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회원가입|고객센터
Top
검색버튼 메뉴버튼

Interview: 니클라스 샤프마이스터 globeone 대표

글로벌 파워 가진 한국 브랜드들 ‘Made in Korea’ 더 알려 벤치마크가 돼라

김선우 | 140호 (2013년 11월 Issue 1)

 

 

편집자주

※이 기사의 제작에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박세준(고려대 경영학과 4학년), 허태영(성균관대 글로벌경영학과 4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Made in Korea의 프리미엄을 활용하라.”

globeone(글로브원)의 창립자 겸 대표인 니클라스 샤프마이스터 박사는 한국이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해외 진출을 원하는 중견 및 중소기업들이 현재 삼성과 현대, LG가 가지고 있는품질 좋은 한국산이라는 이미지를 이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지적은 글로브원이 2013년 상반기 브라질, 인도, 중국, 러시아 등 브릭스(BRICs) 국가 소비자 5000명과 독일의 소비자를 상대로 진행한 브랜드 인지도 관련 설문 조사 결과를 토대로 하고 있다. 이 조사는 대표적인 신흥시장 국가 브랜드와 한국의 브랜드를 비교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globeone은 세계 주요 신흥시장에 중점을 두고 있는 독일 매니지먼트 컨설팅회사다. 독일, 남미 및 아시아 지역에 사무실을 두고 글로벌 전략과 현지 마켓에서의 가능성의 균형을 맞춘마켓 드리븐 포지셔닝(Market-driven Positioning)’ 전략으로 기업이 전략마켓에서 최적화된 포지셔닝으로 성공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샤프마이스터 박사를 만나 한국 기업의 해외진출 전략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최근에 신흥시장 브랜드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고 들었다. 한국 기업들이 참고할 수 있는 내용이 있으면 소개해 달라.

 

브라질, 인도, 중국, 러시아 등 브릭스 국가의 소비자 5000명과 독일의 소비자를 상대로 브랜드 인지도와 관련된 설문을 했다. (Mini Box 1 참조.) 설문에는 브릭스 국가의 브랜드와 한국의 브랜드들이 포함됐다. 독일인의 관점에서 한국은 누구나 알 만한 삼성과 현대, 기아, LG라는 유명 브랜드들로 매우 굳건하게 자리 잡았다. 모두 한국 토종 브랜드들이다. 반면 상위권에 든 중국 브랜드들은 중국 기업이 인수한 브랜드인 볼보나 레노버와 같은 브랜드들이다.

 

문제는 브랜드와 국가를 연계하는 질문을 했을 때 발생했다. 한국의 브랜드 중 어떤 브랜드를 아는지를 물어봤더니 단지 36%의 응답자들만이 한국 브랜드의 이름을 제대로 대답할 수 있었다. 설문의 시사점은 한국이 아주 유명한 브랜드를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사람들은 해당 브랜드가 한국과 연관 있는 브랜드인지를 잘 모른다는 것이다.

 

물론 기존에 브랜드를 키우기 위해 많은 투자를 해온 삼성이나 현대, LG에는 이러한 상황이 그다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들은 이미 세계적으로 많은 소비자들에게 좋은 품질과 디자인을 각인시켰기 때문이다. 그리고 전반적으로 글로벌한 아시아의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진출 초기 많은 소비자들은 삼성, 현대, LG를 일본 브랜드와 헷갈려 했다. 이들 기업은 이에 대해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 해외시장 진출을 시작했던 당시에는 그들이 한국 브랜드라는 것을 알리는 것이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히려 글로벌한 브랜드로 보여지는 게 더 도움이 됐다. 하지만 삼성과 현대, LG를 제외한 다른 기업들에 이러한 상황은 사실 큰 문제가 되고 있다.

 

24%의 독일 소비자들은 한국에 대해 긍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무관심한 사람들도 많이 있지만 적어도 부정적인 생각을 하지는 않는다. 4분의 1 정도가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고 절반이 넘는 사람들이 명확한 의견을 내지 않았으며 아주 적은 사람들만이 부정적이라고 했다. 인식이 더 좋아질 수도 있지만 이 결과 또한 나쁘지 않다. 절반이 넘는 사람들이 한국을 파트너로 보거나 적어도 한국에 대해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으며 절반 이하의 사람들이 한국을 경쟁자로 생각하고 있다. 반면 중국에 대해서는 3분의 1이 부정적이고 나머지는 무관심하다.

