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sk Management
지난 6월 페루에서 한국인 8명을 포함한 14명을 태운 헬기가 추락, 인명 피해가 발생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물론 해외 자원 개발은 많은 위험을 수반하는 업무다. 하지만 해당 기업 또는 조직의 노력 여하에 따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사고가 발생했을 때의 반짝 관심만으로는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 보다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최근 글로벌 경영이 확산되면서 다양한 출장 사고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한 경영진의 높은 관심이 요구된다.
사례 1
2007년 7월27일 늦은 저녁, 중국 항저우에서 국내 A 기업 출장자 3인이 탄 차가 움푹 패인 도로를 지나다 차의 뒷바퀴가 터지면서 전복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이 중 1명이 머리를 심하게 다쳐 의식불명이 됐고 2명도 심한 부상을 입었다. 이들은 중국 공안을 통해 인근 지역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의사소통 문제, 낙후된 병원 시설 때문에 응급처치밖에 할 수 없었다. 수술은 불가능한 상황이었고 설상가상으로 서울 본사 직원들은 이미 퇴근해 곧바로 연락이 되지 않았다. 다행히 일행이 가지고 있던 인터내셔널SOS 회원카드의 비상연락처를 통해 인터내셔널SOS 의료전문팀과 연결됐다. 인터내셔널SOS 의료전문팀은 현지와 서울에 있는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 환자 상태를 확인했고 환자가 미리 대기하고 있던 에어 앰뷸런스를 통해 국내로 이동할 수 있도록 빠르게 조치했다. 환자는 서울의 한 대형병원에 후송돼 수술을 받고 위험한 상황을 넘길 수 있었다. (의료사고 Case1 )
사례 2
2011년 초 바레인, 이집트를 시작으로 한 반정부 시위가 중동 지역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리비아 트리폴리에서 반정부 시위가 격화됐다. 런던에 본사를 두고 있는 글로벌 건설업체 B사는 인터내셔널SOS사의 필라델피아, 파리, 베이징 및 두바이 알람센터팀의 협조를 얻어 리비아 사태 관련 위기관리팀을 조직했다. 수일 내로 리비아 내전이 일어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위기관리팀은 곧바로 출장자 관리 프로그램인 Travel Tracker를 통해 당시 트리폴리, 벵가지 및 남부 유전 지역에 나가 있는 임직원 및 협력업체 직원 98명의 위치를 파악했다. 임직원을 돕기 위해 인터내셔널SOS사는 현지 전문가를 통해 트리폴리 내 물류 및 보안 서비스 제공업체를 파악했고 트리폴리발 비행기를 운영하는 항공사인 에어몰타와의 긴밀한 협조하에 직원 이송을 위한 좌석을 확보했다. 현지 직원들에게는 안전하면 즉시 공항으로 오고 외곽 지역에 있는 직원은 가능한 대피 수단이 마련될 때까지 대기하라고 지시했다. 또 B사는 트리폴리에서 비행기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몰타에 위기지원팀을 구성, 항공편과 여객선으로 탈출하는 직원들을 맞이하기 위해 몰타 공항 및 몰타항 등에 리셉션 팀을 파견했다. 런던에서 출발한 인터내셔널SOS 전세기와 상용기를 통해 트리폴리 공항에서 세관, 탑승 수속 등을 긴밀하게 진행, 2월24일 성공적으로 안전지역으로 이송을 완료했다. 리비아의 보안 및 교통, 물류 서비스 제공업체들뿐 아니라 몰타 정부의 세관, 이민국, 의료 당국 및 에어 몰타, 적십자사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했기 때문에 직원들은 신속하고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었다. (보안사고 Case)
2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출장자나 해외 주재원 수도 크게 늘고 있다. 전체 임직원 수가 16만 명이 넘는 삼성전자는 판매, 생산법인 및 연구소를 포함한 해외거점에서 일하는 임직원이 국내 사업장의 두 배를 넘는다. 삼성은 핵심 글로벌 전략 중 하나인 ‘지역전문가 제도’를 통해 지금까지 80여 개 국에서 4400여 명의 해외전문가를 양성했는데 2000년 이후에는 파견 지역이 선진국에서 중국, 인도, 브라질, 멕시코, 러시아, 중동, 아프리카, 북유럽 등 신흥국 중심으로 바뀌었다. 지역전문가들은 담당 지역의 인맥 정보는 물론이고 심지어는 지역의 뒷골목 정보까지도 실시간으로 보고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글로벌 전략이 확산되면서 기업 임직원들은 이전에 비해 더 많은 위험에 노출돼 있다. 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지진, 태풍, 홍수 등 자연재해의 피해와 규모가 커지면서 재해와 재난이 ‘뉴노멀(New Normal)’로 부상하고 있어 해외 파견 직원의 안전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실제로 무리한 출장 일정으로 인한 건강악화, 이동 시 교통사고 등 흔히 일어나는 사고뿐 아니라 위험 지역에서의 갑작스런 폭동이나 폭탄 테러로 인한 피해, 인질, 납치 및 쓰나미나 해상 안전 사고와 같은 자연재해 등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2007년 해외에서 한국 근로자 피랍사건이 생기면서 정부는 위험지역에 진출한 기업 및 근로자에 대한 안전대책 지원업무를 총괄하는 ‘정부합동 해외진출기업 안전지원단’을 설치, 운영하고 있다. 또 ‘재외국민보호 위기관리 매뉴얼’을 작성하고 외교통상부에서도 ‘영사콜센터(www.0404.go.kr)’와 같이 해외안전여행 시 사건사고 예방홍보 및 대응지원을 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이 조치는 월평균 50만 명 이상의 해외 여행자에 대한 대규모 서비스다. 해외여행자보험은 실제 사건사고로 인한 충격과 영향 최소화를 능동적으로 지원하기보다는 사후처리 관점에서 피해 비용정산 및 보험금 지급이 중심이 되는 현실적인 한계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해외에 나가 있는 임직원 개개인에 대한 안전을 위해 조치와 대응방안을 모색하고 실질적인 위기관리(Crisis Management) 체계를 마련하는 것은 전적으로 해당 기업의 몫으로 남아 있다.
질문, 답변, 연관 아티클 확인까지 한번에! 경제·경영 관련 질문은 AskBiz에게 물어보세요. 오늘은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Click!
회원 가입만 해도, DBR 월정액 서비스 첫 달 무료!
15,000여 건의 DBR 콘텐츠를 무제한으로 이용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