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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 김일섭 aSSIT 총장

“최고의 보상은 돈보다 마음 자존감 키워주면 조직에 불이 붙는다”

이유종 | 127호 (2013년 4월 Issue 2)

 

 

 

 

편집자주

※ 이 기사의 제작에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임채범(고려대 경영학과 4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1990년대 초부터 한국 기업들은 연공서열이 아닌 능력에 따라 보상하는 성과주의 인사제도를 서서히 도입하기 시작했다. 초창기 일부 기업들은 미국의 성과주의 제도를 그대로 받아들여서 연봉제와 능력급을 적용했다. 1997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기업의 생존 차원에서 단기 성과를 확보하기 위해 연봉제와 성과급을 도입하는 기업들이 많아졌다. 하지만 이 제도는 국내 사정에 맞지 않을 때가 많았다. 한국인의 독특한 특성상 지나친 성과주의는 오히려 독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장기적인 인재육성을 소홀히 하거나 공정한 평가가 정착되지 않을 때도 많았고 부서 간 협력에 악영향을 끼치기도 했다. 따라서 성과주의를 한국 실정에 맞게 고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업계 안팎에서 커지고 있었다. 일부 기업들은 서구식 성과주의 시스템과 한국의 경영풍토를 잘 접목시킨 한국형 성과주의 모델을 완성해가고 있다. 미국의 성과주의를 받아들인 일본 기업들도 일본의 고유 기업문화를 반영해서 일본화된 성과주의를 만들었다. 이제 한국형 성과주의 모델을 구체적으로 만들어야 할 시점이다. 한국형 경영의 전문가인 김일섭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총장을 만나 한국형 성과주의의 해법을 들어봤다. 김 총장은한국에서는 입사가 거래의 개념이 아니다. 가족, 마을 등 현재 내가 속한 커뮤니티에서 새로운 커뮤니티로 들어가는 것을 의미한다. 새로운 커뮤니티의 일원이 되는 것이다. 한국인의 특징은 일종의 마을적인 집단 사고에 있다. 내 집단에 속하면 모든 것을 이해하고 도와주고 용서한다. 반면 다른 집단에 대해선 배타적이고 적대적으로 대응한다고 말했다.

 

 

미국과 일본의 성과주의를 성급하게 도입한

한국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었다. 한국인의 어떤 특성이

해외에서 들여온 성과주의와 잘 맞지 않는 것인가.

미국에서 회사와 직원의 관계는 기본적으로 거래의 관계다. 기업이 개인의 시간을 돈으로 사는 일종의 보상 관계다. 그래서 미국 기업들은 성과를 계량적으로 측정하고 눈에 보이는 숫자로 결과를 드러낸다. 일본은 극단적으로 말해서 개인이 없는 나라다. 개인보다는 집단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일본인은 집단에서 자신을 N분의 1로 인식한다. 일본인은 조직이 커질수록 개인이 조직의 그늘에 가려질 수 있어서 편안하게 느낀다. 일본인은 전체 인구 12000만 분의 1이 될 때 가장 편안하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반면 한국인은 기질적으로 자의식이 강하다. 하지만 혼자 있는 것은 꺼린다. 미국에선 한 사람이 하나의 완성된 형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한국인은 자의식은 강해도 다른 사람들과 모여 있어야 편하다. 미국인과 일본인의 중간 정도라고 볼 수 있다. 또 자의식이 강해서 자신이 속한 조직이 커지면 자신이 사라진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큰 조직에 있으면 성과를 잘 내지 못하고 작은 조직에 몸을 담아야 성과를 더 잘 낸다. 한국인은 내가 한 일이 드러나고 내가 속한 작은 조직이 두드러지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기업 전체보다는 나와 내가 속해 있는 작은 조직의 성공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런 한국인의 기질이 성과평가에 반영돼야 한다. 또 한국인은 꿈과 비전 등 내가 추구하는 것과 기업의 목표가 일치해야 성과를 잘 낸다. 그래서 한국형 성과주의에는 반드시 가치라는 개념이 들어가야 한다. 또 기업이 직원들에게 성과에 이 가치가 왜 들어가야 하는지도 설명해줘야 한다. 개인과 기업, 국가 모두에 가치 있는 일이라는 것을 알려줘야 개인이 목표를 수용하고 열심히 할 수 있다.

 

한국인의 이런 독특한 기질을 고려할 때 승진, 임금 등

보상체계는 어떤 방법이 효율적인가.