 

이러한 점들을 모두 고려할 때 한국에 유용할 수 있는 가설은 다음과 같다. 5개 정도 되는 아주 유명하고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브랜드 챔피언들이 있고 덜 알려진 작은 알짜 회사들이 있는 한국에서 유명 브랜드들은 한국의 이미지와 품격을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이용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아직까지는 전반적으로 한국에 대한 인식이 거의 없거나 매우 적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삼성이나 현대, LG가 한국을 더 알리려는 자세를 취한다면 그들 스스로가 도움을 받진 못하더라도 B2B 기업이나 브랜드 파워가 없는 자동차 부품회사 등의 더 작은 회사들에는 더 쉽게 그들의 제품을 팔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다. 독일 기업들을 보면 그들은 Made in Germany라는 이미지를 많이 활용하며 실제로 중소기업들을 많이 도와준다. 독일에서 만들었다고 하면 내구성 있고 괜찮은 기술을 지녔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한국에는 누구나 아는 세계적인 대기업들이 있지만 많은 다른 중견 및 중소기업들은 브랜드 노출이 거의 없다. 이 기업들은 해외에 진출할 때 한국의 대표적인 대기업 브랜드 파워를 이용해야 한다.

 

 

독일 컨설팅 업체 ‘globeone’의 창립자 겸 대표인 니클라스 샤프마이스터(Niklas Schaffmeister) 박사는 소비자 니즈 기반 브랜드 관리 및 전략 마켓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다. 특히 글로벌 기업의 성공적 신흥시장 진출을 돕기 위한 마켓 드리븐 포지셔닝(market-driven positioning) 콘셉트 개발이 특기다. 화학, 자동차, 유통, 생활가전, 금융서비스 분야 글로벌 기업의 컨설팅 프로젝트를 15년 이상 담당했다. 글로브원을 창립하기 전 BBDO컨설팅의 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사장을 지낸 그는 베를린 자유대와 홍콩 중문대에서 경영 석사 학위를, 베를린 자유대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많은 사람들은 머지않아 중국 기업들이 치고 올라올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한국의 큰 브랜드들은 그들이 한국 브랜드라는 사실을 더 강조할 필요가 있다. 세계시장에서 강력한 브랜드를 개발해낸 것은 한국의 가장 큰 전략적 우위다. 그리고 이러한 점은 중국이 따라가려면 오래 걸릴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들이 기억하는 중국 브랜드는 중국 토종 브랜드들이 아니라 중국이 M&A를 통해 사들인 레노보, 볼보 등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중국이 브랜드 측면에서 한국의 수준에 오르기 위해서는 10년 정도 걸리지 않을까 예상해 본다. 몇 년 만에 비슷해질 순 없다. 그래서 한국에 추천해주고 싶은 전략은 계속 이러한 상태를 유지하라는 것이다. 프리미엄 포지셔닝을 더 강화해 Made in Korea를 진정한 프리미엄 품질의 벤치마크로 만드는 것이다. 중국이 이 부분에 약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다. 작은 브랜드들은 더욱 글로벌한 접근법을 개발하기 위해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중국 정부는 중국 브랜드들을 세계시장으로 뻗어나가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은 많은 M&A 활동을 진행하고 있으며 앞으로 더 많은 M&A가 발생할 것이다.

 

 

● 신흥시장 브랜드들의 여전히 낮은 인지도 수준 독일 소비자의 36%만이 최소 하나의 중국, 인도, 브라질, 러시아 또는 한국 브랜드를 자발적으로 떠올릴 수 있다. 특히 브라질 브랜드는 독일 소비자들에게 거의 알려져 있지 않아 6%만이 적어도 하나의 브랜드를 이름을 댈 수 있다. 각각 36%, 32%의 소비자가 러시아와 한국 브랜드를 자발적으로 떠올렸다.

 

● 낮은 선호도와 부분적인 부정적 인식 대부분의 응답자(69%)가 신흥시장의 브랜드를 선호하지 않는다. 아주 제한된 판매로 인해 브라질은 무관심도 86% 1위를 차지했다. 중국과 러시아에 대해서는 심지어 매우 강한 부정적 인식을 가지고 있다. 32%의 응답자가 중국 브랜드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가지고 있고 24%는 러시아 브랜드에 대해 그러한 것으로 나타났다.

