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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I Guide

엄청난 시너지의 유혹, 자칫하면 조직통합에 운다

강진구 | 146호 (2014년 2월 Issue 1)

 

 

전통적으로 인수합병에 신중한 자세를 유지해 삼성전자가 최근 공격적인 인수합병을 선언했다. 2013 116 열린 애널리스트데이 행사에서 삼성전자 이상훈 경영지원실 사장은지금까지 삼성은 인수합병에 소극적이었지만 앞으로는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상황에 따라 인수합병을 추진하겠다핵심 사업을 성장시키고 신규 사업을 개척해 나갈 이라고 말했다. 권오현 부회장도앞으로 필요하다면 공격적으로 기업을 인수하겠다상대 회사가 우수한 기술만 갖고 있다면 적극적으로 나서겠다 덧붙였다. 삼성전자가 인수합병에 적극적으로 나선 주된 이유는 삼성전자의 소프트웨어 부문 강화정책에 따른 것으로 있다. 삼성전자는 하드웨어 부문에서는 세계 시장에서 단연 압도적인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스마트폰 산업에서 핵심 경쟁우위의 원천이 점점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이동하고 있는 실정인데 반해 삼성전자는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경쟁기업들에 비해 프트웨어 측면의 역량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라서 소프트웨어 역량 측면에서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기업들을 인수해 자신의 하드웨어 측면에서의 경쟁우위를 보완함으로써 시너지를 창출하고자 하는 것으로 풀이 된다. 삼성전자가 의도하는 인수합병의 주목적이 소프트웨어 역량 보완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인수합병을 통해 자신이 보유하고 있지 못한 자원이나 핵심역량을 확보하는 것은 인수합병의 가장 기본적인 목적이라고 있다. 최근 구글이 모토롤라를 인수한 이나 마이크로소프트가 노키아를 인수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있다. 비록 삼성전자와 정반대의 고민거리(하드웨어 부문의 역량 부재) 갖고 있긴 했지만 이들 역시 인수합병이라는 수단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는 측면에서는 동일하다. 이러한 목적을 가지고 인수합병을 고려하는 경우 먼저 피인수 기업이 보유한 자원과 역량이 얼마나 인수 기업이 보유한 자원과 중복되지 않으며, 기업의 자원이 합쳐졌을 경우에 창출할 있는 시너지가 얼마나 것인지를 고려해야 한다. 일단 기업의 자원과 역량 간에 중복되는 부분이 작고, 따라서 시너지의 창출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될 경우, 인수 기업의 경영자가 고려해야 번째 질문은 피인수 기업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흡수 혹은 통합할 있을 것인가다. 만약 기업이 인수나 합병 이후에도 따로따로 독립적으로 운영된다면 기업의 자원이나 역량 간의 결합이 효과적으로 이뤄지지 않을 것이며 따라서 이들 기업 간의 시너지도 이뤄지지 못할 것이다. 이러한 인수-피인수 기업 간의 흡수 통합 절차를 인수 통합(Post-merger integration, PMI)이라고 칭한다. 인수합병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독자라면 PMI 중요성에 대해서는 이미 귀가 닳도록 들었을 것이고 PMI 타령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본고에서 필자는 PMI 려움이나 효과적으로 PMI 수행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다소 다른 관점에서 인수합병, 시너지, 그리고 PMI라는 문제들을 접근해 보고자 한다.

 

PMI 실패 책임을 CEO에게만 떠넘겨도 되는가?

기업 간의 인수합병에 대한 신문기사들을 보면 종종 얼마나 기업의 사업영역이나 핵심역량이 서로 보완적인지(, 중복되는 부분이 작은지), 따라서 인수합병을 통해 창출될 있는 시너지는 어떠한지에 대한 분석과 기대가 주된 내용을 이룬다. 기억할지 모르겠지만 다임러(Daimler)-크라이슬러(Chrysler), 혹은 AOL-타임워너(Time Warner) 합병 때도 이러한 예측이 미디어 반응의 부분을 이뤘다. 반면 상대적으로 기업의 PMI 대해서 대체로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전망을 하거나 경영진이 충분하게 준비하면 달성할 있는 과제로 예상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다임러의 경우 메르세데스-벤츠로 대표되는 고급 차를 생산하는 회사고 크라이슬러의 경우 대중 생산에 주력하는 회사다. 다임러의 핵심 자원은 메르세데스-벤츠 세단의 기술적 우수성과 고급 브랜드 이미지인 반면 크라이슬러의 핵심 자원은 생산라인에서의 효율성과 규모의 경제, 그리고 SUV 미니밴 차량 생산 노하우였다. 또한 다임러의 경우 독일과 유럽시장에서 우위를 보유한 반면 크라이슬러의 경우 북미시장에서 우위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기업은 기술적, 설비적, 시장의 측면에서 서로 겹치는 부분이 매우 작은 양상을 띠고 있었다. 이처럼 기업은 다양한 자원과 역량의 측면에서 중복되는 부분이 매우 작았기 때문에 합병을 통해서 달성할 있는 상호보완, 혹은 시너지의 창출도 그만큼 것으로 예상됐다. 기업의 합병과 시너지 창출 대한 기대와 장밋빛 전망은 기업의 인수를 많은 이들이천생연분(a match made in heaven)’이라고 칭송할 정도였다. 하지만 주지하다시피 합병은 세기의 실패작으로 마무리됐다.

