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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연산 2만 대 車회사 주가가 도요타 2배? 공감의 브랜드, 혁신의 캐릭터가 통했다

조광수 | 167호 (2014년 12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 전략, 마케팅

 

테슬라 브랜딩의 성공 요인은?

1) CEO의 퍼스널 브랜딩을 기업 캐릭터로 구축

2) 인류 공통의 비전을 제시해 소비자의 공감 및 동참 확보

3) 제품을 넘어선 가치로 인식되도록 꾸준히 홍보

4) 혁신적인 사용자경험을 제공해 새로운 고급 차 범주를 정의

5) 저가전략을 통한 소비자 접근성 제고

6) 소비자들끼리 사용자경험을 공유할 수 있도록 유도

7) 모든 의사결정과 언행에서 일관적으로 동일한 가치 전파

 

코끼리를 밟고 있는 개미라고 해야 할까? 전기자동차를 생산하는 테슬라모터스(이하 테슬라)의 업력은 11년에 불과하다. 2013년 기준 총판매량도 22000대밖에 되지 않는다. 같은 기간 도요타가 약 1000만 대, 현대·기아차가 756만 대를 판매한 것과 비교하면 완성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극도로 미미하다.

 

하지만 테슬라의 주가는 무려 253.98달러(2014 1118일 기준). 거품이라는 비판이 일 수밖에 없다. 완성차업계의 전통 강호인 도요타 주가가 120달러대, 포드가 15달러대, 피아트 크라이슬러가 12달러대, 독일의 명차 BMW 83유로(미 달러화 기준 약 104달러) 정도인 점을 고려한다면 고개가 갸우뚱해질 수밖에 없다. 이렇게 가파른 주가 상승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상승분 모두를 거품이라고 봐야 하는 걸까?

 

결론적으로 말해 테슬라의 주가 흐름은 결국 브랜딩 효과라고 봐야 할 것이다. 혹자들은 브랜딩을 로고디자인 같은 눈에 보이는 속성으로 정의하는 경우가 많지만 테슬라는 이에 그치지 않고 사람들이 경험하고 무의식적으로 구축하는 브랜드 활동을 핵심가치에 뒀다. 그 결과 테슬라 브랜드는 생명력과 고유의 캐릭터를 갖게 됐고 소비자에게 일관된 이미지를 주는 데 성공했다. 테슬라의 브랜딩만큼은 애플에 뒤지지 않는다. 오히려 애플을 능가한다고 봐야 한다.

 

테슬라의 브랜드 파워

테슬라의 브랜딩 전략을 살펴보기 전에 먼저 현재 테슬라 브랜드가 가진 역량을 가늠해 보자. 테슬라의 브랜드 파워를 설명하는 단적인 사례가 있다. 지난 6월 테슬라의 CEO 엘론 머스크는 테슬라가 가진 전기차 관련 특허를 누구나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발표했다. 테슬라가 가진 최고의 무기이자 진입장벽 역할을 하는 전기차 및 배터리 특허를 무료로 공개한다? 비즈니스 상식으로는 생각하기 쉽지 않은 일이다.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작지 않았지만 발표 후 테슬라 주가는 오히려 13% 상승했다. 시장이 이 발표를 테슬라의 이미지와 브랜딩에 부합하는 행위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브랜딩을 잘하면 자산가치 상승에 도움이 된다. 머스크는 테슬라의 특허보다 테슬라의 브랜드가 더 소중하다고 말한다.

 

J. D. Powers (2014)의 연구에 따르면 테슬라의 브랜드 신뢰도(Brand Credibility)는 매우 높은 편이다. 조지 클루니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같은 유명 인사들이 테슬라를 믿고 구매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고 심지어 테슬라를 구입한 고객들의 경우 불만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는 테슬라의 고객 대응이 크게 기여했다. 예를 들어 2010년 테슬라의 로드스타에 대한 고객 불만이 접수됐을 때다. 테슬라는 즉시 행동에 나섰다. 그때까지 팔린 345대 전체에 대한 리콜을 실시했다. 엔지니어를 고객의 집마다 일일이 보내서 안전검사를 실시하고 필요한 수리를 하기도 했다. 이는 테슬라 브랜드에 대한 고객 신뢰도를 높이고 충성고객을 늘리는 데 기여했다.