 

● 파트너 VS. 경쟁자: 중국과 한국은 독일 산업의 가장 큰 위험으로 여겨짐 소비자들은 중국(68%)과 한국(24%)을 독일의 주요 경쟁자로 인식하며 의심하고 있다. 이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다른 BRICs 국가들에 비해 여전히 제일 강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24%의 소비자가 한국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 각 국가와 연상되는 뚜렷한 선두 산업들 중국(19%)과 한국(20%)은 가전제품과 전자제품 분야와 가장 강하게 연관됐다. 한국은 자동차(20%), 중국은 섬유(17%) 분야에서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다. 브라질은 관광(23%)에서 순위가 가장 높고 러시아는 원자재와 에너지(33%) 분야와 연결됐다. 한편 인도는 섬유(23%) IT(16%) 분야가 잘 알려져 있다.

 

● 전통적 가치의 단점 - 중국이 한국을 빠르게 따라잡고 있음 다른 국가의 브랜드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의 품질 인식과 다른 전통적 가치들을 보여준다. BRICs 국가들에 비해 한국은 확실한 품질의 선두주자로 인식되고 있다. 중국은혁신부문에서 선두가 되고자 벌써 노력 중이고(선두주자 한국에 2% 뒤처져 있음) ‘가격 대비 좋은 품질부문에서는 이미 선두다.

 

● 브랜드 원산지 - 독일 소비자들이 혼동하고 있음 신흥시장 브랜드를 말해보라고 할 때 독일 소비자들은 흔히 소비자들이 추측한 것과 실제로 다른 브랜드의 이름을 말한다. 많은 보드카 브랜드들이 러시아와 잘못 연관 지어져 있고 최신 유행의 패션 브랜드들은 브라질에서 온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많은 한국 기술 브랜드들이 일본 브랜드로 인식되고 있다.

 

● 한국 브랜드와 인수된 서구 브랜드들이 주도하는 브랜드 인지도 순위 한국 브랜드들은 브랜드 인지도 순위를 주도하고 있다. 네 개의 브랜드(삼성, 현대, 기아, LG)들의 통합 브랜드 인지도는 90%가 넘는다. 인수된 서구 브랜드인 볼보, 재규어와 랜드로버도 비슷한 결과(94∼96%)를 내는 반면에 Lada(러시아)와 같은 진짜 신흥시장 브랜드는 77%로 확연히 뒤처져 있다.

 

“Made in Korea” - 브랜드 자산이자 다른 신흥시장의 벤치마킹 대상 한국 브랜드들은 그들의 주요 브랜드들이 한국산이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제일 강한 긍정적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중국 브랜드들은 좋지 않은 원산지 이미지를 극복해야 하지만 한국 기준에 도전하고 있고 브라질 브랜드들은 가장 유리한 포지셔닝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 브랜드들의 공통된 문제점 독일 소비자들은 신흥시장 브랜드들이 비슷하게 향상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제품 품질(50% 이상), 이미지(39% 이상), 환경친화성(46% 이상)은 앞으로의 개선을 위해 필요한 가장 중요한 측면으로 여겨지고 있다.

 

● 신흥시장 브랜드의 발전 - 중국 브랜드들이 한국 전략을 뒤쫓음 중국 브랜드들은 자동차 산업뿐만 아니라 가전제품, 전자제품 산업에서 훨씬 더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되며 한국의 아성에 도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알려지지 않은 브랜드들이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방법이 있다면?

