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etitive Strategy in Practice
스티브 잡스와 오바마 대통령의 차이점
2011년 2월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우드사이드(Woodside)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 12개 주요 IT 기업의 CEO들과 함께 저녁식사 모임을 가졌다. 이는 미국의 혁신을 위한 투자와 사기업을 통해 일자리 창출을 모색하기 위한 모임으로서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 애플의 고(故) 스티브 잡스(Steve Jobs) 등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오바마는 스티브 잡스에게 2010년에 팔린 7000만 대의 아이폰과 3000만 대의 아이패드, 그리고 5900만 대의 기타 애플 제품들이 모두 해외에서 제조됐는데 이들을 미국에서 제조할 수 있는지 물었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 스티브 잡스는 간단하면서도 단호하게 “아니오. 그 일자리는 미국으로 돌아 오지 않을 것입니다(No, those jobs aren’t coming back)”라고 대답했다. “한번 고려해 보겠습니다” 정도의 답을 기대했던 오바마 대통령에게 스티브 잡스의 대답은 참으로 난감하기만 했다. 그는 ‘미국인’으로서의 스티브 잡스를 이해할 수 없다는 눈치 반, 또 이 대답에 대해서 본인이 어떻게 이해하고 대처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난감함 반으로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2012년에 있을 대통령 재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미국 내 국민들의 불만, 특히 실업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만 하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이 문제는 매우 중요했다. 특히 이 자리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인들을 위해 수천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5년 안에 수출을 두 배 정도 늘릴 것이며 기업이 더 성장하고 고용을 증진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강화할 것이라는 계획을 여러 CEO들에게 알릴 생각에 흥분해 있었다.
이 대화는 대통령이나 국회의원들과 같은 정치가와 스티브 잡스 같은 기업가의 입장이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예다. 정치가에게는 선거에서의 실제 득표율과 직접 연결되는 해당 지역 유권자들의 지지가 제일 중요하다. 따라서 유권자의 경제적 이익, 예를 들면 일자리 창출과 만족할 만한 임금수준이 주요 관심 사항이다. 그러나 스티브 잡스와 같은 기업가의 입장은 다르다. 이들에게는 지역에 상관없이 최소의 투입으로 최대의 이윤을 남겨 주주들을 위한 배당금을 늘리고 기업의 성장을 이루는 것이 궁극적 목표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난감했던 것은 이러한 정치가와 기업가의 근본적인 차이점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치가와 기업가는 여러 면에서 다르다. 먼저 활동범위에서 정치가는 국내 문제를 주로 다루지만 기업가는 국내외 전반을 활동범위로 한다. 주요 관심대상은 정치가에게는 투표권을 가지고 있는 유권자이지만 기업가에게는 기업의 모든 관계자다. 따라서 정치가는 고용안정과 사회복지를 통한 배분을 우선으로 하는 반면 기업가는 기업활동을 통한 이익창출을 지향한다. 각자의 서로 다른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정치가는 수출을 선호하고 수입을 꺼리는 보호주의정책을 활용하지만 기업가는 가장 좋은 품질의 중간재를 가장 싸게 조달할 수 있도록 가치사슬 각 부문 활동의 재배치를 통한 효율성 증진이란 방법을 활용하게 된다. 이렇게 다른 차이로 인해 정치가는 ‘Made in home country’ 제품을 더 많이 팔기 위해 다른 나라를 경쟁의 대상으로 보는 반면 기업가는 ‘Made in the World’의 좋은 제품을 더 싸게 생산하기 위해 다른 나라를 협력의 대상으로 본다. 결과적으로 정치가는 소득격차 해소를 위해 소득을 재분배하는 반면 기업가는 기업의 경쟁력 향상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이러한 차이점들을 보기 쉽게 정리하면 <표 1>과 같다.
