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게오르그 켈 UNGC 사무총장,키이스 다시 ECOA 사무총장
편집자주
※ 이 기사의 제작에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최윤영(Assumption University 4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캐논과 올림푸스.
한때 니콘과 더불어 전 세계 카메라 시장을 삼분하던 기업들이다. 캐논은 지속적인 성장을 구가하고 있는 반면 올림푸스는 정체를 면치 못하고 있다. 비슷한 듯한 두 카메라 제조업체의 성패를 가른 건 과연 무엇일까. 학자들마다 조금씩 견해가 다르긴 하지만 대체적으로 ‘기업윤리’와 ‘사회적 책임의식’이 관건이었다는 점에서는 동의하고 있다. 약 2년 전 분식회계 사건이 발생하며 내부를 개혁하려던 외국인 CEO마저 떠나게 만든 올림푸스와 비슷한 시기 ‘공공선을 위해 모두 함께 살아가고 일한다’는 슬로건을 내걸었던 캐논의 운명은 그렇게 달라졌다. 이윤, 기업의 성장과 크게 관련 없어 보이던 ‘윤리’와 ‘사회적 책임’이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한국의 대기업들 역시 최근 ‘윤리’ 문제에 대해 다시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 유수 대기업들의 오너·총수들이 줄줄이 옥고를 치르면서 ‘오너 리스크’ ‘경영 윤리’에 대한 논쟁이 다시 촉발됐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뿐이 아니다. 최근 글로벌 여론조사 기관과 한국사회적기업연구소, 동아시아연구원이 공동 진행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이미 수년 전부터 국내 기업들의 사회공헌활동 지출액은 3조 원을 넘어섰지만 소비자들의 기업에 대한 신뢰는 급전직하 중이다. (DBR 139호 ‘기업노력과 여론의 괴리, CSR 커뮤니케이션 통로를 찾아라’ 참조.)
작년 말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Global CSR Conference’(이하 GCC)에 국내외 경영인과 학계의 관심이 쏠렸던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번 콘퍼런스에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의 기준을 만들어가고 있는 국제기구 유엔글로벌콤팩트(UNGC)의 게오르그 켈(Georg Kell) 사무총장과 준법·윤리경영의 전도사인 키이스 다시(Keith Darcy) 윤리준법경영인학회(이하 ECOA) 사무총장 등이 참여해 ‘윤리경영’과 ‘사회적 책임’이라는 기업성장의 ‘두 바퀴’에 대해 진지한 토론을 나눴다. DBR이 두 사무총장을 만나 인터뷰했다. 최근 한국 사회에 다시 대두된 ‘윤리경영’과 ‘사회적 책임’, 나아가 경영전략의 가장 뜨거운 화두가 된 CSV(공유가치 창출)에 대해 물었다.
CSR과 관련해 전 세계적으로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키이스 다시: ‘혁명’이다 세계가 완전히 투명하게 변해가고 있다. 특히 비즈니스, 공공기관 등 기존의 그 어떤 권위에도 냉소적인 젊은 세대의 마음을 잡기 위해 기업들은 다시 장기적으로 ‘신뢰’를 쌓기 위해 노력 중이다. 비즈니스에 대한 믿음이 산산조각난 이들에게 ‘사회적 책임’을 통해 다시금 신뢰를 쌓아가려는 것이다. 젊은 세대는 현재 변화의 동인이다. 그들은 세상에 냉소하면서 때로는 맞서고 또 더 낫게 만들고 싶어 한다. 그들은 스스로가 ‘혁명적인 존재’라고 생각하고 있다.
소셜미디어와 놀라운 디지털 기술들이 그들이 행동할 수 있는 토양을 제공하고 있다. 세상이 혁명적으로 바뀌고 있고, 더 이상 비밀도, 숨을 곳도 없는 상황이 됐다. 따라서 이제 비즈니스를 실행하면서 사회적 가치를 사업의 전략과 결정에 반영하지 않으면 뒤처질 수밖에 없다. 세상이 이제 ‘의미’를 좇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긍정적인 일을 하는 회사에서 일함으로 의미를 찾고자 할 것이고 이는 곧 당신의 회사가 옳은 일을 함으로써 차별화할 수 있다는 말이다.
게오르그 켈: CSR에 대해 기업들이 중요성을 인식하고 실천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더 중요하게는 기업의 핵심적인 전략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유엔글로벌콤팩트에 가입하는 기업들은 매달 100개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비즈니스의 10% 정도 수준이다. 급격히 확산되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적인 부분이 많다. 단지 가입 기업 수가 늘고 있다는 게 핵심이 아니라 CSR을 전략의 주요 부문으로 여기는 기업들의 장기적 재무성과가 좋아지고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CSR의 근간이 되는 윤리 문제는 아직도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분이다. 즉 기업 임직원들의 개인적·구조적 부패나 부정을 방지하는 전략을 구성하는 데에, 또 기업 내 인권문제 등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에 대해 많은 기업들이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말이다. 글로벌콤팩트 가입 기업 중에서도 4000개 기업 정도는 윤리 문제 등에서 실패를 겪었다. 유엔글로벌콤팩트는 그들에게 지속적으로 비재무적인 이슈들, 환경문제나 지배구조 등에 대한 대처방안과 전략이 기본적인 전략과 사업에 녹아들도록 안내하고 있다. 이러한 비재무적인 부문의 해법을 어떻게 찾아내느냐에 따라 사업의 재무적 성과가 달라지는 시대가 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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