 

분석에 따르면 8가지로 분류가 가능하다. 우선아시안 거북이 방식(Asian tortoise route)’이 있다. 삼성과 LG가 구사한 방법으로 싸고 품질 좋은 제품으로 시장에 진입한 뒤에 천천히 품질과 가격의 수준을 올리는 것이다. 오래 걸린다는 단점이 있다. 두 번째는 중국이 자주 구사하는 브랜드 인수 방식(Brand acquisition route)이다. 중국 지리자동차의 볼보 인수, 인도 타타의 재규어 인수가 대표적인 예다. 시장에서 빠르게 자리를 잡을 수 있는 방식이며 인수 브랜드를 별도로 가져갈 것인지, 모 브랜드와 통합할 것인지에 대한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 셋째는 캠페인으로 자국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타파(Positive campaign route)하는 것이다. 이를 COO(Country of Origin) 이미지 캠페인이라고 하는데 인도의 ‘Incredible India’ 캠페인을 예로 들 수 있다. 이 경우 정부와 대표적인 기업들이 손을 잡고 추진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네 번째는 ‘National champion route’로 국가의 절대적인 지원을 통해 국내 시장을 확실하게 잡은 뒤 이를 등에 업고 해외에 진출하는 방식이다. 러시아의 가스프롬이 대표적인 예다. 다섯 번째는 자국의 문화적인 장점을 활용하는 ‘Cultural resource route’. 중국산 실크, 러시아산 보드카, 브라질의 삼바 문화와 같이 나라를 대표하는 문화적인 요소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여섯 번째는 브랜드를 자연이나 천연자원과 연관 지어 키우는 방식(Natural resource route)이다. 브라질과 같이 자연과 생물의 다양성이 있는 나라에 적합하다. 일곱 번째는 ‘Diaspora route’로 해외 이민자들에 의한 전파나 관광객들이 방문국에서 노출된 브랜드를 자국으로 돌아간 뒤에 찾게끔 하는 방식이다. 마지막은 ‘B2C route’ B2B 쪽에서 명성을 쌓은 뒤 B2C 시장으로 진출하는 방법이다. 중국의 화웨이가 대표적인 사례다.

 

시장 중심적 포지셔닝(Market-Driven Positioning)에 대해 설명해달라.

 

한국 회사들은 매우 수출 지향적이다. 성공한 많은 회사들은 전체 시장 관점에서 제품을 개발해왔고이 제품이 해외 시장에서도 잘 팔리는구나하고 뒤늦게 깨닫는 식으로 물건을 팔아왔다. 특히 자동차나 기계류, 대형 가전이나 전자제품처럼 한국이 강한 산업에서 이러한 양상을 볼 수 있다. 이 제품들의 공통점은 대체적으로 각국의 문화적 차이에 상관 없이 팔리는 제품이라는 점이다. 그러다 보니 많은 한국 기업들은 소비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거나 애초에 경청하지도 않게 됐다. 대부분 시장중심적이지 않고 생산에 집중하며 경쟁자들만을 보고 그저 계속 생산하기만 하면서 제품이 구매자를 찾기만을 바라고 있다.

 

그런데 3∼4년 전부터 그러한 풍토를 고치기 위해 노력하는 사례가 생겨나고 있다. 자동차 산업에서 시작됐다. 독일의 BMW는 잘 팔리는 차들을 수출하기 바빴다. 자가 운전을 하기 좋은 5시리즈와 3시리즈 차를 많이 수출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중국에는 교통정체가 많으며 뒷좌석이 편안하지 않은 5시리즈와 3시리즈도 뒷좌석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자가운전보다는 운전기사가 모는 차가 많기 때문이다. 제품을 시장에 맞게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깨닫기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걸렸지만 BMW 5시리즈의 큰 버전을 만들었고 이제는 3시리즈도 큰 버전이 나온다. 기존에는 생각할 수 없는 이런 일들, 즉 일반 세단 승용차가 더 길어질 수 있었던 이유는 시장이 요구했기 때문이다. 이제는 현지화하지 않고 아시아 소비자들의 입맛에 적응하지 않으면 이 싸움에서 이길 수 없다. 예전에는 수출해서 팔기만 하면 됐지만 이제는 소비자의 욕구를 반영해야 한다. 이러한 현상이 더 많은 산업들에서 일어나고 있다.

