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플랜트 사업
Article at a Glance
현재 한국의 조선 3사가 겪고 있는 위기는 조선산업과 해양플랜트 산업이 그 성격상 차이가 많은 산업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고려와 기술적인 대책을 세우지 않은 채 성급하게 해양플랜트 사업에 진출한 데서 기인했다. 한국 조선사들의 경우 시공(C·Construction) 능력은 우수하지만 설계(E·Engineering), 구매(P·Procurement), 설치(I·Installation) 능력은 취약함에도 불구하고 해양플랜트의 전 과정인 EPCI를 한꺼번에 하겠다고 성급히 뛰어든 게 화근이었다. 해양플랜트의 경우 EPI의 각 분야마다 최소 반세기에서 한 세기 동안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해 온 회사들이 있는데, 그 축적된 시간과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무리하게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이는 결국 국내 업체끼리 출혈에 가까운 제 살 깎아 먹기식 경쟁으로 이어지며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 |
편집자주
본 기고문은 2015년 9월 서울대 공대 교수 26명이 공동으로 펴낸 <축적의 시간>에 게재된 글 중 김용환 교수의 인터뷰 형태 기고문 일부를 발췌, 편집한 글입니다.
불과 3년 전까지만 해도 전 세계 조선해양산업의 ‘메카’는 한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만큼 한국의 조선소는 쉼 없이 성공의 궤도를 돌았고, 해마다 더 높은 수주목표를 제시하고 있었다. 2011∼2013년 주요 언론에 소개된 국내 조선해양산업의 기사 제목 중 몇 가지만 꼽아보자.
● 원천기술의 힘… 해양플랜트·드릴십 등 싹쓸이 ‘수주 풍년’ (2011. 7. 13)
● 지경부-조선협, 작년 국내 조선사 수주액 ‘세계 1위’ (2013.1.13)
● 전 세계 해양플랜트 발주액 251억 달러… 한국 조선3사가 100% 수주 (2013.11.25)
● 한국 빅3가 세계 빅3… 中 거품 잠재운 ‘코리아 프리미엄’ (2013. 2.15)
● 삼성중공업 FLNG 수주하며 목표 초과달성, 신조선가지수 상승 (2013.9.8)
하지만 2014년에 접어들며 이러한 기조는 완전히 반대 방향으로 제시되고 있다. 지난 2년간의 기사 제목들을 보면 한국의 조선소는 마치 사업에 큰 실패를 한 ‘루저(looser)’처럼 묘사되고 있다.
● STX조선해양 상장폐지 위기… 자본 잠식 상태 (2014.2.6)
● “올 게 왔나”… 국내 造船社 헐값 수주 후폭풍 (2014.2.10)
● 현대重 등 조선 빅3 ‘해양플랜트 잔혹史’ (2014.4.16)
● 흔들리는 한국 造船 기업들 (2015.4.22)
● 造船 빅3, 동시에 兆단위 적자? (2015.10.12)
우리나라의 조선산업은 한국의 경제발전에 있어 대표적 성공사례로 꼽혀왔다. 1970년대에서 1980년대 초에 이르기까지 울산과 거제도의 작은 어촌마을들은 세계 최고의 조선소 야드들로 변했고, 한국은 세계 최강의 조선산업을 가진 국가로 성장했다. 이러한 성과는 일차적으로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한 중공업 육성책에 기인한 결과지만 근본적으로는 우리나라 조선인들의 열정과 노력의 결실이라고 할 수 있다. 이순신 장군이 새겨진 500원짜리 지폐를 들고 완공되지도 않은 조선소에서 지어질 대형 선박을 수주한 고(故) 정주영 회장의 이야기는 신화에 가깝다. 거의 전량을 수출해야 하는 대형 조선산업의 영업담당자들, 수주된 선박을 세계 최고의 선박으로 만들어 해외 선주를 만족시켜 온 한국의 조선기술자들과 근로자들의 노력은 한국 경제성장에 있어 잊혀질 수도, 잊어져서도 안 되는 이야기들이다. 이렇게 눈부신 업적을 이룬 한국의 조선소들이 과거에 겪어보지 못한 큰 어려움에 지금 처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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