철저한 기업가의 입장을 고수한 애플은 ‘Made in America’가 아닌 ‘Designed by Apple in California Assembled in China’란 글귀가 적힌 제품을 세계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홍콩에 있는 세계 최대 의류 및 소비재 공급 기업인 리앤펑(Li & Fung Limited)의 회장 빅터 펑(Victor Fung)은 미국의 유명 언론인 토머스 프리드먼(Thomas Friedman)과의 인터뷰에서 비슷한 견해를 밝혔다. “과거에 우리 회사는 아시아에서 제품을 공급받고 미국이나 유럽에 팔았지만 이제는 생존의 법칙이 달라졌습니다. 이제는 세계 어느 곳에서든지 공급받고, 어느 곳에서든지 제조하고, 어느 곳에서나 제품을 팝니다.”즉 원가가 싼 곳에서 자원을 공급받고, 생산비가 제일 싼 곳에서 제조를 하고, 좋은 시장이 존재하는 곳에서 제품을 판매한다는 이야기다. 이러한 기업의 국제화는 기업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여 발전속도를 더욱 빠르게 한다.
세계의 석학, 마이클 포터 교수 이론의 문제점
오바마 대통령 이외에 미국의 경쟁력을 특히 걱정하는 또 다른 매우 중요한 사람이 있다. 그는 경영전략의 대가이며 세계적인 석학인 하버드대의 마이클 포터(Michael Porter) 교수이다. 마이클 포터와 그의 동료 잰 리브킨(Jan Rivkin)은 2012년 3월 호<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 쓴 두 편의 글에서 이 효율성과 생산성의 향상에 대해서 앞에서 언급한 국제화와는 반대적인 입장에서 역설했다. 이들은 최근 미국의 국제경쟁력 약화가 정부정책의 미흡함과 사기업들의 무분별한 해외 진출에 있다고 봤다. 특히 그중 이들은 논점의 중심을 해외 진출 기업에 뒀다. 포터와 리브킨은 다수의 기업들이 “가장 효율적으로 전체 비용이 제일 낮은 쪽을 선택한다”는 ‘기본법칙’을 무시하고 마구 해외로 진출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싼 인건비를 찾아 무조건 해외로 진출했던 다수의 미국 기업들이 얻는 이득이 해외 생산기지에서 발생하는 예상치 못한 비용으로 인해 생각보다 많은 이윤을 창출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즉, 포터와 리브킨은 기업이 비즈니스 활동의 여러 측면에서 제대로 거래비용을 분석해서 효과적으로 경영을 해야 하며 가능하면 외국보다는 국내에서 비즈니스 활동을 영위하는 것이 좋다고 주장했다. 실제 미국이 가지고 있는 우위 가운데 중요한 것은 생산성인데 미국 노동자들의 임금이 비록 개발도상국 노동자들의 임금보다 비싸기는 하지만 이들의 생산성이 개발도상국 노동자들보다 훨씬 높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기업의 해외 진출과 미국 내 잔류를 비교할 때 그다지 차이점이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기업이 해외로 진출할 경우 해외 진출로 인한 투자비와 늘어난 공장과 인력에 대한 경상비가 더욱 증가해 이익을 얻기보다는 손해를 더 본다고 주장했다. 해외 진출보다는 미국 국내에 활동을 집중시켜 발전한 기업의 좋은 예로 그들은 특수유리, 소비재 세라믹 제품, 광섬유 및 LCD로 유명한 미국의 코닝(Corning)사를 들었다. 코닝은 뉴욕주의 코닝지역에 자리잡고 있는데 지역 내 연구소 및 학교에 많은 투자를 해 생산성이 높은 노동력을 창출했으며 이로 인해 코닝이 더 많이 발전하게 됐다. 즉, 해외로 진출하는 것보다는 가능하면 국내에 있는 편이 기업의 발전은 물론 국가의 발전에 더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이들의 주장은 매우 논리적인 것처럼 들린다. 그러나 좀 더 자세하게 분석해 보면 이러한 시각에 문제가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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