 

다른 예도 많다. 유럽시장에서 소매업을 하면 비용은 낮을수록 좋고 물건이 많아야 좋으며 대부분의 고객이 차가 있기 때문에 스스로 와서 물건을 가져갈 수 있다. 그러나 아시아에서는 소득이 유럽보다 낮고 모두가 차를 가지고 있지 않을 수 있고 교통체증이 심할 수도 있기 때문에 배달 등의 서비스 레벨이 유럽보다 더 높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므로 아시아에 미국이나 유럽과 같은 셀프서비스 모델을 들고 사업을 하면 적응에 애를 먹을 것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변해야 하고 적응해야 하며 가끔은 다른 방식을 채용하기 위해 노력을 해야 한다. 사람들이 무엇을 신경 쓰는지와 무엇이 그들이 제품을 사게 하는지의 연관성을 보면 그 관심이 잠재적인 포지셔닝 방향을 가르쳐 줄 수 있다 

 

 

 

 ● 시간과 돈을 들여라 성장 시장에서의 성공적 진입과 브랜드 개발은 보통 초기에 계획했던 것보다 더 많은 시간과 재정적 자원이 들어간다. 시간과 돈을 두 배로 투자할 준비를 해라. 또한 새로운 시장에 빠르게 적응할 만큼 유연하고 야심 있는 경영 인재를 훈련시키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 적절한 절차를 따르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라 성공적인 시장주도적 포지셔닝은 체계적으로 개발돼야 한다. 국제, 그리고 현지 경영전략이 뒷받침하는 적절한 절차를 따르는지 확인하라. 만약글로벌’ ‘로컬또는하이브리드로 포지셔닝이 필요하다면 하나를 고르는 것이 좋다.

 

● 마음을 열어라 제품 및 서비스 제공과의 관계성을 확실히 하는 것과 수용 장벽을 낮추는 것이 성장 시장에서의 성공을 보증하는 가장 중요한 측면이다. 잘하는 것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타깃 그룹을 분석하고, 혹시 당신이 제공하는 것을 조절할 필요가 있는지 살펴봐라. 신흥시장에서는 완전히 다른 방식이 통할 수도 있다.

 

● 현지챔피언들을 파악하라 신흥시장에서의 경쟁은 꽤 치열하다. 그러므로 글로벌 대기업에만 집중하지 말고 빠르게 움직이는 현지 기업들도 이해하도록 해라. 그들에게 배울 점들이 있다. 당신의 USP(Unique Selling Proposition)와 전반적인 포지셔닝을 충분히 차별화할 필요가 있다. 경우에 따라 원산지를 표기하는 것이 차별화를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One World Strategy’에 대비하라 신흥시장에서의 성공은 아이디어를 수출만 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신흥시장에서 사업을 하면 할수록 지금까지 사업해온 방식에 의문을 가지는 시점에 도달할 것이다. 똑똑한 글로벌 회사들은 반대로 신흥시장에서 나온 제품이나 좋은 아이디어를 도입하고 이를 스마트한하나의 세계 전략에 통합시킨다.

 

나라별로 조금씩 다른 방식을 활용해야 한다는 말인가?

 

중국에서 현대자동차가 아주 현명한 일을 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그들은 독일에서 했던 것과는 달리 처음부터 하위 세그먼트로 진출하지 않았다. 현대차는 독일을 비롯한 유럽시장에서 하위 세그먼트 진입부터 시작해서 점점 상위 프리미엄 제품으로 올라가기 위해 열심히 싸우고 있다. 독일의 자동차 브랜드들이 매우 강력하기에 시작부터 프리미엄 자동차에 진출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대차는 현재 좋은 제품을 내놓고 하위 세그먼트부터 상위 세그먼트까지 적절히 시장점유율을 섞으며 성공적으로 올라가고 있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현명하게도 그들이 현지 브랜드보다 훨씬 우수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최상위 세그먼트는 아니지만 중간 세그먼트로 진입해서 잘하고 있다. 현대차가 보여준 커뮤니케이션은 그들의 브랜드를 강하고 믿을 수 있는 브랜드로 만드는 일이었다. 현대차는 어떻게 브랜드에 대한 인지가 나라별로 다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예다.

 

나라별 진출 전략을 일반화하자면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우선은 이미 글로벌화돼 있는 자신들의 이미지를 그대로 사용하는 방식이 있다. BMW가 중국의 신흥 부층을 대상으로 자신들의 럭셔리 이미지를 그대로 사용해 차를 파는 것이 좋은 예다. 둘째는 글로벌 브랜드인 코카콜라가 신흥시장에서 각 나라에 맞는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사용하는 방식으로 글로벌과 로컬을 혼합한 하이브리드 방법이다. 코카콜라는 가장 기본적인 브랜드 이름과 빨간 색깔, 디자인 요소만 제외하고는 자유롭게 현지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근본을 숨기고 완전히 새로운 로컬 브랜드로 진출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면 유니레버는 브라질에서 ALA라는 세제 브랜드를 내놓았는데 브라질 소비자들은 이 브랜드를 브라질 브랜드로 인식하고 있다. 기업들은 글로버, 로컬, 하이브리드의 수준을 결정하고 진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글로벌과 로컬, 하이브리드 중 어떤 상황에서, 어떤 전략을 선택해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이 있나?