 

테슬라 브랜드에 대해서는 기억용이성(memor-ability)을 빼놓을 수 없다. 이는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는데 우선 브랜드명인 테슬라가 그 하나다. 테슬라는 미국인에게는 에디슨과 함께 전기의 양대산맥으로 기억되는 니콜라 테슬라에서 빌려왔다. 그래서 로고도 T로 쓴다. 아울러 테슬라는 구전마케팅 전략을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광고나 홍보물을 만들어 돌리기보다는 전문 포럼이나 자동차 비평가들의 이야기를 듣고 공유하는 방식을 취한다. 그러다보니 소비자들 사이에 입소문이 돌고 소비자는 기업에서 일방적으로 주입하는 홍보가 아니라 소비자들 사이에서 만들어진 목소리를 통해 테슬라의 이야기를 듣는다. 이는 테슬라 브랜드가 쉽게, 그리고 오래 기억되도록 하는 중요한 수단이다. ‘전기차라고 했을 때 테슬라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의미성(meaningfulness) 면에서도 테슬라 브랜드에 좋은 점수를 줄 수 있다. 테슬라는 전기차이기 때문에 일반 휘발유 차량보다 효율성이 높다. 내연기관이 없어서 배기가스가 배출되지 않고 따라서 환경에 무해하며 소음이 없다. 이는 테슬라가 가진 친환경적 이미지를 강화하며 이미지에 부합하는 기능으로 그 의미를 확장하는 역할을 갖는다.

 

 

테슬라는 어떤 회사인가

2003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엘론 머스크를 중심으로 5명이 공동 창업에 나서면서 테슬라모터스가 세상에 등장한다. 창업자들은 창업할 때부터 지속가능한 교통수단과 지속가능한 에너지 생산에 대한 이상을 모토로 삼았다. 실리콘벨리의 벤처캐피털뿐 아니라 구글의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과 레리 페이지, 이베이의 제트 스콜 등으로부터 15000만 달러 이상의 초기 투자를 유치했다.

 

 

현재 직원은 3000명 정도로 미국뿐 아니라 영국, 아일랜드, 호주, 일본, 홍콩, 싱가포르에서 쇼룸을 운영하고 있다. 지금은 중국 폭스콘을 기반으로 대량 생산 능력을 갖추며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앞서 말한 것처럼 테슬라는 브랜딩과 이미지 메이킹에 능한데 이 때문에 PR(Public Relations) 또는 브랜딩 조직에 대해 궁금해 하는 사람이 많다.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몇 가지 사실로 추론했을 때 테슬라는 강력한 브랜딩을 수행할 만큼 뛰어난 조직 체계를 갖추고 있지는 않은 것 같다. 지난 10 PR부서를 총괄하던 사이몬 스프라올이 사직하면서 전체 담당자는 다시 공석인 상태다. 스프라올은 올해 3월 르노자동차에서 옮겨왔는데 불과 7개월 만에 그만뒀다. PR 담당자의 잦은 이탈은 엘론 머스크가 가진 자유로움 때문이거나 엘론 머스크가 장악한 부분이 많아 상대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지 못하기 때문일 수 있다.

 

엘론 머스크의 퍼스널 브랜딩

테슬라 브랜딩의 핵심은 창업자이자 CEO인 엘론 머스크다. 그는 퍼스널 브랜딩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엘론 머스크 자신이 직접 방송 인터뷰를 하고, 고객 커뮤니케이션을 자청하며, 트위터에 공지사항을 올리고, 여기저기 블로그에 글을 쓰기도 한다. 사상가들이 모인 사이트에도 거침없이 글을 올린다. 테슬라와는 크게 관련이 없을 것 같은 인공지능의 미래에 대한 우려를 표하기도 하며 세상을 흔들기도 했다. 따라서 테슬라의 브랜딩은 엘론 머스크를 이해하지 않고는 얘기할 수 없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그는 1971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프리토리아에서 태어났다. 어머니인 메이 머스크에 따르면 엘론 머스크는 어렸을 때부터 독서광이었으며 머리가 비상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같아서 이해하기 쉽지 않았다고도 말한다. 그의 아버지는 기계공학자로, 스페이스X를 설립하기 전에 아버지의 도움으로 남아프리카에서 로켓 목업(mock-up)을 만들며 로켓의 원리를 배우기도 했다.

