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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로스쿨의 Negotiation Newsletter

꾸며낸 분노는 협상을 위협한다

최두리 | 141호 (2013년 11월 Issue 2)

 

편집자주

이 글은 하버드대 로스쿨의 협상 프로그램 연구소가 발간하는 뉴스레터 <네고시에이션>에 소개된 ‘Is the negotiator’s emotion real?’을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NYT 신디케이션 제공)

 

2010년 봄 BP(British Petroleum)가 멕시코 만에서 원유를 유출한 사고가 난 직후, 몇몇 매체들은 너무 무심해 보인다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비판했다. 결국 오바마 대통령은 한 TV 인터뷰에서 원유 유출 사고에 대한 분노를 표했지만 진정성 없어 보인다는 비난만 키우고 말았다.

 

분노를 표출하는 것이 협상 상대방에게서 협력을 이끌어내는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연구가 많이 있다. 하지만 오바마의 뒤늦은 분노가 오히려 부정적인 반응을 불렀다는 점에서 분노의 효과는 생각보다 복잡한지도 모르겠다.

 

이 일화는 협상 과정에서 모순되는 감정을 표현하는 일이 도움이 될지, 해가 될지 의문을 갖게 한다. 최근 <실험사회심리학저널(The Journal of Experimental Social Psychology)>에 실린 2편의 연구는 이런 쟁점을 살펴보고 협상에서 감정을 적절히 활용하는 법을 설명한다. 스테판 코트(Stephan Cote)와 이보나 하이데그(Ivona Hideg), 게덴 반 클리프(Gerden A. Van Kleef)협상에서 거짓 분노가 가져오는 결과들(The Consequences of Faking Anger in Negotiations)’과 마르완 시나세(Marwan Sinaceur), 하조 애덤(Hajo Adam), 게덴 반 클리프(Gerden A. Van Kleef), 애덤 갈린스키(Adam Galinsky)예측 불가능한 태도의 장점: 감정적으로 일관적이지 않은 태도로 협상에서 양보를 이끌어내는 방법(The Advantages of Being Unpredictable: How Emotional Inconsistency Extracts Concessions in Negotiation)’이 그것이다.

 

분노는 협상가에게 요긴한 수단이 될 수 있다. 적어도 가치를 주장할 때는 그렇다. 상대편이 화난 것처럼 보이면 우리는 상대가 거칠고 야심만만한 목표를 가졌으며 요구하는 것에서 한 발짝도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고 여긴다. 화가 난 협상가를 만만치 않은 상대로 생각하며 양보하고 요구 수준을 낮추는 방식으로 대응한다.

 

이런 결과들은 화가 난 것처럼 보이는 상대와 모의 협상을 하도록 설정한 실험에서 도출된 결과와 맥을 같이한다. 단 여기서 실험 참가자는 상대방의 분노가 진실한지 거의 의심하지 않았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예를 들면 상대방은 분노를 메시지로 적어서 표현했다. 그 결과 이 실험은 협상가가 단순히 분노를 꾸며내는 것만으로도 약간의 이익을 볼 수 있는지 분명하게 밝혀내지 못했다.

 

코트와 하이데그, 반클리프는 협상에서 화난 척 하는 것이 실제로 화를 내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내는지 알아보기 위해 실험에 나섰다. 연구 중 하나로 그들은 대학생들에게 한 차례씩 제안을 주고받는 모의 협상에서 중고차 판매자의 역할을 맡도록 했다. 참가자들은 그 협상이 화상회의 방식으로 진행된다고 알고 있었으나 협상 상대방이 실은 사전에 전문 배우가 촬영해 둔 영상이라는 점은 알지 못했다.

 

배우가 촬영한 제안 방식은 모두 3가지였다. 첫 번째는 중립적이면서 감정이 배제된 태도였다. 두 번째는내면에서 우러나는분노의 태도로, 이전에 화나게 했던 실제 기억을 떠올리며 촬영했다. 마지막은표면상의분노로, 얼굴은 화를 내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마음속으로는 중립적인 감정을 유지하도록 했다. 실험 참가자들에게 이 세 가지 영상 중 하나를 보여줬다. 그리고 상대방의 제안을 받아들일 것인지 물었다. 상대방의 제안은 모든 경우 동일했다.

 

진심으로 화내는 상대방을 본 참가자들은 중립적인 것처럼 보이는 상대방을 본 참가자들보다 적게 요구했다. 반대로 상대방이 거짓으로 화내고 있는 것처럼 보여 신뢰를 느끼지 못한 참가자들은 중립적인 상대방을 본 참가자들보다 더 많이 요구했다.

 

이 연구는 신뢰가 확보되지 않으면 사람들이 거짓으로 화를 내는 상대방에게 더 많은 요구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사람들은 이런 상대방과의 교류에 불만족스러워하며 그들과 다시 거래하고 싶지 않아 한다. 이 결과는 당신이 훌륭한 배우가 아닌 이상 분노의 전략적 표출은 오히려 역효과를 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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