축공학과 출신으로 삼성그룹에서 인터넷몰 관련 업무를 하다가 2001년 대학 친구들과 함께 인테리어 소품 등을 파는 온라인 편집숍 ‘텐바이텐’을 창업해 대표를 맡았다. 2011년에 29CM를 설립했고 2대 주주 겸 대표를 맡고 있다. 1대 주주는 GS홈쇼핑이다.

29CM의 C는 ‘commerce’, M은 ‘media’를 의미한다. 모바일 시대에는 쇼핑도 고객에게 일종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라고 봐야 한다는 게 이 대표의 지론이다. 29CM에서 판매하는 모든 상품은 29CM에서 사진을 촬영하고 관련 콘텐츠도 직접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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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쇼핑몰이 아니라 앱 매거진 같다는 생각이 든다.

모바일에서는 특히나 콘텐츠가 중요하다. 침대, 화장실, 전철 등 어디에서든 사람들이 모바일에 접속하는데 이때 목적성 사용보다는 콘텐츠 소비형 사용이 많다. 물론 기존의 네이버 지식쇼핑이나 가격비교 서비스가 없어지거나 위축되진 않겠지만 적어도 모바일에서는 콘텐츠를 통한 소비가 새롭게 시장으로서 자리 잡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작년부터는 미디어 업계의 인력들도 조금씩 데려오고 있다. 올해 6월 예정된 개편에서 가장 큰 부분이 개인화된 큐레이션인데 이를 위해서는 콘텐츠가 강화돼야 한다. 그래서 기존 잡지사 쪽 전문 인력들과 컨택하고 있다.



언제부터 콘텐츠 소비형 쇼핑이라는 아이디어를 갖게 됐나.

2008년쯤, 한국에 막 트위터 같은 것들이 들어왔을 때였다.



굉장히 빨랐다.

그것은 생각이니까.



콘텐츠만으로도 커머스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TV홈쇼핑을 생각하면 된다. TV홈쇼핑은 1시간 동안 물건 하나를 파는데 온라인 커머스의 눈으로 보면 이는 전혀 말이 안 되는 비즈니스 구조다. 하지만 TV라는 디바이스의 특성 때문에 효율이 매우 좋은 방식이기도 하다. 그런 점들이 모바일 시대에 맞게 적용이 되면 일반적인 쇼핑몰보다 더 좋은 구조로 성장할 것이라 생각한다. TV는 TV 수신기 한 대당 동일한 콘텐츠가 나갈 수밖에 없는 구조인데 모바일은 개인화된 콘텐츠 큐레이션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TV홈쇼핑이 모바일 시대에 맞춰 좁게 조각화된 커머스 모델로 발전한다면 가능성이 있다. 2016년 2월에 이런 시도를 해봤다. 상품 소개를 하기 전에 그 앞단에 콘텐츠를 더 붙여봤다. 많은 분들이 걱정을 했는데 해봤더니 구매 전환율이 매우 좋아졌다. 콘텐츠가 적어도 모바일 앱에서는 구매에 방해가 되는 요소가 아니라는 점을 확실히 말할 수 있다.



조직 구조도 커머스와 미디어로 구성돼 있나.

그렇다. 커머스/미디어(광고)/콘텐츠, 이렇게 3개로 나뉘어져 있다.



앞으로 비즈니스 모델은 어떻게 계획하는가.

미디어/콘텐츠 측면을 강화해도 쇼핑몰이라는 정체성은 유지할 것인가.

커머스라는 정체성은 유지한다. 우리가 콘텐츠를 잘 만든다고 해도 콘텐츠를 전문적으로 만드는 시장의 눈으로 보면 못하는 수준이다. 그나마 커머스 영역에 있으니까 그 안에서는 나름 콘텐츠를 잘 만드는 것처럼 보이는 것일 뿐이다. 커머스라는 사업 영역은 계속 핵심으로 두고 거기에서 어떻게 새로운 기술이나 새로운 콘텐츠로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낼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 전체적인 맥락에서는 판매하는 브랜드나 상품의 수는 많이 늘리면서 그것들을 큐레이션된 개인화로 제공하는 것이 향후 1∼2년의 계획이다.



벤치마킹하는 대상이 있는지.

최근 많이 보는 곳은 VFILES다. 크리에이터, 크리에이티브한 사람들을 콘텐츠로 엮는 곳이다. 우리보다 미디어가 훨씬 강하고 일부 커머스가 붙어 있는 형태다. 말하자면 잡지사인데 옷을 파는 개념이다. 국내에서는 동영상 커머스를 하는 블랭크티비가 잘하고 있는 것 같다. 동영상을 만들고 바이럴로 자체 상품을 홍보하면서 매출을 일으키는 곳이다. 모바일에서의 유저들의 심리와 활동에 대한 이해도가 높더라.



인터넷을 건너뛰고 모바일에 집중해도 좋을까.

이미 매출 측면에서 모바일이 PC 기반을 넘어선 지 오래됐다. 앞으로 그 추세는 더 강해질 것이다. 매출 외적인 부분에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과거엔 모바일이라는 게 단순히 기존 인터넷이나 웹이 모바일 디바이스로 옮겨온 것이라 생각했다. 이제는 모바일만의 새로운 가치들이 달라붙고 있다. 인공지능이라든가 챗봇 같은 새로운 기술들이 등장하고 보편화되고 있다. 만일 PC와 모바일 양쪽을 다 처음 시작하는 입장이라면 둘 다 투자하기엔 너무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 것이다. 그런 경우, 아예 모바일로 먼저 가고 오히려 PC가 모바일을 지원하는 구조가 맞다.



그렇다면 PC 버전도 모바일 앱처럼 꾸밀 생각은 없는지.

확실히 채널이 다르고 고객 성향도 다르다. PC는 많은 정보를 화면 위에 보여주고 거기서 편리함을 느끼게 하는 것이 맞다. 모바일은 반대로 최소한의 것을 보여주면서 거기서 오는 편리함을 느끼게 한다. 똑같이 운영하기 힘들다.



조진서 기자 cjs@donga.com
동아비즈니스리뷰 345호 Fake Data for AI 2022년 05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