 

그의 비즈니스 천재성은 이미 12살 때 컴퓨터 게임을 개발해 500달러에 판 경험에서 드러난다. 이를 간파한 캐나다 출신인 그의 어머니는 테슬라가 17살에 캐나다 영주권을 획득하도록 했다. 덕분에 그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병역의무를 피하고 아메리칸 드림을 펼치기 위해 캐나다로 건너갈 수 있었다. 1997년 집투(Zip2)라는 지역정보시스템을 만들어 창업했는데 1999년 집투를 팔아 번 2200만 달러 중 1000만 달러를 투자해 페이팔(PayPal)의 전신인 엑스닷컴을 설립했다. 은행을 거치지 않고 간편하게 e메일로 송금할 수 있는 결제 서비스 페이팔은 이베이가 2002년 약 16000억 원에 인수했다.

 

어릴 적 다양하게 섭렵한 책들이 여러 분야를 심도 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왔다. 일례로 그는 로켓을 스스로 책을 읽어가며 배웠다. 여러 대학을 거치면서 경영, 경제, 물리학을 공부했는데 그는 현재 비전을 대학 시절에 완성했다고 말하곤 한다. 펜실베이니아대에 재학할 당시, 인류의 미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무엇인지를 놓고 고민했는데 그가 얻은 답은 세 가지였다. 인터넷과 지속가능한 에너지, 우주탐사다. 의도했든, 그렇지 않든 현재의 그는 세 가지 키워드 모두를 실현하고 있는 셈이다.

 

이상세계를 좇으면서도 그의 심장에는 생태주의적 사용자경험(User eXperiences)이 맥박 치고 있다. 스티브 잡스 이후 세상을 가장 뜨겁게 달구는 혁신가이면서도 잡스가 주창하던 인간중심적 사용자경험보다는 한 단계 진보한 비전이라고 볼 수 있다. 인간중심주의는 인간의 욕망을 충족시키는 데 초점을 두기 때문에 생태계를 훼손하는 경향이 있다는 비판을 받는다. 반면 생태주의는 자연의 도를 따르며 인간을 섬기고 따라서 지속가능한 생태계에 초점을 둔다. 그가 환경과 에너지 위기에 기인한 인류와 생태계의 지속가능성에 비전을 두고 있는 이유다.

 

테슬라의 오너이자 대표로 그가 내리는 의사결정을 보면 천재 사업가적 기질이 돋보이지만 그와 동시에 생태주의적 사용자경험의 비전을 충실히 실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대표적인 예가 테슬라자동차의 특허를 무료로 공개하는 것이다.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만들 수 있도록 전기차 시장을 확대하겠다는 포부를 실천하는 것과 동시에 이를 통해 테슬라가 가진 친환경 및 지속가능한 성장 이미지를 확고히 하는 셈이다. 이는 물론 배터리 공장인 기가팩토리가 배경에 없었다면 불가능한 전략적 선택이었다.

 

 

그는 그가 가진 생태주의적 비전을 실현하는 하나의 전술적 수단으로 전기차를 생산하는 것이라고 지속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한다. 전통적인 자동차는 내연기관을 기반으로 화석연료를 사용해 동력을 발생시키는 장치를 가동하며 이는 직접적으로 공해를 발생시킨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이나 파워트레인이 필요 없고 충전지와 모터만 있으면 된다. 일반 자동차에 비해 필요한 부품 수가 4분의 1에 불과하며 관리가 쉽고 공해 염려가 없다.

 

동시에 그는 행동주의자기도 하다. CEO지만 영업도 직접 한다. 예를 들어 전기차를 개발하는 자동차 대기업에 배터리 팩을 판매하는 새로운 방안을 모색했고, 독일의 다임러 경영진을 만나 계약을 따냈으며, 이후 도요타, 벤츠 등과 스마트용 배터리팩을 계약하며 전기자동차 업계에서의 입지를 굳혀나갔다. 엘론 머스크의 직함은 여느 기업의 CEO와 달리 Product Architecture and CEO라고 돼 있는데 단지 조직의 꼭대기에서 의사결정만 하는 것이 아니라 테슬라의 제품 개발 과정에 깊숙이 관여하는 엔지니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테슬라 브랜딩의 정수는 비즈니스 혁신

CEO가 직접 나서서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퍼스널 브랜딩의 핵심 콘텐츠는 혁신성이다. 테슬라는 거의 모든 부문에서 자동차 산업을 혁신하고 있다. 이것은 신제품과 신기술을 선보이는 방식만은 아니다. 그보다는 완벽한 타이밍과 테슬라식 자동차가 가진 사용자경험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그로 인해 기존에 구축돼 있던 완성차업계를 전기차 시장 위주로 재편해가는 방식이다.

