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 인터넷(IoE)의 미래
Article at a Glance
IoT는 사물 간의 연결을 이야기하지만 IoE는 만물의 연결에 대해 말한다. 즉 사물, 사람, 데이터, 프로세스 등 상호작용이 발생하는 모든 객체(object) 간 무차별적 연결을 뜻한다. 이는 미래학자들이 이야기하는 초연결사회의 기반이며 인간 지성의 극대화를 유도할 것이다. 모든 사물 간의 연결에 대한 논제는 기술적인 문제라기보다는 다분히 철학적인 문제다. 현재 IoE는 여전히 초기 단계에 있다. 주어진 데이터와 그 활용 가능성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는 ‘디지털 문맹’의 늪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만유연결’의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앞으로 더 많은 기술적, 사상적 결합이 이뤄져야 한다. |
세상은 어떻게 인식되는가?
뉴턴은 1665년 질량을 가진 모든 물체는 두 물체 사이에 질량의 곱에 비례하고 두 물체의 질점 사이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하는 인력이 작용한다는 법칙을 설명한 바 있다. 돌이켜 보건대 사물 간의 연결을 중력이라는 매우 어려운 물리학으로 풀고 있는 이 방정식은 새로운 세상을 깨닫게 하는 사상의 혁신이었다. 뉴턴의 만유인력의 법칙 발표 후 350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다시 이와 유사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중력을 대신해 인식데이터(Sensing Data)에 기반한 모든 것들의 상호작용을 논하고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사물 간 연결은 철학적인 느낌마저 들게 한다.
실제 현대 물리학의 중요한 몇 가지 미해결 문제들이 있다. 예를 들어 양자역학의 측정은 결정론적인가, 아니면 확률적인가, 그 대상이 실재하는가 등이다. 이와 관련해 가장 유명한 논쟁은 코펜하겐 학파를 대표하는 보어와 아인슈타인 간에 벌인 제5차 솔베이 물리학회의(1927년)에서였다. 이들 논쟁의 심오한 깊이를 물리학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이 이해하기에는 매우 어렵지만 결론적으로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라는 아인슈타인의 말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즉 모든 물리적 현상은 우리가 인식하지 못할 뿐 작은 숨은 변수에 의해 설명되며 현상의 무작위성은 우리가 이러한 변수 체계를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라는 것이다. 코펜하겐 학파에서 이야기하는 ‘양자역학의 확률적 측면은 지식이 부족함이 아니라 그 자체’라는 의견과 대치를 이루는 논제다.
필자는 IoT(Internet of Things·사물인터넷)보다는 좀 더 확장된 개념의 IoE(Internet of Everything·만물인터넷)란 용어가 좀 더 적확하다고 생각한다. 사람뿐 아니라 프로세스, 데이터, 사물 등 세상 만물이 인터넷에 연결돼 새로운 가치와 경험을 창출하는 시대가 이미 도래했다고 보기 때문이다.어쨌거나 IoE와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양자역학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인식 체계의 제한성 문제가 이 분야에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우선 인식의 핵심 기반을 이루는 데이터 가운데 해석이 불가능한 무작위성은 IoE 솔루션에서 배제될 수밖에 없다. 바꿔서 이야기하면 데이터의 효과적 분석과 이에 따른 규정화된 실행 규칙이 상호적 행동을 결정하는 기초적 요소라는 것이다. 이는 IoE를 이루는 인식정보의 Cleansing & Trusting 문제 및 실행 프로토콜을 규정하는 문제 등과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모든 사물 및 사람이 연결되는 사회에는 인식정보의 정확성, 약속된 규칙의 안정적 실행이 담보돼야 한다. 무작위성을 극도로 싫어했던 아인슈타인의 생각과 기본적인 궤를 같이한다고 볼 수 있다.
이를 위해 충분한 의사결정 데이터를 수집하고 수집된 데이터를 순수화(Purification)하는 과정에 대한 다양한 노력이 이미 이뤄지고 있다. 사실 빅데이터 등의 문제는 자료 수집 자체보다 찾아낸 자료 속에서 의미 있는 패턴을 발굴(Mining)하는 과정이라고 볼 때 앞으로도 계속적인 진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약속된 의사결정 행위 역시 기계적 의사결정문제(Machine based Decision Making)에서 상당한 진척이 이뤄져왔다. 이러한 다양한 분야의 진보는 IoE에 의한 모든 사물 간의 연결을 더욱 가속화하고 효율적으로 바꿀 것이다.
산업적 측면에서 IoE는 커다란 변혁을 예고하고 있다. 사실 인류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예측을 위한 탐구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류는 선사시대에서부터 다양한 주술적 행위를 통해 미래를 예측하고자 했다. 해가 언제 뜨고 언제 지는지, 달이 어떤 모양으로 몇 번 바뀌었을 때 씨앗을 뿌려야 하는지 등의 관측 행위가 사실은 미래를 알고자 하는 예측 행위에 기인한 것이다. 미래의 현상을 예측할 수 있다면 현재의 행위는 매우 효율적일 수 있다. 심지어 그 규칙이 매우 안정적이라면 더 바랄 것이 없다. 하물며 미리 약속된 규칙에 따른 모든 사물이 예측 가능한 행위를 한다면 산업적 효용함수는 극단적으로 개선될 것이다.
이러한 산업적 효용성은 다양한 요소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이미 기술한 바와 같이 무작위성이 배제된 데이터 패턴하에서 정의된 실행 규칙이 효과적으로 설계됐을 경우를 가정해 산업효과를 추정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산업 체계를 구분하고 그중 기술적 적용이 가장 빠른 산업 영역(즉, 기술적 지체가 가장 적은 영역)인 유통, 물류산업을 중심으로 IoE의 적용 방식 및 효용성이 어떻게 구조화되는지를 살펴보도록 한다.
회원 가입만 해도, DBR 월정액 서비스 첫 달 무료!
15,000여 건의 DBR 콘텐츠를 무제한으로 이용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