개인은 승진 등 인사를 통해서 보상하고 팀 단위는 성과급 등 금전적인 보상을 하는 방식이 효과적이다. 성과를 측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한국인에게는 팀워크가 중요하니까 팀 성과가 중심이 돼야 한다. 이런 팀의 성과는 조직의 성과와도 직결된다. 그렇다고 직원 개인의 성과를 매기지 않는 것은 아니다. 개인 성과에서 상위그룹과 하위그룹은 가려내야 한다. 평가 상위그룹과 중위그룹, 하위그룹의 비율은 대체로 271로 잡는 것이 효율적이다.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의 방식과 비슷한데 이 비율이 한국인의 특성에도 맞고 황금비율이라고 생각한다. 상위권 50%가 평가 상위그룹의 A급 인재가 될 확률은 40% 정도다. 중간 이상의 평가를 받는 직원은 도전해볼 만한 게임이다. 하위권 50%가 바닥층(전체의 10%)에 들어갈 확률은 20%에 불과하다. 하위권 50%는 더 떨어지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상위그룹은 더 올라가려고 노력한다. A급 인재의 비율을 바닥층의 2배인 전체 직원의 20%로 설정한 이유는 긍정적인 목표가 많아야 결과도 더 잘 나오기 때문이다.

 

팀에서 많아야 한두 명에 불과한 A급 인재는

어떻게 관리해야 하나.

따로 관리해야 한다. 드러내놓고 잘했다고 평가를 해주면 다른 직원들에게 뒤통수를 맞는다. 보호해야 한다. 한국에서는 특히 A급 인재에게 결점이 드러나면 다른 직원들의 표적이 되고, 표적이 되면 스트레스를 받는다. 작은 실수 하나에도 비난의 대상이 되니까 상급자가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지금처럼 하면 신경 쓸 것이 없다며 편안한 마음을 갖도록 유도해야 한다. 인간은 마음이 편해야 일도 잘할 수 있다. A급 인재가 거만해지면 겸손해질 수 있도록 관리해야 한다. 진심을 듣기 위해선 A급 인재와 독대를 하는 방법이 좋다. 인간은 2명 이상 모이면 자신의 진심을 말하지 않는다.

 

A급 인재에게 금전적인 보상은 얼마나 해야 하나.

A급 인재들은 돈보다는 자신이 회사에서 인정받는다고 생각할 때 더 좋은 성과를 낸다. 보너스를 많이 준다고 해서 회사에 대한 충성심이 올라가지 않는다. 돈을 많아 주면 처음에만 즐겁다. 이후에는 내가 잘해서 돈을 많이 받는다고 생각한다. 나만 잘한 것이 아니라 내가 운이 좋아서 받았다고 겸손해야 하는데 그렇게 되지 않는다. 돈을 주는 쪽과 받는 쪽 모두 결과적으로 좋지 않다. 그래서 보상은 적은 돈을 꼭 필요한 순간에만 주는 것이 더 좋다. A기업은 외부에서 계약을 따내면 직원 모두에게 10만 원씩을 주거나 떡을 돌렸다. 직원들이 성과를 마음으로 나눈다는 공유감이 중요하다. 성과를 냈다면 적은 보상이라도 하는 게 좋다. 중요한 것은 고맙다는 마음을 전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최소한의 금전적인 욕구만 채워지면 의미가 더 중요하다. 이 과정에서 가치를 공유해야 한다. 떡이나 적은 돈 같은 상징물을 통해서 서로 공감할 수 있고, 이렇게 되면 신뢰가 생긴다. 직원들에게 조직이 나갈 방향을 설명하면 잘 따르게 된다. 신뢰가 없으면 조직이 활성화가 되지 않는다. A급 인재에게는 금전적인 액수가 문제가 아니라너는 우리 조직에 끝까지 살아남아서 우리 회사를 끌고 나가라. 너만 믿는다면서 적지만 이것이라도 주고 싶어서 준다는 인상을 남기는 방법이 필요하다. 이런 것이 마음을 건드리는 것이고 한국인에게는 더 잘 먹힌다.

 

팀 보상은 어떤 방식으로 하는 것이 효율적인가.

만약 월급의 200%에 해당되는 성과급을 받을 때기업의 성과로 전 직원에게 배당되는 것이 얼마이고 귀하의 본부가 잘해서 받는 금액이 얼마며 귀하의 팀이 좋은 성과를 내서 돌아간 몫이 얼마다. 이런 성과급이 합쳐져서 총액으로 월급의 200%가 당신에게 돌아갔다고 설명해줘야 한다. 구체적인 내용을 알고 받는 것과 아무런 설명 없이귀하에게 해당된 성과급이 월급의 200%라고 지급하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 한국인의 특성을 보면 나눔, 공생 등의 가치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홍익인간, 동학사상 등도 모두 이런 철학을 반영하고 있다. 그래서 한국인에게 이런 가치가 내재돼 있다고 본다면 보상체계도 이에 맞게 짜야 한다. 또 자신이 이번 성과에서 기여한 몫을 정확하게 알아야 이후에도 더 노력하게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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