 

이는 CEO가 가진 철학 및 비전과 밀접하게 맞물려 효과를 극대화한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엘론 머스크는 기본적으로 생태주의적 사용자경험을 추구한다. 이를 실현하는 지속가능한 수송(sustainable transport) 수단을 만드는 것이 인류에게 가장 중요한 미션이라고 믿으며 자신은 그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가 전기차 테슬라 외에도 태양에너지 사업의 솔라시티(SolarCity), 초고속 전기열차 사업의 하이퍼루프(Hyperloop), 민간 우주여행 사업의 스페이스엑스(SpaceX)를 추진하는 이유다. 이 같은 철학은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 사고나 중국 베이징의 공기 오염 등 반생태주의적 사건을 목도하는 대중에게 공감을 얻었다.

 

전기차의 주행 성능은 충전지 성능에 달려 있다. 이를 간파한 테슬라는 초기부터 충전지에 상당히 많이 투자했다. 특히 충전소 설립에 공을 들였다.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전 세계 완성차업체들이 전기차를 검토하면서 가장 크게 고민했던 점이 바로 충전소가 없다는 것이었다. 차가 달리는 도로에 충전소를 설립하기에는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대부분의 완성차업체들은 주행 중에 자동으로 충전되는 수소연료 전기차를 생산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추진 중이다. 하지만 엘론 머스크는 아예 솔라시티를 창업해서 북미 전역에 슈퍼차저스(Superchargers)라는 충전소를 직접 만들고 있다. ‘없으면 만들면 된다는 신념에서다. 게다가 충전은 기본적으로평생 무료. 전기차를 구입하려는 소비자들이 가장 크게 안고 있는 고민을 일거에 해소하면서 판매를 늘리고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전략이다. 전기 충전소는 일반 주유소보다 좁은 공간에 설치 가능하다. 비용도 휘발유에 비해 저렴하다. 20분 정도 충전하면 충전지를 50% 정도 채울 수 있다.

 

솔라시티를 세워 무료 충전소를 지은 데 이어 최근에는 일본 파나소닉과 손을 잡고 50억 달러를 투자해 세계 최대 리튬이온 배터리 공장인 기가팩토리를 짓기로 했다. 미국 네바다 주에 짓는 기가팩토리에서는 2020년까지 전기차 50만 대에 공급할 수 있는 배터리를 생산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테슬라뿐 아니라 타사 전기차에도 배터리를 제공할 수 있으며 전기차 제조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현재의 배터리 단가를 30%까지 낮출 수 있다. 이것이 현실화하면 현재의 전기차 가격이 절반 이하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차의 구입과 보유에 걸림돌이 되는 배터리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선 것뿐 아니라 테슬라는 영업 면에서도 다양한 혁신을 시도했다. 자동차 업계의 오랜 고민이었던 중간 딜러 기반의 비즈니스 구도를 일순간에 바꾼 것이 대표적이다. 테슬라에는 딜러나 딜러숍이 없다. 완성차업체가 통상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딜러와 판매수수료 계약을 하는 관행을 따르지 않았다. 대신 테슬라는 순수하게 온라인으로 정찰제 판매를 한다. 할인이나 가격 흥정 없이 정해진 가격대로 판매한다는 의미다. 게다가 철저하게 주문생산 방식이기 때문에 테슬라에는 재고가 없다. 시운전을 해보려면 돈을 내고 예약해야 한다. 이런 영업 방식은 고객에게 다소 불편함을 안길 수도 있지만 테슬라는 누구나 공평하게 같은 값으로 자동차를 구매할 수 있는 방식을 정착시키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고 있다.

 

제품 포지셔닝도 눈여겨볼 만하다. 일반적으로 전기차는 골프용 카트처럼 특수 용도로 시장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는 고정관념이 있었다. 하지만 테슬라는 전기차의 진가를 보여줄 수 있는 고성능 스포츠카 로드스타를 선보여 시장의 통념에 반하는 시도를 했다. 엘론 머스크는 테슬라 로드스타의 경쟁자는 포르셰지 혼다 어코드가 아니라고 말했다. 전기차가 가진 기존 이미지에서 탈피하기 위해 아예 처음부터 고급 차로 포지셔닝한 것이다.

