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A통신
편집자주
DBR은 세계 톱 경영대학원의 생생한 현지 소식을 전하는 ‘MBA 통신’ 코너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명문 경영대학원에서 공부하는 젊고 유능한 DBR 통신원들이 따끈따끈한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통신원들은 세계적 석학이나 유명 기업인들의 명강연, 현지 산업계와 학교 소식을 전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성원 바랍니다.
학교 소개
컬럼비아경영대학원(Columbia Business School)은 1916년에 설립돼 지금까지 4만1000여 명의 동문을 배출했다. 워런 버핏, 헨리 크라비스 등이 컬럼비아 MBA 출신이다. 세계 경제의 심장이라 일컫는 뉴욕에 자리잡고 있는 만큼 금융, 컨설팅, 미디어, 패션, 헬스케어, 부동산 등의 다양한 분야에 걸친 강력한 네트워킹을 갖고 있다.
컬럼비아경영대학원은 뉴욕에 위치하고 있어 각종 미디어 기업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이를 통해 학생들에게 생생한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Media & Technology’ 프로그램(세부 전공)은 파이낸스 분야의 ‘Value Investing’ 프로그램과 더불어 학교를 대표하는 간판 프로그램이다. 이 전공 수업의 목록은 다음과 같다.
- Media and Platform
- Entrepreneurship in Incumbent Media Companies
- Sports Business
- The Cable Value Chain
- Internet Wars
이번 글에서는 제1강, ‘Media and Platform’ 강의의 내용을 소개한다. 이 수업은 미디어에 대한 기초를 닦는 일종의 입문 수업으로 Media & Technology 프로그램을 총괄하는 미클로스 살바리(Miklos Sarvary)가 직접 가르치며 매주 다른 미디어 산업을 다룬다. 방송, 소셜미디어, 뉴스, 공연, 광고, 엔터테인먼트, 게임 등 각종 산업에 대한 케이스 스터디를 바탕으로 업계의 현황 및 전망까지 아우른다. 여기에 해당 산업을 대표하는 블룸버그, 이코노미스트, 오길비앤매더, 페이스북, EA스포츠 등의 수장 또는 핵심 임원이 직접 학교를 방문해 학생들과 만나는 강의이기도 하다. 이 수업에서 배운 내용 및 인상 깊었던 점 3가지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미디어 기업의 세 가지 경쟁력
살바리 교수는 성공한 미디어 기업의 핵심 우위는 공통적으로 (1) 규모의 경제 (2) 고객을 붙잡아둘 수 있는 능력(customer captivity) (3) 배타적인 자산에서 나온다고 한다. 우선 규모의 경제가 중요한 이유는 직간접적인 네트워크 효과 때문이다. 검색엔진이나 소셜미디어와 마찬가지다. 고객 입장에서는 전환비용(switching cost)이나 탐색비용이 크지 않는 한 얼마든지 다른 미디어로 갈아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미디어 기업 입장에선 소비자의 전환비용을 높이기 위해 콘텐츠를 소비하기 위한 특정 단말기가 필요하게 만들거나(블룸버그통신 단말기,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등) 장기계약(TV광고의 업프론트 판매, 신문/잡지 정기구독)을 유도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미디어는 규제산업적 특성이 강하다. 그래서 정부의 보호가 기업의 배타적인 자산이 되기도 하며(방송 라이선스, 통신보조금 등), 때로는 뉴욕 맨해튼 한가운데 소재한 메디슨스퀘어가든(뉴욕닉스, 뉴욕 레인저스 등의 경기장이 있음)처럼 부동산이 중요한 자산이 되기도 한다. 물론 구글처럼 독자적인 기술력이 특허권과 결합돼 경쟁우위를 가져오는 경우도 존재한다.
여기까지는 당연한 내용을 정리한 것에 불과하다. 흥미롭게도 이런 성공 방정식들이 무너지는 경우가 있다. 바로 시장이 급격히 성장할 때다.
규모의 경제를 예를 들어 설명해보자. 시장이 정체돼 있을 때, 업계 1위 사업자는 가장 큰 시장점유율을 바탕으로 업계에서 가장 낮은 생산비를 갖게 된다. 그 외의 기업들은 그보다 높은 생산비 구조를 갖게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만약 시장이 빠르게 성장한다면 모든 기업들의 생산량이 증가하게 된다. 이때 선두기업의 생산비가 무한정 낮아질 수 없으므로 점차 기업들 간의 생산비 격차가 줄어들게 된다. (그림 1) 이로써 비용에서의 경쟁우위가 무뎌지면서 챔피언과 도전자의 경쟁이 보다 격화된다. 이런 특성으로 인해 난공불락이던 업체가 순식간에 도전자에게 그 지위를 내어주게 되기도 한다는 설명이다.
일례로 음원 스트리밍 시장을 들 수 있다. 벌써 15년 전에 출시된 스트리밍 서비스의 원조 판도라(Pandora)의 폭발적 성장세를 보고 뒤늦게 론칭한 스포티파이(Spotify)는 놀라운 기세로 판도라를 따라잡았다. 그런데 지난해 론칭한 애플뮤직은 스포티파이보다 더욱 빠른 성장세를 기록했다. 물론 저작권 비용이 정률로 정해져 있어서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기 힘든 부분도 있지만 급격히 성장하는 시장에서 기업의 순위가 요동치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설명은 또 반대로 왜 정체된 시장에서는 시장점유율이 좀체 바뀌지 않는지에 대한 근거가 되기도 한다. 국내 이동통신시장 3사 간 시장점유율이 5대3대2로 왜 그렇게 오랜 기간 유지될 수 있었는지를 설명하는 건 바로 규모의 경제에서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요약하자면, 미디어 기업은 네트워크 효과, 전환비용, 탐색비용 또는 장기계약 등으로 고객을 붙잡아두는 능력을 갖추거나, 비용 측면에서 높은 고정자산에 의한 진입장벽/특허/면허권/지역기반/정부보호를 확보하거나, 혹은 학습효과를 통해 더 낮은 생산비용의 구조를 가져야만 경쟁우위를 갖게 된다고 할 수 있다. 이를 다 잘할 수 있다면 경쟁우위는 더욱 견고해짐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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