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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maunal

쇼핑 전에 필요한 것부터 챙기듯 M&A, ‘준비’부터 시작하자

서동규 | 140호 (2013년 11월 Issue 1)

 

 

최근 경영의 뜨거운 감자, ‘M&A’

새해가 되면 그룹 총수 및 기업 최고경영자의 신년 경영화두가 각종 신문의 경제면을 장식한다. 요즘 같은 불황기에는 비상경영이 화두가 되기도 하고 인재육성 등 다양한 경영화두가 등장하지만 그중에서도 매년 수위에 오르는 것은 역시 지속 성장 또는 새로운 성장동력의 마련이라 하겠다. 신년 화두로 성장이 언급되는 것은 비단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라 오래 전부터 그러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최고경영진의 머릿속에는 다양한 생각이 자리잡고 있겠지만 아무래도 가장 큰 고민은어떻게 하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뤄낼 것인가에 대한 답을 찾는 일일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다만, 최근 들어 성장과 관련해 최고경영진이 고민하는 방법이 조금 달라진 양상을 보인다고 할 수 있겠다. , 과거에는 내부 리소스를 활용한 성장방식을 고민했다면 최근에는 적극적으로 외부 리소스를 가져다 성장하는 방안, 그중에서도 M&A를 통한 성장이 점차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이에 따라 M&A 관련 시장도 지속적으로 성장해 나아가고 있다. (그림1, 2)

그런데 한 가지 생각해볼 만한 사실은 우리가 기억하는 M&A는 그 Deal이 얼마나 큰 규모였는지, Deal의 승자는 누구였는지 등에 대한 것이 대부분이고 ‘M&A를 통해 실질적인 효과를 얻었는가에 대한 여부는 사실 잘 모르고 지나친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M&A는 그 특성상 Deal이 진행되는 과정이 드라마보다 흥미진진한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거래조건, 협상과정 등 Deal 진행과정 자체에 신경이 집중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그러나 ‘M&A Deal’이 드라마가 되는 것은 그것을 지켜보는 외부인에게만 해당되는 일일 것이므로 M&A 전반을 직접 챙기고 책임져야 하는 최고경영진은드라마 같은 Deal’보다는진정으로 원하는 효과를 얻어내기 위한 수단으로서 M&A에 접근해야 할 것이다.

 

M&A 추진과정의 함정

기업의 성장이라는 전략적 목표를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서 M&A가 역할을 다 해야 하겠으나 일부 기업들은 뜻하지 않은 함정에 빠지는 경우를 찾아볼 수 있다. 대표적인 M&A 추진과정의 함정을 몇 가지 사례를 통해 살펴보도록 하겠다. 소개하는 사례는 필자가 직접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보고 겪은 것들이다.

 

1)‘유행에 따른과감한’ M&A 추진

자동차 부품사인 A사는 전기차의 등장으로 주력 제품 수요가 감소하고 경쟁기업이 주 고객인 완성차 기업의 계열사에 편입됨에 따라 Share of Wallet이 감소하면서 새로운 사업진출에 대한 니즈가 강력하게 대두됐다. 그러던 중 A사의 최고경영진은 자동차 센서기술을 가진 벤처사에 대한 투자제의를 우연히 받게 됐다. 센서기술은 자동차의 전자부품 비율이 빠르게 늘어나는 점을 고려할 때 그야말로뜨는 사업이라 할 수 있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 A사는 매우 빠른 속도로 벤처사 투자제의를 받아들이고 더 나아가 지분 전량을 매입하는 방향으로 Deal을 추진했다.

의도는 매우 좋았으나 전통적인 고무부품을 생산하던 A사와 센서기술, 그것도 아직은 양산단계에 들어서지 않은 기초기술을 가진 벤처와의 만남이 그리 좋은 결과를 가져오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것은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예상대로 인수한 벤처기업은 번번이 사업화에 실패, 부채만 쌓였고 A사는 결국 전반적인 사업포트폴리오 조정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벤처사를 인수 2년 만에 청산했다.

 

A사 사례 이외에도 소위 뜨는 사업에 과감하게 베팅하는 경우는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몇 해 전 들불처럼 번졌던 신재생에너지 사업, 자원개발 투자사업 등에 과감히 투자했다가 별 재미를 보지 못한 사례들을 꼽을 수 있겠다. 이렇게뜨는 사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 후 실패는 특히 중견기업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이는 중견기업 최고경영진이 다양한 채널을 통해 새로운 사업기회를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많은 데 비해 이러한 사업기회에 대한 냉정하고 객관적인 평가 또는 기존 사업과의 적합성 평가 등의 과정이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철저하지 못할 수 있는 것이 이유일 것이다.

 

2)방향성 없는 매물중심 검토로 인한 Time-to-Market 상실

대기업 B사는 새로운 비전을 정립하면서 신성장동력 사업추진을 주요 전략목표 중 하나로 설정했다. 이러한 목표설정은 좋았는데 문제는어디서가 빠져 있었다. ‘어디서가 빠져 있는 상황에서 빠르게 전략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실무진 입장에서는 M&A 시장에 출현한 매물을 검토하는 것이 목표달성의 지름길이었을 것이다. 매물검토 결과는 경영진에게 보고됐으나어디서와 같은 방향성이 부족한 상태에서 경영진 역시 쉽게 의사결정을 내리기는 힘들었고 이에 따라 검토결과는 보류되는 일이 반복됐다.

 

 

이러한 매물검토와 의사결정 보류의 반복은 ‘M&A 매물 백화점을 방불케 할 정도로 수많은 검토 보고서를 양산하고, 실무진의 피로도는 누적되며, 신사업에 대해 매너리즘에 빠지는 현상까지 발생했다. 이런 현상은 결국 검토했던 매물이 다른 기업에 성공리에 인수되는 아픔을 겪는 상황까지 이어졌다. 결국 B사는 신사업에 대한 방향성을 정립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그 결과 도출된 방향에 의거해 타깃을 찾아 Deal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매물검토와 보류를 반복하면서 3년 정도의 시간을 낭비하고 말았다.

실무에서 일하는 독자들은 B사 사례를 보면서 쓴맛을 다시며 공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글을 보면서도 책상에 쌓여 있는 매물 검토 보고서가 눈에 들어올 수도 있으니 말이다. 너무 당연한 얘기지만어디서 신사업을 찾을 것인지와 같은 기본적인 방향이 명확하지 않으면 실무진에게 어떤고생이 기다리고 있는지, 경영진의 의사결정은 얼마나 혼란스럽고 어려울 수 있는지 B사 사례가 잘 보여준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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