 

 

테슬라가 만드는 고급 차의 핵심 가치는 테슬라에서만 느낄 수 있는 고유한 사용자경험이다. 테슬라 자동차에는 내연기관이 없어서 차내 공간이나 트렁크가 넓다. 통상 엔진이 들어가는 보닛 쪽에 물건을 수납할 수 있고 차 뒤쪽 트렁크에는 어린이용 좌석을 두 개나 놓을 수 있다. 그래서 세단은 세단인데 7인승이다. 테슬라가 추구하는 사용자경험의 백미는 인터넷에 연결된 17인치 대형 터치스크린이다. 이 터치스크린은 대시보드 중앙의 센터페시아에 설치돼 있고 내비게이션과 오디오, 카메라, 선루프, 서프펜션, 에어콘 등을 모두 이곳에서 조작한다. 2013 10월 독일을 방문한 머스크는 2014년 말에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탑재하고 크롬 웹브라우저를 사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런 노력들은 테슬라가 자동차용 콘텐츠 서비스 플랫폼, 과금 체계 등을 혁신해 새로운 자동차 문화를 선도하도록 하고 있다.

 

 

테슬라의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브랜드 마케팅 전략의 핵심은 소비자가 해당 브랜드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수용하고, 이를 통해 상품에 대한 선호도를 높이며, 궁극적으로 기업 가치를 높이는 데 있다. 테슬라의 브랜딩 전략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엘론 머스크의 퍼스널 브랜딩을 테슬라의 캐릭터로 구축

엘론 머스크가 가진 생태주의 비전, 근면한 생활과 혁신적인 활동, 불굴의 의지와 과감한 시도를 체계적이며 지속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고 머스크가 직접 트위터나 블로그 등 SNS를 통해 이를 전파했다.

 

2) 소비자에게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명분 제공

엘론 머스크의 생태주의적 비전을 강조하는 한편 테슬라의 고객을 비전 실현의 멤버로 참여시켰고 이를 통해 고객의 존경과 충성을 확보했다. 이 시대 고객은 숭고한 비전을 실현하는 리더를 추종하며 그 비전을 함께 실현하는 일원이 되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

 

3) “테슬라는 전기차가 아니다라는 인식의 전환

테슬라의 슬로건은 ‘Changing perception’이다. 쉐보레 ‘Chevy Runs Deep’, 포드 ‘Built Ford Tough’ 등 경쟁사들이 제품의 성능을 자랑할 때 테슬라는 추구하는 미션과 가치를 담았다. 이는 테슬라를 전기차 자체가 아니라 그 너머의 이상으로 받아들이기를 원했기 때문이다.

 

4) 기존과 다른 새로운 고급 차 범주로 정의

테슬라는최고의 전기차가 아니라최고의 자동차라는 점을 강조한다. 성숙된 시장에 진입할 때 시도하는 프리미엄 전략을 구사하되 전통적인 자동차에서 시도할 수 없었던 다양한 성능과 기능을 선보이면서 획기적인 고급 사용자경험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고급 차의 범주를 정의했다. 강한 마력, 시속 100㎞에 달하는 역량, 부드러운 코너링, 소음제거 등은 물론 기존에 어느 차에서도 볼 수 없었던 인포테인시스템을 통한 혁신적인 사용자경험이 그것이다.

 

5) 저가 전략을 합리화하는 명분으로 소비자 접근성 제고

프리미엄 브랜드로 인식되도록 노력하는 동시에 가격을 낮추려고 애쓰고 있다. 전기차라는 새로운 카테고리의 제품에 소비자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테슬라는 지속가능한 생태환경과 인류에 대한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가격을 인하하겠다고 커뮤니케이션한다.

 

6) 비전과 사용자경험의 공유

테슬라는 창업 초기부터 바이럴 마케팅을 강조했다. 웹 기반의 사용자 포럼과 사용자 커뮤니티를 활성화한 것이 대표적이다. 아울러 자동차 전문 언론을 적극 활용해 커뮤니케이션 메시지가 정확하게 전달되도록 노력했다. 테슬라를 구입한 소비자가 탑승 경험을 공유하도록 하는 데도 노력을 기울였다. 다른 고객과 공개적으로 교류하며 의견을 교환하도록 해서 고객들 사이에서 테슬라가 이야기되도록 유도했다.