다임러-크라이슬러 사례를 비롯한 다수의 실패한 인수합병의 사례에서 실패의 주원인으로 늘상 지적되는 것이 바로 효과적이지 못한 PMI. 경영진과 직원들이 PMI에서 충분히 노력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자원과 역량의 관점에서 시너지를 창출할 었던 가능성이 매우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합병이 실패했다는 것은 경영자의 무능이 아니면 무엇이겠는가? 실제로 다임러의 최고경영자였던 위르겐 슈렘프(Jurgen Schrempp) 크라이슬러 합병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맥더피(John Paul MacDuffie) 와튼스쿨 교수와 같은 인수합병 전문가는 "다임러-크라이슬러는 양사의 역량을 한데 묶으려 하지 않고 서로 간섭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웠다" 지적하면서 합병 직후 기업의 인적, 조직적 자원을 통합하려는 노력이 부족했음을 실패의 원인으로 꼽았다. 이처럼 많은 경우 인수합병 이후에 경영진이 PMI 얼마나 충분한 노력을 기울였는지, 혹은 PMI 효과적으로 수행했는지가 인수합병의 성패를 설명하는 것으로 간주된다. 이러한 논리에 따르면 실패한 인수합병은 경영진이 PMI 충분한 노력을 기울이지 못하거나 PMI 효과적으로 수행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있다. 그러므로 PMI 중요성을 강조하는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에인수합병 후에 PMI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며 PMI 업무를 효과적으로 수행할 있는 충분한 인적, 물적 자원을 확보해 둬야 한다 조언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논리와 제언의 한계는 인수합병의 성공과 실패가 인수합병 완료 이후에 결정되는 사안이라고 보고 있다는 점이다.

 

인수합병 성패는 상당 부분 이미 정해져 있다?

유감스럽게도 인수합병의 성패는 인수합병 완료 이전에 이미 상당 부분 결정돼 있다. 어떤 기업들 간의 인수합병은 성공적으로 PMI 성할 가능성이 현저히 낮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처럼 사전적으로 PMI 성공 가능성이 매우 낮은 기업들의 경영진에게당신들의 인수합병이 실패한 것은 당신들이 제대로 PMI 수행하지 못하고 충분히 준비를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얘기하는 것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공허한 질책일 뿐이다. 그렇다면애초에 PMI 달성하기가 보다 용이할 것으로 판단되는 기업을 신중하게 선택해서 인수합병을 시도해야 한다라고 위의 조언을 수정하면 되겠다. 그렇다면 기업들 간에 PMI 달성하기 쉬울까? 상식적으로 조직 구성원들의 가치관, 의사소통 방식, 문화와 같은 부분들에서 유사성이 높은 기업들 PMI 보다 수월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딜레마가 있다. 인수합병에서 기업 상호보완성이나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다른 점이 많은 기업들 간에 인수합병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모든 문제들을 고려해인수합병을 생각할 때에는 기술이나 다른 중요한 물적 자원과 역량의 측면에서 최대한 유사성이 적은 상대를 선택하되 조직 문화나 가치, 의사소통 방식의 측면에서는 유사성이 최대한 많은 상대를 선택하라 수정된 조언을 생각해 있다. 인수합병을 통한 시너지는 기술력이나 주력 시장과 같은 자원의 측면에서 결정되는 것인 반해 PMI 수월성은 조직의 문화와 구성원들의 가치와 같은 무형적 측면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임을 감안하 조언은 이상적인 것처럼 생각된다. 하지만 아쉽게도 수정된 조언 역시 한계를 가지고 있다. 왜냐하면 기업 자원과 역량들은 서로 밀접하게 연관돼 진화하고 발전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구글, 애플 하이테크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경우 자유로운 분위기와 조직 문화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고 삼성, LG, 소니와 같은 하드웨어 기업들의 경우 위계적이고 질서가 뚜렷한 조직 문화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는 소프트웨어 기업들 경우 자유로운 분위기를 바탕으로 창의성을 극대화하는 전략이 해당 사업영역에서의 성공에 보다 적합하기 때문이고( 혁신적인 프로그램 개발), 삼성 LG, 소니와 같은 하드웨어 제조 기업의 경우 위계질서를 중시하고 신속한 실행을 중시하는 문화를 바탕으로 효율성과 속도를 극대화하는 전략이 그들의 사업영역과 제품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 기술적인 자원과 조직 문화나 가치관 같은 자원들이 분명하게 분리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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