 

문화의 근접성이라고 부르는 것이 있다. 현지 문화에 굉장히 가까운 상품들이 있다. 보통 최근에 생겨난 제품들이 많은데 휴대폰이나 태블릿과 같은 경우 경험 기간이 채 얼마가 되지 않는다. 굉장히 새로운 것들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들을 매우 쉽게 받아들인다. 현지 것을 선호하는 현상이 있긴 하지만 강하진 않다. 자동차도 상대적으로 국제적인 상품이다. 반면에 음식은 굉장히 현지화된다. 햄버거를 가끔 먹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있지만 아마 95% 정도의 한국 사람들은 한국음식을 소비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 다음엔 수입에 따른 분류가 있다. 돈을 많이 버는 사람은 외국 브랜드를 더 많이 산다. 여행을 많이 다녀 세계 문물에 익숙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요인은 애국심이다. 다른 말로는 소비자 애국주의라고도 한다. 예를 들면 일본이 전쟁이나 위안부와 관련해 사과를 하지 않으면 일본 자동차의 소비량은 극한으로 떨어진다. 중국은 매우 애국적이다. 애국심이 낮으면 외국 브랜드를, 높으면 현지 브랜드를 선호한다. 마지막은 지위다. 사용자의 지위가 높을수록 해외 브랜드를 선호하며 과시적인 소비를 할 가능성이 크다. (그림 1)

 

해외에 진출하고 싶어 하는 한국의 중소기업들에 조언을 해준다면?

 

신흥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가 더 필요한데 우선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은 시간이 든다는 것을 각오해야 한다. 또 처음에 계획한 자금의 약 두 배 정도를 예상해야 한다. 그리고 세 번째는그냥 해야 되니까 하자식으로 접근하면 안 되며 정말 필요하고 하고 싶기 때문에 해야 한다. 이 세 가지를 견디지 못하면 안 하는 게 낫다.

 

체계적으로 검토해서 고객이 있는 곳으로 가야 한다. 나는 한국 사람들이함께라는 그림자하에서 체계적으로 세계로 진출할 기회를 모색한다고 믿는다. 또 굉장히 조심스럽게 개입하고 평가해야 한다. 그래야 지역적으로도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일어날 수 있는 오해와 해프닝을 피할 수 있다. 따라서 해당 국 언어를 할 수 있는 젊은 사람들을 채용하고 교육해야 한다. 나는 유럽이 가장 트레이닝하기 좋은 곳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유럽은 굉장히 살벌하고 다양한 문화들이 공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미국은 모두 같은 언어를 사용하고 대부분 영어에 친숙한 덕분에 관리하기가 매우 쉽다.

 

성공적인 한국 대기업 브랜드를 중소기업들이 어떻게 이용할 수 있을까?

 

가장 성공하기 쉬운 방법은 이미 있는 비즈니스 관계를 활용하는 것이다. 한국은 대기업이 주도하는 경제여서 수많은 중소기업, 즉 대부분의 협력업체들이 삼성, 현대, 또는 LG와 이미 관련을 맺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한국의 대기업은 말단의 하청업체들을 해외로 진출시키는 것에 대한 관심이 그다지 크지 않다. 삼성과 현대를 따라 해외에 진출하는 것은 언제나 1차 또는 2차의 비교적 대형 협력업체들이다. 대기업들이 이끌고 중소기업들이 따르는 방식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현지화도 필요하다. 제조업 분야에서는, 예를 들면 현대는 글로벌 기업이지만 주요 허브는 한국이다. 하지만 한국이 아닌 미국이나 유럽에서 제조 연구 관련 R&D를 진행한 뒤 생산해 낸다면 트렌드에 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이며 현지 소비자들이 무엇을 원하고 필요로 하는가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