 

7) 일관성과 지속성으로 다져진 진정성

엘론 머스크가 그의 생태주의적 비전을 단지 테슬라 제품을 팔기 위한 수단으로 포장하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의 비전은 모든 의사결정과 언행에서 일관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진정성으로 받아들여지며 브랜드 정체성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했다.

 

 

국내 기업에 전하는 메시지

전 세계를 열광시키고 있는 엘론 머스크와 테슬라의 브랜딩을 살펴봤다. 이 과정에서 포터의 공유가치 창출(Creating Shared Value)처럼 인류의 공익적 가치인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구축하면서 비즈니스 이익을 취해나가는 모습을 테슬라에서 볼 수 있었다. 우리 기업들은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을까?

 

1) 제품보다 브랜드를 소중히 하라

머스크가 특허를 공개한 것은 특허 자체보다는 테슬라 브랜드가 더 소중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브랜딩의 정석은 비전과 임무를 설정하고, 이를 실제적으로 경험하도록 하는 데 있다. 머스크의 의사결정은 일관성 있게 유지되고 있으며 이를 공유하는 소비자들은 그의 비전과 임무를 가치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 그것에 동참하고자 한다. 즉 소비자에게 구매의 명분을 주며 구매하지 않더라도 응원하게 한다. 왜냐하면 소비자는 소비자이며 동시에 인류와 생태계의 일원이자 사랑하는 가족과 이웃을 가진 지구의 구성원이기 때문이다.

 

브랜딩은 BI CI에 좁혀서 생각할 수 없다. 머스크와 테슬라처럼 기업의 비전을 말하고 그 임무를 실현하는 과정을 지속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할 필요가 있다. 그저 화려한 문구로 당장의 매출을 올리는 것이 아니라 꾸준하고 일관적으로 브랜드를 가꿔가야 한다.

 

2) 리더가 곧 브랜드가 돼라

우리나라의 많은 기업들은 상명하복식 조직구조를 갖고 CEO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를 수 있도록 돼 있다. 기업 대표가 전문경영인이든, 소유경영인이든 소비자와 직접 소통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나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처럼 혁신적인 미국 기업들은 기업의 대표가 스스로 살아 있는 브랜드로 역할한다. 리더의 발언은 중요하게 인식되고 소비자와의 굳건한 약속이 된다. 우리나라 리더들이 스스로의 위치와 역할을 다시 생각해볼 만한 지점이다.

 

3) 비전과 행동에 일관성과 지속성을 추구하라

엘론 머스크는 생태주의적 비전을 중심으로 테슬라나 스페이스엑스 등 그가 관여하는 기업에서 일관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다. 특허 무료 공개나 기가팩토리처럼 비전과 일치하는 의사결정을 내리며 이를 대중과 지속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한다. 이는 테슬라에 대한 고객의 충성도와 신뢰도를 높여주는 요인이다.

 

테슬라 블로그에는 이런 문장이 있다. 테슬라는 평범한 자동차나 브랜드가 아니다. “테슬라는 궁극의 임무를 수행하며 이는 모든 임무의 근원이다(Tesla isn’t just a car, or brand. It’s actually the ultimate mission - The mother of all mission.)” 테슬라가 가진 브랜드의 핵심을 잘 표현하는 글귀로 이를 보는 이들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조광수 연세대 UX Lab 인지공학스퀘어 교수 kwangsu.cho@gmail.com

필자는 미국 미츠버그대에서 인지과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인지심리학과 인공지능, 디자인의 융합을 기반으로 하는 다중감각 사용자경험(UX)/사용자인터페이스(UI), 인간컴퓨터상호작용(HCI), 학습교육, 커머스, 게임, 마케팅, 머신러닝, 로봇, 접근성 등을 연구하며 120여 편의 국제 논문을 발표했다. 국내외 다양한 비즈니스를 운영하며 다수 기업에서 경영전략, 상품기획, 서비스, 시스템 개발, 마케팅과 관련해 자문과 연구개발을 수행하고 있다. 2013년 동아일보에서 한국을 빛낼 100인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 조광수 | - (현) 성균관대 WCU(World Class University) 교수
    - (현) 인터랙션사이언스연구소장
    - (현) 서비스IT융합포럼 의장
    - (현) UI/UX미래준비의장
    - 미주리대 정보과학과 학습공학, 전산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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